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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중국해 이슈가 난리다. ‘이슈’라고 하기엔 중국이 혼자 장팔사모를 들고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형세긴 하지만, 여튼 중국이 빡쳤다. 너도 나도 아는 이야기니 간단 정리를 하자믄,


1. 중국이 남중국해의 스카보러 암초를 점거하기 시작
2. 필리핀 정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제소
3.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기 시작
4.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줌


(상설중재재판소는 분쟁 당사자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행정적 기관으로, 판결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여 중국이 남중국해는 내 거라능!이라는 주장을 그만둘 것 같진 않아 보인다)


걍 다 필요 없고 남중국해를 먹으면 그만큼 영해가 넓어져서 개이득이다.


중국이니 필리핀이니 그냥 남 얘기 같이 느껴질지 모른다. 그런데 남중국해는 커피일 뿐, 만약 이게 중국 영해라고 결정이 났다면 그 때부터 T.O.P다. 중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발 뻗치고 있는 나라가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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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너야 찡긋


보이는 바와 같이 한국도 걸려있다. 이어도가 자기들 거라고 가뜩이나 발붙이고 서 있을 때도 없는데 자꾸 시비를 건다. 쒸익,,, 쒸익,,,


여튼 남중국해에 인공섬까정 만들었지만 불발로 그친 이 새드 스토리에 중국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당국이 연일 남중국해 중재결과에 대한 불인정, 불수용 입장을 밝히며 분노를 쏟아내며 일반 중국인 사이에서 전례 없이 극단적 민족주의 정서가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의 미국과의 전쟁 불사 발언부터 연예인들의 구단선 지도 인증 바람, 필리핀산 제품 불매운동 등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라고 한다. 한국에 사는 데다 중국어를 모르니 실상은 잘 모른다. 언론이 글타고 하니까 그런 것 같으다. 그래도 한국에 살고 중국어를 몰라도 가시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긴 허다.


‘연예인들의 구단선 지도 인증 바람’



오늘도 퍼거슨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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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바람(물결)은 연예인들이 위의 (혹은 비슷한)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며 해시태그 ‘#中国一点都不能少(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를 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 있는 중국 연예인들이야 당연하고,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의 연예인들도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하였다. EXO의 레이, F(x)의 빅토리아, 피에스타의 차오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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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의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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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의 빅토리아


딱히 이것에 가치판단을 하고 싶진 않다. 중국 네티즌이 무섭... 아, 아닙니다. 중국과 중국인들이 뭣이 중헌지 모르믄서 어거지를 쓰고 있지만, 화산처럼 분노한 이들에 의해 딴지일보 서버가 터질까봐 여기까지만 하겠다. 내 월급이 걸려있으니 서버는 안 된다.


최대한 딴지일보 서버비를 아끼는 선에서 백번 이해하고 양보하면 ‘중국 출신’ 연예인들이라면 인증을 할 수도 있다. 인증을 안 하고 있으면 중국 네티즌들이 해당 연예인의 SNS에 몰려와 ‘얼른 인증을 하라’며 종용한다. 안 하면 매국노가 되는 분위기에서 ‘네가 아무리 중국 사람이어도 이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니 하지마라’고 하기가 뭐하다.


어쨌든 중국 출신 연예인들에겐 ‘중국 사람’이라는 면죄부라도 있다. 문제는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중국 국적의 연예인들이다. 이들의 SNS에서도 아사리판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소녀시대 윤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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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졸라 모르니 <오마이뉴스> 기사로 갈음하게따.


중국 팬들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류스타들에게까지 이같은 입장표명(앞서나온 '인증'을 해주길 바람)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 윤아의 인스타그램은 "입장 표명을 하라"는 중국 팬들과, "중국 팬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는 필리핀·베트남 팬들, "한국인인 윤아에게 왜들 이러냐"는 한국 팬들의 댓글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만약 ‘남중국해는 중국 거!’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하면 언젠간 우리나라도 땅따먹히는데여? 설령 파장을 모른다고 해도 애초에 윤아가 왜? 윤아 한국 사람인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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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순식간에 국적을 잃음)

이런 느낌 아입니까?


근데 이 문제, 내가 근무시간에 열심히 졸다가 안 잔 척 연기하는 것과 달리, “저 한국 사람인데여?”하고 쿨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딜레마’라고. <한국경제> 기사의 일부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자칫 ‘제2의 쯔위 사태’로 번질까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도 없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큰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문제여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답답해했다.‘


아, 역시 돈이다. 덕질하면서 느낀 건데, (모든 산업이 그렇겠지만 특히) 아이돌 시장에선 중국 언니들 없으면 진짜 안 된다. 사람 수가 워낙 많으니 CD를 공동구매도 단위가 다르고(우리나라 차트에 집계되어야 해서 우리나라에서 단체로 주문하고 그른다), 방송 출연료도 우리나라 TV 출연료 뒤에 ‘0’ 하나 더 붙인 수준이라는 카더라도 있다. 이외에 행사 수입이니 굿즈 수입을 생각하면,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도 없고’가 아니라 중국 시장을 무시하면 조땐다.


물론 중국만을 안고 동남아시아와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언니들은 CD 구매력이 쩐다)도 버리고 갈 수 있는가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순식간에 국적을 잃었어요도 아니고


윤아와 같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비중국 국적의 연예인(+소속사)은 꽤 골머리를 앓고 있을 거다. 누구에겐 신념이, 누구에겐 실리가, 누구에겐 정치가 있을 수 있겠으나, 무시하고 지나가기엔 쉽게 불길이 꺼질 것 같지 않고, 진짜 인증을 했다간 떠안을 리스크가 너무 크다. 제3의 방법으로 SNS를 폭파해버리는 방법이 있지만 가장 안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내가 생각해내고야 말았다. 지극히 연암 박지원의 느낌으로다가 실학적으로 고민한 끝에 묘수를 떠올린 것이다. 인증은 안 하되 인증을 한 것 같은 효과를 주면서도 인증은 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모두를 안고갈 수 있는 졸라 실리적인 방법이다.


그럼 하나하나 알아보자능.



1. 애매해 우리 둘의 사이가 아리까리 해


원스텝으로 '논점 타파' 전법이 있다. 뭔가 중헌말을 하는 것 같은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수법이다. 정리하자면,


‘내가 지금 이런 막중한 시기에 뭔가 중요해보이는 글을 올리긴 했는데 남중국해 관련 얘기인 것 같기도 아니기도 하면서 남중국해가 중국 거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너희가 그렇게 듣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내가 국적을 버린 건 아니니까 나한테 이른 실망일랑 접어두길 바란다고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말하고 싶어’


정도 되겠다. 이해하는 사람을 교란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하는 것으로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상대방의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갖기 위해서 온 우주가 도와줄 화법을 알랴드릴 거다.


우선 이 방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주옥같은 ㄹ혜 가카의 말을 좀 보자. 천릿길도 한 걸음인 것처럼 주옥 같은 말씀부터 보고 올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어려움도 있고 그렇지만 사람은 그런 것을 극복해 나가는 열정이 어디에서 생기느냐면...

[2014년 12월 17일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이것이 어떤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이 되고, 또 이렇게 일이 전개되는 자체가 이런 현실이 바로 메시지다, 우리가 경제 재도약을 염원하고 어떻게든지 경제활성화를 해야 된다고 노력하고 있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염원하는데 그거에 대한 하늘의 응답...

[2015년 3월 19일 무역투자진흥회의]


정신을 집중해서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어

[2016년 1월 4일 신년인사회]


이게 창조경제예요.

[2016년 3월 부산 지역 민생 행보]


세계가 참 부러워하기도 하는 그런 경제발전

[2016년 4월 26일 중앙언론사 보도국장 편집국장들과의 청와대 오찬간담회]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게 각 시도마다 있어요. 17군데, 거기를 어린이들이 커서 찾아가면, 학생 때 가도 돼요.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청와대 '어린이날 봄나들이' 행사]


이런 놀랍기 그지 없어 입을 다물수 없는 화법을 쇼미더머니 마냥 탁탁 찍어가는 플로우 속에 소울을 한 번 느껴보는 느낌으로다가 믹싱을 해주믄 되게따.


살다 보면 동해도 있고 저런 태평양도 있고 남중국해도 있고 그렇지만 사람은 그런 것을 극복해 나가는 열정이 어디에서 생기느냐면,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염원하는데 그거에 대한 하늘의 응답. 정신을 집중해서 화살을 쏘면 필리핀도 뚫을 수 있어, 이것이 어떤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이 되고, 또 이렇게 일이 전개되는 자체가 이런 판결이 바로 메시지다. 세계가 참 부러워하기도 하는 그런 경제발전,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게 각 시도마다 있어요. 17군데, 거기를 중국인들이 커서 찾아가면, 필리핀 사람이 가도 돼요. 이게 창조경제예요.


남중국해 얘기하고 있는데 창조경제로 흘러가는 의식의 흐름 대화에 말려들었다면 작전 성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이니, '기도'니, '염원'이니, 독자로 하여금 얘가 뭔가 중헌 얘기를 하는 것 같은디, 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어 또 작전 성공이다. 논점 흐리기는 물론 보는 이로 하여금 문장해독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게 하는 점 빼고 남는 것도 없으니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다. 창조경제라는 한국의 핵심정책까지 알릴 수 있으니 진짜 개이득.


다만 문장해독이 가능한 팬들은 잃고 간다고 보면 된다. 응?



2. 본격 아무도 못 알아듣게 하기


이것은 모국어가 한국말인 사람조차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써,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무 것도 없고 내 한 몸 건사하게만 해달라는 화법이다. 위의 1번과 겹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적어도 1번은 한국어를 쓴다면 읽을 수라도 있지만 이 화법은 한글을 듣고 읽고 쓰고 말하기까지 할 수 있어도 1도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 진입장벽이 졸라 높다.



1) 보그체


패션잡지 <VOGUE>에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보그체'라고 불리는 문체다. 꼭 <VOGUE>에서만 쓰는 것은 아니고 패션잡지 전반에서 소위 보그체를 사용하고 있다. 특징으로는 센시티브하여 디테일이 충만하고 아티스틱한 감성으로 쏘울을 담는다는 게 있다. 는 훼이크고 한 마디로 우선 영어와 불어와 이태리어 등 온갖 양이들의 언어를 한글로 표현해내면 된다.


가령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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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이 사진을 올려놓되, 해시태그 ‘#中国一点都不能少(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 같은 걸 다는 게 아니라 이 사진 혹은 그림의 엣지에 대해 품평(criticism)을 하는 거다.


차이나의 9개의 영해선, 레드톤의 강렬한 맵- 위에 있는 비비드한 노란 별들이 인상적이다. 자칫 티피컬해보일 순 있지만 리스펙트-하고 싶은 디자인이 기존의 노멀한 포스트 르네상스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F/W 시즌에 맞춘 아트적인 느낌으로 당신의 서브컨셔스에 있는 불안(anxiety)을 없애볼 것!


나조차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면 성공이다. 그거면 됐다. 자격있다. 충분하다.


2) 급식체


다음은 급식체다. 급식을 먹는 세대인 10대 청소년들이 주로 쓰는 말투라 하여 급식체라 불린다.


에바(지나친 느낌이라는 뜻. '오버'의 변형 정도 됨), ㅇㅈ?(인정?), ~~각(~~할 느낌이냐), ㅇㄱㄹㅇ ㅂㅂㅂㄱ(이게레알 반박불가. 붙여서도, 띄어서도 사용 가능하다), ~~하는 부분?


정도가 가장 유명하다. 초성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이 많으며, 주로 감정표현을 할 때 사용하므로, 급식체를 이용해서 입장표명을 해야 하는 이 상황 자체에 대해 표현해도 되겠다.


행님들ㅋㅋ 이 상황 에바각 ㅇㅈ? 어 ㅇㅈ~ 졸라 지리고요 ㅋㅋ ㄹㅇ 열 받는 부분 ㄹㅇㅍㅌ


(해석) 여러분들, 저는 제가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정치적으로 매우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정하시나요? 네, 인정하신다니 감사드립니다. 저는 조금 화가 나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우니 조금 화가 난다 하여도 참고 계속 가겠습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내 인슷 졸라 개에바ㅋㅋ 판사님도 ㅇㅈ한개어이털리는부분ㅋㅋ 와씨 이거 빡치는각? ㅇㄱㄹㅇ ㅂㅂㅂㄱ ㄹㅇㅍㅌ ㅋㅋㅋ


(해석) 많은 분들이 제 인스타그램에 입장을 표명하라는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이게 법정다툼으로 간다면 판사님 마저 인정하실 정도로 당황스러운 부분입니다만, 저는 괜찮습니다. 유명인이 되면 겪어야 하는 산통과 같은 것이니까요. 만국의 팬 여러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대충 이런 느낌으로 쓰면 된다. 해석을 달기 전까지 그 뜻을 시려펴지 못할 테니 은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알아먹는 사람은 없지만 적어도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했다는데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수 있다. 물론 급식체를 향유하는 세대에선 뜻을 파악해버릴 수도 있으니 위험부담은 좀 있다.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15년 전 급식체도 있다.


!!! ㅡㅅㅡ 소찌ki♧ ㉡r는 ⒜무거또† 묘른댭^-^y ㅎ┣㉱늬꽈 ㈍ㅏ는☆거즵-* ㈊㈊㈊㈊ 샤릉휴ㅔ욥♡♥S2


(해석) 저는 사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한 개도 관심이 없습니다만, 소속사에서 시켰기 때문에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소속사와 저는 예전에 끝났습니다. 돈 때문에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기 같은 티셔츠와 포스터를 사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암호 맞추기 같은 느낌을 주어 그런 거 풀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해버려 모든 뜻이 까발겨질 수는 있다.


그보다 국적을 불문하고 팬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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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로드립


이건 최근 자유경제원에서 연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차용했다. 이전부터 이런 드립은 있어왔으니 표절은 아니, 겠...? 참고로 자유경제원에서 입선작이라 상금 10만 원 줘놓고 5600만 원짜리 고소를 진행했으니, 세로드립을 쓸 땐 중국으로부터의 고소미에 주의하셔야겠다.


위의 대회에서 입선한 <우남찬가>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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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로에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넣어보도록 하자.


녕하세요. 소속사와의 긴 상의 끝에 글을 남깁니다
단한 사람도 아닌데 입장이란 걸 표명하네요.
아가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모두 한국 잘못입니다. 한국을 탓하세요.
, 그보다 제 앨범이 나왔습니다.
시는 길 음반매장에 들러서 열댓장씩 사시고 남은 건 버리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이렇게. 여기서 '앨범'은 콘서트, 화보,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맘껏 바꿀 수 있다. 앨범 홍보도 하고 입장 표명 같은 것도 하고 얼마나 좋남? 남중국해 문제와 표면적으로는 연관 없는 한국을 끌어들이며 폭탄 돌리기까지 하는 센스까지 보였다. 말 한마디가 외교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은 있다. 팬들을 잃을 수 있는 앞의 두 개와 달리 국적을 잃을 수도 있... 국정원은 111



사실은 알고 있자너


이렇게 뎀프시롤 마냥 요리조리 피하는 수법을 쓰다보면 갑자기 현타(현실타격)가 올 거다. 왜냐구? 내가 이런 걸 왜 해야 하나 싶을 테니까.


당연하다능. 연예인으로 하여금 '남중국해 중국 거'라고 인증해주길 바라는 중국인들은, 자신의 생각을 전혀 상관 없는 남에게 강요하는 것에 분노라는 감정까지 얹고 있으니까. 사실 연예인들 몇 명이 SNS에 사진과 해시태그를 해봤자 무엇이 바뀌나. 물론 나는 덕후이기 때문에 조금 많이 바뀔 수도 있는데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건 SNS에 너도 빨리 해시태그를 달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 연예인을 넘어 자국에서 활동하는 타국적의 연예인에게까지 그것을 강요하는 건 화풀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남중국해가 중국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 데에 대한, 필리핀의 뒤에 있는 미국에 대한, 그리고 자국의 어거지에서 오는 부끄러움에 대한.


중화사상, 중국이 최고, 애국심 이런 건 제발 혼자 가졌으면 좋겠다. 나도 우리 아이돌 오빠들이 최고라고 나 혼자서 외친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모두가 피로해 한다). 나라라는 이름 아래 현실을 부정하지 말자능. 남에게 강요하는 순간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어버린다.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짓.




편집부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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