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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상남자 윤창중

2013-05-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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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5. 10. 금요일

딴지시사만평가 마사오





권가야의 '남자이야기' 최고의 명장면이라 회자되는 장면 하나. 구룡옥문에서 벌어졌던 안소와 하향월의 독대. 흑기당 안소의 군사를 포위한 삼륜사자 하향월은 안당주 뒤에서 호법을 서고 있던 두명의 흑기당 향주에게 술잔을 건넨다.



"안당주가 저러고 앉아 있는 건 한바탕 하기 전에 대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요량이겠지. 나도 안당주의 체면을 보아 그냥 길을 열어줄 마음은 추호도 없네. 어떤가? 자네들이 안당주와 나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나?"



포위한 길을 열어주겠으니, 두 향주의 목으로 체면을 세워 달라는 요구였다. 향주 엄동진은 당주 안소가 말릴 틈도 없이.



"아들이 한 놈 있습니다. 남자란, 적극적으로 죽음을 모색해야 할 때가 있다고 전해 주십시오."



라고 말하곤 주저없이 자신의 목을 벤다. 그리고 안소는, 운다.



남자이야기_남자란.jpg

 



 

오늘 새벽 2시.


대한민국 재래신문사 윤전기가 멈췄다.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일거에 타개키 위해 미국씩이나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그녀를 수행 중이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주군을 위해 자신의 목을 스스럼없이 베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반 국정지지도가 40%대를 맴돌며 취임 1년차 1분기 역대 대통령 최저 지지율 기록을 잇달아 갱신하는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문제는, 지지율 급상승의 원인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음'에 있는 것이다. 상승추세인 지지율을 손에 들고 박 대통령은 필시 짱구를 돌렸 깊은 사색에 잠겼을 터다.


개성공단 폐쇄와 북핵위기 등 한반도에 팽배한 전쟁위기를 해소함과 동시에 나도 한번 '아무 것도 안해서' 지지율이 오르기 보단 '무언가를 해서' 지지율이 오르고 싶은 조급증이 생겼을 터다. 그래서 류현진코스프레 대망의 미국 행을 결심하게 된다.




                                          류현진.JPG

                                                                     <또 누가 오나?>



한반도 위기의 핵심적 키를 쥐고 있는 세계유일패권국, 미국을 방문하여 의회에서 마흔 번이 넘는 횟수와 하이 데시벨의 박수도 막 받고 고퀄의 영어 연설도 막 하고 막, 응? 그렇게 국격을 마구 뽐뿌질하며 극강의 외교 실력을 조중동종편 만방에 떨치고 있던 찰나, 장엄하고 숭고한 방미 성과의 클라이막스인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윤창중은 듣고야 만다. 불행히도 오바마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박근혜 대통령님, 머릿결이 참 좋으시네요. 트리트먼트 하셨어요?" 가 아니었다.


당시 미 공군내 성폭력 예방 담당 중령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면서 미국에서 성범죄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기에 현지 기자들로부터 미군내 성범죄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은 오바마는, 단호하고 강경한 어조로, "성폭행은 잔학행위이자 범죄"이며 "이같은 범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 강조한 것이다.


순간, 윤창중은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죽음을 모색할 때'가 닥쳤음을 직감한다. 마치, 엄동진이 하향월의 술잔을 받을 때 그러 하였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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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가 왔다!!>



자신이 모시고 있는 주군을 위하여,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주군의 외교성과를 위하여, 기꺼이 오바마가 원하는 '성추행 엄단' 의지의 마중물이 되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윤창중은(만만해 뵈는)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직원을 물색한다.


제 아무리 주군과 조국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몸을 내던진다 하여도 그게 어디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자신이 각고의 뻘짓 노력으로 성취해 온 50여 년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 것. 그렇게 비장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술 한잔을 마시고는 바지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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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올라오라는 요구에 뜻대로 응하지 않자 잔뜩 조급해진 윤창중은 성추행 피해자인 여직원에게 욕도 좀 한다. 그리고 속옷 차림으로 그 여성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모자르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이왕 스스로 목을 베는 것, 확실히 단도리 하자고 작심한 듯 여직원의 엉덩이까지 힘주어 함 움켜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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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여직원은 사법당국에 신고를 하였고 싸나 중의 싸나, 상남자 윤창중은 자신의 희생을 뒤로 하고 현 생에 한톨의 미련도 없다는 듯 홀연히 짐도 안챙기고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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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련의 사건을 막을 틈도 없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운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대한민국도 울었다. 쪽팔려서 


오바마는 자신이 언급했던 '성범죄 엄단' 드립이 단지 말 뿐이 아닌 실천기제임을 보일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체면을 세운 하향월-오바마는 한반도에 드리운 전운을 걷어내어 줄 것이다.

 

 

 

눈이 있는 자 보라.

 

 

귀 있는 자 들으라.

 


역사란, 다른 그 무언가가 아니다.

 


 

조국을 사랑하는 개인들이 저마다 자신의 희생과 결단을 켜켜이 쌓아 올려 만든 피눈물의 증거인 것이다. 싸나중의 싸나, 상남자 윤창중에게 존경심을 담아,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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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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