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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05. 수요일

햄촤

 






독자 여러분, 지난주 극장가에서 승리하셨는가. 본인 개인적으로 기대작이었던 <애프터 어스>와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두 편 연달아 감상하였다. 한 편은 꽤 흡족했으며 한 편은 걱정한대로 퍽 실망스러웠다. 영화란 게 그런 것이다. 아무리 사전정보를 많이 알아간다고 해도 뚜껑은 직접 열어봐야 한다. 사람마다 다 취향이란 게 있기 마련 아니던가. 아무튼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영화들이 새로이 극장가에 자리 잡을지 한 번 디벼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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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D모 포털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주연배우 누구인가 하니, 요즘 가장 높은 주가를 자랑하는 젊은 배우 김수현이다. 거기에 드라마 <각시탈>에서 기무라 슌지 역을 맡았던 박기웅과 <공부의 신>,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으로 이름을 알린 이현우 등 젊은 여성관객들이 좋아할 법한 꽃미남 배우들 대거 출동한다. 그밖에 손현주, 박혜숙, 고창석, 장광 등 중견배우들이 적절하게 조연에 포진되어 있어 무게감을 실어준다.

 

일단 줄거리부터 살펴보자. 북조선인민공화국에서 남파된 스파이 류환. 그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동네 바보 행세를 하며 매일을 보낸다. 거기에 록 가수 지망생으로 위장한 리해랑,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리해진이 합류한다. 특별한 일 없이 남한에서의 생활이 이어가던 그들에게 마침내 ‘은밀하고 위대하게’ 수행해야 할 임무가 주어지고, 그로 인해 이들의 운명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는 뭐 그런 이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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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배우들 잘도 찾아냈구나

 

 

우선 캐스팅만 놓고 본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제법 괜찮아 보인다. 김수현부터 주요 인물들이 마치 만화 속에서 뛰쳐나온 듯 그럴싸하게 닮아있다. 그러나 비주얼만으로 영화가 완성되지는 않는 법.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만듦새 면에서 아무래도 웹툰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짧지 않은 분량의 만화를 어떻게 두 시간 동안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영화만의 매력을 살리는가, 이거 쉽지 않은 문제다. 이미 숱한 웹툰 원작 영화들이 있었지만 ‘원작초월’이란 평가를 받은 작품은 아직 없었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특히나 만화의 특성을 한껏 살린 원작의 화려한 액션을 어떻게 소화해냈을지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되는 바이다.

 

그렇다면 감독은 누구일까? 바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인상적인 데뷔를 하며 영화마니아들에게 환영을 받았던 장철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가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과연 대중적인 호흡의 영화에서도 관객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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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렇게 무시무시한 영화는 아닐 테고...

 

 

기대요소 : 김수현의 첫 단독주연 장편영화. 스타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그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볼 기회다.

불안요소 : 초반은 코믹, 후반부엔 신파로 휘몰아치는 숱한 한국영화들의 패착을 따라가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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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2>

 

 

여름하면 역시 공포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무서운 이야기 2>는 올 여름 극장가의 첫 공포영화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 그동안 얼마나 함량미달의 국산 공포영화에 낚여서 그대들의 소중한 돈과 시간을 낭비해왔던가. 두 번 다시는 낚이고 싶지 않은 그 심정, 본인도 이해한다.

 

지뢰를 피하기 위해 우선 감독부터 살펴보자. 김성호, 김휘, 정범식…아니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아하, 알고 보니 이 영화,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한다. 전편을 보지 못한 본인으로서는 미처 몰랐던 사실이다.

 

좋다. 세 명의 이름 중 가장 먼저 김성호 감독을 살펴보자. 앞서 유지태 주연의 공포영화, <거울 속으로>를 연출한 바 있다. 전체적 완성도는 아쉬었으나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뒤돌아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섬뜩한 장면만은 일품이었다. <거울속으로>는 그 아이디어가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아 키퍼 서덜랜드(잭 바우어... 알지?)주연의 영화 <미러>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과연 그가 연출한 에피소드는 얼마나 무서울랑가 몰라.

 

두 번째 이름, 김휘 감독은 작년 여름에 개봉한 강풀 원작 영화 <이웃사람>을 연출한 바 있다. 원작만화의 명성을 초월한 작품은 아니지만 평작 이상의 평가를 받았던 바 있으며 장르 또한 호러에 가까운 스릴러 영화였으니 어느 정도 기대치를 가지셔도 좋을 듯하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정범식 감독. 이분이 누구신고 하니, 강렬한 비주얼로 한동안 화제에 올랐던 공포영화, <기담>을 연출한 ‘정가형제’의 한 명이다. 이미 공포영화로 인정받은 바 있으니 세 편의 에피소드 중 그의 작품을 가장 기대해볼만 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출연진 또한 눈에 띄는 이름들이 제법 보인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백진희와 최근 케이블 TV 프로그램 <SNL 코리아>를 통해 폭풍 주가 상승한 김슬기(!)가 <사고>라는 에피소드에 함께 등장하며, 여기에 성준, 이수혁, 정인선, 박성웅, 고경표 등이 출연한다. 옴니버스 영화인 만큼 다양한 배우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무서운 이야기 2>가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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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 쨩의 호러 연기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건

과연 그녀가 이번에도 구성진 욕을 들려줄 것인가...?

 

 

기대요소 : 다양한 감독들이 펼쳐 보일 공포의 대향연. 거기에 백진희와 김슬기라는 모에(?) 요소.

불안요소 : 숱하게 당해왔던 함량미달의 공포영화들. 과연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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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최후의 날>

 

 

백악관이 함락된다? 제목은 얼핏 재난영화처럼 보이지만 <백악관 최후의 날>은 액션 스릴러다. 계속되는 핵실험과 도발로 세계를 긴장상태에 몰아넣는 북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한미 정상회담 중 한국의 경호요원으로 위장 잠입한 ‘강’과 테러리스트들은 대통령을 인질로 붙잡고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 내 모든 핵미사일의 발사 암호 코드를 요구조건으로 내세운다.

 

마치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인기 드라마, <24>를 연상시키는 줄거리의 이 영화는 안톤 후쿠아 감독의 작품이다. 안톤 후쿠아 감독의 대표작들을 나열해보자면 <트레이닝 데이>, <킹 아더>, <더블 타겟>등이 있겠다. 나름 잔뼈가 굵은 감독이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거장이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는 아니며, 최근 주가가 그렇게 좋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감독의 전작을 보신 분들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신중하게 관람을 결정하시길 요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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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다 말고 춤도 막 추고 그러는 영화인가봉가

 


출연진은 빵빵하다. <300>의 제라드 버틀러, <다크나이트>의 아론 에크하트와 간첩도 그의 이름은 알고 있을 명배우, 모건 프리먼이 출연하며 북한의 테러리스트 ‘강’ 역할은 <007: 어나더 데이>에서도 북한군을 연기한 바 있는 한국계 배우 릭 윤이 맡았다.

 

 

기대요소 : 백악관에서 펼쳐질 액션과 명배우들의 연기.

불안요소 : 시사회 이후 평론가들에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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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녀석들>

 

 

알 파치노, 크리스토퍼 워큰, 앨런 아킨... ‘녀석들’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엔 이분들의 연배가 많이 지긋하시다. 연기력이라 하면 어디 가서 결코 안 빠지는 커리어를 보유하신 이 세 노장들께서 무슨 사연으로 회동하셨을까? 일단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이야기 속으로 궈궈.

 

갱스터 보스 클립핸즈의 아들을 살해한 죄로 23년 동안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가 드디어 사바세계의 빛을 보게 된 발렌타인(알 파치노). 출감된 그는 오랜 친구인 독(크리스토퍼 워큰)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독에게는 발렌타인이 모르는 고민이 있는데, 그건 바로 독이 자신의 보스인 클립핸즈에게서 발렌타인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정에 이끌려 독은 하루동안 발렌타인에게 여유를 주기로 하고, 요양원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또 다른 친구 허쉬(앨런 아킨)를 데리고 나와 자유로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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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큼은 형님이고 싶은 할아버지들이시다

 

 

어떤가? 이야기 한 번 그럴싸하다. 마치 갱스터 판 <버킷 리스트>를 연상시키는 <멋진 녀석들>의 줄거리는 세 배우의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배우들의 명성만큼이나 감독의 이름 또한 걸출했다면 좋았겠지만, 연출을 맡은 피셔 스티븐스는 두어 편의 장편영화 연출과 몇 편의 단편 경력이 있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피셔 스티븐스는 감독보다는 오히려 배우로 더 유명한데, 80년대에 나름대로 유명했던 로봇 영화, <조니 5 파괴 작전>의 주인공이었다고 하면 아시는 분들 계시려나. 아무튼 연출이라는 측면에서 딱히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감독이기 때문에 이 점은 유의하셔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명배우의 앙상블을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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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감독님이시다. 왼쪽 말고, 오른쪽

 

 

기대요소 : 이름만 들어도 후덜덜한 연기의 고수들이 보여줄 황혼의 갱스터.

불안요소 : 감독님, 믿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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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라띠마>

 

 

국제결혼, 말은 좋지만 덜 다듬어진 제도와 당사자들 간의 문화차이로 문제도 참 많다. <마이 라띠마>는 국제결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멜로영화다.

 

가족도 직장도 없이 희망을 잃은 남자 수영. 그는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오게 된 베트남 여인 마이 라띠마를 만나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해주게 된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서울로 함께 떠나지만 곧 현실의 무게에 부딪힌 수영은 지친 마음에 또 다른 여인 영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는 줄거리다.

 

... 솔직히 고백하자면 본인, 줄거리만 읽어서는 이 영화, 어떤 영화일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포털 사이트의 정보를 디벼봐도 여기 적힌 것 이상의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영화제에서 먼저 영화를 감상한 이들의 리뷰를 찾아, 가까스로 좀 더 자세한 줄거리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게 무슨 반전이 숨어있는 심리 스릴러도 아닐진대, 배급사 측에선 좀 더 상세한 줄거리를 공개하는 편이 홍보에도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정도 정보만 갖고선 <마이 라띠마>가 국제결혼의 제도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영화인지, 수영과 마이 라띠마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로맨스인지 구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다. 거기에 영진은 갑자기 왜 끼어드는 것이며... 대규모 흥행을 기대하는 종류의 영화는 아니지만 조금 더 친절한 홍보 전략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줄거리는 줄거리고, 여기서 우리는 감독의 이름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고? 바로 배우 유지태가 <마이 라띠마>의 감독님이시기 때문이다. ‘유지태가 갑자기 웬 감독?’하며 의아해하실 독자들 계시겠지만, 사실 유지태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단편영화를 연출하며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천천히 쌓아올리고 있었다. <마이 라띠마>는 유지태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배우만이 아닌 연출가로서도 영화 사랑을 실천하는 ‘감독’ 유지태의 행보가 궁금한 분들은 주저 없이 상영관을 찾아주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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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을 연기하는 게 아니다. 진짜 감독님이다.

 

 

출연진으로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정조 역을 맡았던 배수빈이 수영을, 그리고 소유진이 수영을 유혹하는 영진 역할을 맡아 연기했으며 베트남 여인이자 주인공, 마이 라띠마는 신인 여배우 박지수가 연기했다고 한다.

 

 

기대요소 : 감독 유지태, 연기만큼 연출에서도 그만의 색깔을 발휘할까?

불안요소 : 주제가 뚜렷이 잡히지 않는 줄거리, 가벼운 영화를 찾는 젊은 관객들에겐 외면당하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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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쾌걸 조로리의 대대대대모험>, <극장판 썬더일레븐 GO VS 골판지 전사 W>등 무척 흥미로운 작품들이 금주에 개봉하지만, 아쉽게도 자세히 소개할 지면도, 본인의 의지도 부족하다. 현명하신 독자 여러분께서 알아서 취향에 맞춰 잘 찾아 관람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번 주말도 근심 걱정일랑 모두 떨치고 다함께 극장으로 궈궈.

 

 

 

 

 

 햄촤

트위터 : @hamch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