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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꼬박꼬박 영화를 보는 나는 부산행의 큰 재미에 이어 다음 영화로 스타트렉을 기다리고 있었던 중이었다. 국내 개봉은 꽤 늦은 편이었는데, 한 일설에 의하면 배급사인 롯데가 투자한 영화의 상영 시기와 겹치지 않게 하려고 뒤로 미뤘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첫 개봉 날에 맞춰 미리 예약을 했고 관람하기 시작했다. 의례 그렇듯 상영 전 광고가 시작되었고 여러 광고가 지나면서 최근까지 보지 못했던 공익광고 하나가 눈과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광고는 상당히 직설적이었고 보는 내내 많은 불쾌감이 들었다. 주변에서는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일단 어떤 광고인지 잠시 보고 이야길 이어보면





제작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그리고 ‘보건복지부’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아쉽게도 영화보다는 저 광고가 더 기억에 남아버렸다. 집에 오는 내내 드는 생각은 참 저쪽은 모든 행동이 일관적이구나라는 생각이었고 동시에 광고의 모습이 정말 근본적 원인이라 생각하고 그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생각해서 제작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본능적인 건지 아니면 정말 힘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저런 자들의 일관된 행동 중 하나는 항상 힘이 생기지 않도록, 어떠한 것도 뭉쳐지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돼 있는 거 같다.


예를 들어 힘의 속성은 어느 한 곳에 뭉쳐 있거나(다른 말로) 집중돼 있으면 강해지기 마련이다. 돈이 될 수도 있고 권력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사람의 유대 등 뭐든 뭉치면 강해지는 것이 힘이란 것의 속성이다.


좀 더 쉽게 말해 무엇을 주먹으로 격파한다고 했을 때, 주먹을 쥐어서 힘을 모으고 집중을 해서 격파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힘이 모이지 않게 하는 방법은 반대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주먹을 쥐지 못하게 전부 펴놓고 어느 한 점에 집중되지 않게 흩트려 놓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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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논리가 저 동영상에는 그대로 아니, 아주 직설적으로 묻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표면적 구도만 보더라도 친구와 친구, 세대와 세대 간을 분리 시킨 후, 보는 사람들의 감정선을 건드려가며 대립하는 구도로 채워져 있다.


조금 더 뜯어보면 속물적으로 말하는 부정적인 면만 가져다 오로지 도덕적 결함의 대상으로 지적하고 공격의 대상으로 삼아 버리며 모든 문제를 전가시키기까지 한다. 또 이런 광고는 정작 바라봐야 할 근본적 원인은 흐려버리고 감성적인 부분만을 자극해 진짜 집중해야 할 것을 못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 글을 작성 중이던 24일에는 많은 뉴스 사회면에서 출산율 꼴지라는 타이틀을 내보내고 있었다. 내용은 꼴지 수치만 나열해서 보여 주거나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수치와 비교만 있고 원인과 해결에 대한 말은 쏙 빠진 곳이 상당수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광고 뿐만 아니라 언론도 그저 대립 구도와 위기감만 조장하고 원인과 집중돼야 할 부분을 흩트려 놓는데 한 몫을 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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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2&oid=003&aid=0007428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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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http://m.news.nate.com/view/20160824n17069 )


(첨언: 연합 뉴스를 보면 시작부터 아이를 늦게 낳는 경향이라고 말을 한다. 거기에 다른 도시 출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비교를 하고 출산연령도 낮다고 기사를 내보내서 아이를 늦게 낳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듯 그런 맥락으로 읽혀지지 않나 싶다)


진짜 결혼과 출산이 문제라고 생각이 되면 저런 광고가 만들어질까 하는 의심이 든다. 그저 국민들의 갈등과 분열만을 국가가 앞서서 조장하는 광고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인 시각으로 봐도 국가의 구성과 근본적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중인데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책은 고사하고 저런 광고와 심지어 언론 매체까지 오로지 사람들의 속물근성과 부정적인 방향에만 집중을 하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들 뿐이다.


정부와 언론의 결혼(출산)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성남시 출산지원 홍보 자료와 비교해 보면, 그 목적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야 하는 홍보인지 그 차이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성남시 출산지원꿀팁 이라는 자료를 보면 확연히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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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출산지원 꿀팁

다운로드 - 출산지원 꿀팁.pdf


이전부터 국민끼리 대립시키는 권력은 항상 일관된 논조가 담겨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 논조는 나는(정부) 옳고 너희(국민)들은 틀렸다. 내가(정부) 맞다 너희(국민)들은 따르기만 해라.


이런 논조가 담겼다고 생각하고 저 광고를 다시 보면 좀 더 명확한 실체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어떤 한 단어가 투명으로 처리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 함께 만들 때입니다. (너희들만)'




마무리를 하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격언이 왜 있는지 좀 알았으면 하지만 내년까지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오랜 전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이 위험하다고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해도 묵묵부답이었기에 저들에게 바라기에는 너무 큰 바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편집 : 딴지일보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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