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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7. 16. 화요일

독투불패 불산




 

 




언제나 주말이 되면 행정반의 전화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면회가 거듭될수록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이 얄팍해져 간다. 조금 미안하긴 하다. 30개월 내내 면회 한번 없는 사람도 있다던데... 하지만 나는 오늘도 행정반의 전화를 기다린다. "띠리릭" 하는 장난같은 벨소리가 울리고 가슴 졸이기 1분. 중대본부 교육계의 우렁찬 호명이 들린다.


'불산' 당첨! 


아! 오늘도 사제 음식을 먹을 수 있겠구나. 점호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색사에서 허우적 거리는 밤이 될 수 있겠구나. 이번 주말도 늘 그랬듯이 중대장에 대한 외박신고와 함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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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군 문혜리... 민통선을 앞에 둔 이 깡촌에서 막상 나가는 외박은 사실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다. 밥먹고 술 한잔 하고 문혜리나 동송 혹은 신철원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허름한 여인숙 방에서 술에 쩌든 채 잠들고 다음날 점심먹고 다방에서 시간을 죽이다가 귀대... 가끔 과감하게 허용지역을 벗어나 동송의 시골 극장에서 동시상영 영화를 보는 게 그나마 큰 일탈이었다.


H와의 만남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면회통보를 받고 2시간을 걸어 나가서 만나면 판에 박은 듯 반복되는 주말풍경더하여 약간 의무봉사 같기도 한 질퍽한 색사. H의 욕심이 점점 노골적인 점만 뺀다면... 마치 시간이 정체된 것 같은 나는 모두 6회의 휴가를 나왔다.


군대에서의 휴가는 외박과는 완전히 다른 정서를 제공한다. 마치 사회생활의 샘플과 같다. 잠깐이지만, 무한한 자유를 제공하는 이 기간... 나는 H와의 전쟁에 돌입한다. 면회와는 다른 시공간. 휴가기간동안 H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노출하기 시작했다내가 야간형 인간이라 보통 새벽 2-3시에 자고 9-10시에 일어나는데 H는 꼭 내가 일어나 방을 나와야 나를 따라 나온다. 그때는 부모님이 식당을 크게 하던 때라 점심타임 준비에 바쁠 때인데 그저 나만 바라보고 있는 H밥을 먹을 때면 안먹겠다고 하고는 막상 상이 차려지면 숟가락을 들고 끼어들어 한 그릇의 밥을 나누어 먹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던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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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만 먹을게~~


세수도 안한 몰골에 퉁퉁 부은 얼굴로 10시가 다 되어 일어나는 며느리 후보를 본 적이 있는가? 보라카이의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나 볼 만한 낮간지러운 장면을 마치 자랑하듯이 수시로 연출하는 신부감을 본 적이 있는가? 
게다가 내가 부모님과 무슨 대화를 나눌때면 옆방(식당이라 방이 많고 칸막이가 얇은)이나 문 뒤에서 엳듣다가 들키기도 여러번.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였느냐... 왜 그렇게 이야기 했느냐... 그날 밤은 나는 잠자기를 포기해야 한다옆구리를 찌르고 몸을 흔들어 자기가 원하는 답이 내 입에서 나와야만 나를 재우는... H가 원하는 대답은 사실 간단한 거다.

나의 부모님이 자신을 미워하는것 같으니 우리끼리 분가해서 살 수 있지?

한식당은 힘드니 다 팔아서 레스토랑을 할 수 있지?

우리 어머니(장모 될 사람) 고생 많이 했는데 모시고 살 수 있지?

어머니(시어머니)  미련한 거 알지?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줘야 해~!

블라블라... 블라블라... 블라블라...


나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고 때로는... 폭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것은 내가 폭발할 때마다 H는 나보다 더 큰 폭발로 맛대거리를 하고 더하여 개새끼 쇠새끼 욕까지 때려 버린다. 나는 점점 싸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휴가(7일간의 특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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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의 강요에 못이겨 부산에 놀러 가자고 약속했지만 첫날 집에 와 보니 어머님이 아버지에게 맞아 얼굴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신세 한탄을 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님을 차마 놓고 갈 수 없어 H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돌아 오는 것은 또 밤잠 안 재우고 괴롭히기그러나 난 어머님을 놔두고 놀러갈 수는 없었다.


잠 안 재우기 고문의 지옥같은 이틀밤이 지나고 휴가 셋째날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어머니의 뒤에 앉아서 소리없이 입모양으로 악담과 욕을 날리는 H. 무지막지한 매질에 엉망이 된 어머니를 돌보는 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 욕을 먹고 악담을 들을 일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나는 확실히 여색에 눈이 멀어 있었다. 그녀는 뭐랄까... 창녀근성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화류계 여자인지는 확인을 못했지만 게으른 데다가 지저분하며 오로지 치장하는 데만 온 신경이 집중된... 아침 화장하는 데만 두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나중의 일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몸에 대해 물질적 보상을 요구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집을 나서 시장통을 걷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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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에 불이 번쩍이고 귀가 멍해진다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놔 버린듯, 이어 들리는 처절한 육두문자들 사이사이 추임새처럼 끼어드는 '철썩', '철썩' 대보름날 떡치는 소리?


어떤 상황인지 짐작들 하시겠는가? 나는 부모님의 식당 앞 시장통에서 뒈지게 두드려맞고 있는 거다! 순식간에 20여대를 맞고나서 까무룩이 넘어가는 정신을 추스리고 쌍수도로 머리통을 내려치는 그녀를 떼어놓는 데도 그악스럽게 달려든다. 이젠 웃옷을 그러쥐고 흔들어대는데 얼마나 세게 용을 썼는지 옷이 다 찢어져 누더기로 변한다. 그녀를 밖다리 후리기로 자빠트리고는 집으로 도망친다(어머니 앞에서는 때리지 못하겠지).


누더기(?)를 입고 들어오는 나를 바라보는 어머니. 따라 들어오는 그녀가 어머니 앞에서 멋지게(?) 슬라이딩을 하며 대자로 누워버리고는 황소 울음소리를 낸다.


그녀 : 이 개새꺄! 니가 나를 때려!? 두통으로 고생하는데 내 머리를 때려?! 날 죽여라 이새끼야! 


나 : 니가 날 때렸지 내가 널 때렸냐? 시장 사람들이 다 봤으니 사기 치지마! 넌 이제 끝이야!


악다구리를 쓰거나 말거나 나는 옷을 갈아 입고는 몸을 사려 그 밤을 무사히(?) 넘기고 휴가 4일 만에 도망치듯 조기귀대를 했다. 이년아! 이젠 끝이다.
 
나는 여색에 빠져 눈과 귀가 멀었음을 통렬히 반성하며 
그래도 저 악귀나찰같은 미친년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남은 휴가 3일이 아깝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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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대를 하자 마자 종합훈련이 시작 되었다. 부대는 바로 일동의 화생방 교장으로 투입되는데... 부대 분위기가 이상하다. 다들 나를 주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장교들이 나를 보며 살살 눈웃음(?)을 친다.


"이시끼들이 낮술을 처 마셨나 왜 쪼개고 지랄들이야" 속으로 욕을 때려주고 있는데... 아차! 이번 휴가 신고 때의 일이 커진 것 아닐까? 섬뜩한 느낌이 머리를 스친다.


나는 자대배치 5개월 만에 중대본부 보급계가 되어 전라북도 줄포출신인 15개월 고참의 교육계에게 갖은 시달림과 폭행을 당하다 15개월차에 하사(일반하사)가 되었다. 하사가 되고부터는 소대장들의 표적이 되어 그들과 지난한 투쟁을 해야 했다.


장교들이 얼마나 악질적이였냐 하면... 사병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나면 소대장부터 쏘아 죽일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나는 보다 구체적으로 장교들의 비행을 수첩에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것들이었다.

- 0월 0일 일직사관과 소대장들이 중대장실에서 도박하다.

- 0월 0일 소대장들이 훈련중 도망나가서 여인숙에서 자다.

- 0월 0일 소대장이 소대원 아무개를 때리다.

- 0월 0일 소대장이 소대원에게 대대 VOQ(방문장교숙소)에서 연탄을 훔쳐오라고 시키다. 

- 0월 0일 소대장이 중대회식으로 나온 돼지의 갈비와 족발을 빼돌리다.


등등...

그런데 대대 휴가신고 때 또라이 고문관이라고 소문난 대대 일직사관이 하필 나를 찍어 수첩검사를 하더니 그 메모를 보고는 수첩을 압수 해갔다. 혹시 그일로...?


소대 선임하사가 날 불러 상황을 이야기한다. 그날 또라이 일직사관이 8절지에 내용을 정리해서 대대장에게 보고를 했단다! 대대장은 노발대발 대대 모든 장교(중위이하)를 집합시켜 완전군장에 뺑뺑이를 허벌나게 시키고 보고서에 오른 해당장교들은 추가로 쪼인트까지 까였다. 보고서를 올린 또라이는 그날 밤 동기들에게 다구리 당하고 의무실에 입실.


그 다음날 장교들의 발의로 대대 간부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불산하사의 군법회의 회부와 즉시소환건, 내가 하극상을 했다는 거다. 8개월 넘게 장교들을 감시, 비행사실을 기록한 것이 그 증거라며. 하사관들이 반대의견을 강력히 주장하고 대대장의 결단(나는 몰랐지만 대대장이 나를 잘 보아주었다)으로 군법회의 회부와 즉시소환은 막았지만 대대차원의 처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조지삐맀다! 훈련이 끝나면 사단 영창이든 연대 군기교육대든 제대 6개월 남기고 말년대역전이 시작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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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 했으니...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심정으로 일동 화생방교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데 대대본부에서 호출이 떨어졌다. 본부 막사로 가니 대대장이 못보던 소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소령이 막사 밖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말없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윽고 하는 말.



"불산하사가 나쁜사람 같지는 않아보여 말해주니까 잘 판단하도록."



말인즉슨, H가 내가 귀대하는 날 대대 앞에까지 따라 왔다가 (민통선 안이라 들어오진 못하고) 면회신청이 안되자 연대본부에 찾아가 날 만나게 해달라고 '점거(?)농성'을 벌였단다. 훈련 중이라 면회가 안된다니까 사단본부에까지 찾아가 연좌농성을 벌이기 3일. 이 일이 사단장에게까지 알려지고 사단 법무참모가 H를 만나기에 이른다.


왜 "법무참모"냐고? H가 나를 걸어 '혼인빙자 간음'과 '사문서 위조'로 고발을 했단다. 군대는 사법기관이 아니니 H에게 자초지종(H의 주관적인)을 듣고는 H를 대동하고 (H가 이 훈련장에 나타난거다!)나를 만나러 온거다.


다섯 번째 휴가를 H가 결혼관보를 올려 14일 결혼특별휴가를 받았었다. 말하자면 거짓 결혼으로 휴가를 나간건데 관보를 올린 주체는 H였고 나는 영문도 몰랐었다. 사문서위조도 H가 혼자 저지른 일이니 황당하기 그지 없었지만 외통수에 걸렸으니 상황 처분만 기다릴 뿐이였다.

나는 간략하게 실제 사실을 설명하였고 법무참모도 나를 동정하였다.  군대생활 15년에 사단본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저런 여자는 처음 본다고 만약 정식으로 고발을 하면 나는 남한산성 예약완료이니 어떻게 하든 잘 구슬려서 제대만하고 제대한 후 정리하라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H앞에 선 나, 법무참모 말대로 잘 구슬려야 하는데 얼굴을 쳐다보니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고 뒷목이 굳어온다. 말을 할수가 없다! 이 미친년은 일을 이토록 악랄하게 저질러 놓고도 나를 보고 베시시 웃는다. 이어 던지는 KO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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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임신했어. 그리고 혼인신고 할거야"

긴장해야 한다. 침착해야 한다. 정신줄 놓치면 안된다. 이 위기만 벗어나면... 나는 덤덤히 말했다.

"알았어..."

H를 무사히(?) 보내고 훈련이 계속 되는데 이번에는 사단 주임상사가 또 나를 만나러 왔다. 8중대 불산하사가 사단본부앞 민박집에서 3일 동안 먹고자고는 돈을 안내고 도망갔다고 '대민부채'신고가 접수 되었단다. H가 3일동안 연좌농성(?)을 하면서 내 이름을 대고 먹고 자고 했던거다. 참 가지가지한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난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주임상사도 별 수 없이 돌아간다.

훈련이 끝나고 다시 대대 간부회의가 열렸다. 나는 이제 죄목이 네가지로 늘었다.

- 하극상
- 혼인빙자 간음
- 사문서 위조
- 대민부채

장교들은 계속해서 나의 군법회의 회부를 주장했고 하사관들은 필사적으로 나를 옹호했다. 나는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그래 씨발! 기왕 조진거 죽기야 하겠냐! 어디까지 가는지 가 보자.'

이번에도 대대장의 결단이 나를 살렸다(정우용 대대장님! 감사 합니다). 그렇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그냥은 넘길 수는 없고 '육체노동으로 근신'을 명 받았다.

나는... 나는... 제대하는 날까지 6개월동안... 중대 똥을 펐다!

이 와중에  H가 면회를 왔다. 면회를 거부하면 또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황. 도살장에 끌려가는 중생의 심정이 이러할지... 일을 이렇게 저질러 놓고도 과거의 애인모드를 연출하는 H. 소름돋게하는 애교와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웃음으로 유혹하는 뼈와  살과 애간장이 타는 밤~! 긴장해야 한다. 정신줄을 놓치면 안된다. 하지만 아무리 '자기암시'를 해도 쉽지않다. 어색한 내 행동에 H는 나를 잠을 안재우고 들볶기 시작한다.

 

이제 의무노동(?)을 해야 한다제대하는 그 순간까지는 정신줄을 그러잡아야 한다... 팬티를 벗겨내리자 하초에 생리혈 찌꺼기가 묻어있다. 칠칠치 못한 더러운 악귀나찰같은 미친년! 생리 처리도 제대로 못하고... 가만! 생리가 있었다는 말은! 나는 좋아서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임신했다는 말도 사기였던것~! 나는 승리를... 해방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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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아가리에다 드리미는 심정이 이럴까... 이를 악물고 삽입하여 억지로 용을 써 사정을 하자 H가 엉덩이를 하늘로 올리고 한참을 기다린다. 어떡하든지 이번에 임신을 하고 말겠다는 꼼수!

'이년아 꿈 깨라! 방금 생리가 끝났으니 임신이 될 턱이 있겠냐?'

지옥같은 그날 밤은 지나고 귀대준비를 하는데 H가 무슨 서류를 내민다.

"혼인신고서"

내일 신고를 하겠단다. 
알아서 하라고 했다. 제대하고 두고보자 이년아! 다행히도 부대 전체가 철책선 건설작업에 투입되어 면회가 금지되었고 그 이후로 H의 면회도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중대의 30년 묵은 똥이 다 퍼내어질 쯤 제대를 하였다.


제대즉시 호적등본을 떼어보니 난 유부남이 되어 있었다. 즉시 혼인신고 무효소송을 제기 하였고 H의 집안에서 한가락들 한다는 어른들이 무데기로 몰려와 집안이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H와 그냥 결혼 하라는거다.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 결혼이 무슨 장난인가? 온갖 회유와 협박은 소송내내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승소하여 나는 '총각'의 지위를 되찾았다.

H는 그 후로도 2년 가까이 잊을만 하면 나를 찾아와 정신나간 짓거리를 보이다 88년 결혼을 함으로써 나와의 악연을 끝냈다.

그녀의 배우자는 누구일까? 이런 과거를 모르겠지. 그녀의 심성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게으르고 더러우면서도 외모만 깔끔을 떨고 노력보다는 술수를, 협의보다는 암수에 능했던, 무자비한 소유욕과 독점욕으로 나와 우리부모를 반목하게 하고 나를 자기 집의 대릴사위로 만들려 했으며 이런 모든 문제들을 오직 '잠자리'에서만 해결하려 했던... 

나는 그가 매우 불행해 보였다. 그러나 '짚신도 제 짝이 있다'는 말도 있고 사람도 '상대적'이니 어쩌면 잘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본다.

나는 
H를 81년에 만나 85년에 연인(?)이 되어 딱 1년간 이 여자의 모든 것(?)을 보았다. 이것이 내상이라면 나는 내상이 너무 심해 '코마(식물인간)'상태에 빠졌으며 내가 여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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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상이 심했다...

H를 만나면 수도없이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사랑? 이후 나는 내 스스로 확신이 없으면 절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통정을 하든... 여자가 아무리 원해도... 어떤 여자에게도(현재의 아내 빼고) 내가 먼저 들이대지 않았고 그녀들이 매달려 애걸해야 관계의 진전이 이어졌다. 나는 여자에 관한 한... 엄청난 인내력을 가지게 되었던 것.


2년 뒤... 내게 진정한 '첫사랑'인 그녀... T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독투불패 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