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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27. 목요일

독투불패 타데우스






프롤로그

인터넷을 뒤지며 독일의 녹색당을 연구하던 펭귄이 한마디 한다. "독일도 진보에 속한 사람들은 뭔가 외형적으로 세련되지 못하다." 맞다. 이게 인식이다. 진보진영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뭔가 꾸미는 것에 인색하다.


그에 대한 지적을 하거나 옳고 그름을 논하는 하찮은 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어지러운 사회에서도 자기 살 길을 찾아 보겠다며 벙커원 미팅을 쫒아다녀 봐도 죽어도 안 생기는 우리 GRD ASKY(그래도 안 생겨요)들을 위해 후까시 잡는 법 좀 서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남자의 멋진 취미는 다양하다. 게임... 낚시... PC방... 캠핑.... ㅡㅡ; 취미생활은 그 사람의 또 다른 매력이다.  발꼬락에 다이아반지를 끼고 다니는 아리따운 아낙네를 얻고 싶은 늑대들이여. 일 끝나면 취미생활 좀 개발하시고 알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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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 이 아방가르드한 자태가? 이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양주

사회가 어지럽다. 국정원이 터지니까 NLL로 덮는 개콘의 소재가 뉴스를 타고 나오고, 포털의 댓글엔 악만 남은 글들이 넘쳐난다. 이럴 땐 술 한 잔에 세상 욕하는 소소함이 필요하다. 캬~~~


본인은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맨땅의 헤딩으로 살아나가는 처지라 이럴 때 필요한 소주를 잘 못마신다. 처음엔 맥주를 마셨다. 그렇다. 여긴 독일인 것이다. 1200개 이상의 맥주회사와 5000여 가지의 맥주가 생산되는 곳이다. 값도 진짜 드럽게 싸다. 물 보다 싼 맥주... 당근 있다. 근데 문제는 배가 하루가 다르게 나온다. 그럼 어쩌나 다른 데로 눈을 돌려야지.


여기에 후까시 잡는 메뉴얼로 와인을 할까 잠깐 생각해 봤다. 하지만 와인은 이미 너무 아는 사람이 많다. 어디가서 어설픈 아는 척 하다가 고수라도 하나 만난다면 윤창중 되기 개쪽 당하기 딱 좋다. 게다가 어설픈 불어 발음은 후까시 잡는 데는 도움이 안된다. 


그래서 고심 속에 고른 것이 민족정론지 딴지의 영원한 우상!! 구국의 영웅!! 예전 가카가 즐겨 마시던 그 술!!!



위스키 

그런데 이 위스키에 대한 인식이 비싸고 독한 술, 혹은 여자 옆에 끼고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좀 강하다. 


"난 그런 인식을 바꿀 맘이 없고 소주가 최고고 여자도 같이 항상 포차만 가는 그런 여자만 만날 거야!!" 


라는 당신! 백 스페이스 누르지 말고 좀 더 그냥 드루와~ 드루와~ 필자도 한국에 있던 젊은 시절에는 위스키라고는 나이트가서 꽁기꽁기한 쌈지 돈 내고 마셔 본 게 전부다. 하지만 영국에서 본 멋진 신사의 위스키 마시는 모습을 보며 '아 저게 바로 뽀다구라고 하는거구나' 하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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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느낌?


잡설이 길었다. 각설하고... 일단 기본적으로 양주에는 너무 종류가 다양해서 그걸 다 섭렵하려면 당신은 윤창중 꽐라가 된다. 꼬냑, 브렌디, 데낄라, 보드카 등등... 그리고 위스키도 종류가 너무 다양해 모든 걸 다 알려고 하면 역시 윤창중 꽐라가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게 선택과 집중이다. 


그러면 여기서 어디로 집중하느냐의 문제가 생기는데... 일단 위스키의 원산지는 영국이다. 따라서 미국 위스키들 (잭 다니엘, 짐빔 등), 캐나다(크라운 로얄), 일본(야마자키) 등은 제외다. 하지만 일본의 위스키는 그 수준이 상당하므로 나중에 시간 되고 돈 되면 마셔보시라.  


그 다음, 영국의 위스키 중에서도 아일랜드와 스코들랜드가 대표적으로 위스키를 생산하는데 우리는 방향을 스코틀랜드로 잡자. 왜? 종류가 다양하니까... 우리가 많이 들어 본 위스키들은(발렌타인, 죠니워커, 시바스리갈 등등)일반적으로 블랜디트 위스키다. 블랜디트 위스키란 여러가지 위스키들을 전문가가 섞어서 동일한 맛을 내도록 만든 위스키들이다. 예를 들어 발렌타인 21년 산이라하면 최소 21년 이상 숙성된 위스키들을 섞어 만든 위스키라 하겠다.


그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그 발렌타인 21년 산이다. 하지만 이 블랜디트 위스키들도 과감히 제외시키자. 노파심에 말하지만 위에 제외한 위스키의 수준이 높고 낮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후까시를 잡기 위한 과정이다. 계속 따라오시라.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저 위에 얘기한 그 각각의 위스키들이다. 즉 블랜디트 위스키를 만들기 위한 베이스로 사용 되는 위스키들, 이를 '싱글 몰트 위스키' 혹은 '싱글 몰트'라 한다.


싱글 몰트라 불리우기 위해서는 일단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1. 하나의 증류소에서 나올 것. 

2. 보리에서 나온 맥아(Malt)를 사용할 것. 


요 정도는 외워 두시라. 


자 이제 실습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일단 우리가 아리따운 여자 사람과 아주 우연히도 벙커원 미팅에서 짝이 이루어졌다고 치자. (가정이다 가정. 상상은 해 볼 수 있지 않은가!!) 


저녁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했다. 둘이 조금 더 알기 위해 대화를 하러 대학로 근처의 분위기 있는 바로 들어간다.  아리따운 여자 분은 취향에 맞게 와인이든 칵테일이든 하나를 고를 것이다. 아빠 미소로 지긋이 쳐다보다가, 여성분이 준비가 되면 바텐더에게 주문을 걸자... 얄라리 얄라리... ㅡ.ㅡ


그래, 여기서 난관에 봉착한다. 메뉴판을 펴 보면 알겠지만 위스키의 이름이 수도 없이 많다. 것도 영어로 써 있으면 조금은 안습이다. 물론 바의 질에 따라 꼴랑 몇 개 없는 경우도 있겠으니 사전 탐색을 하던지, 아니면 주의 깊게 보고 들어가시라. 


하지만 여기서 굳이 메뉴를 볼 필요는 없다. 후까시를 잡는 싸나이는 메뉴 따윈 보지 않는다를 외치며 던져버려라.  이미 우리의 길은 다 정해져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어드바이스다. ^^ 우리는 여기서 살포시 겸손한 얼굴을 하고 바텐더에게 물어본다. 


"여기 혹시 이슬레이(혹은 아일레이, 아일라 등으로 불림) 싱글 몰트 위스키는 뭐가 있나요?" 


요 정도 물어보면 여성 분이 건너 편에서 "어머" 라며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자, 위 문장에 대한 구분 해석에 들어간다. 스카치 싱글 몰트는 크게 다섯 군데의 지방에서 대표적으로 나온다. 하이랜드, 로우랜드, 스파이사이드, 켐벨타운, 이슬레이 중 하나 정도만 외우면 된다. 각각의 특징을 간단하게나마 설명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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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안심하시라!


하이랜드는 조금 드라이 하다. 

로우랜드는 가볍고 부드럽다.

스파이사이드는 무난무난하다. 

캠벨타운은 아틴향이 강하다. 

이슬레이는 독특한 아틴향이 난다. 


이는 각각의 특징을 그냥 한 단어로 쓴 것이다. 워낙 종류도 많고 다양한 맛을 내는지라 이걸 뭐라 정의하는 건 의미 없고 반대로 자세히 알려면 끝도 없다. 


이 중 이슬레이의 위스키들은 저 독특한 향으로 인해 마니아가 굉장히 많다. 아마도 가장 많은 팬층을 확보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 보면 병원의 소독약 비스므리한 향인데 이게 마시다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은 입에도 안 대지만 한번 시도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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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가불랑이라는 요놈은 인기가 아주 좋다. 


위스키의 종류도 많고 하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는 그나마 앞의 여자 사람에게만 잘 보이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자. 괜히 이름 외우려 애 쓰다가는 괜한 쪽 먹기 쉽상이다. 따라서 바텐더님의 추천을 따르도록 한다. 실력이 좋은 바텐더는 당신이 위의 지역 이름 중 하나만 대면 맛있는 위스키를 추천해 줄 것이다. 혹은 메뉴판의 부분을 알려주는 친절함을 베풀 경우 가격을 비교해 가며 적당한 것을 고른다.

 

위스키의 경우에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오래 숙성된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자주 마셔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니 앞에서 폼 잡는다고 괜히 비싼 것을 시키는 무리수를 두지는 말자. 


자 그럼 이제 바텐더 혹은 웨이터가 술을 가져올 것이다. 그 사이에 앞의 여자 사람은 당신에게 물어 올 것이다. 


"어머 위스키 좋아하시나 봐요. 전 독해서 잘 못 마시는데..." 라고. 


그럼 살짝쿵 웃어주며 겸손한 목소리로 


"아니예요" 신공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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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척을 많이 하지 말자. 지옥을 맛 보게 될지니! 


여기서 한가지! 여자들은 왜 위스키를 잘 즐기지 않을까? 


이에 대해 뭐 나도 알지는 못한다. 다만 위스키는 정말 졸~라 남성스러운 술이다. 일단 태생이 척박한 자연환경이다. 스코틀랜드 지방을 보라. 우중충한 분위기가 연상되지 않는가? 게다가 싱글 몰트들은 나름 개성도 있고 거칠다. 이것 저것 섞어서 부드럽고 감미롭게 만든 블렌디트 위스키들이 아니다. 기냥 상남자다. 목을 넘길 때 매운맛이 남아도 좋고, 콧 속에서 강한 냄새가 올라와도 그게 남자의 술이다. 달달함을 내세워 마셔달라 하지 않는다. 기냥 뎀벼!! 이런 느낌이랄까?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와인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와인에 맞지 않는 사람이 없다. 다만 아직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못 찾은 것 뿐이라고. 조금 오글거리는 멘트지만 이는 위스키에도 적용된다 하겠다. 따라서 위스키를 즐기고 싶다면, 이것 저것 많이 마시다 보면 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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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 이게 상남자의 자세다. 저 마찬가지의 패기!!


노파심에서 나오는 꼰대 같은 얘기는 그만두고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좁고 깊게가 아니라 얇고 넓게...




위스키 잔 

위스키를 시킨다면 당연히 알아서 주겠지만 모든 술에는 각자에 맞는 알맞은 잔이 있다. 잔이 맞지 않는다면 그 풍미와 뽀다구가 제대로 살지 않는다. 마치 소주를 국그릇에 따라마시는 그런 이질적인 느낌이랄까? 물론 소주를 국그릇에 마시든 병나발을 불든 소주 회사에서 정한 법 따위는 없다. 다만 우리는 아름다운 여자 사람 앞에 있다는 가정 하에 뽀다구를 중시하는 상황임을 기억하자!  


일단 지금까지 너님들이 단란주점 가서 시켜 먹던 스타일의 스트레이트 잔은 잊으라. 이 잔은 단점이 매우 많다. 일단 남자답지 못하자나 생긴 것부터. 그리고 마실 때에는 윤창중도 원빈도 입 모양이 똥꼬가 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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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시다시피 라가불랑의 전용 잔이 있다. 싱글 몰트 위스키의 잔들은 일반적으로 저런 식으로 생겼다. 튤립 모양의 잔으로 그 안에서 위스키의 향을 좀 더 잘 잡아준다. 뒷 줄의 잔들도 비슷한 용도이지만 앞에 라가불랑 텀블러의 자태가 더 아름다워~~ 그 옆에는 온더락용 잔이다. 일반적으로 블랜디트 위스키용으로 자주 쓰인다. 




마시는 법 

이제 중요하다. 집중하자. 일단 위스키가 나오면 기본적으로 옆에 물이 같이 나올 것이다. 제대로 된 바(BAR)라면 너님들이 즐겨 마시던 우롱차나 우유는 없다. 일단 물을 한 모금 마셔서 입 속을 깨끗하게 하고 혓바닥에게 "이제 좀 좋은 거 들어올 거야" 라는 사실을 주지시키자. 


그 다음 마시면 된다. 근데 술은 잔도 다 다르듯이 마시는 법도 다 다르다. 물론 우리의 현 상황을 고려해 보면 국정원이, NLL이, 윤창중이 넘쳐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원샷이 맞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엔 아리따운 여인이 발꼬락에 다이아반지를 끼고 앉아있지 않은가? 현재에 집중하자.

 

예를 들어 맥주는 벌컥벌컥 마시는 게 정도다. 와인은 츄릅츄릅 마신다. 소주는 쭉 마신다. 캬~~~


그렇다면 위스키는? 찔끔찔끔 마신다는 표현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스키를 소주 마시듯이 마신다. 맥주에 섞어 마시고 원샷하고... 따라서 위스키도 부드럽고 달달해서 마시기 좋은 발렌타인 같은 술이 인기가 좋은 것이다. 술을 팔아 본 바, 한국에서의 발렌타인의 그 절대적 인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마시는 법을 바꿔 보자. 찔끔 입 안에 흘려넣고 혀 위에서 잠시 알코올의 기운을 느껴주고 목으로 넘겨서 그 뜨거운 기운을 느끼고 그 후에 목부터 콧 속까지 남아있는 술의 잔향을 즐겨 보라. 그렇게 마실 때 위스키는 독하지 않다.

 

보통 한 잔의 위스키는 그 술의 연도를 분으로 계산해 마시라고들 한다. 예를 들어 17년 산이면 17분 동안, 21년  산이면 21분 동안... 그만큼 천천히 음미하라는 뜻이라 하겠다. 따라서 마시고 나서 바로 우롱차나 우유 등으로 입을 헹궈 잔향을 다 날려 버리지 말자... 술이 아깝다. 안 그래도 비싼데. 


이렇게 천천히 마실 때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주머니에 부담이 적다는 것!! 이거 너님들에게 중요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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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문제는 항상 돈이었지!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는 주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두 잔 정도 이상을 마시게 되면 혀는 어차피 슬슬 맛에 마비가 되어서 위스키의 맛을 잘 못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럴 때에 굳이 비싼 위스키 시킬 일이 뭐 있겠나. 주머니 털어 봐야 먼지 밖에 안 나는데... 후까시는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다음 날 눈물 흘리지 않는다.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물론 항상 강조하지만 정석이 어디 있는가? 술 따위 나 죽자고 마시는 판국에... 그래도 후까시를 위해 몇 가지를 알아두자. 


일단은 위에 쓴 대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법이다. 아무 것도 섞지 않은 그런 순수한 상태로 마시는 것. 마치 순수한 가카와 함께 있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 다음 처음 스트레이트로 한 모금 한 후에 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 보자. 위스키에 물이 닿으면 물에 잉크를 떨어뜨린 것처럼 위스키 속에서 물이 아지랑이 피며 섞여 나가는 게 보인다. 이는 위스키의 맛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위스키 속에 숨어 있던 향을 밖으로 끄집어 내어 더욱 깊은 향을 느끼게 해준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저 위에 보이는 저 튤립 모양의 잔이다. 마시기 전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보라. 술냄새가 난다. 그 위스키가 가진 본연의 향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다음 온더락으로 마시는 법이 있다. 온더락은 주로 블랜디트 위스키에 많이 쓰인다. 얼음을 몇 개 넣어 위스키의 향 자체는 좀 줄어 들지만 입 속에서의 맛을 차가운 술이 뜨뜻한 혓바닥과 만나 배가시켜주는 방법이라 하겠다.


그 다음 콜라를 섞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엥 위스키에 웬 콜라? 촌스럽게... 라고 욕하지 마라. 다 들린다. 미국 위스키 혹은 버번이라 불리우는 잭 다니엘, 짐빔 등은 역시 미국식 어린쥐 콜라에 타 마시는 게 제 맛이라 하겠다. 


이 때!! 칵테일 한 잔을 다 마신 앞의 아리따운 여자 사람이 슬슬 위스키에 대한 관심을 보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위스키라 하면 아빠가 집 안 장식장에 애지중지 보관하거나 아저씨들이 변태처럼 룸싸롱 가서 먹는 술 이라고 생각하던 그녀가... 


오늘 처음 만난 너님이 앞에서 완전 시크하게 화려한 말빨과 쥑이는 외모로 위스키를 마시는 그 모습을 보며 어찌 호기심을 보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안다... 이거 다 꿈이다. 그래도 계속 가자. 이미 여기까지 왔잖는가. 아무튼 너님 앞에 앉은 여자 사람은 위스키에 거부감이 있다. 독하고 센 술이라는 그 마쵸적인 술에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는 그녀에게 넌지시 바텐더를 불러 하이볼을 한 잔 선물하자.  


하이볼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이다. 사실 칵테일이라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단순한 술이다. 그냥 위스키에다가 탄산수를 섞은, 뭐 그런 거다. 근데 요게 매력있다. 달지도 않고 고소한데 시원하기까지 하고 마시면 알딸딸해지는 게 좋다~~ 특히 더운 여름 저녁엔 이만한 녀석이 또 없다. 




안주 

자, 그럼 이쯤 되면 안주가 궁금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술 보단 안주가 중요하다. 술은 거들 뿐~~ 그런데 어떤 안주가 좋을까? 소주엔 삼겹살, 맥주엔 튀김, 와인엔 고기인데... 위스키에는 딱히 떠오르는 안주가 없을  것이다. 있나? 있다면 나도 알려 달라.


앞 부분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그래서 이미 우리는 바에 오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다시 가서 읽어 보라. 대단한 복선이다. 으캬캬캬. 


과일 안주라든가 튀김 등등의 요리는 찔끔찔끔 마시는 위스키에 비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음식이 위스키의 맛과 향을 덮어버린다. 그래서 이럴 때 좋은 것이 쵸콜렛이다. 술을 한 모금하고 입 안에서 충분히 향을 느꼈다면 남아있는 술의 잔향을 살짝 가시게 하기 위해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 때 얇은 다크 쵸콜렛을 조금 먹어 보라. 입 안이 깔끔해진다. 게다가 녹아버리기 때문에 입 안에 이물질도 남지 않는다. 위스키와의 궁합도 아주 좋다. 그 후에 입을 물로 살짝 헹구고 다음 한 모금 마시고 이런 식으로 천천히 해보라. 속에서 '아놔 나 졸라 멋있어!' 이런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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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생긴 쵸콜렛... 어디서 파는 지는 나도 잘 모른다.


이제 천천히 얘기하며 둘이 즐겁게 웃으면서 각자 두 잔 정도의 술을 마셨을 것이다. 앞의 여자 사람은 점점 더 아름다워 보이고... 


지금이 나갈 때다. 나갈 때 수고하신 바텐더님께 격려의 의미로 엉덩이를 그랩 해 드린다. 요즘 사회의 덕망이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 새로 생긴 예의범절이니 우리도 슬며시 따라해서 바텐더님께 위스키를 대접해 준 감사의 인사를 드리자. 


과음은 다음 날 너님의 주머니를 메롱으로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위스키를 굳이 취하게 마시고 싶다면 집에가는 길에 캡틴큐 한 병 사서 들어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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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이 상큼해진다!! 


자 여기까지다. 다시 한 번 얘기한다. 위스키도 술이고 종류도 다양하다. 그만큼 마시는 법도 각양각색이고 즐기는 것도 천차만별이다. 


정도는 없다. 다만 알고 마시면 그 즐거움이 배가됨과 동시에 주머니는 비게 되는 그런 마법의 물약이니 여자 사람 앞에서 후까시 잡을 용도로 너무 많이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하겠다. 물론 너님의 얼굴이 원빈이라면 길바닥에 앉아서 깡소주를 까고 있어도 바에 앉아 분위기를 잡고 있는 김어준 보다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럼 이제 살포시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들여다 보자. 그리고 주저말고 미리 괜찮은 바를 물색하러 나가보자. 그럼 다들 졸라 성공해서 이 더없이 평화로워서 할 꺼 없는 대한민국에서 옆구리에 아리따운 여자 사람 한 분씩 모시고 다니기를...


졸라 화이팅이다!! 

 

다음에는 여자 사람 만나면 무조건 하게 되는 커피 마시기에 대해서 얇고 넓게 접근해 보자.






독투불패 타데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