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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7. 30. 화요일

타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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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까시 좀 잡고 아름다운 여자사람 만나기, 그 아름다운 여정의 세 번째이다. 


인터넷을 보다 보니 남자의 취미에 대한 평가가 있더라. 여기서 우리 다들 솔찍해져 보자. 내 취미의 이미지는 나쁨이고 질은 저급이다. ㅜ.ㅜ


하지만 이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해줄 여친네...를 찾는 것 보단 국정원이 <딴지일보>를 우수 매체로 지정하는 게 더 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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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시 국정원 절.대.시.계.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저 위에 나와 있는 '이미지도 좋고 질도 고급스런' 남자들의 취미를 하나씩 맛이라도 봐두면, 이 험난한 세상 그나마 옆구리는 좀 따땃하게, 주머니는 좀 더 가볍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단 표를 보자... 고급이면서 이미지도 좋은 취미는 악기, 미술, 요리, 패션, 독서다. 두~둥... 그래... 평생 관계 없는 영역들이었을 거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자가 원하면 남자는 한다. 뭐 세상이 그런 거 아니겠는가. 여자 때문에 전쟁도 하는 마당에 뭐 이정도 쯤이야... 


이 중에서 일단 살짝 발만 담그기 조차 어려운 부분이 악기다. 단기간에 마스터 할 수도, 그리고 글로써는 제대로 배울 수도 없다. 연습이 드럽게 많이 필요하지 않은가. 원래 점수 젤 높은 놈이 하기도 힘든 거 당연한 거 아니겠나. 


그래도 나머지는 그럭저럭 할 수 있지 않겠나? 



미술부터 시작하자.


지난번에 우리는 위숙휘 씨 데리고 술 먹고, 커피 마셨다. 그럼 이제 영화 볼 차례 아닌가? 


하지만 너님은 좀 더 특별한 걸 원하기에 영화는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엔 미술관이다. 갑자기 뷁스페이스 누르고 싶어도 조금만 참자. 우리는 후까시만 좀 잡으면 된다. 겉만 핥을 꺼다. 할짝 할짝~


그렇다. 미술은 졸~라 어려워 보인다. 봐도 모른다. 그건 너님뿐 아니라 변희재도 모른다. 생각해 보라. 변희재가 서울대 미학과 씩이나 나와서 왜 트윗질이나 하겠나... 자신이 아는 게 없어서 그걸로 돈 벌기 힘드니 트위터로 돈 버는 거다. 트위터로 벌 수는 있나? 


아무튼 저런 졸라 알기 힘든 미술에 대해서 한 방에 똭~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없다. 그래서 후까시 스킬로 사알짝 후까시나 잡아보자. 


일단. 너님은 데이트 약속을 잡고 미술 전시회가 뭐가 있는지 함 인터넷을 디벼본다. 그러다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시크릿 뮤지엄'이라는 전시회를 하나 봤다.(9월 22일까지라고 한다)


'어라 제목도 멋있는데 얼핏 보니 많이 봤던 그림들이 있다.' 오호라. 이거 좋다. 자 이제 내용을 대충 훑어보니까 '서양미술의 명화들을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여 감상하는 전시회' 뭐 대충 이런 컨셉이다. 오호 미술은 몰라도 디지털 장비들은 덕후님들의 친정 같은 거 아닌가. ㅇㅋ 좋다.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아서 무슨 그림이 왔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가서 같이 보다 보면 너님의 얇팍한 지식을 뽐낼 시간은 어차피 많지 않다. 


나니아 미술사 연대기


얼추 보니까 렘브란트도 있고 고흐, 모네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디선가 이름은 한 번씩 들어봤다. 아싸! 근데 문제는 정작 그들이 뭘 그렸는지 모른다는 ㅜ.ㅜ 


괜찮다. 어차피 가면 그림 옆에 이름이 써 있을 것 아닌가. 겁먹지 말자. 여기서 몇 가지만 기억하면 너님의 이빨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거시다. 


고딕-르네상스-바로크-신고전주의-인상파


뭐 다 안다고? 그럼 하나 더 간다. 


고딕 1200-1400, 르네상스 1400-1600, 바로크 1600-1800, 신고전주의 1700년대 후반, 인상파 1800년대 후반 


대략 이 정도 외워주자. 여기서 좀 안다는 사람들 눈치 깐다. 저거 연대도 불분명하고 빠진 것도 많다고. 안다. 그렇다고 너님들 여기서 머리 싸매고 공부할 꺼 아니자나. 


그럼 그림 예시를 보면서 보자. 일단 고딕은 금박이 많다. 그리고 못그렸다. 얼굴이 이상한 녹색이다. 내용이 다 성경 내용이다. 이 정도는 최소한 꼭 기억하자. 그럼 얼추 고딕 그림은 분간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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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부에 1280년경


르네상스에 오면 뭐니뭐니 해도 그림에 투시가 있다. 살색도 살색이 됐다. 그림을 잘 그린다. 우린 생각 보다 살면서 이 시대의 그림을 많이 봤고 화가 이름도 많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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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쵸 14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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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1511년


바로크가 되면 그림이 어두워지고 조명이 강해진다. 인물들의 표정이 더 리얼해진다. 그림을 졸~라 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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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166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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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치오 1606년


신고전주의로 가보자. 어라, 다시 그림이 밝아진다. 르네상스와 잘 분간이 안 간다. 대부분 주제가 그리스 로마 신화적이다. 사실적인듯 보이나 굉장히 딱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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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1784년 


인상파로 오면 이제 확실히 보인다. 그림이 소위 말하는 사실적인 것과 관계가 멀다. 그렇다고 피카소처럼 막 나가지는 않는다. 색들이 부들부들 해지고 형태가 막 뚜렷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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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1899


이정도이다. 이제 너님들은 대충 그림을 보면 언제적 그림인지 껴 맞출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후까시 잡지 말라. 이는 정말 축약해 놓은 것으로 조금만 아는 사람 앞에 가면 그냥 뽀록난다. 너 앞의 여자사람이 쬐끔, 아주 쬐끔이라도 미술에 지식이 있는 듯 하면 그냥 갑자기 배가 아픈 척을 하고 집에 가자. 


아무튼 그래도 현대미술 이전 대부분의 미술을 너님들은 이미 섭렵했다. 어때? 어렵지 않지? 이런 식이다. 


서양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편적으로 본 그림들과 시대들이 뒤죽박죽 되어서 머리 속이 그냥 뽀송뽀송해지기 때문일 거다. 


사실 이렇게 적어 놓고 위로해 봤자 위의 예시들은 예외가 졸~라 많다. 그 시대의 유행을 안 따라가는 그런 넘들이 같은 시대에도 이상한 그림을 졸라게 그린다. 그래도 대충이지만 머리에 넣어놓자. 다 도움이 된다. 


그림의 해석


자, 이제 그림이 언제 그려졌는지 대충 봤다. 근데 뭘 그린 것인지 뭐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여자사람 앞에서 한 마디라도 할 수 있다 하겠다. 


일단 그림에는 도상이라는 게 있다. 유식해 보이게 영어로 Iconography라고 한다. 말 그대로 그림으로 만든 아이콘이다. 왜 <다빈치 코드>에서 보면 주인공이 도상학 전문가로 나와서 막 숨어있는 거 찾지 않는가? 다 개뻥이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거 아니다.<--물론 이것도 뻥이다. 


예를 들어 파란 옷을 입은 여자가 발가벗은 갓난 애기를 품에 안고 있다. 뭔가? 그래, 마리아와 예수다. 웬 남자가 십자가에 벌거벗고 매달려 있다. 음 십자가, 벗은 남자... 그래, 예수다. 


뭐 대충 이런 식이다. 물론 쉽지 않다. 참고로 도서관가서 영어 원서 찾아보면 마리아에 대한 도상학만 나와 있는 사전이 너님 팔뚝만한 두께로 8권이다. ㅡ.ㅡ...(요런 멘트야. 후까시 잡을 땐 이런 멘트를 날려. 있어 보이자나) 아무튼 이 분야는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참고로 저 위에 쟈크 루이스 다비드의 <호타리우스 형제의 맹세>라는 그림을 예시로 들어보자. 이 그림은 저 위에 언급한 전시회에도 물론 전시되어 있다. 가서 아는 척 하기 딱 좋다. 


일단 복장을 보자. 로마시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파르타쿠스 뭐 대충 이런 데에 나오는 신발이랑 비슷하지 않나? 대충 그 시대다. 투구도 그렇고. 그 앞에 늙은 남자가 칼 세 자루를 젊은 놈들에게 줄라고 하고 있다. 그럼 이건 호타리우스 형제와 그의 아버지다. 로마시대에 나오는 이야기다. 나라에 전쟁이 나자 막 뛰쳐 나가 나라를 지키고 싶어서 "와우 아부지 나 전쟁 나갈래유~" 뭐 이런 상황이다. 도상학이 이런 거다. 그림에 그려진 걸로 뭘 그렸는지 알 수 있는 것. 


예를 들어서 왜 어느 나라든 법원 앞에 가면 눈을 가리고 저울을 든 여자가 있지 않는가? 유스티치아다. 영어 저스티스의 어원이 되는... 그 여인이 유스티치아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게 눈을 가린 천과 손에 든 저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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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충 이해가 막 가지 않는가? 이제 웬만한 그림 보면 뭔지 다 알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막 들지않나? 아님 말구다. 


그럼 도상법을 이해하면 끝나는가? 아니다. 도상법을 바탕으로 그 당시의 그림이 그려진 배경과 시대에 대한 해석을 하는 것. 이것이 끝나는 거다. 이 뭔 멍멍이 같은 소리냐?


위의 그림은 아들들이 애국을 위해 '아부지 나 전쟁 나갈래유'가 그 내용이라 하지 않았나? 그 아부지 뒤에 마눌들이 쳐 울고 있는데, 이런 나쁜XX들 어찌 여자를 울려! 아무튼 마눌이 울어도 지 죽으러 간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애잔하다.(우리도 우는 엄마와 아직 만나지 못한 여친을 두고 다 군대 갔잖나) 그럼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를 보자. 어라? 로마시대가 아니다. 그렇다. 이태리 로마도 아니고 프랑스에서 1784년에 그려졌다. 왜? 사람들의 애국심을 구걸하기 위해서 지 스스로 태양왕이라 칭하던 루이 16세가 다비드에게 이런 아름다우면서도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 것이다. 


당시에 왕의 권위가 많이 내려가긴 했나 보다. 애국심도 사라지고... 이를 보면 요즘 젊은 것들이 생각나지 않으시나? 어른들이 말하자나, 요즘 것들은 애국심이 X도 없어서 종북 좌빨이라고... 아니 이런!! 젊은 것들이 애국심을 잃으면 왕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니 이런 논리적인 현상이... 아싸~


아무튼 위처럼 도상법을 바탕으로 당시의 시대와 상황 배경 등을 총체적으로 이해 하는 것을 도상학 혹은 도상해석학 (iconology)라고 한다. 으아... 이제 너님도 여자사람 앞에서 후까시 좀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나? 


여기서 바로 문제가 발생한다. 미술을 설명하는 블로그나 사이트, 책 등등은 졸라게 많은데 도상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이 도상 해석학만 밑에 뚝 써있는 것 같은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것들이 누굴 천재로 아나?(들켰나?) 그런 글들을 보니까 모든 정보를 단편적으로만 받아들이고 미술은 결국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학문이 되 버리고 만거다. 


예를 들어 이런 글 많이 보지 않았나? '그 깊은 어두운 푸름 속에 인간의 내면의 아픔과 작가의 살아생전의 고통이 거친 붓터치를 통해서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순간 난 눈물을 안 흘릴 수 없었다' 는 이런 개소리... 뭐 나 보고 어쩌라고 ? 저게 설명이야? 감상문이야? 뭐 이딴... 좀 쉽게 쉽게 설명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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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감성이 들어가는 분야가 맞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작가의 감성이 왜곡될 수 있다. 


자, 지금까지 미술관에 가서 미술 작품을 보며 대충 시대를 나누고, 뭘 그렸는지 해석하고, 그를 바탕으로 그림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너님 이제 미술 전문가!!

 

......가 아니라 뭔 얘기인지 하나도 이해 안 되는 게 당연한 사람도 있다. 당연한 거다. 고급에 이미지 좋은 취미 얻기란 쉽지 않다. 괜히 사람들이 학문까지 만들었겠나. ㅆㅂ 어려운 건 어려운 거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다.  


아무튼 요 정도 알고 미술관 가서 여자사람 앞에서 후까시 함 잡아보자. 말했잖나... 깊이 들어가지 말고 겉만 할짝할짝 해야지 후까시 잡을 수 있는 거다. 깊이 들어가면 너님은 여자 만나려다 진중권처럼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자. 


※예술의 전당 전시회를 인터넷으로 보니까 순서가 시간상으로 나열된 게 아니라 주제별로 나뉘어 진 것 같더라. 

너님들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 했지만 여자사람 앞에서 진짜로 후까시 잡고 싶으면 내가 쓴 이상한 거 읽지 말고 미리 한 번 가서 공개 가이드 한 번 받고, 그리고 다시 가시라... 난 저기 뭐가 전시되어 있는지도 잘 모른다. 


앞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미술작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척 할 수 있게 하는 비기들이 들어있으나 이는 소위 말하는 옛날 미술품들이다. 그렇다. 유럽 유수 미술관에나 가야 봄직한 그림들이므로 한국에서 접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는 작품들이다. 혹시 모른다. 건희 횽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면 가지고 있나 물어보라. 저런 거 한두 개 쯤은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아무튼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는 그림들이라는 거(꼭 그림이 아니라 미술품 전체로) 대부분은 현대미술이다. 너님이 아무리 앞에 내용 읽어 보고 여자사람 앞에 가서 후까시 좀 잡아 볼라고 해도 아는 척 할 게 쥐뿔도 없단 소리다. 열심히 읽었다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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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런 상황이다. 눈뜬 봉사?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현대미술을 좀 디비봐야 한다. 저번에 대충 인상파까지 얘기했으니 그 다음부터 이어가도록 하자.


참 인상파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해보자. 인상파 그림, 즉 고흐, 고갱 뭐 이런 사람들을 보면 그전까지 잘 그리던 선배 화가들을 개무시하고 갑자기 그림을 못그리기 시작한다. 왜 일까? 르네상스, 바로크 이런 시대를 거치며 어떻게 하면 더 잘 그릴까를 연구하던 화가들이 갑자기 단체로 미쳐버렸나? 그들의 그림을 보면 진짜 잘 그렸는데 갑자기 그 아까운 기술을 다 버리고 갑자기 지멋대로 그리기 시작한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우리 눈엔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그림들을... 


그래, 짐작했겠지만 사진의 발명이다. 사람이 아무리 손으로 똑같이 그릴려고 해봐야 사진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래서 화가들이 이제 '사진은 이런 거 없지?' 이러면서 감성팔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감성팔이, 그래 아이폰 보다 화가가 먼저 시작한 것이므로 잡스옹 너 고소~ 


그런 시기를 거치던 중에 프랑스에 세잔이라는 화가가 튀어 나왔다. 집도 잘 살고 뭐 별로 부족할 것 없이 미술을 하다보니 재미가 없었나 보다. 부유한 아버지가 미술에 반대하기도 했으니 급 삐뚤어졌을 수도 있다. 그는 그로 인해 그림을 제멋대로 그리기 시작한다. 당연히 사람들에게 인정은 못 받았다. 그 전까지는 인상파 화가들이 똑같이 그리고 거기에 감성만 넣고 있었는데 세잔이라는 녀석이 나타나서 감성은 개뿔~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그렇게 그릴꺼야'라는 식의 그림을 그린다. 색도 형태도 다 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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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봐라! 삐뚤 빼뚤 알록 달록


이쯤 되니까! 후대 화가들은 더 튀어야 한다. 그래서 갑자기 피카소가 튀 나오고 마티스가 튀 나온다. 피카소는 형태를 지멋대로, 마티스는 색깔을 지멋대로 그리면서 이름을 붙인다. 난 형태를 딱딱하게 만들었으니까 큐비즘 -피카소-, 난 색체를 야수처럼 칠하니까 야수파 -마티스-. 


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그쯤부터는 갑자기 너도 나도 '튀자 병'에 걸린 중2들 처럼 변해간다. 갑자기 여기 조금 저기 조금씩 모여서 파를 만들고 튀기 위한 행동들을 막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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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연도랑 같이 보자 졸라 복잡하다. 


이제 막 표현주의, 다다이즘, 구조주의, 미래파, 바우하우스 이런 애들이 막 나온다. 정신이 없어진다. 그리고  지들이 정치인들처럼 막 강령을 만들고 '우리를 따르라!!'를 외친다. 근데 어디를 따라야 할 지도 모를 만큼 많아지고, 만들고 없애고 막 이러면서 이상한 그림들을 그려대기 시작한다. 미술뿐 아니라 음악, 문학 등이랑 연개 되어서 막 나간다. 이것들이 완전 사람 정신 없게 만든다. 


이쯤되니까 튀기 위해서 그리는 새로운 그림들도 진부해진다. '표현만 다르지 결국 다들 그림 그리면서 뭐 이렇게 말이 많아'라고 생각 하시나? 그렇다 너님들 같이 생각하는 사람 그 당시에도 있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에잇 나 이제 그림 안 그려!!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 그리긴 그려!!' 뭐 이런 이상한 부류들이 생겨난다. 그 사람들이 일명 추상화를 그리는 사람들이다. 위의 표에 제일 밑에 abstract art 보이나? 이 사람들은 그림을 안 그린다. 그런데 뭔가를 그리긴 한다. 자기들이 그리는 게 뭔지 본인도 모르고 막 그린다. 드디어 감성팔이 끝판왕이 도래했다. 잡스옹 한 번 더 너님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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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현 대한민국의 상황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자 이렇게 위의 사람들이 다 반항적이었다. 다들 사춘기였나 보다. 누가 뭐 하면 '나 너 반대임! 내 꺼가 맞음!' 그럼 다음 놈이 '또 반대!'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 보니까 미술에서만 이런 짓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런 짓을 한다. '어라 우리나라 민주주의임? 그럼 나 반대!', '난 공산주의 갈꺼임!', '너 공산주의 갈꺼임?', '나 그럼 너님의 또 반대로 갈꺼임...', '우린 신문에 광고도 낼 꺼임...', '그럼 우리는 찌라시 만들어 돌릴 꺼임...', '그럼 우린 사람들 앞에서 공연할 꺼임...' 뭐 이딴 식으로 계속 간다. 그래, 단체로 사춘기에 걸렸다. 


그런데 이때 미국 쪽의 이런 반항기 그득한 부류들 중에서 아상한 부류가 나타난다. 걔들이 나타나서 한 마디 한다. "너님들 왜 다들 서로 반대하고 그러삼? 난 찬성할 꺼임... 아메리카 만세 자본주의 만세 오카네 만만세" 이런  애들이 나타난다. 


얘들이 그 유명한 팝 아트 하는 애들이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이런 사람들이 막 나온다. 그러더니 그전까지 미술가들이 가지고 있던 반항적 이미지를 바보로 만들고 '너님들도 좋으면 이쪽으로 와서 같이 오까네 나눠가지셈' 막 이런다. 그런데 여기서 그동안 그렇게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반항하며 자유, 순수, 근원, 열정 등을 외치던 미술가들이 급 조용해지며 하나, 둘씩 오까네를 외치기 시작한다. 작품의 값이 천정부지로 솓는 작가를 부러워하며 다른 쪽으로 튀어 볼려고 노력은 많이 하지만 결국 다들 돈 앞에 조용히 체제에 순응한다. 물론 소수의 반항아들은 이때도 존재했지만 뭐 힘은 크게 없었다. 


그렇다고 자칭 팝 아티스트라고 불리우는 작가들이 다들 돈 앞에 고개 숙인 쓰레기냐? 아니다. 그들은 돈 앞에 수그리는 대신, 그들의 미술품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미술로 만들었다. 즉 체제에 순응하여 자본주의라는 논리를 따르고, 자본주의의 큰 주체인 대중에게 미술을 이해시키려 친숙하고 쉽게 미술을 만들었다.(이 점에 있어선 팝 아트가 처음은 아니지만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낸시랭 생각나는 님들 없는가? 낸시랭 보고 종북 좌빨이라니... 낸시랭은 대중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적어도 미술에 있어서는 친미 오브 친미 아닌가? 티비에 나오고 옷을 훌러덩 훌러덩 벗어제끼는 공산주의자 봤는가?(뭐 아예 없진 않겠다.) 


아무튼 요즘 우리나라에서 낸시랭처럼 돈 잘 벌고 대중적인 미술가 또 어디 있겠나? 그럼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이 분야에서는 엔디 워홀이 나름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여기 찔끔 저기 찔끔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갔다. 그림은 공장이라 칭하는 데서 대량 생산을 했다. 근데 이런 추상화를 보면 논리적으로 깔 수가 없다. 미술이 갈 데까지 가서 그림이 아닌 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을 꼭 화가의 손으로 그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내 눈 앞에 보이는 결과물만 대중이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그게 바로 자본주의다. 그러면서 엔디 워홀이 스스로를 마케팅 하기 시작한다. 이로 촉발된 미술에 있어서의 작가의 마케팅은 가장 최근의 작가에게서 그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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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찍함은 인정해 줄께!! 앙~ 


영국에 'Young british artists'라는 집단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이자 가장 성공적인(이라쓰고 돈을 많이 번 이라고 읽자) 작가가 데미안 허스트이다. 어디서 이름은 한 번씩 들어보지 않았는가? 아니면 말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이 사람은 작품에 마케팅적인 요소를 완벽에 가깝게 녹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일하는 과정을 함 디비보자. 그는 작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어시스턴트를 두고 그들이 작품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저 위에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라는 그룹을 후원하는 영국의 대부호이자 광고 기획자인 찰스 사치가 사들인다. 그의 목록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그의 작품 가격은 오르는데 허스트는 그를 이용해 작품의 가격을 터무니 없는 가격대로 올려버린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이 동이 날까봐 비싸도 사들인다. 마치 명품백을 사듯이.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듯이. 그는 더 비싼 작품을 만든다. 가격은 또 오른다. 오르고 올라 계속 오른다. 따라서 그는 드럽게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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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여사가 소중히 여긴다는 데미안 허스트 작품...

저 상어가 썩어간다는데 리퍼는 받으셨는지 걱정이네... 


이쯤되면 이제 미술은 막장이라 생각 되어진다. 그렇지 않은가? 미술 작품은 이제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시장일뿐 작가의 순수한 가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그럼 저런 작품은 가치가 없는가? 단지 사람들의 허영이 만들어낸 허상인가? 꼭 그렇진 않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디비보면 그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해서 일관된 주제로 작품을 만든다. 다만 판매에 있어서는 다분히 자본주의적 입장을 취한다. 그의 미술 작업도 결국 돈 앞에 나약해지는 인간의 모습이기에 그의 작품은 종종 평가절하 되며 그의 작품이 얼마인지에 대한 이야기만이 미디어에서 다루어 진다.


그에 대한 판단은 너님들 각자가 하는 거다. 어차피 미술은 후대에 평가된다. 고흐를 보라. 살아생전 그림도 못 팔고 쥐뿔도 없이 가난했다는 거 다 알지 않는가? 지금 고흐의 후손과 그의 그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노났지 결국 고흐는 살아생전에 졸~라 찌질하고 불쌍하게 죽어갔잖는가.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에이~ 이런 복잡하고 주제와 상관 없는 얘기는 관두자  아무튼 아무리 미술가들이 깨인 척 잘난 척 해도 그들의 인생 또한 우리 사회 속에 있기에 우리의 눈으로 다 해석이 되어야지 그게 정상인거다. 즉, 무한도전 이해하면 현대미술도 이해할 수 있다는 거다. <--이건 좀 뻥이야~


자, 이쯤되면 20세기부터 지금까지의 현대미술을 정말 표면만 할짝 할짝 해봤다. 


대충은 감이 잡히시나? 아닌가? 노파심에 또 얘기하지만 미술은 깊게 들여다 보기엔 그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제멋대로인 예술가들 덕분에 예외도 많다. 하지만 이정도 대충의 표면적인 내용을 알고 있어야 어디 가서 미술 얘기 나올 때 한 마디라도 끼어들 수 있고 남들 앞에서 후까시도 좀 잡아볼 수 있는 거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건 후까시나 좀 잡기 위한 내용이니까 깊이 들어오지 말라. 요 위의 내용에 더하여 좋아할 만한 작가 한두 명쯤 정해서 이름 외고 다니면 너님은 나름 미술 감상에 취미있는 고급 오빠 스킬을 시전하실 수 있다. 


그럼 나중에 또 보자!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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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런 게 순수~예술이지 뭐~ 






타데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