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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7. 05. 금요일

햄촤








어느새 7월이다. 2013년이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는 얘기다. ‘씨바... 나 여태 뭐했지?’ 하며 자책하는 패턴은 이젠 식상하다. 인생 뭐 있는가? 전세 아니면 월세...가 아니라, 후회해 봤자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7월의 첫째 주말, 좋은 영화를 보시며 복잡한 마음일랑 정리하고 올해 첫날의 그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시길 바라본다. 7월 첫째 주 개봉작들 속을 디비러 한 번 떠나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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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들>

 

간만에 볼만한 한국영화가 나왔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감시자들>이다.

 

황반장이 이끄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 어느 날 그들의 감시망을 완전히 피한 무장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철저한 계획 하에 움직이는 미지의 범죄 조직,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리더 제임스... 영화는 CCTV와 스마트폰 등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는 기기들을 소재로 한껏 활용해 현실감 있는 범죄극을 그려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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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을 이용한 감시라니! 막막 이런 느낌인 건가?

 

<감시자들>의 출연진을 들여다보자. 우선 감시반을 이끄는 냉철한 리더 황반장 역할에는 설경구, 그리고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진 감시반의 신참 하윤주 역할은 한효주가 맡아 연기한다. 거기에 인기그룹 2PM의 멤버 준호가 감시반의 에이스 다람쥐로 출연한다고 하니 그의 팬들은 미리미리 체크!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이름은 바로 정우성이다. 그 이유는 그가 바로 범죄 조직의 보스, 제임스 역할을 맡았기 때문. 정우성이 감시반의 멤버가 아닌 악역을 맡았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데이지>에서 킬러 역할을 맡은 적은 있지만, 정우성의 본격적인 악역 연기는 이번 <감시자들>이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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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만 놓고 보면 왠지 발라드 듀오의 앨범 재킷 이미지 같기도 하고 그러네?

 

이 영화의 감독님이 두 사람이라는 점도 꽤나 흥미롭다. 먼저 <조용한 세상>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바 있는 조의석 감독과, <고고 70>, <김씨 표류기>와 최근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등 다양한 작품에서 촬영을 맡았던 김병서 감독이다. 과연 두 명의 감독의 재능이 합쳐져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낳았을지 기대해 보자.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 한 가지. 영화 평론가 듀나의 리뷰에 따르면, <감시자들>은 유내해 감독의 2007년 作 홍콩영화 <천공의 눈>의 리메이크라고 한다. <흑사회>, <익사일> 등으로 유명한 두기봉 감독 사단의 영화이기도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비교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대요소 : <베를린>, <신세계> 등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적인 범죄 영화가 될 수 있을까?

불안요소 : 무난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다는 평가도 제법 보인다. 선택은 당신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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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레인저>

 

조니 뎁이 돌아왔다. <론 레인저><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의 제작진이 만들어낸 또 한 편의 모험 활극이다. 대신 이번엔 바다를 무대로 한 게 아닌 서부가 배경이며, 조니 뎁의 역할 또한 해적 잭 스패로우가 아닌, 아메리칸 인디언의 악령 헌터 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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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화 못하는 캐릭터는 없다능... ...크큭...

 

톤토는 신비로운 힘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보안관 존을 살려내고, 부활한 존은 검은 가면을 두르고 정의와 복수를 위해 싸우는 론 레인저로 거듭난다. 조니 뎁의 파트너가 된 사나이 론 레인저 역할에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쌍둥이 윙클보스 형제 연기를 감쪽같이 해내고, <백설공주>에서 앤드류 왕자로 출연했던 할리우드의 유망주, 아미 해머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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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모습이 아주 그냥 건치 연예인 상 줘야 할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 <론 레인저><캐리비안의 해적>의 제작진이 그대로 다시 뭉친 작품이기도 하다. 모두가 뜯어 말렸던 <캐리비안의 해적>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이번에도 제작 지휘를 맡았다. 설마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름을 모르는 분들이 계시겠냐마는, 혹시 모르니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자.

 

80년대에는 <플래시 댄스>, <탑 건>, <비버리 힐스 캅>과 같은 영화들을 제작했으며 90년대에는 <나쁜 녀석들>, <더 록>, <콘 에어>, <아마겟돈>같은 주옥 같은 영화들을 제작 지휘한 그는 할리우드 판 미다스의 손이라 불린다. 90년대에는 아예 제리 브룩하이머 표 영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였으니 제작자로서의 그의 역량, 가히 이해가 되시리라. 2000년대 이후에는 안방극장을 사로잡기 위해 <CSI>시리즈를 제작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해적을 소재로 한 영화는 통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를 전 세계에서 인기 높은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놓았으니, 그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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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내로라하는 배우들도 전부 내 친구라능...

 

<론 레인저>1930년대 라디오 방송으로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그래픽노블과 소설로, 50년대에는 여러 번 영화화 되었던 바 있는, 이미 미국에선 인지도 높은 아이템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제리 브룩하이머는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추억이 담긴 <론 레인저>를 영화화 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고, 실행에 옮겼다.


딴6.jpg  50년대에는 대략 이런 분위기였다고 한다.

 

감독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3부작을 연출했던 고어 버빈스키가 참여했다. 최근 그는 서부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느낌의 애니메이션 <랭고>도 연출했던 바 있으니, <론 레인저>의 분위기가 어떨지 미리 엿보고 싶은 분들은 챙겨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론 레인저>의 흥행전선이 마냥 청신호인 것만은 아니다. 당초 25천만 달러로 예상을 초과하는 제작비 덕분에 제작이 중단 되었다 재개되었던 바 있고, 올해 초에는 재촬영 소식이 들리면서 <존 카터> 이후 디즈니 또 하나의 망작이 될 거라는 예측이 돌곤 했다. 현지의 시사회를 통해 들려오는 평가도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오며, 영화를 기대해온 팬들에겐 다소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대요소 :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이 선사하는 서부판 <캐리비안의 해적>.

불안요소 : 잭 스패로우가 나오는 지루한 서부극일 뿐이라는 평도 있다. 기대치를 낮추고 극장에 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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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하우스>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제르망과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의 아내 쟝.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들 부부는 제르망의 학생 중 한 명인 클로드의 작문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제르망은 클로드의 글쓰기 재능을 북돋우기 위해 1:1 교습을 시작하지만, 어느새 작가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클로드의 글에 투영하기 시작한다. 한 편 친구 라파의 집에 기거하던 클로드는 라파와 그의 부모를 자신의 소설 속에 등장시키며 조금씩 그들의 일상에 개입하고, 현실과 이야기의 구분을 흩뜨려 놓는다.

 

<인 더 하우스><8명의 여인>, <타임 투 리브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신작이다.  비록 그의 근작들이 만장일치의 호평은 받지 못했지만, 그의 열세 번째 장편이기도 한 <인 더 하우스>는 프랑스 영화계의 악동이자 천재로 평가 받던 그가 부활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의 호평을 이미 받은 작품이다.

 

<인 더 하우스>에는 오종 감독의 전작인 <현모양처>에서도 주연을 맡은 바 있는 파브리스 루치니, 96<미션 임파서블>에서 사라 역을 맡았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등이 출연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으로 뤼미에르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천재적 작문 재능을 지닌 발칙한 소년 클로드 역의 어니스트 움하우어를 주목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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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루키인 나를 주목하시라...!


 

기대요소 : 창작의 욕망, 예술과 현실의 혼동이 일상에 가져온 파문과 서스펜스.

불안요소 :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들어온 프랑소와 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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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금주에 개봉하는 또 한 편의 프랑스 영화 <빅 픽처>더글러스 케네디의 동명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변호사가 된 폴은 아내 사라가 이웃집 남자이자 뜨내기 사진작가 그렉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을 확인할 의도로 그렉의 집에 찾아간 폴은 그만 충동적으로 그렉을 살해하고... 고민 끝에 그는 그렉의 신분을 갖고 도망쳐 사진작가로서의 제2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최근 국내에도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이 많이 소개되었다. <빅 픽처>는 그의 소설 중에서도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미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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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책이다. 광고 아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 중에는 이미 빤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굳이 영화로 확인할 필요 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 그러나 <빅 픽처>의 제작진이 그 정도 고민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닌 듯하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숱하게 영화화가 시도되었고, 작가 본인마저 두 번이나 시나리오 작업을 거치다가 포기했던 <빅 픽처>의 시나리오는 에릭 라티고 감독과 더글러스 케네디가 의기투합하여 완성해낸 결과물이다.

 

우선 원작소설이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것과 달리, 무대를 프랑스 파리로 옮겨왔다는 점이 소설과의 큰 차이다. 폴이 그렉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도망친 곳도 당연히 달라졌다. 소설 속 몬태나 주 마운틴폴스는 남유럽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로 바뀌었다. 원작을 읽고 상상했던 미국의 풍경은 볼 수 없겠지만, 대신 유럽의 다양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너무 서운해 하진 마시길.

 

달라진 건 배경 뿐만은 아니다. 이야기의 결말 또한 달라졌다고 한다. 원작자가 동의한 또 다른 결말은 과연 어떤 것일지 기대하며 소설을 이미 읽으신 관객들은 원작과의 비교를,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은 관람 후 소설을 읽으며 차이점을 복기하시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되겠다.

 

연출을 맡은 에릭 라티고는 영화보다는 TV시리즈의 연출가로 경력이 오래된 감독이지만, 2006년 작품인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은 그해 숱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인공 폴 역할엔 <스패니쉬 아파트먼트><사랑은 타이핑 중!>등 다양한 영화에서 주조연을 맡았으며 미셸 공드리 감독의 신작 <무드 인디고>에서도 주연을 차지한 로망 뒤리스, 사진가로 제2의 삶을 사는 폴의 상사가 될 앤 다마조 역엔 64<쉘부르의 우산>에서 놀라운 미모를 선보였던 전설적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가 맡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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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나요...?

 


기대요소 : 재미가 검증된 원작, 좋은 배우들. 작가가 인정한 시나리오.

불안요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소설만큼의 재미를 보장할지는 미지수다.

 

 



그 밖에 개봉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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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치 0 3D>

 

배우 출신 풍덕륜 감독의 무협액션. 제목의 타이치는 태극권을 뜻한다. 이연걸이 주연했던 <태극권>과는 큰 연관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예고편만 보면 액션보다는 CG로 만들어진 스펙터클에 더 힘을 기울인 듯하다. 썩 기대는 되지 않는 작품.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평가도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원효초, 안젤라 베이비 등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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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라스트 커맨더>

 

역시 배우 경력이 더 많은 토드 로빈슨 감독의 작품. 냉전시대 말기 소련의 핵잠수함을 이끌던 드미트리 함장과 선원들의 갈등, 그리고 그들이 수행해야 할 임무가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더 록>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으며 <설국열차>에도 출연하는 에드 해리스, <X 파일>시리즈의 멀더 데이비드 듀코브니, <프리즌 브레이크>의 머혼, 윌리엄 피츠너 등 제법 탄탄한 캐스팅의 영화다. <K-19>이나 <U-571>, <크림슨 타이드>등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잠수함 영화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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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슬픈 살인의 기록>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프로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일라이자 우드가 어릴 적 어머니를 잃은 후 여성들에게 집착하는 마네킹 복원가 프랭크를 연기한다. 선한 이미지의 프로도에서 슬픈 사연을 지닌 살인자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그의 모습이 궁금한 관객들이라면, 사실 그의 악역 연기는 <씬 시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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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드>

 

<아바타>샘 워싱턴이 출연한, 셰익스피어의 <맥베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범죄 스릴러. 문제는 이게 2006년 작품이라는 사실... 7년이나 뒤늦게 개봉할 만큼 관람할 가치가 있는 작품일지는 잘 모르겠다. 샘 워싱턴의 팬이라면 주목하시길.

 

금주의 영화, 결정은 하셨는가? 이번 주 개봉작들이 딱히 땡기지 않는다면 한 주 정도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주 개봉작을 기다리는 것도 썩 나쁜 방법은 아니다. 영화 관람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취미생활이긴 하지만, 한 시간 동안 노력해서 번 돈으로 영화 한 편 볼 수 없는 게 또 우리네 형편 아니던가. 한 시간 시급으로 밥도 사 먹고, 또 한 시간 시급으로 극장에서 영화도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7월의 첫째 주 개봉작 소개를 마치고자 한다. 극장이든 집이든 어디로든, 행복해질 수 있는 곳으로 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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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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