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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7은 이어폰 잭을 없앤 그 과감한 ‘용기(courage)’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쥐어 터지고 있다. 한편 한국 삼성전자사의 갤럭시 노트7은 전 세계 곳곳에서 말 그대로 ‘터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대표하는 두 라이벌 브랜드가 빵빵 터지고 있는 이 상황.


소비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어폰 잭이 없는 제품을 살 건지 말 건지, 또는 대대적인 리콜을 감행하는 제품을 살 건지 말 건지만 생각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7년째 대결 구도를 벌이는 안드로이드와 iOS 간의 스마트폰 시장 전체를 볼 때, 특히나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볼 때,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은 제품 그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입방아에 오르는 두 개의 제품이 아니라, 그 상징성의 이면에 있는 의미에 대한 관전 뽀인뜨를 살펴보자. 우선 배경부터 시작한다.



 ⦁ 배경 하나: ‘좋은 성능’ 대결에서 ‘많은 기능’ 대결로


일단 두 7 모델의 현재 모습의 바탕이 되는, 스마트폰 시장 생존전략의 흐름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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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마케팅 포인트는 바로 ‘이 작은 기계에서, 이런 게 된다’였다. 인터넷이 되고,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사진을 찍어 바로 전송하고, 게임을 하고 말이다. PC와 디카로 하던 일을 전화기로 모두 해낼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 조금 버벅이고 느리다는 사실은, 그저 그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양해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모든 게 빨라졌다. 이제 덜 버벅이고, 덜 느렸다. 2초나 기다려야 했던 것을, 1초 만에 할 수 있다. 게으른 현대인들에게 1초의 차이는 엄청났다. 그 다음해에는, 그 모든 걸 0.5초 만에 할 수 있는 모델이 출시됐다. 이 과정에서, 웹사이트와 앱과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도 좀 더 화려한 기능을 선보인다. 결국, 최신 모델을 사지 않으면 최신 컨텐츠를 즐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기계적 성능도, 컨텐츠도, 마냥 계속 더 빨라지고 더 화려해질 수만은 없었다. 0.2초와 0.1초는, 2배의 차이이지만 체감할 수 있는 차이가 미비했다. 바쁜 현대인들은 무조건 화려한 컨텐츠라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컨텐츠 개발사들의 최적화 기술도 함께 발달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한 걸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다면, 그게 쿼드코어든 4메가 램이든 중요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2년이 지난 스마트폰도, 저렴한 보급형 모델도 그럭저럭 쓸만해 졌다. 굳이 돈 백만 원 주고 매년 출시되는 최신 모델에 목숨 걸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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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스마트폰을 계속 팔아야 하는 제조사들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 ‘이 모든 게 가능하다’에서, ‘이 모든 게 엄청 빠르다’를 지나, 그들이 선택한 전략은 ‘심지어 이런 것도 가능하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늬 집엔 이런 거 읎지?’가 된다. 제조사들은 별에 별 기능을 하나둘씩 넣어보기 시작한다. 별게 다 되는 카메라에, 말로 명령을 하고, 시선으로 스크롤하고, 손을 대지 않고도 터치를 하고, 펜을 쓰고, 지문을 인식하고, 신용카드를 대신하고, 3D 터치라는 이름의 새로운 입력, 방수방진 등등.


기본적인 기기 성능에 덧붙여지는, 이런 부가기능이 강조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에 있다. 중국 정부의 선전(Shenzhen, 한국식 발음으로 심천) 경제특구 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제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중국은 전 세계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의 출처가 된다. 결국, 비슷한 성능의 부품을 중국 제조사들은 훨씬 싸게 수급할 수 있게 되고, 마찬가지로 훨씬 싼 가격으로 제조해낼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소위 ‘가성비’ 기준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보급형 기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중국의 막강한 시장 규모는 중국제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켜세운다. 결국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대기업이 지니는 비교우위였던 ‘뛰어난 기본 성능’은 퇴색되고, 중국 제조사에선 따라 할 수 없는 독특한 부가기능의 장벽을 쳐야만 했다.


그중 몇몇은 쓰잘데기 없는 잡기능으로 치부되지만, 또 몇몇은 좋은 반응을 얻는다. 사업 제휴와 라이센스를 통해, 몇몇 기능은 그 브랜드만의 상징성을 지니게 된다. 기본적으로 성능이 더 빨라지는 건 기본으로 깔고서, 이렇게 그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덧붙여가는 것. 그 기능을 쓰기 위해서 그 브랜드를 사게 만드는 것. 바로 7년차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폰과 갤럭시의 생존전략이다. 



 ⦁ 배경 둘 : 갤럭시와 아이폰, 자존심 싸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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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업계에서의 지위는 삼성이 앞서고 있었다. 2007년 애플은 ‘컴퓨터와 mp3플레이어를 팔던 회사’였고,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1위였던 노키아를 맹렬히 추격하던 시기. 당시 업계에서는 ‘그래 봤자 스티브 잡스는 삼성전자의 일개 사업부장 레벨’이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폰 3GS가 등장한 이후에도, 2010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 노키아와 삼성의 싸움판으로, 둘이 합쳐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때,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3.5% 내외에 불과했다.


하지만, 애플 특유의 ‘SW와 HW를 모두’ 만들어 재끼고 1~2개의 모델만을 출시하는 전략적 특성은, 비교적 낮은 시장 점유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과시한다. 물론 이 높은 영업이익률의 배경에는, 조립하청업체에 대한 착취도 포함돼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한다. 아무튼 이 논쟁적인 기업은, 결국 2011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기업이 되어버린다(약 351조 원, 당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약 3배). 이제 더이상, 누구도 애플을 삼성전자의 일개 사업부라 비아냥거릴 수 없게 됐다. 여기서 삼성전자의 자존심에는 커다란 스크래치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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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크래치는 비단 덩치 크기 역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디자인, 마케팅 톤, 주요 기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아이폰의 카피캣 논란을 불러왔고, 전형적인 미투전략으로 평가받았다.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 노키아를 쓰러트린 영광은 그리 오래갈 수 없었다. 


하지만 같은 해 2011년 가을, 삼성전자의 예상치 못한 반격이 시작된다. 애플의 아이폰 4S가, 이제는 지루한 레파토리가 되어버린 ‘혁신은 없었다’ 소리를 듣기 시작한 시기, 삼성전자는 생소한 크기의 5.3인치짜리 갤럭시 노트를 발표한다. 시장의 논쟁은 심화됐다. 갈피를 잃은 삼성전자의 악수라는 평가부터, 애플을 능가하는 진정한 혁신이라는 평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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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갤럭시 노트는, 5인치가 넘는 소위 ‘패블릿(Phone + Tablet의 합성어)’ 계열의 아버지와 같은 지위를 얻으며 매니아층을 낳게 된다. 최초의 5인치 이상 안드로이드 기기는 아닐지언정, 내장된 스타일러스 펜과 갤럭시라는 브랜드의 결합이 지니는 힘은 컸다.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평균적인 스크린 크기는, 갤럭시노트의 출시를 기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며 점점 커져 나가면서, 아이폰 4s, 5, 5의 크기를 ‘작고 답답한’ 것으로 만드는 데에 선두의 역할을 한다. 


경쟁사 제품 까내리기 능력이 탁월한 애플은, 이미 진작에 스티브 잡스 생전에 신랄하게 비판했던 스타일러스 펜의 적용과 넓직한 화면 크기를 비아냥거린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판도는 지속적으로 더 큰 스마트폰을 원하는 분위기로 기울었고, 결국 2014년, 5.5인치의 아이폰 6+를 발표하면서, 3년 만에 애플이 삼성전자의 카피캣질을 했다는 소리를 듣기에 이른다.


물론 이 결과가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전략 덕분인지, 소 뒷걸음질로 쥐 잡은 격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지만, 확실한 건 ‘아이폰4S까지의 크기가 딱좋다’던 애플이 결국 아이폰 5와 6에서 점진적으로 스크린 크기를 키웠다는 사실이다. 혁신을 이끌어가는 애플의 이미지에 큼지막한 스크래치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 구도는 더이상 원조와 카피캣의 구도가 아니었다. 애플페이에 발맞춰 출시된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에는 없는 마그네틱 기능(MST)을 제공했기에 단순 카피캣이라 보기 어려워졌다. 스마트워치는 삼성이 먼저 출시했고, 애플워치의 용두(crown) 방식보다 오히려 갤럭시 기어S의 다이얼방식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갤럭시의 해상도는 아이폰보다 좋았고, 카메라 성능 또한 애플의 약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모바일 VR에서의 플래그쉽인 기어VR이 4번째 버젼을 출시하기까지 애플은 VR에 대한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시장을 이끌어간다는 애플의 상징성이 삼성전자에게 스크래치를 주면서 싸움이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애플도 잔 스크래치를 연달아 입으며 그 상징성을 점점 잃어가는 추세. 애플 입장에서는 갤럭시를 다시금 완전히 따돌리는 약진이 필요했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을 완전히 앞서는 약진이 필요했다. 서로가 서로를 따돌리면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그 상징성을 거머쥐어야 했던, 그런 2016년이었다. 


여기서, 갤럭시가 선공을 한다.



 ⦁ 선공, 그리고 폭발 : 갤럭시 노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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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6에서 갤럭시 노트 7이 발표된다. 그 이전인 2월에 갤럭시S7이 발표되긴 했지만, 이미 시장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최상위 플래그쉽 모델은 노트 시리즈가 된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첫째로, 아무래도 더 큰 화면에서 비롯되는 물리적 공간의 차이는 더 나은 성능과 더 많은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로, 노트7의 발표가 아이폰7의 발표 직전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지위를 갖는다. 


실제로 갤럭시 노트7은 발표와 출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호평을 받는다. 5.7인치의 큰 화면은 전작들에서 보인 곡면 엣지를 기본으로 적용시켰고, 이 큰 화면이 무색하게 5.5인치의 아이폰 6s+ 보다 오히려 기기 크기가 작았으며 훨씬 높은 해상도를 지녔다. 완전한 대칭을 이루는 전후면의 곡면처리는, 갤럭시의 상대적 약점으로 평가받던 디자인마저 높은 점수를 부여받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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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뿐만 아니라 성능과 부가기능 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늘 그렇듯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프로세서와 램이 탑재되는 것은 기본, 종종 빼놓던 외장 메모리 슬롯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더해 IP68 수준의 방수방진, 4096단계로 끌어올린 스타일러스 펜의 필압, 지문 인식에 더해 지문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홍채 인식, 무선충전, 심장박동 인식센서 내장, 화면의 일부를 GIF로 자동생성한다든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메모가 가능하다는 등의 편의기능 등등. 


이런 종합선물세트적 기능 잔치는,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의 디자인과 결합하여, 애플 편향적인 것으로 유명한 리뷰어에게까지 아이폰 6S, 6S+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며 시장의 호평을 받는다. 시장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2주간 100만대 가량으로 추산되는 판매속도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숫자였다. 


그간 유출된 아이폰7의 내용들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한번 붙어볼 만 하다 생각이 들었을 법한 2016년 8월 24일, 일이 터진다. 국내의 한 유명 커뮤니티에 갤럭시 노트7의 폭발사고가 최초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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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게시물만 해도 대중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하필이면 이 첫번째 폭발사고의 사진에, 2011년 삼성전자 폴더폰을 의도적으로 훼손시킨 후 악성 민원을 제기해 구속된 ‘블랙컨슈머’의 조작 사진과 비슷한 무늬의 이불이 있었던 것. 여론이 술렁이고 있던 이때, 연이어 폭발사고들이 발생하고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속속 사고사례가 보도되면서, 삼성전자는 빠른 대응에 들어간다. 


9월 2일, 삼성전자는 전량 리콜을 발표한다.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던 세계적인 전량 리콜 발표는, 그 자체로 이슈가 된다. 하지만 이 대대적인 리콜도 계속 발생하는 폭발 사고를 바로 막을 수는 없었고, 결국 미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는 갤럭시 노트7의 항공기 내 충전을 금지시켰으며, 미국 및 태국 등의 항공사에서는 기내 사용 불가 방침을 내렸다. 


‘가장 앞서나간 스마트폰’이 고작 몇 주 만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기계’로 바뀌어버린 이 상황. 스마트폰 사상 초유의 대대적 리콜과 연이은 폭발사고 및 사용제한 보도가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이때.

아이폰 7이 공개된다. 



 ⦁ 후공, 그리고 냉소 : 아이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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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공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연례행사가 됐다. 아이폰 5 이후, 애플은 매년 9월 둘째 주에 새로운 아이폰을 발표했고, 이번 아이폰 7도 마찬가지로 미국 현지시간 기준 9월 7일에 발표됐다. 아이폰 4 발표 전, 속칭 ‘깻잎 통’ 디자인이 미리 유출되면서 다양한 정보유출 사이트가 유명세를 타게 된 바람에, 새 버젼의 아이폰은 언제나 연이은 유출의 타겟이었다. 결국 대중들은, 공식적인 아이폰 발표에 훨씬 앞서서, 대략적인 디자인과 특성을 미리 알 수 있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아이폰 발표 행사는 언제나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다. 그 이유는, 유출된 정보 중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는지를 알고 싶다는 욕구도 있지만, 유출된 내용 이외에 새로이 발표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어폰 잭’이 정말로 빠지는지, 이런 충격적인 선택에 대한 애플의 대응은 과연 어떤 것일지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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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어폰 잭은 정말로 빠졌다. 닌텐도와의 제휴를 통한 슈퍼마리오 모바일 버젼 발표, 애플 워치의 방수 강화 및 GPS 탑재, 포켓몬고의 애플워치 버젼 발표에 이어 아이폰의 제트블랙(Jet Black)이라는 새로운 피니시의 디자인, 포스터치 형식의 새로운 홈버튼, IP67 방수, 와이드컬러 적용, 새로운 듀얼 카메라의 놀라운 성능 등등, 막상 보니 눈길을 끄는 내용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들은 이어폰 잭이 정말로 빠졌다는 단 하나의 요소에 가려졌다.


애플은 AirPod이라는 새로운 무선 이어셋을 발표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어폰 잭이 빠진 것에 대한 완벽한 대답이 될 수 없었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애플다운 편이성과 간결한 디자인을 자랑했지만, 20만 원이 넘는 고가품이었다. 삼성의 아이콘엑스(IconX)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쟁제품들에 비해 저렴하지도, 기능 면에서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문제는, 이어폰 잭이 제거된다는 루머가 돌던 몇 달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어느 하나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라이트닝-이어폰잭 변환 젠더를 기본으로 넣어준다 한들, 충전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는 없었다. 그것을 위해 별도의 충전 독(dock)을 산다고 해도, 그 충전독에는 반대로 새로운 번들인 라이트닝 이어폰을 끼울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도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이어폰을 양보해야 하는 이 난제에 대해 사람들이 기대한 건 두 가지였다. 애플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답을 내려주거나, 혹은 무선 이어셋을 기본 번들로 주거나. 결과는 둘 다 아니었고, 애플은 자신들의 ‘용기(courage)’를 자찬했다. 사람들은 애플 스스로가 아이폰을 바탕으로 기존 피쳐폰의 저마다 달랐던 이어폰 잭 규격을 3.5파이로 통일시켜냈다는 과거를 떠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용기’에 냉소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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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대로 또 많은 사람들은 아이폰 7의 새로운 디자인과 여러 가지 기능들에 만족감을 표시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야이~ㅎㅎ 그래서 안 살 거야?’는 분명히 다수의 대중들에게 통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서 이어폰 잭이 빠지고 라이트닝 젠더를 쓰는 것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불편하냐의 문제도 아니고, 아이폰7의 새로운 기능들이 그 불편함을 매꿀 수 있냐의 문제도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어폰잭이 빠졌다는 이 사실이, 아이폰7의 다른 모든 이슈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두 거인의 싸움에 모두가 숨죽여 바라보던 중, 두 거인 모두가 시작부터 휘청거리며 큰 부상을 입고 무대에 전장에 올랐다. 어쨌든, 시장에 제품이 풀리면, 결과적으로 둘 중 하나는 더 많이 팔리게 될게다. 그리고 그 많이 팔린 하나에 대해, 여론은 ‘승리’라는 이름을 붙이겠다.


하지만 이 싸움은, 단지 그렇게만 볼 문제가 아니다. 그럼 어떻게 볼 문제인지, A4 5장을 넘기고야만, 이 길고 긴 밑밥을 한번 회수해보자. 이면에 숨어있는 관전 뽀인뜨다.



 ⦁ 뽀인뜨 하나 : 노트7, 위기를 기회로 이끈 흑기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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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품의 폭발사고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갤럭시 S2 부터 6까지 폭발사고가 보도된 바 있다. 물론 이건 삼성전자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다. 아이폰 및 기타 등등 제조사 제품들도, 충전 중 폭발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 폭발 사례와 이번 노트7 폭발 사고는 결이 다르다. 출시 몇 달 후 일어난 한 번의 사고와, 시장에 풀리자마자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는 의미가 다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측에서 곧바로 리콜을 발표하면서, 노트7의 기기 자체에 결함이 있음은 분명해졌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러한 결함이 삼성전자의 고질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의 배터리 사고는 삼성의 제품이 타사 제품에 비해 더 잦았다고 보기 어렵다. 삼성의 깐깐한 검수 체계는 업계에서 유명한 편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군에서도, 국내외에서 제법 튼튼한 편이라는 이미지를 쌓아 올려왔다. 
 
말하자면 노트 7의 이러한 결함은, 나름대로 이례적인 상황인 셈이다. 이런 이례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몇 년 동안 꾸준히 해온 무언가를 뒤집어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즉, 앞으로 몇 주간의 노트7 리콜이 진행되는 경과는, 지금까지 7년간 갤럭시라는 브랜드가 쌓아온 것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수도, 한 번에 끌어 올릴 수도 있는 셈이다. 


우선, 재빠르게 전량 리콜을 결정한 것 자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그럭저럭 좋은 편이다. 소비자들은 몇몇 자동차 회사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자사 제품의 문제를 은폐하고 발뺌했던 역사를 이미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 대해 정답을 비교적 빠르게 찾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자갈밭 길은 이제부터라고 볼 수 있겠다. 일단 리콜이라는 결정에 대한 실행이 문제다. 세계 각 나라마다 휴대폰의 유통 구조는 다르다. 특히 국내처럼 전자기기 매장이 아닌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사야 하는 특이한 구조에서는, 대리점 입장에서 백 원 하나 떨어지지 않을 리콜 절차를 대행해주길 달가워할 리 없다. 문제가 없음이 확실한 새 기기를 받기 전까지 대여를 해준다고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짧은 시간 동안 앱과 주소록 등등을 백업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해야 하는 이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이 과정에서 삐끗하면, 리콜이 아니라 환불이 연이어질 수 있다. 


어찌저찌 리콜이 잘 진행된다고 해도, 그 많은 기계를 짧은 시간 내에 다시 찍어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무리한 일정이 사고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논평이 여러 언론사에서 나오는 판국에, 또다시 무리한 일정으로 새 제품을 양산하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비교적 신속하게 안전한 제품이 양산된다 해도, 그 제품들은 일단 기존 소비자에게 돌아갈 뿐, 새로 사려는 소비자들은 그만큼 더 기다려야만 한다. 


게다가, 이미 ‘폭발하는 폰’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버린 것도 발목을 잡는다. 아무리 엄정한 검수를 거쳐 출시된다 한들, 이 이미지를 완전히 떨치지 못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긴 어려울 테고, 혹시라도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기기마저 문제가 생기거나, 그저 통상적인 수준의 사용자 과실로 인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는 다시 한 번 급속히 냉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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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난관을 모두 뛰어넘고서 갤럭시 노트7이 역대 가장 많이 팔린 폰의 자리에 오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옳겠다. 상식적으로, 문제 원인을 해결하고 새로 제품을 만들어서, 리콜 대상 소비자 전원에게 새 제품을 안겨주고 나서,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팔 제품의 물량을 확보할 때쯤이면, 이미 슬슬 갤럭시 S8의 출시가 다가올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비관적인 상황에서 노트7에게는 나름의 자산이 남아있다. 첫 번째 폭발사고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분명 노트7은 갤럭시 역사상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이었다. 현재로써는 그에 버금가는 성능과 부가기능을 갖춘 경쟁품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 즉, 노트7은 나가리라 할지라도 당분간 노트7보다 더 나은 안드로이드 폰이 출시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트7을 구매했다가, 이번 사태를 보고 리콜이 아닌 환불을 선택한 소비자가 있다고 치자. 현존하는 최고의 안드로이드 폰을 사겠다는 마음으로 선뜻 냈던 돈 백만 원이 다시 내 손아귀에 들어왔을 때, 마땅히 그 돈을 다시 내밀 대안이 없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노트7이 만들어낸 성과인 셈이다. 정말로 대안이 없다면, 지금으로써 그 소비자가 하게 될 선택은, 어설픈 폰에 그 돈을 내고 1~20만 원을 남기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당장 쓸 만만한 폰을 사서 돈을 아낀 후, 조만간 더 좋아질 갤럭시의 다음 모델을 기다리는 것이겠다. 


노트7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은 바로 이것이다. 소비자가 갤럭시의 다음 모델을 기약하게 만드는 것.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새로 생산된 제품들이 얼마 팔리지 않더라도, 그 사용자로부터 ‘이렇게 좋은 폰이었는데…’라는 평가를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궁극적으로 노트7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몇 달 후 ‘폭발 문제만 아니었다면 아이폰7보다 늦게 출시했더라도 이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겠다. 그러한 반응은 숫자상으로는 패배이지만 내용상 승리인 셈이고, 곧이어 갤럭시의 다음 모델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판매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커다란 무기가 될 것이다.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가 해야 하는 건, ‘괘씸하지 않게’ 하는 것이겠다. 최대한 나이스하게, 그래서 떠나가는 사람이 오히려 아쉬운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 다른 폰을 쓰는 내내 노트7이 생각날 수 있게 말이다.

노트7의 리콜은 비교적 발 빠르게 진행되어, 벌써 이번 주부터 일부 매장에서는 안전한 새 기기로 교환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물론 아직 공급량이 빠듯한지, 색상까지 맞추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삼성이 아무리 나이스하게 해낸다 한들,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 뽀인뜨 둘 : 아이폰7, 그 용기는 얼마나 치밀했는가


이제 며칠 후면 아이폰7이 시장에 풀린다. 그러면 노트7의 리콜 과정에 대한 언론보도는 금새 자취를 감추고, ‘아이폰7, 실제로 써보니’라는 류의 기사가 도배될 거다. 이 기사의 내용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이어폰잭을 빼버린 그 용기가 치밀한 계산에 의해 올바르게 선택된 전략이었는지, 사상 초유의 헛발질이었는지가 가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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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실제로, 다양한 제품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왔다. 그 중 일부는 망하고, 일부는 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USB를 쓸 때 파이어와이어(FireWire, IEEE1394)를 밀어봤으나, 몇 년 만에 꼬리를 내렸다. 버튼 하나 없는 mp3플레이어는, 곧바로 다음모델에서 다시 버튼을 달고 등장했다. 하지만 주력 컴퓨터 모델에 씨디롬을 빼버린 건, 곧이어 시장의 유행이 되기도 했다. 


출시하는 모델이 제한적인 애플의 전략은, 필연적으로 모든 모델에 어느 정도의 실험을 감행해야 한다는 숙명을 낳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애플 제품은 절대 1세대를 사서는 안 된다’는 말이 격언처럼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다. 아이폰은 애플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고,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도, 하루 종일 붙들고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사용 패턴에 따라 아이폰의 이어폰잭은 어떤 사람에겐 아이폰 스피커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부품일지도 모른다. 그 이어폰 잭이 빠지는 건, 길어봐야 일 년에 몇 시간도 사용 안 할 씨디롬을 뺀 것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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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어폰잭이 없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막상 잭이 없어졌을 때 얼마나 불편할지 가늠할 수 없다. 아이폰 7이 출시된 이후에야, ‘막상 별로 안 불편함’이라는 의견과 ‘졸라 불편해서 환불해야겠음’이라는 의견의 수가 파악될 것이고, 그 수를 바탕으로 해야 이번 애플의 용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과연 얼마나 불편할 것이며, 그 불편함은 다른 기능적 향상과 비교해서 어떤 크기 관계를 지닐 것인가. 애플의 전략이 성공적이라면 자연스럽게 아이폰7과 7+의 판매량이 기존 6s 및 6s+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결과로 이어지겠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다. 아이폰7의 판매량과 별개로, 과연 아이폰7의 사용자들이 이 불편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양상이다. 


나름 냉정하게 예측해본다면, 아이폰7은 이어폰 잭 하나 빠진 것 때문에 아이폰6s에 비해 턱없이 적게 팔리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알다시피 애플 제품은 충성도가 높고 재구매율이 높다. 라이트닝 이어폰을 안 주면 몰라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그냥 또 아이폰을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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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어쨌든 안 하던 짓을 해야 하니까 불편하긴 할 것이고, 이 어느 정도의 불편함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의 문제다. 이 반응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서드파티 악세사리로 잡다한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충전을 하면서도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젠더나, 좀 더 간편하게 일반 이어폰 잭을 라이트닝으로 전환시켜주는 젠더, 또는 이어폰잭을 만들어주는 아이폰 케이스 등등. 이런 잡다구리한 악세사리의 판매량이 AirPod의 판매량보다 높다면, 애플은 사실상 실패한 셈이고,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인질로 잡은 셈이 된다. 이 시나리오라면 아이폰8에 이어폰잭이 복귀할 수도 있고, 아이폰 기본 번들 이어폰과 변환젠더가 이 잡다구리한 악세사리를 모방한 형태로 바뀔 수도 있다. 이 경우, 애플의 완전한 판단 미스가 공식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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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아이폰 사용자 중 무선 이어폰의 사용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 이어폰이 AirPod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서드파티 시장에서 아이폰을 타겟으로 몇만 원짜리 저가형 무선 이어폰을 출시하고, 그들 중에 놀라운 히트작이 나온다 해도 애플은 환영할 일이다. 이렇게 무선 이어폰이 보급되고, 무선 이어폰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활성화되면서, 유선 이어폰이 마치 씨디롬과 같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다면, 아마도 슬슬 다른 스마트폰들도 함께 이어폰 잭을 빼기 시작할 게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대를 열어 재낀 선구자가 되고, 삼성전자에게 받았던 스크래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는 아무리 나이스하게 소비자들을 보내준다 한들 다음 기회를 기약할 여지를 잃는다. 서점의 수많은 처세술 책들이 팀쿡을 찬양할거고, 애플의 ‘용기’가 이 시대의 키워드가 될거다. 


아이폰 7이 일부 국가에 출시된 지금, 매장 앞 줄서기는 여전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6s 시절보다 반응이 좋다고 하고, 이 것이 제품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프로모션 덕분이라는 반응도 있다. 결과적인 판매량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겠지만, 결국 다음 모델에서 이어폰 잭이 돌아온다면 애플의 ‘용기’는 또 한 번의 큰 생채기를 입는 꼴이다. 반대로 무선 이어폰의 시대를 열어 재낀다면, 애플은 다시 한 번 시장 판도를 바꾼 혁신의 이미지를 입는다. 



 ⦁ 마무리 


이번 싸움은 시작부터가 드라마틱하다. 한쪽은 역대급의 비아냥을 들으며 전장에 나섰고, 한쪽은 그 화려한 등장과 동시에 크나큰 스캔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본게임의 양상도 다르다. 아이폰7의 경우 이미 정해져 있을 답을 기다리는 거라면, 노트7의 싸움은 사실상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항간에는 미국 정부가 아이폰7을 염두하고 노트7에 대해 극단적인 조치를 내린다고 평하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삼성의 리콜 정책을, 소비자의 안전을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비평과 비판은, 물론 일리 있는 말일 수도 있지만, 실제 이 싸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미국 정부의 조치가 어쨌든, 삼성이 언론 플레이를 어떻게 하든, 노트7은 아직 재출시할 물량이 빠듯하다. 미국 정부가 아니라 UN 에서 무슨 짓을 한들, 어차피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7에는 이어폰 잭이 없다. 


지금으로써는 이 싸움의 최종적 승자가 누가 될지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건, 누가 이기든 간에 이긴 쪽은 당분간 스마트폰 시장의 단독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되겠다.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포인트는, 


이 싸움은 둘 다 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 시나리오가, 제일 재밌는 시나리오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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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심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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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