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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직전. 나(를 비롯한 비슷한 직종에 있는 이들)는 대대적인,


‘기자 세일 페스타’


를 기획·실행했다.


“그래, 마지막이니까 먹고 싶었던 것들 확 먹어라!”


라는 외침이자 선언이랄까? 언론에선 9월 내내 ‘영란세트’를 말하고,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굴비가 2마리이고, 한우 농가는 피해를 입을 거라 떠들었다. <시사인> 고재열 기자는 김영란법을 말하며,


“그동안 마이 먹었다. 이제 고만 먹어라.”


라며 기자들을 타박했다. 고재열 기자의 글을 본 주니어 한 명이 기가 찼는지(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진 모르겠지만), 회사 인트라넷에 고재열 기자의 글을 복사해 올렸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팀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좀 더 신랄하게 표현한다면,


“조까”


였다. 고재열 기자의 말처럼 기자들이 김영란법을 지켜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내 10여년의 경력은 날 그 자리에 멈춰 세웠다(관성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 새끼들은 늘 그렇듯이 방법을 생각해 낼 거고, 우리는 뜯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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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어떻게든 둘레 밖을 나가고 말 테니까?



견학(見學)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직전은 정신이 없었다. 때마침 맞물린 중국 국경절 특수 때문에 몇 개의 홍보 마케팅 기획을 돌려야 했고, 직원들은 서울 시내 면세점과 직영 매장으로 파견을 보내야 했다. 대행사 쪽도 마케팅 예산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오너의 생각을 넌지시 건네자 발바닥 깔창에 곰팡이가 필 정도로 야근을 하며 내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


(미안하게도, 마케팅 예산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내가 핸들링 하는 대행사 중에서 1/3은 나가 떨어 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 바쁜 와중에 대행사 부장 한 명이 연락이 왔다.


“팀장님, 김영란 법 시행되기 전에 이벤트 하나 해야 할 거 같은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해야 할까요?”
“괜히 꼬투리 잡히면 뒤끝 더 작렬할 겁니다.”
“다른 쪽은 어떻습니까?”


(다른 업체들 분위기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괜히 우리만 중뿔나게 나섰다간 업계 전체에 욕을 먹을 수도 있기에 말이다)


“다들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긴 그 나물에 그 밥이니까)


“휴, 그래요. 그럼 제2공장 견학 핑계로 이벤트 하나 준비하죠? 김영란법이 얼마나 활약할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눈치 보겠죠? 약 한 번 칩시다.”
“예, 알겠습니다.”


김영란법 기념 이벤트라고 해야 할까? 최소한 한 달은 기자들도 잠잠할 것이고, 서로 눈치 보느라 대놓고 뭘 ‘요구’하지는 않을 거란 소박한 바람. 그들의 ‘욕망’을 당분간 잠재워야 할 거란 어떤 ‘의무감’이 작용한 덕분인지, 우리 회사의 제2공장 견학 이벤트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자 세일 페스타’가 됐다.


“개새끼들, 한동안 못 먹을 테니 실컷 쳐 먹어라.”


제2공장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한정식 집에서 기자 30여 명을 불러 진탕 ‘먹였다’. 소위 말하는 ‘대리비’도 넉넉히 뿌렸고, 승진 연차가 된 몇몇 일간지 차장급 기자들에게는 그들의 실적을 위해 광고도 시원하게 쏴 줬다.


솔직히 말할까? 그들이 맛있다며 먹는(요즘 가장 핫한 맛 칼럼니스트가 추천한) 수란을 보면서,


‘제발 앞으로는 더 달라고 하지 마라.’


라는 정말 나답지 않은 ‘희망’을 품어보기도 했다. 12년의 내 경력이 말하는 본능은,


“저 새끼들은 분명 다른 방법을 찾아낼 거야.”


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희망’이란 놈은,


“김영란법이 기자새끼들 똥구멍까지 탈탈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란 희망을 품어봤다. 근데 씨발, 그건 진짜 ‘희망’이었을 뿐이다.



도덕(不道德)


10월 2일.


“사드를 이겼네.”


면세점은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계단에 털썩 주저앉은 건 기본이고, 야외 카페테리아에선 비 오는 와중에도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 걸터앉은 중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리 상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었고, 중국어 특유의 성조가 음악처럼 감미롭게 들렸다.


기분 좋은 나른함에 취해있던 난 기분 좋게 155만 6천7백4십6원 짜리 ‘구짜’ 백을 샀다. 두 달 간 서비스를 해주지 못해 삐져 있는 ‘여친님’을 위한 출혈 서비스였다. 영수증을 받고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며 생각했다.


‘그래, 지를 땐 질러줘야 일상이 평온해지지.’


홍보 마케팅 쪽에서 일을 하며 몸에 익힌 한 가지가 이거다. 똑같은 100원이라도 언제 지르느냐에 따라 효과가 천양지차란 것이다. 시장이 성숙되기 이전에 터트리면, 맨땅에 헤딩인 것이고 남들 다 달려들 때 터트리면 대야에 물 한 방울 보태는 것이다. 돈 쓸 때 제일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대충 그렇게 여자 친구의 웃음을 뽑아내고, 기분 좋게 호텔로 들어가려던 그때 불길한 전화가 울렸다.


대행사다.


몇 초의 망설임. 전화기가 멈췄다. 뒤이어 문자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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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쪽이다.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걸까? 머피의 법칙은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거라고...


“무슨 일입니까?”
“N 기자가 클레임 들어왔습니다.”


씨바. N은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회사다. 정말 이런 순간에는 그 언론사 이름을 다 까고 싶다. 실명 공개하고, 다 같이 손잡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악랄한 놈들이다. 일전 기사에도 말했지만, 인터넷 ‘찌라시’는 언론이 아니다. 난 인터넷 언론사라 말하는 것들의 98%는 ‘양아치’이며, ‘쓰레기’이며, 국가를 좀 먹는 ‘사회악’이라고 단언한다. 내 오른손을 걸겠다. 인터넷 신문이라 밝히는 것들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 같은 존재다.


특히나 N은 업계 내에서는 유명하다. 어떤 특정 권력기관을 등에 업지 않은 언론사 ‘주제’에 지금까지 밥 잘 먹고, 똥 잘 싸며 살아남은 게 N이다.


(특정 권력기관을 끼고 사는 언론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면, 우리나라 5대 권력기관의 이름이나 그와 유사한 단어 뒤에 언론과 관계된 이름을 붙이면 자동완성형으로 검색되는 언론사들이 나올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일반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전설의 언론’들이다. 이들이 어떻게 먹고 사는지 알면 다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N은 특정 권력기관을 등에 업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물론 자기들 입으로는,


“우리는 민족 정론지다!”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참 언론인이다!”


라고 주장한다. 올 초 인터넷 신문사를 규제한다는 정부 지침(?)이 흘러나올 때 앞장서서 ‘언론자유’를 말하며, 박근혜 정부가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며 난리쳤던 곳이다(거기 기자들이 내 앞에서 입에 거품을 물며 광분하는 걸 봤다).


...흥분했다.


“N에서 뭐랍니까?”
“이번에 공장견학 이벤트 때 그쪽 기자를 불렀는데...”
“왜요? 대리비가 적답니까?”
“안 왔습니다.”
“......”


재빨리 짱구를 굴렸다. 그때 N에서 왔던가? 아, 정신이 없었다. 중앙일간지 챙기기에도 바쁜 상황이 아니었던가? 인터넷 언론은 대행사에 다 넘겼고…. 그래도 마지막에 전부 술 한 잔씩 다 따라주고, 인사도 했는데, N은 안 왔던가?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된 겁니까?”
“그쪽에서 평기자를 배정했는데...”


실소가 터져 나왔다. 평기자? 언제부터 지들이 기자였나? 사회부 말단부터 시작해 사츠마와리(察回り. 기자나 카메라맨이 사건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서 등을 정기적으로 도는 일)도 아니고, 한글 뗀 애들 불러다가 기자 명함 파주고는 기자입네 시키는 것들이 평기자? 꼴에 흉내는 내겠다는 소린가?


“그래서요?”
“안 왔습니다. 그리고는 그쪽 기자가 A사가 그렇게 부도덕한 회사인지 몰랐다고, 자기네 부장이 엄청 화가 났다며, 자기는 공장 견학 못가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요? 이제 와서 뭡니까?”


(씨바, 대충 감이 오는데 제발 그건 아니라고 해줘!)


“그 기자가 자기 부장은 A사의 부도덕한 행위를 더 묵과할 수 없다고, 그동안 벼르고 있었지만, 한국 경제를 위해서 꾹 참아왔는데, 이번 사건…”
“조사 4국이요?”
“...예.”
“더 이상 못 참겠다?”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연속 기사 준비하라는 오더가 떨어졌다고…”


(씨바, 기자, 아니, 양아치들의 상상력은 ‘발전’이란 게 없는 거 같다. 정해진 레퍼토리, 정해진 진행구도.)


“한국 경제를 위해서 꾹 참아왔으면, 계속 참든가 터트리지 왜 흘리는 겁니까?”
“......”


무언의 항변. 애꿎은 대행사에게 화풀이를 해보지만, 수화기 건너편의 과장도 전화기를 들고 있는 나도 알고 있다. N에서 우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언제적 조사 4국인가? 지금 한참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슈가 지나 간지 오래다. N은 분명 어디서 주워들었든가, 아니면, 이번 달 광고영업에 비상이 걸렸던 걸 게다. 남의 불행으로 먹고 사는 게 기자라지만 인터넷 언론사 기자들은 한 수 더 위의 존재다. 자기들이 상처를 만들거나 봉합된 상처를 헤집어서 먹고 사는 존재.


그들이 독자적인 취재 루트가 있거나 뻗치기나 빨대를 통해 특종을 건진다면 난 군말 없이 그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은 아니다. 철지난 기사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


“N이 요즘 어렵습니까?”
“요즘 어렵지 않은 인터넷이 어디 있습니까?”
“불경기는 불경기네요.”
“그러게요.”


마음을 다 잡는다. 이건 내가 처리할 일이다. 처리해야 한다.


“N이라면 빡세겠네요?”


N은 이쪽에서 꽤 유명하다. 꼴에 언론이랍시고, 기자 정신 운운하며 제법 ‘언론흉내’를 낸다.


동의의 침묵이 아니라 뭔가 미묘한 뉘앙스가 묻어나오는 불안한 침묵이 이어진다.


“그게, 그쪽 부장이 임원 아니면 상대 안하겠다고 말했답니다.”
“초장부터 야지 놓네.”


실소가 터져 나왔다. 참 언론을 말하며 우리 회사를 까기 위해 연속기사를 준비시켰다는데 왜 임원 아니면 상대 안하겠다는 말을 했을까?


“개새끼들”
“......”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쪽의 가쁜 숨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는지 수화기 저편에서 침묵이 이어졌다. 얼마간의 냉각.


“인사해야겠죠?”
“예, 상대가 상대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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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쪽에서 광고 집행한 건 없죠?”


(확인이다. 애초에 N이라는 회사 자체를 싫어했기에 그쪽에 1전 한 푼도 보태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지금 확인하는 건 두 달 전, 그러니까 전임 팀장 있었을 때의 기록이다)


“없었습니다.”
“연휴 끝나고 제가 연락 넣어 보겠습니다.”


권장휴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루 더 쉴까 했는데, 내 복에 무슨….



양아(佯啞)


연휴가 끝나고 복잡한 셈법이 오갔다. 예상외로 기자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한 것이다. 동종업계의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말하기 시작했다.


“첫 빠따는 싫다고 폭탄 돌리기 하는 거 같은데?”
“음료수 받아먹다 교수도 걸렸다는데.”
“교수가 음료수 받아먹었으면, 기자는 양주 드셔야지.”
“그나저나 첫 빠따가 누굴까?”
“모르지. 인터넷? 아니면 중앙지?”
“요즘 케이블도 핫하잖아.”
“의외로 지상파가 걸릴 수도 있어.”
“에이, 지상파나 중앙지는 배운 애들이잖아.”
“그렇지?”


업계 관계자들끼리의 공통된 의견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기자들이 몸을 사린다.
둘째, 몸 사리는 이유는 ‘첫 빠따’가 되기 싫다는 너무도 ‘명확한’ 이유 때문이다.
셋째, 십중팔구 인터넷 언론사 기자들이 첫 빠따로 걸릴 것이다.


(나 역시도 인터넷 기자들이 제일먼저 잡혀 들어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즘만 같아라.’라고 희희낙락이다. 얼마 전 첫 애 돌잔치를 한, 대행사 시절 동기 K는 김영란 동상이라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설레발을 쳤다. 덕분에 기자들이랑 밥 안 먹어도 되고, 술 안 마셔도 된다는 것이다. 점심 반주 겸 술 한잔, 저녁 약속 술 한 잔. 술 없으면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기자들이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K는 아들이 깨어 있을 때 집에 들어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었다. 그런 K에게는 미안하지만, 현실을 확인시켜 주는 게 내 몫이다.


“애 볼 수 있을 때 많이 봐 둬라. 아마 이자까지 쳐서 못 들어갈 테니까.”
“...그렇지?”


K도 알고, 나도 안다. 기자들은 분명 방법을 찾아 낼 것이다. 아니면? 언론사들 문을 닫아야 한다.


독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지방 신문사 모기업의 대부분은 지방 1군 건설사들인 경우가 많다. 그들이 언론을 가진 이유가 뭘까? 살아남기 위해서다. 시멘트 밥을 먹다 보면 민원 들어오고, 동종 업계에서 투서질도 당하고, 권력기관으로부터 야지도 먹게 된다. 그럴 때 언론을 끼고 있으면 든든하다. 소위 말하는 ‘지방 언론사’들이 그들의 생계를 위해 건설사를 ‘털 때’ 방패가 돼 준다.


지방 언론이라며, 자신들이 지역의 여론을 조성하고 건전시민문화 창달을 위해 애쓴다고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팔리지도 않는 신문을 지역 공공기관에 떠넘기고 자신들이 만든 여론(여론이라 말하고 ‘개소리’라고 읽으면 된다)으로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파트 올릴 때 레미콘 한두 대만 오가도 시멘트 먼지가 날아오른다. 그걸 기다리고 있던 기자가 사진을 찍는다. 그리곤 현장 사무소로 달려간다. 현장소장은 사진과 기사쪼가리(거의 대부분 사진이면 다 된다)를 보고 책정된 액수(대부분의 현장소장은 비용을 준비해 놓는다)를 건넨다. 지방지 기자들 중 상당수는 월급이 없고, 월급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 최저생계비를 한참 밑돈다. 이들은 자신이 띈 광고 영업만큼 돈을 번다.


그렇다면 인터넷은? 10여 년 전 사정이 이러한데, 지금은 언론이랍시고 떠드는 2만 개의 양아치들이 넘쳐난다. 이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연휴가 끝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쪽에서 2개의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나는 인터넷 언론사 N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중앙 경제지 쪽이었다. 이틀 안에 해결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선은 ‘전결권’이 있는 쪽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내가 전결로 결제할 수 있는 비용은 1천만 원 선이다. 회사 규모로 보면 꽤 큰 규모다. 앞에서 내가 ‘타이밍’ 이야기를 했던 걸 기억하는가? 난 타이밍을 믿는 사람이다. 이곳으로 이직 할 때 임원면접 자리에서 전결로 1천만 원을 요구했다. 전임 팀장이 5백을 썼다고 말했는데, 난 광고 집행의 특수성을 말했다. 솔직히 말해 5백이면 어지간한 ‘사건’은 다 막아낸다(이 회사 규모로는). 아니, 잘만 협상하면 인터넷은 3백, 중앙지도 5백만 원 선에서 어찌어찌 다 커버가 가능하다(다음 회에 말하겠지만, 광고 단가는 고무줄이다). 임원들에게 일단 ‘질렀고’, 사장 앞에서 ‘재확인’을 받았다. 무슨 깡이냐고 되묻는 사장에게,


“제가 그 돈 먹지는 않을 겁니다.”


라고 대답했다. 날 데려간다는 건 이 연차 급에서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단 건데, 그 실력을 믿는다면 나한테 장팔사모 한 자루는 쥐어줘야 장판파 앞에서 쇼를 하든 쇼부를 치든 할 거 아니겠는가? 사장은 웃었고, 내게 장팔사모를 쥐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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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사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내 전결권을 들고 쇼부를 치겠다고 결심을 했다.



다음회에 계속




추신

이 시리즈를 투고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

내부자의 안전과 비밀보장을 최우선시 한다는 딴지일보를 믿으나
이 연재가 중단되면 나에게 클레임이 들어왔거나 딴지 편집부가 쫄았거나 둘 중 하나로 생각하시라.
아참, 이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리 없는 소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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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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