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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게시판에 위내시경을 쌩으로 받아야 하는지, 수면으로 받아야 하는지 물어보는 글이 올라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환자들 중에서도 수면 내시경을 받으면 검사가 정확하지 않아 비수면 내시경을 받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받고 싶은 대로 받으면 됩니다.

 

endoscopy.jpg

그냥 웃겨서 가져온 짤방 ㅎ

 

참고로 수면 내시경은 잘못된 표현으로 의식하 진정내시경 (Sedative conscious endoscopy)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진정을 시키되 의식은 남아있는 상태에서 내시경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의식이 없다면 마취 상태에 가까우니 그냥 놔두면 죽는 겁니다.

 


sedation1.JPG

 


진정의 단계는 크게 4단계로 나뉘는데(위 표 참고) 내시경 받기에 적절한 단계는 2단계입니다. 3단계로 가면 자칫 위험할 수 있고 4단계인 General anesthesia는 말그대로 마취된 상태로 그냥 놔두면 죽게 됩니다.

 


sedation2.JPG



수면 내시경에 주로 쓰이는 약들인데 개인 의원이나 대학병원 할꺼 없이 위내시경을 할 때는 (1) 미다졸람 단독, (2) 프로포폴, (3) 미다졸람 + 프로포폴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미다졸람은 작용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지속시간이 길고 대개 진정 2단계 이상으로는 잘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플루마제닐이라는 해독제가 있으니 여차하면 바로 깨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프로포폴은 작용이 금방 나타나고 금방 깹니다. 단 적절량을 초과해서 투여하는 경우 4단계까지 갈 수 있습니다. 수면 내시경 하다가 사망하는 원인 약제는 대부분 프로포폴입니다. 게다가 해독제가 없어서 여차하면 바로 인공호흡과 기관삽관을 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비수면 내시경장점


1. 일단 저렴하고

2. 검사 후 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합니다

3. 과다한 진정에 의한 위험도도 낮은 편이죠

 

단점

 

힘들다는 거죠. 가끔 비수면 내시경 별거 아니라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잘하는 내시경 의사에게 받은 것도 있겠지만 일단 '구역 반사'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본인이 잘 참아서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비수면 받다가 죽을 뻔 했다는 분들에게 무용담 삼아서 우쭐대는 뉘앙스로 말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구역 반사 심한 분들이나 입에 뭔가 강제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 분들은 요단강 물을 시음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수면 내시경장점

 

1. 편하다.

2. 병변을 자세히 보거나 오래 관찰해야 하는 경우, 조직검사 등을 해서 오래 해야 할 때 용이하다.

 

단점

 

2015030209553285789.png

이런 증상이..


1. 수면비를 내야 한다.

2. 검사 후 일상 복귀가 딜레이 될 수 있다.

3. 내가 검사를 받았는지 의심할 수 있다(가끔 의료진에게 검사 안 해놓고 왜 했냐고 따지는 분들이 있다).

4. 드물게 과다한 진정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5. 가끔 paradoxical reaction이 발생한다. 역설적 반응이란 진정제 투여 후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아닌 헐크가 되어서 난리를 치는 경우를 말하며 100명당 서너 명 정도 나타난다.

6. 진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검사 과정을 기억하거나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비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힘든 정도는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1. 환자의 구역 반사 정도

2. 환자의 협조 (삼킴, 호흡, 트림. 기침 등)

3. 의료진의 스킬 및 환자 다루기

4. 내시경의 직경 (직경이 얇은 비경 내시경이 좀 더 편함)

5. 검사 시간 (조직검사를 하거나 치료 내시경을 위해 시간이 길어질수록 힘들어짐)

6. 환자 위장관의 해부학적 변이 (cascade stomach, situs inversus, 수술에 의한 변형 등)

7. 환자의 참을성

8. 기타

 

이 중에서 환자의 참을성은 비중이 그리 높지 않으니 본인이 내시경을 쉽게 받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껌일 거라는 생각은 삼가는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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