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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3분기 실적 정정공시를 했다. 삼성전자가 밝힌 공시 정정의 이유는 아래와 같다.


"당사는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이 발생한 가운데,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갤럭시노트7의 판매 및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 및 손익의 변동사항은 3분기 실적에 반영해야 하고,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근거하여 잠정실적 공시를 정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갤럭시노트7의 리콜에 따른 실적 악화는 예상하고 있었으나 급박하게 판매 및 생산을 중단하게 되어 이전 107일에 발표한 3분기 공시보다 더 많은 적자를 반영한 공시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정정공시에 따르면 전년 3분기 대비 9조원의 매출액 감소, 29조원의 영업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여기에서 예상이란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삼성전자의 정정 공시 자료는 외부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고,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런 제시자료에 외부감사인이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해 감사를 거부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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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매출액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 수준이라 한다. 그러다보니 국감장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내년도 경제성장 예측률에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에 대한 여파를 감안했냐는 질의가 나올 정도이다.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상사태를 맞았으나 삼성전자의 언론통제력이 뛰어난지 워낙 망국의 상황에 악재가 넘쳐나서인지 갤노트7의 판매 및 생산 중단 발표에 따른 국가와 삼성전자의 향후 노력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우선 갤노트7폭발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섭다. 속된 말로 에라이. 삼성 망해라.”라는 분노가 여러 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시스템은 이런 대중의 불만에 숨죽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을지언정 동일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적 보완을 속히 시행해야 한다.


국내의 모든 전자기기에 시행하고 있는 전파인증 등에서 이러한 문제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현행의 안전인증 제도의 허점을 파악해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추락한 브랜드는 삼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다해외에서 반입금지 조치까지 당하는 판국에 국내 관세청에서는 이런 상황을 통제할 방법은 없는지, 향후에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또한 삼성전가가 이번에 입게 될 막대한 손해의 상황에서 그 적자를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살펴야 한다. 애초 리콜 사태에서 보았듯이 삼성전자는 리콜과 판매중단 중에서 리콜을 선택했다. 그리고 리콜된 물량을 전량폐기하기 보다는 리퍼 형태의 판매를 준비했다. 최대한 적자를 피하고 매몰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을 하며 소비자 안전에는 비중을 두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많은 언론들이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며, 최소한의 의심도 배제했던 성급함은 욕먹어 마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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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삼성전가 판매 중단된 갤노트7의 부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봐야 하고, 자사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판매 대리점이나 하청사에 고통분담이라는 명목아래 갑질을 통해 자신들의 피해를 전가하지 않는지도 주시해야 한다.


현재 시행되는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통해 이러한 재무적 활동들이 파악되어 알려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행여 그런 일은 없어야 할 테지만 현재의 곤혹한 상황에서는 막대한 적자와 국가경제 손실로 동정표를 얻고, 마땅히 폐기해야 할 재고들을 돌리고 돌려 갤노트7이 아닌 다른 모델들의 판매호조로 영업 손실을 만회했다.”는 조삼모사식 기만행위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통해 소비자들이 받은 피해가 단순한 환불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최소한의 손해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폭발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알려야 할 것이다. 폭발원인의 규명은 삼성전자의 향후 브랜드 신뢰 회복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나 기업이 영업비밀이라는 이름으로 숨겨버리는 소탐대실의 길을 걷지 않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진해운의 선박들이 해외 곳곳에서 압류되거나 무한정 입항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한진해운이 무너지는 과정에 정부가 제대로 한 일이 무엇이 있었나?! 지금 삼성전자의 갤노트7사태를 단순히 어느 기업의 몇 십조 영업 손실로 치부했다가는 미래의 삼성전자 해법을 찾지 못해 표류하는 한진해운과 같은 꼴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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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이재용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경영진에게 주문한다.


우선 리콜마케팅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잘못된 판단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이 사과는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국민에게 사과했던 이재용이 단순히 행동형 펀드 엘리엇과의 싸움에서 수세에 몰려 동정표를 얻기 위해 나왔다는 비난을 일축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진정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삼성전자 내부의 직원들, 협력사들과 소통하길 바란다이번 리콜 사태를 맞게 되는 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분명 사건의 중대함을 소상히 살피지 않는, 당장의 손해가 두려워 대중을 기만하는 리콜 마케팅을 시행하자는 내부 보고가 있었을 것이다왜 직원들이 문제의 원인을 덮으려 했는지, 왜 허위보고가 올라갔는지, 왜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충성심을 보이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적체된 인사 승급을 위해 파리 목숨처럼 내쳐지는 직원들, 노조를 만들겠다는 낌새만 있어도 노동자를 매장해 버리는 사내 공작,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죽은 노동자의 죽음에 끝까지 무책임했던 삼성이다.


그 직장 내에서 일하는 직원이 과연 기업의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기업과 제품의 문제를 비판할 수 있었겠는가? 만약 삼성전가 많은 급여를 준다는 것으로 직원들에 대한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삼성은 계속 부유한 노예들의 왕국에 머무를 것이다.


이번 갤노트7의 폭발문제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알리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성의 있는 보상을 시행하길 바란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노예가 아닌 한 사람의 전문직업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길 주문한다. 단언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노동조합이 회사의 경영에 참여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이재용과 삼성의 최고경영진은 이번 갤노트7 사태를 통해 이제는 은둔과 폐쇄를 벗어던져야 할 시기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삼성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워크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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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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