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8. 08. 목요일
마사오
민족유일정론 대딴지일보의 최장수 연재기사
'이슈VS.이빨' 팔월 둘째 주를 시작하겠다. |
이슈 1
이슈> 잊었는데 어쩌지?
지난 28일 서울에서 열린 2013 EAFF 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의 글귀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대형 걸개가 걸렸다. 붉은악마는 이와 함께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 그려진 통천도 응원도구로 활용했다.
해석: 축구 한일전 [역사]주장하는 응원단
"한국의 초대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의 사진을 펼치는 응원단
이에 대해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우리 응원단을 향해 '한국인의 민도가 문제'란 발언을 내놓았고 일본축구협회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에 한국 서포터 붉은악마가 걸었던 현수막과 관련해 항의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마사오의 이빨> 개가 똥을 참지.
저 걸개를 보는 순간, 허무했다. 내 눈에는 저 글귀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장탄식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현실을 돌아보라. 이명박 정부는 역사교육 과정과 교과서 개편을 단행하면서 새 교과서를 개발하였고 그 가운데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도 포함되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 우리 고교생들의 '북침' 인식을 두고 자다가 적극적으로 봉창을 두드리면서 '교육현장의 진실왜곡'을 개탄하며 한껏 진지를 빨았다.
역사의 특정 시각에 대한 거부감과 자의적 왜곡을 뽐뿌질하며 정론으로 자리매김 못해 환장한 세력들에겐 나라를 팔아먹은 사실 따위는 미화와 찬양고무의 대상일 지언정 야유와 멸시, 조롱과 힐난의 대상이 아닌 거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그러한 역사인식을 심판하기는 커녕 외려 승인하였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글귀는 앞으로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선고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문부상의 '한국인의 민도가 문제'라는 일갈은 올바른 지적질이라 하겠다.
근데 왜 일본축구협회는 연맹에 항의서한을 제출했을까? 저 대형걸개의 내용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거나, '개가 똥을 참지', '바지에 똥 싼 그놈 참 창규창규하구나' 같은 인류보편의 경구(警句) 아닌가. 근데 왜 지랄이야? (건 그렇고 저 해프닝에서 유일하게 웃긴 포인트는, 중계방송사였던 JTBC가 저 글귀를 화면에 안비추려고 부단히도 노력하더란 점이다. 고생이 많다)
이슈 2
이슈> 양자회담 받고 5자회담 콜?!
국정원 부정선거개입사건 국정조사와 관련하여 민주당이 김한길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의했으나 청와대는 양당의 원내대표까지 아우르는 5자회담을 역제안했고 민주당이 거부함으로써 당분간 민주당 장외투쟁은 계속 될 전망이다.
마사오의 이빨> 손 들고 서 있어.
이런 얘기다.
민주당은 국정원 부정선거개입의 양측 이해당사자인 민주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서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 보자는 제안인 것이고, 청와대에서는 당 사안은 철저히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쟁이슈일 뿐 박근혜 대통령과는 하등 상관이 없으니 내 앞에서 '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쌈박질 벌이면 내가 큰어른답게 양 쪽을 잘 타일러서 원활한 국정운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인식인 것이다.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을 했고 박근혜대통령은 그 선거에서 승리했다.
백 번 천 번 양보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알지도 못하는 일이고 수혜를 본 일도 전혀 없다고 치자. 하지만 본인이 대한민국의 통치를 담당하고 있는 시기에 정부기관의 선거개입사건이 벌어졌다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기본이다.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도대체 '대통령'이란 직위를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자신이 부리는 참모가 사고를 쳤을 때, 노무현은 사과를 하고 이명박은 진노를 하며 박근혜는 사과를 받는다. 노무현 때 '국민'은 사과를 받는 상전의 지위였고 이명박 시절엔 구경꾼의 역할이었으며 박근혜 때는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 뭐요?
내가 바로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다.
이슈 3
이슈> 검찰,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 강화
대검찰청 형사부(박민표 검사장)는 7일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한 명예훼손 사범 엄단 방침’을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SNS 등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나아가 그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명예훼손이 인정되면 구속수사 등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용이 악의적이면 인터넷 주소 추적 등을 통해 최초 행위자 또는 중간 전달자까지 엄벌하겠다며 의욕을 불살랐다.
마사오의 이빨> "자긴, 내가 꼭 내 입으로 얘기해야 알어? 흥!"
악플이란 게 그래. 레전설급 악플러들처럼 악플을 이용해서 재미를 줄 수도 있고 밑도 끝도 없이 욕을 해대서 어이를 상실케도 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게지. 근데 이건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캠페인을 벌일 사안 아니냐? 대한민국 대검찰청이 어찌나 한갓진지 국민들의 상처 받은 마음까지 보듬으려 들어. 왜? 파란집에 계신 분이 엉겁결에 딴지일보 들어왔다가 기사나 댓글 읽고 상처 받으셨대? 그래서 니들이 나서서 너희들의 정의감을 하얗게 불태우려는 게야? 이 발표문이 난 직후 죽돌이가 발기부전이라는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여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날 고소하려 들길래 하는 소리가 아니라, 좀 간지 빠지지 않냐?
넌 좀 엎드려 뻐쳐...
이슈 4
이슈> 김기춘 영감님, 최일선 복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전격적으로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였다.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헌법의 실무 기초를 담당하였고 92년 법무장관 시절엔 대선기간에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불법관권 선거를 모의하였으며 2004년엔 한나라당 법사위원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이력이 있다.
마사오의 이빨>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그냥 소문인데, '7인회'라는 게 있대. '7인회'는 박 대통령의 선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기로 뭉친 박 대통령을 돕는 7명의 원로그룹을 일컫는다지?
강창희 국회의장(67)을 비롯해 김기춘(74) 신임 비서실장, 현경대(74)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용환(81), 김용갑(77), 최병렬(75) 전 의원, 안병훈(75)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이 멤버로 알려졌다드만. 글자 그대로 '박설공주와 일곱어르신'인 게야. '7인회' 멤버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들 상당수가 입각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 집앞에 주유소가 하나 있어. 특이한 건 일하시는 분들이 죄다 어르신들이란 거야. 그 주유소 사장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닐곱의 인원이 전부 비쥬얼적으로 70대 이상이야. 난 꽤나 긍정적으로 생각해. 그래서 앵간하면 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지. 하지만 간혹 어르신이 '얼마 넣어드릴까요?' 라고 물을 때 '경유 3만 원어치요.'라고 꽤나 크게 말씀 드려도 확신에 찬 건강한 목소리로 '경유 5만 원!'을 외칠 땐 좀 불안불안 해. 실제로 경유를 넣는 지도 꼭 체크를 하지.
평균연령 74.7세의 어르신들이 총명한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통치에 경륜 쩔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 해. 다만, 정부기관의 대선개입으로 나라가 떠들썩 한 이 판국에 불법관권 선거의 아이콘인 초원복집 할아버지를 꼭 청와대 전면에 내세웠어야 했냐는 거야. 이건 그냥, '난 그 따위 사건, 안중에 없어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거잖아. 보는 내가 다 답답하긴 해.
이슈 5
이슈> 답답한 김에, 시원한 복근!
배우 이다희는 자신의 미투데이를 통해 "머리가 길어졌다. 하하. 오늘 촬영하다가 찰칵. 우리 딜라잇 식구들과 갤러리 달팽이들. 다희 소식 많이 기다렸죠? 오늘 하루도 파이팅 하시길 바래요. 오늘도 많이 사랑해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마사오의 이빨>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슈 6
이슈> 김영란법이 뭐냐면,
김영란 전 대법관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중에 제안한 법으로,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돈을 받아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이 법안이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누더기가 되었다 한다. 원안은 대가성이 없어도 공무원이 돈을 받으면 처벌 받고 옷을 벗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반해 개정안은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이 과태료만 물고 공무원직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국회도 아니고 박근혜 정부의 입법안으로 발의되었다.
마사오의 이빨> 명료한 권력의지의 표상이로고.
자, 이 정부발의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들어 보자.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이른바 '김영란법'과 관련해 "공직윤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제도 개선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청탁을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청렴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셔썽. 그야말로 '성선설' 쩔지 않냐. 사회 구성원 서로가 돕고 협력하며 상생하여 밝고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자는 초등학교 3학년 도덕교과서 수준에 머물러 계셔. 사람이 그렇게 맑고 고울 수가 읎다.
어머... 너무 맑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소명의식을 잃고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 법을 계기로 모든 공직자들이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직에 대한 자세와 공직윤리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하나마나한 말씀을 하셨댜. 어렵게 들을 거 없이, 좋은 게 좋은 거란 말씀이야.
자자손손 정권을 품에 안고 있으려면 권력기관도 필요하고 언론도 장악하고 있어야 하지만 자신의 수족 노릇을 해 줄 공무원 바닥을 안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공권력이 서슬 퍼렇고 순치된 언론이 여론을 호도해도 결국 자신들의 국정운영을 실무에서 실행하는 것은 공무원들 아닌가. 그러니, '우리에게 줄 서면 같이 짜웅을 맞출 수 있다'는 정권 차원의 러브콜이자 당근인 게지.
민주당은 국회로 법안이 넘어오면 다시 원상복구를 벼르고 있다 하고 새누리당 조차 크게 손질할 거라 하니, 함 두고 보자만... 글쎄다. 쟤들은 이리도 치밀하게 차근차근 벽돌을 쌓고 있는데...
내가 술병이 난 김에 배탈도 난지라 물똥을 삐직삐직 싸면서 힘들게 글을 썼다. 그건 좀 알아둬야 한다. 다음 주에 보자. 이상!
웃자!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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