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8. 27. 화요일

장지갑

집 앞에 다행히 세븐일X븐이 있어서 맥주가 떨어진 날, 냉큼 갔다 오기 편리하다. 한국의 마트들만큼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펼쳐진 건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괜찮은 맥주들이 많이 있어 만족스럽다.

며칠 전에도 입이 궁금하여 편의점에 다녀오는데, 엘리베이터에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부부가 타고 있다. 일단, 모르는 사이니 그냥 조용히 층수를 누르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는데, 웬 중국 아저씨 하나가 황급히 와서는 문 사이로 손을 넣어 열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헌데, 어디서 고소한 냄새가 나나 하는 순간, 이 중국 아저씨가 피우던 담배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것이 보인다. 가끔 대륙에선, 이렇게 피우던 담배가 아까워 그냥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용감무쌍한 아저씨들을 볼 수 있다. 먼저 타고 있던 한국 부부도 이내 알아챘는지, 남편으로 보이는 분이 말씀을 하신다.

“이런 매너없는 놈들은 그냥 귓빵맹이가 최곤데...”

귓.빵.맹.이!

순간, 이런 놈들에겐 귓.싸.대.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는 움찔했다.

-_-;;

아, 잠깐 ㅅㅂ. 귓빵맹이와 귓싸대기의 차이가 뭐였지?

<그림 1> : 귓싸대기의 좋은 예

<그림 2> : 귓빵맹이의 좋은 예??

인터넷 포털에 물어봐도, 귓빵맹이와 귓싸대기의 확실한 차이를 설명해주는 그림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냥 귓싸대기는 귀와 뺨의 어름을 때리는 행위를 말하는 것 같고, 귓빵맹이는 귀 뒤 쪽의 머리를 가리키는 단어랜다.

우선, 귓싸대기. 요건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고, 또 이견이 적을 줄로 믿는다. 즉, 귀와 뺨의 어름을 때림에 있어서, 주먹을 쥐-_-지않고 손을 편 상태에서, ‘짝’소리가 찰지게 나도록 후려치는 일련의 행위를

우리는 보통 귓싸대기라 부른다. 위 <그림 1>이 아주 좋은 예시라 하겠다. 

그럼 문제가 되는 것은 귓빵맹이인데, 귓빵맹이가 가리키는 부위뿐 아니라, 그 때리는 손 모양도 각양각색이기에 적절한 정의를 내리기 수월치 않다.

그렇다면 뭐지? 이럴 땐 두뇌 광회전.

그렇다. 바로 귓싸대기와 귓빵맹이의 차이는 손의 모양에 달려있던 거다. 쉽게 얘기해, 귓싸대기는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듯이 싸대기를 쳐내는 것이고, 귓빵맹이는 주먹을 쥔 상태로 귀 언저리를 때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때 주먹을 정권지르기 모양으로 가격하면, 이것은 귀빵맹이로 보기 어렵다. 그냥 레프트훅이나 라이트훅이 되겠지. 그래서 귀빵맹이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먹을 쥐되, 손바닥 쪽 면을 활용해서 후려치는 것이다.

즉, 정식으로 훅을 날리는 것은 상대방을 대등한 입장의 경쟁자로 인정했을 때에나 나올 수 있는 주먹인 반면, 귓빵맹이 주먹은 비교도 안 되는 핏덩이를 응징하는 어른스러운 쥐어박음 정도로 해석해야 맞는 것이다.  느낌 알겠어??

자, 이제 여러분은 귓빵맹이와 귓싸대기의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아래와 같은 잘못된 활용예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여기까지 뻘글을 작성하고, 혹시나 싶어 귀방망이로 검색을 해보니,

ㅅㅂ 이런 게 있었네!!!

http://cafe.naver.com/mcfs19/279819 

출처는 여긴데, 그냥은 안 들어가짐. 귀귀님의 작품 같은데, 찾을 수가 없음.

그러니까 여태까지 그냥 뻘짓! 그러고보면, 내가 또 언제 뻘짓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그냥 받아들이자.

줵일.

장지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