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9. 10. 화요일
히야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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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늦더위에 피서 겸 서점에 들렀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이건희 찬양 고무 서적들을 발견했다. 정신 질환으로 병역 면제를 받고 싶은 건지, 세금 포탈로 유죄 확정 후 대통령 특별 사면을 받고 싶은 건지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만 취향이니 존중해 주기로 한다.
여기 그 일부를 소개 한다.
<이건희의 서재>(안상현)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회장의 서가에 꽂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책들을 모았다. 농담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을 인터뷰한 것도 아니고, 서가에 가서 꽂혀 있는 책들을 본 것도 아니다. 이건희라면 이런 책을 읽지 않았을까... 상상해서 쓴 책이다. 책 자체는 재미있다고 한다. 물론 읽지는 않았다.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이건희 저)
제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구요? 눼눼 알겠쯥니다. 회장니임.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분은 회장님 밖에 안 계시니까요.
<스물일곱 이건희처럼> (이지성 저)
아직도 이건희처럼 성공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 책 한 권도 필요 없다. 이건희처럼 성공하는 법을 간단히 4단계로 요약해 보겠다.
말풍선 안에 어떤 내용을 채우느냐에 따라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본은 다음과 같다.
짤방의 대중성 : ★★
짤방의 응용 가능성 : ★★★★
본 짤방의 대중성은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워낙 오래전 작품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무적거북이며, 재치 있는 만화를 많이 그렸다. 여러 블로그에 퍼 날라져 있는 그림은 많으나 표시된 출처는 현재 폐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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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이건희처럼.jpg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차례 보고서를 내놓았다. 비단 재벌 계열 연구소 뿐만 아니라 전경련, 재벌 총수, 친재벌적인 언론도 그러한 불만을 쏟아낸다.
이에 대해 얼마 전 영국에 거주하는 노엘 갤러거(46세,무직)씨는 이렇게 말했다.
짤방의 대중성 : ★★
짤방의 응용 가능성 : ★★★★★
'싫으면 하지마'라는 요지의 말을 할 때 써먹을 수 있는 짤이라고 하겠다. 원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Noel Gallagher Coachella interview (12 Apr 14)
번역 출처: http://lightonme.tistory.com/20
'포기하면 편해' 라는 초월 번역을 선보여 주신 블로그 주인장께 감사드린다. 이 인터뷰는 코첼라 공연 갔을 때로 보인다.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오의 사막 지대 코첼라 밸리에서 행해지는 야외 록 축제이다. 간단히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Festival), 코첼라페스트(Coachellafest), 코첼라(Coachella)라고도 불린다.
출처: 위키백과
대개 뮤직 페스티벌은 롹이면 롹, 일렉트로닉이면 일렉트로닉 전문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코첼라는 위키의 설명과는 달리 록 뮤직 뿐 아니라 일렉트로닉, 힙합까지 아우르는 행사이다.
아무튼 그가 어떤 말을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짤방만 보고 팬이 된 사람도 많을 만큼, 무수히 많은 명언을 남긴 그가 아니겠는가. 짤방만 본 사람들은 아저씨 개그 밴드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12분 정도 되는 인터뷰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초반에는 오아시스 해체 이후에 대한 질문과 답변(밴드는 단명이고 음악은 영원한 것!)도 이어지고, 이런저런 질문이 이어진다.
우리 팬들은 별입니다. 씨발년들, 그러니까 나갈 때 그 엿 같은 티셔츠나 사가라구.jpg
역시나 빵 터뜨려 주시는 노엘 선생.
인터뷰 후반부, 자신의 밴드 시작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한다. 그도 한 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쇄 살인범이나 스파이스 걸스의 백댄서가 되고 싶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맨체스터 청년이었다. 할 수 있는 더 나은 일이 없어서 밴드를 시작했다는 그에게 Live forever는 전환점이었다.
아무튼 자신의 밴드 인생을 얘기하다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말이 덧붙여진다.
어린 시절 노엘은 상습적인 가정 폭력의 후유증으로 말도 더듬고 난독증도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에게 기절할 때까지 맞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맨체스터의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말더듬이 난독증 소년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인생을 즐겁게 살기로 결심했고, Live forever 같은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 더 큰 재벌로 키워낸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엘 갤러거식으로 말한다면 이렇다.
"사람들은 이건희가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만, 존경하지는 않아.
사람들은 삼성이 대단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아.
제품 그 이상의 뭔가가 없다는 거야."
당신의 출신이 평범하다면 재벌 아들의 성공담보다는 노동자 계급 출신의 성공담이 훨씬 더 현실성이 있지 않을까.
마약과 알콜, 싸움질에 거친 언행으로 유명했던 그다. 바람직한 롤모델상이란 게 있다면 그와 그 롤모델이란 것과의 거리는 한 3만 광년은 될 것이다.
하지만 좆 같은 데서 살았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좋았고, 오줌 쌀 요강 조차도 없었지만 존나 좋았다고 말하는 그가... 차라리 재벌 아들보다는 훨씬 현실성 있는 롤모델이 아닐까.
히야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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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