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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inal Fantasy이라는 것은?


앞서 각색한 'F.F' 탄생 이야기에 이어서 본격적인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한다. 일단 'F.F' 관한 배경부터 짚어봐야 한다. 그 이유는, 어느 기점을 시작으로 게임이 발매 날 전부터 발매 날 이후까지 게임의 존재 자체가 모든 게임계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과거 게임잡지가 활발히 발행되던 시대 때도 발매를 했다하면 거의 몇 달간 이 게임에 대한 분량으로 꽉 차 있을 정도였다. 게임 소개부터 관심사항, 분석, 공략, 비기, 숨겨진 비기, 완벽 공략, 완벽 단행본 공략 등이 줄지어 나오고 이후 차기 제작 관련 소식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1면 TOP 기사처럼 바로바로 실릴 정도의 대단한 관심사였다. 물론 온라인 시대인 지금도 비슷한 현상을 보여준다.


'F.F'라는 게임은 일본 RPG 게임의 대표되는 브랜드이자 타이틀이다. 소위 국민 RPG 게임은? 할 때 'D.Q', 'F.F'을 조건 반사적으로 당연하게 거론하기 때문에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라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현재 'D.Q', 'F.F'는 전부 일본 게임 제작 업체인 'SQUARE ENIX'에서 제작 담당을 하고 있다.


과거 'D.Q'는 'ENIX'라는 회사에서 출발했고, 'F.F'는 'SQUARE'라는 회사에서 출발했었다. 후발 주자인 'F.F' 입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커졌고 두 회사와 두 작품은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되었다. 그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두 회사가 합병되어 지금의 'SQUARE ENIX'가 된 것이다. 예전 두 회사가 합친다는 소식이 찌라시 처럼 흘러나왔을 때도, 소문이 기정사실이 되었을 때도 게임 팬들과 관련 업계 시장이 크게 들썩일 정도로 두 회사는 초미의 관심 대상이었다. 당연히 국내에도 관련 소식의 파장은 상당했다.


합병 이후 라이벌이라는 느낌은 점차 퇴색 되었고 회사 내에 각각 독립된 프로젝트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D.Q'가 'F.F'에게 특정 부분 영향을 더 받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본가 넘버링 게임은 변질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D.Q' 제작 방향 자체가 본질(Identity)을 지키자는 방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11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한국 게임시장은 일본과 그 사정이 사뭇 다르다. 게임기 즉, 콘솔 시대에는 오히려 'F.F'가 국민 RPG 게임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JRPG라 세분화 되어 관심사가 분산되고 있지만 분명 한국에서 'F.F'는 모든 RPG 게임 부분 중 TOP의 관심이고 블랙홀 수준인 건 변함이 없다. 반면 'D.Q'는 'Famicom' 때부터 지금까지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마니아층이 즐기는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나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런 게임 환경과 배경에 대해 따로 언급하기로 하겠다. (개인적으로 'D.Q' 6, 북미판 8을 좋아한다)


'F.F'를 오랫동안 플레이하고 영향을 받은 분들에게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생소하거나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하나 언급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시리즈 숫자에 대한 오해다. (편하게 넘버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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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물이긴 하지만 세계관이나 내용이 완벽하게 혹은 뚜렷하게 이어진다거나 하는 시리즈 물은 아니다. 예외는 있지만, 그때는 한 넘버링 안에 분명하게 묶어 놓는 걸 알수 있다. (예: 10, 10-2) 정확하게는 각각 독립된 프로젝트 작품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실제 제작도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각각의 시리즈는 게임에 대한 상징성인 부분이나 게임 구성, 시스템 일부분만 계승하고 매번 변형을 가한다. 이런 부분은 오히려 전통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에어 조던 발매와 상당히 비슷하다)


가끔 변화의 폭이 너무 커서 전혀 다른 게임인가 할 정도로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게임 중에 팬들의 기대치보다 한참 떨어지는 결과물이나 게임의 근본인 재미가 확연히 떨어지는 작품에 대해서는 '무늬만 파판'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 각각의 넘버링 작품마다 개개인의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을 강하게 보이는 게임이다. 이런 호불호는 팬들 간에 많은 논쟁을 하게 만든다. 이런 특징을 보이다 보니 항상 발매할 때마다 각자에게 영향을 준 넘버링을 기준으로 뜨겁게 논쟁하거나 자신의 부정적 의견만을 타진하는 모습이 발매 때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제는 호불호를 넘어 게임 질적 문제 때문에 애증적인 문제가(아쉬움 등)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말 에어 조던을 대하는 점과 유사하다)


연장선에서 'F.F'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영향을 받은 사람들끼리 온/오프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링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F.F'는?이라고 물으면 1초의 망설임 없이 몇 탄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그 넘버링에 대한 이야기와 상대방이 좋아하는 넘버링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로 쭉 빠지는 거다.


또 꽤 오래된 현상이지만 미디어 매체가 시대에 따라 바뀌면서 뉴, 올드 유저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마치... 진보와 보수처럼. 한창 시기에는 카트리지 세대(2D)와 CD 세대(3D)로 구분해서 'F.F'에 대한 뜨거운 대화를 나누는 일이 다반사였다. (보통 카트리지 세대는 5, 6 최고, CD 세대는 7, DVD 세대는 10이 인생 게임이라고 한다)


이런 모습들은 처음 어떤 'F.F'를 했는지에 따라, 또는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준이나 보는 눈에 따라 영향을 받은 넘버링 타이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세대가 바뀔 정도의 끊임없는 게임 출시와 관련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인기, 그 세월 동안 팬들과 제작진에게 켜켜이 쌓인 많은 이야깃거리도 있으므로 발매를 했다 하면 시끌시끌해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마치 자연적 순리처럼 말이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기다리거나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도 많다.


관련해서 할 말은 엄청 많지만, 시국도 시국이고 마음 편하게 즐기기에는 마음이 항상 건조한 나날이기에 이쯤에서 넘어가고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서 본격적인 'F.F' 게임을 소개하겠다.


참고 :

스토리 관련 스포일러 최대한 제외, 재미있다/없다 제외, 해야 한다/만다 제외, 판매량 제외, 개인적 취향을 강력하게 반영한 소감 등 제외, 스핀오프나 모바일, 온라인 부분도 제외. 오로지 콘솔기기 기준 정식 넘버링 타이틀만 소개하고 필요에 따라 조금만 첨부해 놓는 방식. 그래서 틀린 것은 기본, 부족한 부분이나 채워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인 댓글 부탁 꾸바닥~(_ _)~


기종 약칭 :

FC(Family Computer = Famicom), SFC(Super Famicom), PS(Play station), XB(Xbox), GBA(Game Boy Adance), WSC(Wonder Swan Color), Re(Remake)





2. 8bit


Final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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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87년

대응기종 : FC, MSX2, WSC(Re), PS1(Re), GBA(Re), PSP(Re), Android(Re/한글), iOS(Re/한글)


프로듀서 : 미야모토 마사후미

디렉터 : 사카구치 히로노부

캐릭터 디자인 : 아마노 요시타카

음악 : 우에마츠 노부오

시나리오 : 테라다 켄지, 카와즈 아키토시


줄거리 :

水, 風, 地, 火 각각의 속성을 지닌 크리스털로 유지 되는 세계에 어둠이 찾아오고 크리스털의 빛은 사라지게 된다. 크리스털의 힘으로 지탱해 온 세계는 점차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절망 속 남은 희망은 전설과 예언으로 내려오는 '빛의 전사'를 기다리는 것일 뿐이었다. 그러는 중 4개의 크리스털 조각을 각각 하나씩 지닌 4명의 청년이 이 세계에 나타나면서 'F.F'의 첫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개 :

'F.F'의 시작점. 프롤로그(링크)에서 이야기했듯.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마지막 작업물이라고 생각하며 만든 그 게임이다. 과거 인터뷰에 의하면 게임을 완성하고 이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카트리지를 들고 동분서주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당시를 회상한 우에마츠 선생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많이 안타깝게 느끼면서 동시에 새삼 대단한 사람으로 느꼈다고 했다.


1편은 'D.Q'처럼 발매 시작부터 폭발적인 인기는 얻지 못했지만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빠르게 인기를 얻어간 게임이다. 다행히 사카구치 인생에 마지막 게임이 아닌 새로운 시작점이자 지금까지 'F.F'를 있게 해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첫 출발 작품의 특징은 사카구치 자신이 즐겼던 게임들의 근본인 TRPG 규정을 차용했다는 것에 있다. (정확히 D.Q를 비롯해 초창기 일본 RPG 게임은 '울티마'와 '위저드리' 영향을 강력하게 받고 차용을 했다)


예를 들어 마법의 횟수를 두는 방식과 확률적 계산 방식, 초기 구성원 직업 선택 등을 들 수 있다. (TRPG이라는 것은 Table or Talk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 말 그대로 사람들이 둘러앉아 대화를 주고받으며 하는 역할 분담 놀이로 이해하면 된다. 본 필자도 10대 때 해본 희귀한 사람 중 하나, RPG의 시조라고 생각하면 쉽다)


다른 특징으로는 모티브가 된 'D.Q'와의 차별화 즉, 'D.Q'와 다른 편리성 및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키는 게임을 지향했다고 보면 된다.


이 게임의 큰 특징만 언급해 보면,


1. 4명이 한 팀으로 구성

2.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추구

3. 캐릭터 동작에 대한 간단한 일원화 (버튼 하나로 대화, 보물 상자 여는 행동 등)

4. 사이드 뷰 형식의 전투방식,  캐릭터 행동의 구체적 시각화

5. JOB 선택과 변화 (초기 4명의 직업을 전사, 도적, 승려, 적흑백 마법사 중에 선택해서 시작하고 나중에 각 직업의 상위 단계로 변화 한다)

6. 마법의 횟수와 레벨 별 차등화 (리메이크 판에서는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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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특징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전투조차 1 VS 1 으로만 진행하는 'D.Q 1'과 다르게 4명의 인원 구성으로 다수의 적과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최대 4 VS 8 을 재현한다. 거기에 전투 상황도 사이드 뷰로 펼쳐서 내가 조정하는 캐릭터의 동작을 시각화 해놓는다. 직업 또한 고정 시키지 않고 취향대로 사용자 선택으로 만들었다.

인터페이스도 최대한 직관적으로 구성했는데 화면이 따로 전환되는 메뉴 창 구성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대화하거나 보물 상자를 여는 행동을 할 때도 버튼 하나로 일원화시키는 편리성을 보여준다.

다른 특징으로 시리즈 전통이라 불릴 수 있는 오프닝을 들 수 있다. 1편을 예로 들면 첫 시작에는 간단한 도입 글을 시작으로 직업과 이름을 정하고 퀘스트 하나를 진행한다. 이어 퀘스트 하나를 끝내고 지역 이동을 하려고 어느 지점에 들어서면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나레이션 글과 전용 음악, 그리고 스탭 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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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 장면이 나오기까지가 하나의 프롤로그 챕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독특한 오프닝은 전통처럼 계속 사용 되고 1편에 사용 되었던 음악 또한 그대로 계승해 매 시리즈 마다 리메이크를 하게된다. (이때 사용된 도입부 음악은 오프닝이 아닌 엔딩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또 'F.F'가 단골로 추구하는 고대 문명(기계)의 로봇과 'F.F'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비공정(정확히는 비공선(船))등장 등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물론 다음을 내다 보고 이때 만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스토리 부분도 매우 단순하게 볼 수는 있지만, 의외의 반전도 있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시공간을 다루는 모습은 당시로선 신선했다. 후에 리메이크가 되면서 추가 설정이 붙거나 리메이크 이전에 있던 추가 설정이 재현되기도 하고 스핀오프 작품들과 스토리 부분을 연결하기도 한다.

또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어쩌면 파이널 판타지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이다. 당시 어떻게든 드래곤 퀘스트와 다른 느낌을 추구하면서 최대한 각각 상황에 맞는 주제곡들을 표현해 냈다. 주제와 동떨어지지 않게 상황에 따른 감정과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키지 형태이다. 지금 봐도 정말 시대에 뒤떨어짐 없이 세련된 형태라 생각한다. 바로 아마노 선생의 그림을 하나의 작품처럼 그대로 패키지에 구현해 놓은 형태인데 단순히 겉 패키지만이 아니라 메뉴얼과 카트리지 전면에도 그대로 재현에 놓았다. 구성이 군더더기 하나 없이 참 고급지게 느껴질 뿐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작품 같다. 후에 하얀색 바탕에 일러스트를 넣는 방식은 전통처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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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편은 시작되었고 많은 Famicom 사용자들이 구매를 해주었다 그로 인해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자신감을 회복하기에 이르고 게임 제작자로서 인생 제2막이 시작 됐다고 할 수 있다.




Final Fantasy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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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88년

대응기종 : FC, WSC(Re), PS1(Re), GBA(Re), PSP(Re), Android(Re/한글), iOS(Re/한글)


프로듀서 : 미야모토 마사후미

디렉터 : 사카구치 히로노부

캐릭터 디자인 : 아마노 요시타카

음악 : 우에마츠 노부오

시나리오 : 테라다 켄지, 카와즈 아키토시


줄거리 :

각자 개성을 가진 여러 국가가 공존하는 세계. 그 중 군사국가로 재편한 파라메키아 제국이 세계정복의 야욕을 펼치면서 기계, 마법, 지옥의 마물들을 이용, 이웃 국가들을 차례차례 점령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윽고 주인공들이 사는 곳까지 전쟁의 불길은 다가왔고 그 불길 속에서 주인공 일행은 살아남기 위해 도망을 치기 시작하면서 Final Fantasy의 두 번째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개 :

이후 'F.F' 시리즈 메인 단골 소재 중 하나인 제국군과 저항군의 스토리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한 인터뷰를 통해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을 보고 강하게 영향을 받아 게임에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구체적인 캐릭터 개성, 행위에 뚜렷한 목적성 등을 가지면서 전체적인 구성이 극적인(Dramatic) 전개로 펼쳐진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시도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설정 자체가 세계정복 진행이 한참 전개된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 시작부터 끝까지 좀 어둡고 묵직하다. 이런 설정은 단골 소재로 자주 쓰이게 된다.


전작과 비교해 시스템 부분이 크게 변경이 되었다. 몇 가지 정리해 보면,

 

1. 경험치 레벨 폐지, 숙련도 레벨 시스템으로 변환

2. 마법 횟수에서 MP 수치로 변환

3. 화면 상단 전체 3/5은 전투 화면 나머지 하단 전체 2/5는 상황 창으로 전환.

4. 특정 단어를 통한 대화, 즉 상호작용이 존재

5. 착용 장비에 대한 차별화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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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는 PSP 리메이크 판으로 클리어 했는데 개인적으로 2편에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 F.F 2는 오리지널 때도 그렇지만 굉장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대를 너무 앞서버린 작품이라고 본다. 덜 다듬어진 부분이 많지만 이 부분만 당시에 잘 해결하고 조금만 더 깔끔하게 정립 했다면 아마 명작으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몇 가지 추가 설명하자면 바로 극적인 전개를 꼽을 수 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언제부터 일본식 RPG, 다시 말해 JRPG라 불리는 게임의 특징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꼽히는 부분으로 특정 이야기 중심의 전개에 따라 유저가 뒤따라가는 방식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유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적어진다. 요약하면 이미 짜인 이야기를 드라마나 소설을 보듯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의 한계에 인한 방식이다. 구현할 수 있는 표현의 범위가 극히 제한적인 시대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특징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이 방식이 사용자에게 호감을 사기 위한 최선일지 모르지만, 기술력과 표현력이 엄청나게 발달 된 지금 현 시대에는 오히려 많은 한계와 문제점으로 남고 있다.


다시 돌아와 'F.F 2'는 그런 JPRG 특징을 보여주는 게임의 시초라고 보면 된다. 'F.F' 시리즈의 단골 메뉴이자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인, 시작부터 암울한 상태나 시대상을 보여주는 전개도 이때부터라고 보면 된다.


F.F 2 특징 중 하나는 주요 인물에게만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NPC에게도 적극적인 개성과 행동 목적을 부여해서 좀 더 자연스럽고 개연성 높은 전개를 보여 주려고 한다. 예를 들면 고정된 주인공 외에 특정 중심인물을 어떠한 목적을 위해 일행으로 들여와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각각 주어진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 축으로 적극적인 개입까지 하게 된다. 특히 주인공 대신 극적인 연출을 자아내기도 한다.


거기에 사용하는 주연들의 얼굴이 상태 창을 통해 표현된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느낌을 적극적으로 전달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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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설명해야 할 큰 특징 중 하나인 숙련도 시스템이 있다. 레벨이라는 시스템을 각각의 능력치 레벨로 세분화 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면 물리 공격 위주의 행동을 많이 하면 물리력이 높아지고 마법 위주의 행동을 많이 하면 마법에 관한 능력치가 상승한다. 또 특정 무기류를 사용하면 그것에 관한 숙련도가 올라가며 관련된 능력치 보정이 생기고 속칭 몸빵을 많이 하면 체력 관련 능력치가 올라가는 형식이다.


장비에 관한 것도 현실적인 느낌을 주려고 한다. 쉽게 말해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면 회피율 관련 능력치가 떨어지는 것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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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NPC와 조금 더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시스템으로 '워드 메모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NPC와 대화 도중 특정 단어에 표시가 생길 때가 있다. 그 단어를 기억, 즉 메모하게 하고 그 특정 단어를 가지고 다른 NPC 에게 물어보며 어떤 상황에 관련 힌트를 얻거나 풀어가는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표현하고 있다. 아마 되풀이 되는 단순한 상호작용 상황을 조금이라도 타파하려고 시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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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2'는 새로운 시도가 많은 게임이다. 마스코트 중 하나인 초코보, 용 기사라는 새로운 직업(말 대신 용을 타면서 싸우는 기사)은 이때부터 탄생했고 비공정에 대한 사용이나 표현 방법, 적극적인 인물 묘사, 조금 더 폭넓은 연령층을 담을 수 있는 극적인 이야기 전개 등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상당히 앞선 게임이라 생각한다. 다만 서두에 언급했듯 시스템적 부분을 포함해 군데군데 덜 정리 된 모습이 많아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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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선례를 남긴 게임에는 분명하다. 특정 시스템은 따로 더 다듬어져 차후 다른 ID(로맨싱 사가)의 게임으로 이어지고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F.F' 시리즈의 전통이라 불리는 많은 부분을 탄생시킨 게임으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답습을 넘어 차별화하고 진보하는 모습은 유저로 하여금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가지게 만든다.


참고로 PSP 버전에는 아마노 요시타카 선생이 새로 작업한 그림이 들어있다.




Final Fantasy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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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년도 : 90년

대응기종 : FC, NDS(Re), PSP(Re), Android(Re/한글), iOS(Re/한글)


프로듀서 : 미야모토 마사후미

디렉터 : 사카구치 히로노부

캐릭터 디자인 : 아마노 요시타카

음악 : 우에마츠 노부오

시나리오 : 테라다 켄지


줄거리 :

水風地火 각각의 속성을 관장하는 빛의 크리스털이 있는 세계. 어느 날 그 세계에 큰 지진이 발생한다. 그 지진으로 인해 크리스털은 땅속으로 묻히고 동시에 마물들이 창궐하기 시작한다. 한편 변두리 작은 마을에 사는 4명의 소년은 마을 근처에 지진으로 생긴 동굴로 호기심을 한가득 품으며 탐험을 하기 시작한다.


소개 :

아마도 'F.F 3' 부터 이 시리즈를 접한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도 시작은 'F.F 3' 이었다. 클리어는 못 했다. 당시 국내 게임잡지에도 크게 화제로 삼아 오랫동안 공략이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에는 '화이널환타지' 라고 표기된 것으로 기억한다. 여하튼 'F.F' 시리즈를 좀 더 대중화시킨 게임의 시작점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당시에는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언어 문제를 떠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져 공략집이 있어도 굉장히 어렵게 느낀 작품이었다. 그래서 흥미도도 크게 높지 않았고 중도 포기한 작품이었다. 오히려 당시 나를 크게 붙잡아 둔 게임은 90, 91년도 출시한 드래곤 볼 Z 시리즈였다.


게임의 느낌은 다시 1편에 가깝게 바뀌었다. 크리스털이라는 존재가 좀 더 부각이 되었으며 레벨 개념을 다시 사용했다. 마법 관련 수치도 MP에서 횟수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2편에서 보인 주인공 캐릭터의 개성은 조금 흐릿해졌다. 게임 본연의 즐길거리에 힘이 더 실렸다고 보는 게 좋을 듯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이야기 전개가 너무 단순하게 선이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큰 틀의 빛과 어둠의 균형이 세계를 안정시킨다는 주된 주제의식도 있고 각각 인물들 간에 설정된 사연과 관련된 감정선도 들어 있으며 그 외에 현실 속에서 한번은 생각해 볼 문제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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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컴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상태에서 2년이란 세월을 공들여 만든 게임답게 높은 표현력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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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F.F' 시리즈의 특성 중 하나가 타이틀 표지마다 게임과 관련된 어떤 상징성을 그려 넣는다. 3편의 표지도 보면 양손에 검을 들고 있는데 하나는 빛을 하나는 어둠을 상징한다.


이 게임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1. JOB 체인지 시스템

2. 전투 속 각종 수치에 대한 시각화

3. 직업관련 전용 기술 도입

4. 소환 마법 탄생

5. 40곡이 넘는 다양한 BGM


이 외에도 많지만 나름 대표적인 것을 이정도로 나열 할 수 있다.


국내에서 'Famicom' 기기가 한창 부흥하는 시기에 'F.F 3'가 발매를 했고 이때 'F.F'를 시작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하는 보편적인 추정이 있다. 그 이유인지 모르지만 보통 'F.F 3'로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 1, 2편을 3편과 비슷하거나 같은 구성의 게임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더욱이 오해를 하는 부분 중에 'F.F'의 상징성이나 대표적인 표현 방법들이 모두 3편에서 시작된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일부분만 따지고 보면 3편에서 시작되어 계승 발전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시 돌아와 앞에 이야기한 특징점을 간단하게 언급하면 가장 먼저 3편의 핵심, 잡 체인지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지금도 생각이 나는데 JOB 부분을 일본어로 적으면 ジョブ 가 된다. 이것을 한글로 죠브라고 표기해서 잡지 공략하거나 소개한 것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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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체인지 시스템을 간단하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예전 1편의 직업은 초반 선택 후 완전히 고정된다. 즉 초반 전사를 선택하면 후에 기사로만 변경되는 정도이다. 이런 부분을 넘어서 직업에 대해 강제 고정하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맞게 그 직업을 변경하고 숙련도를 높여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직업을 변경하는 것은 자유롭지만, 그것에 따른 필요조건이 따라 붙으며 관련 직업마다 플러스 되는 수치와 페널티 받는 수치가 변경된다. 또한 변경 자체를 위한 패널티도 존재한다. 한마디로 잡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시도나 사용자만의 방법, 또는 전투에 대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들고 동시에 성장이라는 재미와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직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재미를 주게 된다.


단순히 수치만 변경되고 그래픽만 변경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각 직업에 대한 전용 기술이 도입되고 표현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마법사 직업은 당연히 마법을 쓰게 된다. 이런, 단순한 수준이 아닌 'F.F'에서 볼 수 있는 용 기사라는 직업을 예를 들면 첫 등장인 2편에서는 특수한 설정만 있지 특별히 시각적으로 표현 되는 것이 없었다. 이 부분을 보완해서 용 기사만이 쓸 수 있는 '점프'라는 기술을 도입 전투에서 표현되면서 한층 더 직업 특성을 갖추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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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각 직업에 큰 개성과 선택에 동기부여를 했다고 보면 된다. 조금 더 예를 들면 '학자'는 '간파하기', '몽크' 계열은 '모으기', '환술사, 마계환사'는 '소환마법' 등을 들 수 있다.


금방 언급했던 'F.F' 상징 중 하나인 '소환마법'은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 3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간략한 정의를 내리면 보통 사용되는 마법 계열하고는 다른 실체가 있는 존재(보통 환수라고 부른다)를 소환해서 어떠한 특수효과나 공격 효과를 아군이나 적에게 사용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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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는 총 8개체가 있으며 단순히 한 개체에 한 가지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다. 흑, 백의 각각 다른 특수효과와 흑, 백을 합친 특수 효과 총 3가지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하나 들면 '바하무트'라는 소환수의 흑 마법 효과는 단체 즉사 공격, 백 마법 효과는 아군 전체 공격 횟수 증가 그리고 흑, 백 합체는 '메가 플레어'라는 무 속성 공격 효과를 보여준다.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 설명해야 할 것 중에 수치에 대한 시각화를 들 수 있다. 이 부분은 'D.Q' 와 가장 큰 차이점을 두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D.Q'를 비롯해 이전까지 'F.F'에서는 전투 중에 적 누구누구에게 '100'의 데미지를 주었다면 그 말 그대로 표시 창 안에 글자로 '적 누구에게 100 데미지를 주었다'라고 보여지기만 했다. 이 부분을 전투 화면 아군, 적 그래픽 상, 하단에 '100'이라는 숫자를 바로 눈에 보이게 직관적으로 화면에 띄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임 자체에 스피드 감이 살아나게 되고 사용자가 바로바로 전투 상황에 대해 빠른 인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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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 내가 이 기술을 쓰면 얼마의 피해를 주는구나, 지금 지성 수치에서 쓰는 회복 마법은 이만큼 회복되는 구나 하고 바로바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다.


지금 보면 참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아이디어 부분은 전투를 즐기는데 수많은 이점을 가져다주게 되며 차후 많은 게임에서 당연한 듯이 사용하게 한다.


조금만 더 이야기하자면 지금 내가 하는 게임에 수치화가 화면에 바로바로 보이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고 상상해 보자. 친구에게 '내가 이거와 저거를 조합해서 사용했더니 18만 데미지를 줬어. 조금 더 연구하면 20만 넘게 데미지 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라는 대화를 수치 없이 전달하려고 한다면 속 터질지 모른다 생각한다.


참고로 이 아이디어는 '슈퍼 마리오'에서 떠올려 차용했다고 한다. 머리 위에 뜨는 점수나 '1UP' 이런 표시를 보고 말이다. 생각해 보니까 '슈퍼 마리오'가 더 대단한데...


'F.F 3'에서 주목해야 할 것 중 또 하나는 극찬을 받은 우에마츠 노부오의 음악이다. 그는 총 40여 곡이나 되는 음악을 준비했다. FC의 열악한 내부 음원과 그 외 정식 음원과 관련 없는 쓸 수 있겠다 생각되는 내부 잡음 소리까지 총 동원해 어떻게든 듣기 좋게 만들어서 각각의 배경과 상황에 맞춰 게임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었다.


이번에는 이전 작업과 다르게 완전 자기 주도로 이뤄졌다. 시나리오와 게임 상황만을 가지고 부가 설명 없이 상황에 대한 느낌,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습을 표현 했다고 한다. 'D.Q 3' 엔딩 곡에 큰 충격을 받은 후 자신도 그 엔딩 곡에 못지않은 곡을 만들기 위해 1주일간 휴가를 떠나 숙소에 틀어 박혀 작업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로 예술인으로서 고집도 대단했다.


F.F 최초 오케스트라 형식의 곡을 선보였으며 이후 작업에 큰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도 애착이 있을 정도로 많은 힘을 쏟아부은 시리즈라고 한다.


이렇듯 FC이라는 기계가 가진 한계치 혹은 한계치를 넘는 시각적, 청각적 표현을 보여주고, 앞선 시리즈의 단점을 보완했으며 본연의 재미까지 잘 추구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F.F 3'는 이전 시리즈와 다른 대중적 큰 사랑을 받게 되고 RPG 게임의 강자로서 점차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한다.


참고로 NDS로 첫 풀 3D 리메이크가 이뤄지면서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다. 주인공 일행들의 개성을 크게 살리고 심지어 일행 중 한 명은 여성으로 교체했다. 스토리 부분을 조금 각색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 넣었다. 음악도 오리지널을 가지고 다른 팀, 즉 후배들이 재해석 하면서 곡도 더 추가 했다. 이전 작품보다 뒤늦게 이뤄진 작업이지만 인상 깊은 리메이크를 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NDSL을 이 게임 때문에 구매 했을정도. PSP로 나올 줄은 몰랐지만... 여하튼 난이도는 상당히 내려간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NDS 표지도 다시 그려졌으며 상당히 멋진 패키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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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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