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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04. 금요일

Ath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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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를 참... 좋아하시나 봐여???

 

그녀... 조개를 참 좋아하십니다. 오늘 이야기 할 식재료는 혜정 언냐가 좋아하는 조개 되겠습니다.


조개는 두 장의 껍데기가 맞물려 있는 것들을 말하는데 전복이나 삿갓 조개, 고둥의 종류도 조개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넓은 의미에서 패류라 부르고, 그 하위 분류로 조개류, 복족류로 나누지만 그딴 소리 하면 좀 병맛이기도 하니 두루뭉술하게 조개를 이야기하며 소라, 고둥, 전복 등도 함께 넣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개구~1.JPG

 

겨울이 오면 뜨끈뜨끈한 연탄불 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조개와 소주 한 잔 문득 생각나시죠??? 맛은 아는데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 야들은 어떻게 사는지 모르고 먹습니다.


또한 조개 종류별로 먹는 방법도 다종다양하고 제철이 따로 있기도 한데 그걸 모르고 먹으면 조금 서운하겠죠.

오늘은 이런 것들을 두루두루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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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는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서식을 하는데 도표에 보이는 갯벌 생태계에서부터 아주 깊은 심해에도 서식을 하고 민물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조개들이 서식을 합니다. 그 중 대부분의 조개류가 갯벌 생태계와 조하대 연근해 생태계에서 서식합니다. 조개구이 판 위에 올려진 조개는 전부 이 사이에서 서식하던 녀석들이죠.

 

갯벌은 수심이 낮은 곳일수록 뻘이 많고, 수심이 깊어질수록 모래가 많습니다. 뻘에는 작은 게나 갯지렁이, 낙지, 맛조개 등이 많이 서식하고, 모래와 뻘이 혼합된 혼합 갯벌에 여러 가지 조개들이 가장 많이 서식합니다. 조하대의 모래 갯벌은 항시 물이 들어와 있고 이곳에 가리비, 키조개, 꽃게 등이 주로 서식하죠. 또한 갯바위 생태계라고 따로 분류가 되는데 갯바위는 아파트라 보시면 됩니다.


하층엔 갯벌이 있는데 그 안에 다양한 조개들이 서식하고, 물이 들고 나는 중간층에는 전복, 소라 등이 물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며 먹이 활동을 합니다. 그곳에 김도 나고 톳도 나고 미역도 나죠. 이걸 먹자고 덤비는 다양한 생물들이 갯바위 주변을 찾습니다. 갯바위 상층엔 비교적 기동력이 있는 작은 게나 갯강구, 단단한 따게비, 굴 등이 서식을 합니다.


이렇게 종류별로 서식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타겟을 정했으면 그것이 사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갸들을 오라가라 할 수 없는 일이죠. 우선 뻘 갯벌부터 천천히 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죽합

 

죽합.jpg

 

죽합은 뻘 갯벌에서부터 모래 갯벌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데 혼합 갯벌을 좋아합니다. 발이 깊이 빠지지 않는 갯벌을 걸으며 유심히 구멍을 관찰하다 보면 구멍 2개가 가까이 나 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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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라고 구멍이 나 있져. 이 구멍을 삽으로 살짝 파 내면 이렇게 타원형의 구멍이 나옵니다.

 

맛 구멍2.jpg 

 

저 구멍 속으로 30~60cm 정도 파고 들어가 살고 있기 때문에 삽으로 저걸 잡자면 삽질 졸라 해야는 거죠. 그래서 맛소금 봉지 들고 있는 거 보이시죠. 맛소금을 솔솔 뿌려주면 앗!! 짜구라!! 하고 쏙 튀어 나옵니다.


맛소금 방법은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방법이고 예전엔 기다란 깔꾸리를 만들어서 저 구멍에 밀어 넣어 잡았습니다. 깔꾸리질이 스피드나 성공확률면에서 높지만 초보자들은 쉽지 않습니다. 깔꾸리를 넣어 잡아 올릴 때 껍질이 찢어지면 더는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거등요. 어릴 때는 자전거 살을 빼내 손잡이를 달고 끝을 휘고 망치로 다져 깔꾸리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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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하는 아부지 옆에서 아들이 들고 있는 것이 깔꾸리. 저걸 구멍에 넣어 잡아당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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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잡아당기면 죽합이 나옵니다.

 

죽합은 딱 지금이 제철입니다. 10월부터 초겨울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데 지금 조개구이집에 가면 맛있는 죽합을 맛 볼 수 있겠네요.


죽합은 껍질이 얇고 살이 많은 조개입니다. 여타 조개들에 비해 먹을 것이 많은 조개죠. 구이로도 좋지만 찜 솥에 넣고 쪄서 먹으면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죽합은 생으로 먹을 수 없는 조개입니다. 생으로 먹으면 배탈이 나니 반드시 익혀 드시길 바랍니다.

 

죽합과 비슷한 모양의 가리맛이 있습니다.


가리맛.jpg

가리맛

 

우리 마을에서 주로 잡혔던 가리맛은 죽합보다 조금 짧고 색도 거무튀튀하죠. 모래 보단 뻘이 많은 곳에 서식합니다. 서식지와 모양은 다르지만 성장 환경이나 채취 방법은 같습니다. 죽합보다 조금 더 쫀득해서 가리맛을 더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죽합은 종종 맛볼 수 있는데 가리맛 맛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어딜 가야 가리맛을 맛볼 수 있나요???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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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지 무늬를 가지고 있다 하여 백합이라 부릅니다. 무늬가 같은 것이 없죠.

 

주먹땡이만 허죠??


제일 왼쪽에 있는 녀석 정도는 백합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레베루를 두는 거죠. 저건 그냥 생합 나부랭이. 생합은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조개란 뜻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조금 작은 녀석들을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백합과 생합은 같은 조개지만 크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합니다.


백합은 물이 들고 나는 혼합 갯벌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모래가 많은 곳에서도 서식하지만 모래가 많은 곳에서 서식하는 녀석들은 질기고 국물에 감칠 맛이 덜합니다. 최근에 백합 출하량이 급감해서 중국에서 많이 수입이 되는데요, 중국은 모래 갯벌이 주를 이루나 봅니다. 해감도 쉽지 않아 까 보면 모래가 많이 들어있고 식감은 질깁니다.


본디 백합은 모래를 품지 않아서 잡은 상태에서 바로 까 먹어도 모래가 씹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국산 백합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래가 그득합니다. 중국 백합은 3일 이상 해감을 한 것으로 골라서 살을 발라내고, 여러 가지 야채와 함께 다진 후 찹쌀 반죽을 하여 껍질에 그 반죽을 넣고 쪄 내거나 죽으로 끓이는 요리가 가장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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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쪄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중국산 백합은 생으로 먹거나 구이를 하면 질기고 향도 없고 맛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조개구이집에서 내 놓는 생합은 아마도 중국산일 겝니다.


백합은 물이 자주 들고 나는 간조 지역의 혼합 갯벌에서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썰물 때 멀리 걸어 나가야 잡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릿날 썰물 때는 아주 멀리까지 물이 빠지기 때문에 이때를 기다려 백합을 잡으러 갯벌로 나갑니다. 이때는 경운기를 타고 먼 바다까지 나가는데요, 경운기가 없는 사람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경운기 가진 사람에게 돈을 주고 타고 나가 잡았습니다. 


사릿날은 조수를 아주 조심해야 하는데 물이 멀리 빠져 나간 만큼 많은 양의 물이 급격하게 밀고 들어오기 때문에 자칫 하다간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물이 든다 싶으면 아무리 백합이 많아도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마을 아주머니 한 분도 그렇게 세상을 뜨셨네요. 


바다로 조개 잡으러 나갈 때는 달을 살펴서 보름이나 그믐에는 물이 서고 앉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바닷물이 들고 나는 것을 이 지역에선 썰물 때는 ‘물이 앉는다’ 말하고 밀물 때는 ‘물이 선다’라고 말합니다. 들고 난다는 말 보다는 서고 앉는다는 말이 더 좋지 않나요? ^^)

 

백합은 군집해서 생활하지도 않고 죽합처럼 어떤 표시가 있지도 않아 도구가 없으면 찾기도 잡기도 어렵습니다. 백합은 온도가 올라가면 뻘의 표면 가까이로 올라와 생활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땅 속 깊이 들어가 생활하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가 채취하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7~9월 경에 산란을 하는데 이때는 표면으로 올라와 산란을 하기 때문에 거저먹기죠. 백합을 잡을 때는 글갱이라는 도구가 필요한데 아래 그림과 같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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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막대기를 휘어 양쪽 나무에 연결해서 땅에 박고 주욱 긁어가다 보면 덜컥 생합 껍질 닿는 소리가 들립니다. 산란기에는 쇠막대기의 높이를 짧게하고 봄이나 가을엔 길게 해 깊이 넣어 긁습니다. 저렇게 땅 보고 뒤로 걸어 다니니 물 서는 것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죠. 저런 도구가 없어도 산란기에는 농사 짖는 쇠스랑이나 글괭이를 땅에 박고 주욱 끌고 가면 백합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백합은 어떻게 먹어도 맛이 좋지만 생으로 먹는 것이 백합의 맛과 향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죠. 입 안에 담고 있는 국물이 짭쪼롬 하고 감칠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어떤 양념도 하지 않고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국물을 흘려 버리지 말고 국물부터 드시고 조갯살을 드세요. 국물에 깊은 맛이 다 들어 있습니다. 조금 짜다 싶지만 맛을 음미하면 그 짠 맛에 오묘한 맛이 들어있지요.


또한 백합은 죽을 끓이거나 국을 끓여 먹어도 맛이 좋은데 이때에도 어떤 향신료도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백합 자체가 짭쪼롬하기 때문에 소금으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구요. 매콤한 국물이 먹고 싶다면 고추 몇 조각 썰어 넣는 것으로 마무리 하시면 됩니다. 


일본에선 술찜을 많이 해 먹는데 국내산 청주로는 그 맛을 내기 어렵습니다. 다이긴죠 급으로 쪄내야 그 맛을 낼 수 있으니 배보다 배꼽이겠죠. 혹시 준마이다이긴죠 한 병 어디서 선물 받았는데 먹고 남으면 백합을 사다 술찜을 해 드셔도 좋을 것입니다. 백합이 1/3쯤 잠기게 술을 붓고 껍질이 벌어질 때까지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알콜이 날아간 술의 단 맛과 백합의 풍부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냅니다.


다른 여타 조개들은 끓는 물에 넣어야 입을 벌리지만 생합은 차가운 물에 넣고 끓이기 시작해야 입을 벌립니다. 끓는 물에 넣고 끓이면 살이 완전이 오그라들고 나서야 입을 벌리기 때문에 조개 맛을 버리게 됩니다. 생합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끓이는 것입니다.

 

 

바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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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는... 무늬가 참 다종다양합니다. 언뜻 보기에 비슷비슷 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렇게 다양한 무늬를 가졌을까 싶죠. 백합이 백개의 무늬라면 바지락은 천개의 무늬가 있을 듯 합니다. 참 예쁜 무늬를 가졌지만 태생이 작은 조개라 그 색의 아름다움에는 눈을 주지 않나봅니다.


바지락은 모래가 많은 혼합 갯벌에서 주로 살아가지만 갯바위 주변의 돌 틈에서도 잘 살아갑니다. 작은 자갈 사이사이의 뻘을 헤짚어 보면 여지없이 바지락이 살고 있죠. 뻘에 사는 바지락보다 돌 틈에 사는 바지락이 살도 깨끗하고 맛도 좋습니다. 돌 틈에 나는 것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직접 잡아 먹겠다시는 분들은 갯바위 근처의 하단 부분에 뻘과 바위가 뒤섞여 있는 부분을 찾아 보시길 권합니다.


바지락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특별히 멀리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고 새끼 낳아가며 살아 갑니다. 또한 군집 생활을 하기 때문에 바지락 무더기를 발견하면 대박이죠. 깊이 살지도 않고 전 해안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주로 서해안 혼합 갯벌에서 살아간다지만 어디든 다 적응하고 살아가는 녀석이죠. 바지락 잡을 때는 호맹이 하나면 족합니다. 호미로 몇 번 땅을 긁어내면 몇 마리씩 모습을 드러내죠.


바지락은 초봄에 잡는 것들이 가장 맛이 좋습니다. 지금 잡히는 바지락은 가장 맛이 없을 때입니다. 여름에 산란하고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니지도 않는 놈들인데 살이 홀쭉하게 빠져 건져먹자고 보면 별 볼일 없는 살점 뿐이잖아요. 늦겨울, 초봄엔 살이 가득해서 이 때 잡은 바지락은 지금 잡은 바지락과 같은 부피일 때 무계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할매들이 그 추운 바닷바람 맞으며 바지락 긁으러 댕기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어떤 조개든 먹기 위해서는 해감이 필수적인 코스인데 특히나 바지락은 해감을 거치지 않고는 먹을 수가 없이 많은 모래를 입 안에 가득 담고 살아갑니다. 바지락을 잡아오면 우선 해감을 시켜야는데 바닷물 정도의 농도를 가진 깨끗한 소금물이면 됩니다. 더럽게 짜면 입을 안 벌리고 싱거우면 헤벌레 입 벌리고 죽어버립니다. 짭짤한 소금물에 하루 이틀 담가 두세요. 촉수를 밖으로 내뻗으며 모래를 뱉어 냅니다.(너무 가까이 얼굴 들이대면 갸들이 침뱉어요. ㅋ 입 벌리고 있는 바지락 건들면 물을 찍 쏘며 뚜껑을 닫습니다.)


이렇게 해감이 되었다 해도 바지락은 모래 투성이입니다. 살만 발라 먹는 것이라면 칼로 입을 벌리고 살을 발라 먹을 수 있겠지만 조갯살 발라 내는 일은 해안가 살던 언니들이나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일, 보통은 껍질째 넣고 끓이지 않습니까. 이 경우에는 바자락을 빡빡 문대 껍질에 묻어 있는 모래를 행궈내기도 하고 죽어서 흙만 가득 머금고 입다물고 있는 녀석들의 입을 벌리게도 해야 합니다. 


국을 끓일 때 가장 큰 문제를 발생 시키는 것이 죽은 바지락입니다. 아무리 봐도 산 것 같은데 흙만 잔득 물고 있는 녀석들이 있거든요. 천 개를 깨끗이 했다 해도 하나가 흙을 물고 죽어 있으면 그 국은 버리게 됩니다. 바지락은 작은 조개라서 하나 하나 확인하기 힘들어 발생하는 일인데 일반적으로 바지락으로 음식을 하는 식당에선 바지락을 먼저 삶아 내고 국물을 따로 걸러내 사용합니다.

 

바지락 칼국수.jpg


바지락 칼국수를 보면 요렇게 조개를 고명처럼 올려 주지 않습니까. 마구 섞여 있으면 함께 넣고 끓였다 보시면 되고 이렇게 고명으로 올려져 있으면 국물을 맑게 걸렀구나 하고 드시면 됩니다.


바지락은 냉동을 시켜도 그 맛을 잃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한 식당 주인들은 1~3월 사이에 잡히는 바지락을 대량 구입해 냉동시켜 뒀다 음식으로 만들어 냅니다.


제철 바지락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달달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이 시기의 바지락은 백합보다 맛이 좋다고 장담합니다. 겨울파와 함께 초고추장 무침을 해 먹어도 맛있고, 소금과 양념을 조금씩 넣고 무젓을 담아 먹어도 맛이 좋지요. 제철 맞은 달래와 된장국을 끓이면 아오~ 해장. 반면 살 없고 맛없는 요즘의 바지락은 장국에 들어간 멸치나 그것이 그것. 쯧. 

 

 

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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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강진 참꼬막에 기 눌려 새꼬막은 만년 2인자.

그래도 맛만 있더라 씨부럴 새꼬막.

새꼬막 다 자라면 피조개 되는 줄 알고 있었지.

백날 기다려야 내 각시는 크덜 안허니 피조개 팔자는 따로 있었던가 부다. 씨부럴.

 

반상의 종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ㅋㅋㅋ 참꼬막은 참꼬막, 새꼬막은 새꼬막, 피조개는 피조개더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꼬막은 껍질의 골이 아주 깊고 가로로도 골이 파져 있습니다. 반면 새꼬막은 골이 얕고 세로로만 골이 파져 있지요. 새꼬막과 피조개는 모양은 같지만 크기가 다릅니다. 어릴 때는 새꼬막이 자라면 피조개가 되는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꼬막은 그만큼 크고 말더군요!!


꼬막은 참꼬막을 제일로 알아 주는데 강진과 벌교 일대에서 주로 볼 수 있습니다. 저 어릴 땐 참꼬막이란 것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살던 고향에선 꼬막은 새꼬막 하나 뿐이었거든요. 미루어 보면 참꼬막은 새만금 일대에선 자생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꼬막이나 피조개는 모래보다는 갯벌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 일대에선 꼬막같이 흔한 것이 없었죠. 갯벌을 파내면 여지없이 꼬막이 들어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 많이 잡았습니다. 어리디 어린 놈들이야 발 시럽고 손시런 갯벌로 그 즈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엄마, 누나, 언니들은 가까운 갯벌에 앉아 꼬막을 많이 잡았습니다. 꼬막 잡다 간간히 걸리는 것이 피조개입니다. 피조개는 사는 환경은 꼬막과 같지만 조금 더 깊은 뻘 속에 살았습니다. 꼬막 열 개 잡으면 피조개 하나 잡는 꼴이었죠.


지금이야 주먹댕이 만한 피조개 하나 맛보기 쉽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안 망해사 인근의 심포항에 가면 그런 피조개들이 그득그득 했었습니다. 피 눈물 뚝뚝 흘리는 그 놈 칼도마에 척 허니 올려놓고 착착 쓸어 초장 찍어 쏘주 한 잔 그라스로 마시고 나서 쩝쩝 씹어 먹으면 갈 길 먼 선비님도 다리 풀고 주저앉을 맛. 쩝.


피조개야 그렇게 먹는다 치고 꼬막은 뭐니뭐니해도 양념간장이겠죠. 


철이 철이니 만큼 달래간장 만들어 놓고, 꼬막 데쳐 뚜껑 열리면 한 쪽은 떼어 내고, 한 쪽에 꼬막살 옴팡지게 담아 그 위에 양념간장 얹어 먹는 맛이 그만이어서 서해안 일대의 가정마다 대소사가 있으면 꼬막이 빠지지 않고 상에 올랐습니다.

 

꼬막무침.jpg

 

꼬막은 이상하게 국으로 끓여도 맛이 없고 구이를 해도 맛이 없습니다. 조개 특유의 감칠 맛 나는 국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꼬막류는 헤모글로빈이 포함된 ‘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살이 붉은 색을 띠는 것이고 흐르는 국물이 응고됩니다. 생합이나 바자락 같은 국물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것이죠. 따라서 꼬막류는 찜이 최고입니다. 살이 많고 쫄깃쫄깃해서 찜으로 해 먹기에 아주 좋습니다. 국을 끓여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꼬막을 요리하는 방법은 데쳐서 살만 발라 무쳐 내거나 양념 간장을 얹어 먹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조리 방법만으로도 꼬막의 맛은 위대합니다. 꼬막이 많이 날때는 꼬막 살을 발라 말려 뒀다 밥을 할 때 밥솥에 넣고 쪄서 먹거나 조림을 해 먹기도 했습니다. 조금 딱딱하긴 했지만 워낙 맛이 좋아서 좋은 밑반찬으로 밥상에 올랐었죠. 지금은 말린 꼬막을 찾기가 쉽지 않더이다. 

 

 

조개 이야기를 시작하니 이 조개 저 조개 수도 없이 많군요. 다음회까지 갯벌에 사는 조개들을 알아보고 이어서 갯바위 틈에 사는 홍합, 굴 등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찾아보도록 하죠.


아... 막막 신나는데 분량이 너무 많어.ㅎㅎ







Athom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