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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07. 월요일

독투불패 분노하샘







이 글을 쓰는 목적


조또 모르는 쉐리가 집 지으면서 몰라서 당한 점과 쉽게 돈 털리게 되는 과정을 알림으로써 여러분이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의 내용


이 글을 쓰는 현재, 수도권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에 집을 지어 들어와 1년 째 살고 있는 나는 2011년 7월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집이 내 마음에 들 정도로 완성이 된 2013년 8월까지의 일화를 써보려고 한다.(2012년 10월 입주)


또 명예훼손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르기에 이 글에 나오는 이름/지명/업체명 등은 모두 허구여야 한다.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허구로 알아주시길 바란다. 이런 표현의 자유 조또 없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시작하기 전에


결혼을 했다. 양가의 반대로 양가의 도움 없이는 결혼 승낙을 받지 못하는 비극적 배부름을 경험하게 되었다. 결국 원룸에서 시작하려던 우리 부부의 계획은 철부지들의 계획으로 비웃음을 사고 늙으신 어머니는 자발적으로 노후 자금을 아파트 전셋집 마련에 쾌척하셨다. 수 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 땡큐.(덕분에 그 돈에다가 더 보태서 그렇게 반대하던 집 지었습니다.)

 

우리는 맞벌이를 했다. 


아이가 태어났다. 


아내는 휴직을 했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쓰는 앞집은 인사를 걸어도 불편해 했다.

 

놀이터에는 이미 친한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고, 안타깝게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만한 대인 기술이 부족했었나보다. 혹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할 만큼 절박하지 않았거나.

 

어쨌든 성인과의 대화 없이 말이 통하지 않는 아기와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지독하게 외로운 일이다. 아내가 복직하고, 내가 휴직을 하고 아이를 보면서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왜 아이 한 명을 보는 데에 성인 3명이 필요하다고 하는지도.

 

외롭다. 아이를 집에서 보는 일은 그래서 어렵다. 우울증 안 걸린다면 그 편이 더 이상한 것 아닐까? 성인과 한 줄의 대화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슈퍼마켓에 갔었다고 한다면 강신주 박사 같은 사람들은 나를 겁나 비웃겠지?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아이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었다는 비포미드나잇의 줄리델피의 대사에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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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라는 공간에서도 아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공동체가 존재한다면, 내가 겪었던,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겪게 되는 지독한 외로움과의 싸움은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불행하게도, 나는 그리고 나의 아내가 살던 아파트에는 우리가 속할 공동체가 없었다. 교회라도 다녀야되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했었다.

 

시골로 가자고 제안했다. 의외로 흔쾌히 아내도 가자고 했다.

 

그 때부터 돌쟁이 아이를 데리고 시골로 집 지을 곳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집짓기 관련 커뮤니티에도 닥치는 대로 가입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TIP 1

다 아는 말이겠지만, 아파트냐 주택이냐가 문제가 아니다. 주변에 믿을 수 있고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이웃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 수도 있다. 매연가득한 도심에서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면 그뿐. 장밋빛 꿈을 갖고 주택만 지어가면 엘도라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이다. 주택에서 한 번 이웃없이 고립돼서 살아볼텨? 주변에는 시간때울 대형마트도 원천적으로 읎따!

 

TIP 2

배우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가는 일이 있을때마다 수시로, 그리고 기분 나쁠때마다 수시로 원망을 듣게 되니, 배우자가 싫다면 과감하게 포기하자. 아파트에서 다리뻗고 자는 편이 주택지어서 바가지 긁히면서 쪽잠자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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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개론>



0. 인트로


집을 짓는 과정은 대략 어떠할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돈이 들까. 대략 살펴보면,


① 발바닥에 땀나도록 땅 보러 다녀서 나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땅을 골라.(토지구매)

② 그 땅에 알맞게 건물 지을 계획을 짜고 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설계+허가)

③ 그 계획대로 건물을 지어줄 쉐리를 찾아. 혹은 니가 직영으로 지어.(시공사 선정)

④ 집을 열라 지어.(시공)

⑤ 계획대로 잘 짓는지 제대로 된 재료를 쓰는지 잘 감시해.(감리)

⑥ 다 지었으면 구청에서 다 지었다고 검사를 받아.(준공허가)

⑦ 집에 들어가고 세금도 내고 집도 꾸미고 즐겁게 살아.(입주)

⑧ 하자가 발생하면 AS해달라그래.(하자)


정도야. 쉽지? 근데 이게 다 돈이야. 돈으로 구분하면 이래.

 

- 토목 관련 비용(순수한 땅 값, 전기/가스/상하수도 등 연결 비용, 도로 연결 비용, 땅 고르고 파고 후비는 비용 등)


- 설계/감리 비용(설계도 그려달라고 주는 돈, 설계도 대로 집을 짓는지 감시해 주는 댓가로 지불하는 돈)


- 건축 관련 비용(집 뼈대 만들고, 보일러도 넣고, 단열재 넣고, 전기선도 깔고, 전구랑 컨센트 달고, 인터넷 깔고, 수도관도 달고, 하수관도 달고, 가구도 넣고, 도배도 하는 데에 쓰는 돈)


- 조경 관련 비용(나무도 심고, 잔디도 깔고, 돌덩어리도 놓고, 나무로 갑판도 만들고, 분수대와 놀이터와 꽃밭과 텃밭 등 조성하는 데 드는 돈)


- 각종 세금과 허가비(앞의 모든 항목에 붙는 10%의 부가세, 없던 집이 생기니까 취득세 등 이런 것들이 생기는데, 내가 이쪽에는 정말 모른다. 조금만 공부하면 30~40만 원 절약한다는데 포기했다. 법무사한테 맡기고 수수료 지불했다.)


- 이사 비용(이사하는 데 드는 비용, 입주 전 청소비, 혹시 입주 타이밍이 안 맞으면 이사짐 보관료)


- 예비비(생각지도 못했던 돈이 갑툭튀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신발.)

 

각 항목별로 따져본다. 순수 내 경험에 의한 것이므로 꼴리면 딴 놈이 쓴 책 사 봐라.

 

‘웰컴 서울’ 표지판까지 너님 차 시동을 거는 시점에서 대략 40분 정도에 주파되는 지점의 논이나 밭에다가 100평의 땅을 사서 20평짜리 2층 집을 지어보는 데 돈이 얼마나 들지를 예로 들어본다.

 


1-1. 땅 구입 관련 비용


땅값 : 열라 비싸다. 


서울 근교 100평 정도의 땅을 사려면 7천만 원~1억 5천만 원 사이가 들어간다. 7천만 원과 1억 5천만 원의 차이는? 1억 5천만 원이면 기반 시설이 이미 들어온 상태고, 7천만 원이면 너님이 알아서 인입을 해야된다는 말씀. 인입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설명.

 

땅 주인은 땅값을 최대한 높여 비싸게 팔고 싶어하다보니 땅값 높게 부를 건수만 찾는다. 예를 들면 아직 놓여지지도 않은 다리나 도로나 지하철이나 대학교 이전 등의 계획을 가지고 미래 가치가 올라갈 거라며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얼마나 비싸냐고?


대충 땅값으로만 1억~2억의 피 같은 돈이 벙커 밭으로 가는 저글링들처럼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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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 서울 땅값은 아예 알아보지도 않았었다. 서울(여기서 얘기하는 서울은 ‘어서오십시오. 서울특별시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보이는 곳의 안쪽을 의미한다.)에서 20~30분 거리에 있는 곳은 대략 평당 400만 원에서 1천만 원가까이 부른다.


바닥이 20평짜리 집을 지으려면 최소 40평 정도의 땅이 있어야되는데(건폐율/용적율 설명하기 귀찮다. 대충가자.) 대충 머리셈으로 계산해도 40평 땅 덩어리가 대충 4억이다.


우리가 TV에서 보던 집을 떠올려 보자. 앞마당이 살짝 있고, 차고에 주차한 다음 대여섯 걸음 걸어서 현관을 올라가면 집이고, 집 뒤쪽으로는 뒷마당이 있는 정도의 집. 건물 바닥이 20평짜리라면 땅이 100~200평 정도는 되어야 마당에 차고/텃밭/놀이터/갑판/정원/바베큐파티하는 곳/연못 등 이런 것들을 쑤셔 박을 수 있다. ‘쑤셔 박을 수’에 주의. 저거 제대로 다 넣으려면 400평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본다. 100평에 저거 다 넣으면 단칸방에 피아노/세탁기/60인치TV/침대/열자짜리 장롱/컴퓨터/전축 다 넣는 꼴이 된다.


그래서 주택 사는 쉐리들은 돈지랄하는 쉐리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나도 돈지랄하는 쉐리 중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사람 사는 게 다 상대적인 것이고,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10년 정도 밥 굶고 저축만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한 번에 질렀다. 물론, 그 중의 대부분은 내 돈이 아니다. 은행 돈과 양가 부모님의 돈 그리고 우리 부부의 돈(우리 부부의 돈 중의 많은 부분은 집사람 처녀 시절에 모은 돈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ㅠㅠ)이 혼탁하게 섞여 있다.

 

아파트도 그렇지만, 30대 중반의 젊은 놈이 내 손으로 일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사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이웃들을 보면, 주로 나보다 나이가 더 많거나(좀 더 오랜 기간 동안 돈을 모았다는 의미) 연봉이 많이 높거나(돈을 많이 모았거나 대출 이자 상환 능력이 높다는 의미) 부모가 도와주거나 그렇다.

 


1-2. 전기/가스/상하수도 등 연결 비용(전문 용어로 인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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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복병이다. 예상외로 돈이 솔솔 들어가며, 공사 시작하기 전에는 얼마 들어갈이지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힘들어. 변수가 많다. 우리집 같은 경우는 대략 400~500만원 정도가 예상되었다고 해.

 

  전기 선 끌어오는 길이에 비례해서 돈이 슝슝 나간다. 적게는 30~40만원, 많게는... 몰라. 너네집 앞에 송전탑 미니어쳐 같은 놈 니 돈 쳐들여서 지어야 전기가 들어올 수도 있다.

 

  상수도/하수도는 전기보다 더 비싸다. 파이프를 땅에 묻어야 되니까. 땅파는데 굴삭기 임대료만 하루 50만원씩 기어나가는 판이니 말 다했겠다고 볼 수 있겠다. 이미 상하수도가 연결되어있다면 모를까, 연결해야된다면 이 돈도 수백~수천만원이 들어갈 수 있으니 미리 따져보자. 돈이 쳐발리는 숨은 요소가 무지 많다. 예를 들어서, 알고보니 바닥이 암반이 딱딱해 굴삭기가 업무 효율이 안 나서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땅을 파고 이러면 돈이 막막 올라간다. (사흘만 늦어지면 굴삭기 임대료만해도 150만원 추가발생한다.) 이런 경우에 예상치 못했던 돈을 여러분에게 요구하게 되는데, 여러분은 ‘내가 계약한 것은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관을 매설하는 것으로 XX원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업자들은 ‘무보수 무노동’을 주장할 것이다. 씨부렁, 틀린 말 아니다. 나 같아도 돈 안주고 일하라는데 일하기 싫겠다. 게다가 돈 안주면 정말 일 안한다. 그러면 관 못 매설한다. 못 매설하면 집이 안 지어지고 허가도 안 나고 집 완성되는 날짜는 자꾸자꾸 늦어지고 좀있으면 장마가 오거나 겨울이 올 것 같고... 무섭다.

 

정화조도 생각보다 캐 비싸. 똥통이 몇백만 원이나 할 줄 누가 알았겠어?



1-3. 땅 고르고 파고 후비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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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으려면 편평한 땅에 지어야 된다. 이미 집터였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땅을 평평하게 파고 후비고 그 위에 콘크리트도 부어서 집이 올라갈 땅 모양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것도 천만 원 단위로 돈이 빨려 들어간다. 땅이 지랄맞거나 해서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이 더 걸리면 그만큼 장비 대여비나 인건비가 추가 발생한다.


 

2. 설계/감리 비용

 

집의 설명서인 설계도를 그려주는 비용이 대략 500만 원~2000만 원. 500만 원짜리와 2000만 원짜리의 차이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2000만 원짜리가 500만 원짜리보다 4배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름만 얘기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TV 프로에도 나왔고 광고에도 나오고 있는 어느 건축가에게 설계와 감리를 의뢰했고, 1200만 원을 지불했다.(원래 2000만 원인데 할인해 준다고 그랬다.) 현재 나는 이 건축가에게 명예훼손의 혐의로 형사고발된 상태다. 자세한 이야기는 설계 쪽 이야기할 때 하자. 쓰바 집 짓고 나니 전과자 되게 생겼다.


여러분은 나의 조언을 잘 들어서 괜찮고 친절하고 디테일하면서도 집주인(건축주)이 머릿속에서 원하는 집을 현실화하고 도면으로 그려줄 수 있는 건축가를 대략 600만 원~800만 원 정도의 가격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업자가 설명서 대로 집을 잘 짓고 있는지를 감시해 주는 감리비는 보통 설계비에 포함된다. 감리 업자가 집 짓는 업자랑 술 한잔하고 형님동생 해 버리면 여러분들은 마사오 형님의 말대로 좋게 된다. 청렴하고 도덕성 높은 감리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응원해 본다. 파이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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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 : 그나마 감리를 주 2회 오는 조건으로 1200만 원 지급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엉터리인 집이 지어진 것인지, 혹여 800만 원짜리 설계를 했으면 더욱 더 엉터리 집이 지어졌을 것인지 내가 알 방법은 없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설계자도 아니고 건축설계사 1급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라서 설계가 이렇다 저렇다하고 쓰니까 경찰 수사관이 나를 범죄자 취급하더라. 아... 자세한 얘기는 설계 편에서 더 써보도록 한다.

 


3. 건축 관련 비용

 

2D의 설계 도면이 나오고 나면 그 그림을 3D로 현실화 시켜줄 업체가 필요하다. 3D로 만들려면 


- 집 뼈대만드는 업체 

- 단열재와 방수재 같은 것 설치하는 업체 

- 화장실과 수도 설치하는 업체(보통 설비라 부름) 

- 전기/전화/인터넷/조명/외 선 연결 업체(전기 업체) 

- 문짝/선반/계단 설치 업체(인테리어 업체라고 부름. 개인적으로 정말 혼돈스러움) 

- 벽지/페인트/마루바닥 설치 업체(도배업체라고 부름. 인테리어랑은 다름) 

- 주방가구/신발장/붙박이장 제작 업체 

- 보일러 시공 업체 등


대략 이 정도의 업체들이 필요한데 시간도 많고, 사람을 잘 다루면 직접 동네에서 이런 업체들 싹 다 불러서 직접 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이런 식으로 집주인이 직접 업자들을 다 알아보고 지으면 ‘직영으로 짓는다’고 말하더라. 우리 동네의 집들 중 한 군데는 집 짓는 도중에 업자가 말아먹으면서 중간에 집주인이 업자들과 직접 하나하나 계약하기 시작하던데, 정말 힘들어 보이더라.


업체분들 괜찮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성깔 지랄맞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것 알고 있지?


아무튼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저런 여러 가지 업체들을 연결해 주는 업체와 계약을 맺는데 그런 업체들을 시공사라고 불러. 시공사가 그 문어 장군 가족이 하는 그 시공사가 아닌 것은 다들 알고 있겠지?

 

이 시공사라는 사람들 잘못 만나면 정말 좋게 된다. 그런데 보통은 잘못 만난다. 그래서 보통은 집을 지으면 좋게 되지. 그래서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나오는 거야. 그만큼 괜찮고 정직한 시공사를 만나기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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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정직함을 가진 시공사를 만난다면 정말 좋겠지.


시공사와 집주인은 보통 공사 계약을 맺게 되는데,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계약서를 정말 꼼꼼하게 써야 해. 혹시 나중에 법정까지 가게 되면 계약서의 말 한마디에 따라 유리하게 될 수도 있고, 불리하게 될 수도 있거든. 내가 안 겪어본 일이라 쓰기가 힘들어. 경찰서가니까 내가 안 겪어본 옆집 일이나 옆 동네 일을 인터넷에 쓴 걸로 막 뭐라 그러더라고. 씨바 앞으로 영화 감상문이나 독후감 같은 건 인터넷에 안 올려야겠어. 아무튼, 계약서에 대해서는 따로 또 이야기해 보자.


핵심은 이거야. 여긴 신자유주의 경제의 대한민국이야. 알지? 니가 대접받는 순간은 저들이 필요한 돈이 니 계좌 속에 있을 때까지야. 그 이상의 인간적인 훈훈함을 바라면 나처럼 아주 좋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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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경 관련 비용


은근히 계~속 들어간다. 10만 원씩 10만 원씩 10만 원씩~ 계속 들어간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몇백만 원일 수 있어. 집을 짓다 보면 왔다 갔다하는 돈 단위가 막 천만 원, 이천만 원, 일억 원, 일억 오천만 원, 막 이러는데 한 달에 이삼백만 원 버는 나 같은 사람도 한 일년 정도 저런 단위로 써제끼다 보면 농기구/공구/씨앗/목재/모종/묘목/거름 이런거 사는 데에 드는 1만 원 단위에 감이 좀 없어지니 조심해.


참고로 울 집 마당은 한 20평 정도 될까?(너님들 학교 다닐 때 교실이 대략 10평이었어. 그 정도 공간을 기준으로 가늠해 봐. 졸업한 지 오래 돼서 까먹었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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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정도에 카페 야외에 있는 그런 데크가 있고, 나머지는 잔디밭이야. 대략 400만 원정도 쳐발린 것 같아. 내 꿈이 카페에 있는 어닝 설치하는 거여서 질렀어. 왜 있잖아, 카페 주인장이 꼬챙이 같은 거 꽂아서 막~ 팔에서 요구르트 나올 때까지 돌리면 스멀스멀 그늘막이 쳐지는 그거.


아까도 말했지만, 욕심 내서 이거 저거 그거 좁은 마당에 다 설치하면 마당있는 집에 살러 와서 마당없는 집에서 살게 되니까 적당히 하도록 해봐.

 

 

5. 각종 세금, 공과금


앞의 모든 항목에 붙는 10%의 부가세. 2억 들여 집 지으면 부가세가 2000만원일세. 놀라워라. 이거 미리 계산하여 놓지 않으면 정말 암울하다. 그렇다고 업자랑 짝짜꿍해서 탈세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


없던 집이 생기니까 취득세 등 이런 것들이 생기는데, 내가 이쪽에는 정말 모른다. 너님이 집 짓는데 든 돈을 적게 신고하면 취득세가 쬐금 나오고 많이 신고하면 많이 나와.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자기 집 3억 4천에 지어 놓고 1억 5천에 지었다고 신고해서 세금 쬐금만 냈다고 사람들 모아놓고 자랑하더라만, 우리 그렇게 살지 말자.


세금 지불하고 설계도 대로 잘 지었는지 해당 관청에서 조사 의뢰해서 집으로 허가를 받는 데에도 돈이 드는데, 법무사한테 맡기고 수수료 지불했다. 조금만 공부하면 30~40만원 절약한다는데 포기했어. 이 무렵엔 돈에 대한 감도 떨어지고 몸도 마음도 지쳐서 뭘 더 알아본다는 게 참 힘들더라. 배부른 소리지. 내가 좀 게을러.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 셀프로 했다더라.

 


6. 이사비용


이사하는데 드는 비용, 입주 전 청소비, 혹시 입주 시기가 아다리가 안 맞으면 이사짐 보관료야 뭐 설명 안 해줘도 되겠지?

 


7. 예비비


생각지도 못했던 돈이 갑툭튀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신발. 천만 원 정도는 소화기처럼 챙겨 둬야 된다는 말씀. 씨바, 말이 천만 원 정도지 천만 원 소화기처럼 챙기려면 도대체 몇 달치 월급을 쳐박으란건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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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집을 짓는데 내가 썼던 갖가지 돈을 써봤어. 얼마 전에 혼자 계산기 막 두드려 봤더니만, 위의 1~9 다 합하니까 우리 집은 3억 1천만 원 정도 들었더라. 나쁜 생퀴들.

 

처음에 내가 입주 의향서 낼 때 2억 2천만 원이라고 해서 뛰어들었거든. 전세비 빼고, 그동안 모은 돈 좀 얹고, 대출 좀 내면 되겠다 싶어서.

 

우리 집에 들어간 돈을 쪼개 보면 대략 이래.

 

땅+토목 관련 : 1억 4천만 원

설계 비용 : 1천 2백만 원

건축 비용 : 1억 5천만 원

세금, 허가비, 조경, 기타 : 대략 8백만 원

 

쓰빠 쓰다 보니까 어째 한 오백은 더 쓴 것 같은 이 느낌은 뭐냐? 


계산하기 귀찮다. 다음에 계속.






P.S.


집 짓는 과정을 졸라 간략하게 썼다고 봐. 내가 업자도 아니고 털린 놈이다 보니 지식이 미천해. AS 할거리 있으면 댓글에 달아서 좀 갈쳐줘. 솔직히 또 집 짓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참고는 안 할 것 같지만.


 

Tip


위에 읽어보면 결국 집 짓기는 복불복이야. 좋은 사람들만 계속 만난다면 행복하게 집 지을 수 있겠지만, 자본주의 지옥의 우리나라에서 좋은 사람들을 우째 만나겠어? 좋았던 사람도 흉악해지는 이 판국에. 최대한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방법 중의 하나는 다음에 볼 설계/계약서이지 싶어.








독투불패 분노하샘


편집 :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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