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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14. 월요일

물뚝심송










우리가 사는 이 시대,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남보다 먼저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줄 알게 되는 것, 남들에게 없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에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돈이 지상 최고의 가치이자 목적인 자본주의 사회기 때문에 당연하게 발생하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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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결과로 인해 기술을 가지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에게 자기들이 더 우수한 기술, 더 최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사기를 치는 것을 즐기게 된다. 어차피 일반인들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치졸한 사기에 속절없이 속게 된다. 그런 사기를 치는 인간들도 처벌 받지 않게 된다. 기술을 가지고 싸움이 붙게 되면, 어느 쪽이 실제 사기를 치는 건지 판정하기도 힘들다. 일반인들 뿐 아니라 그런 것을 판단해 줘야 할 법정도 그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기술이기에 당연히 판례도 없다. 당연히 힘센 놈이 이기는 법정이 수시로 열리게 된다. 이런 일이 한두 번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젠 익숙해질 지경이다.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모두가 그러려니 하는 그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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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그걸 꼭 사기라고 봐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 사기를 구현하는 주체들도 자신이 사기치고 있다는 자각도 별로 없어 보인다. 특정한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 광고 문구를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시켜 매출을 올려야 되는 사람들은 또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차피 서로 속고 속이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냥 속절없이 속고 살아가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속을 때 속더라도 대략 이게 뭔지 윤곽은 잡고 있으면 좋긴 하다. 다른 것 다 제쳐 놓더라도 맥주 마시러 가서 잘난 척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라고 디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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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잃어 버려서 새 거 하나 사러 갔더니 뭐가 그리 복잡해? 도대체 LTE-A는 뭐고 광대역 LTE는 뭐야? 어디서는 또 광대역 LTE-A라고 짬뽕도 시키던데.. 그게 다 무슨 개수작이야?”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보겠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쓰면 혼나게 된다는 900메가 대역의 가정용 무선 전화기에 대한 얘기도 덤으로 덧붙이도록 하겠다.


딴지일보의 끝 모를 친절함은 하늘을 울리고 땅을 떨리게 한다. 그렇지 아니한가?


 

전파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커피 이름 같은 이름을 가진 물리학자 막스웰은 전자기파에 대한 연구를 일단락 지었다. 전기와 자기는 함께 존재하며, 파동의 형태로 공간에 퍼져 나간다. 우리는 이것을 전자기파라 부르게 되는데, 우리 세상을 밝혀 주는 '빛'자체가 전자기파의 일종이며, 이 전자기파는 항상 초속 3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우주를 날아다닌다는 것. 이를 상세하게 정리해 이른바 '전자기학'이라는 물리학의 한 분파를 완성시켰다.


그렇다. 빛도 전자기파고 전파도 전자기파다. 이 정도는 상식이다.


그런데 전자기파에는 주파수라는 개념이 있다. '일초에 몇 번 진동하는가'하는, 파동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성질이다. 이쯤 되면 슬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 주파수에 따라 전자기파는 구분이 되기 시작한다. 꽤 저주파에 속하는 AM 라디오에 쓰이는 전파에서부터 시작해서, 단파, 초단파, 그리고 주파수가 쭉쭉 올라가다 보면 적외선이 나오고 가시광선이 나오고 자외선이 나오고, 그러다가 더 올라가면 드디어 방사선 개념까지 올라간다. 물론 방사선 중에는 전자기파가 아닌 것도 있다. 알파선은 양성자 두 개, 중성자 두 개로 구성된 헬륨의 핵이 날아오는 것이며, 베타선은 전자의 흐름이고, 중성자선은 중성자가 날아오는 것이므로 전자기파는 아니다. 방사선 중에서도 감마선이 전자기파, 즉 빛의 일종이다. 아주 에너지가 많이 실려 있으므로 대단히 위험한 전자기파이다. 이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그 중에서 우리가 쉽게 전파라고 부르는 대역이 있다. 그 대역은 오로지 주파수로 결정된다. 몇백 킬로헤르츠(AM 라디오 대역), 몇십 메가헤르츠(FM 라디오 대역), 그리고 몇백 메가헤르츠 대역(보통 TV 송수신에 쓰인다. UHF라고도 한다.)을 넘어 기가헤르츠 대역까지 쓴다. 기가헤르츠 대역은 주로 무선 통신에 활용이 된다. 바로 당신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 말이다.


무선으로 전파를 이용해서 음성 통화나 할 때에는 그나마 나았다. 전파에 실어 전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파의 주파수 대역은 넓었고 실어 날라야 하는 데이터의 양은 적었다. 전파의 세계가 그리 붐비지 않았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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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붐비지 않았다.


그러나 무선 데이터 통신이 활발하게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쉽게 말해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영화(절대 야동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음.)도 다운 받고 그러기 시작하니까 전파의 세계도 붐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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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야'구 '동'영상 때문인가...


역설적이지만 전파의 세계가 붐빌수록, 얼마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상품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전송할 데이터도 얼마 없다면 빠른 게 장점이 아니다. 그러나 다들 데이터 전송을 원하고 있다면 빠를수록 좋은 기술이 된다.


그래서 이 모든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주파수 전쟁


유선 데이터는 케이블 속으로 전달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양 끝단에 달려 있는 장비의 처리 속도를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케이블을 더 깔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파는 하늘을 날아 다닌다. 붐빈다고 하늘을 추가할 수는 없다. 결국 서로 다른 통신업자들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써야 한다. 서로 같은 주파수를 쓰면 혼선이 빚어지니까 말이다.


음성 통신도 사실상 데이터 통신과 다를 바 없으니 데이터로만 생각을 해 보자. 어떤 주파수의 전파에 데이터를 다량으로 실어 보내기 위해서는 단일 주파수가 아니라 어디부터 어디까지, 즉 주파수의 대역이 필요해진다. 이 대역이 넓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니 통신업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주파수 대역을 우리가 쓸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얼마나 넓은 주파수 대역을 우리가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주 치명적인 문제로 떠오른다.


마치 한정된 도로에서 차로를 분배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제일 심각한 문제는 이 차로의 갯수가 물리적으로 제한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차로 분배의 문제, 주파수 대역의 분배 문제는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생한 것이 주파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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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상은 대략 '경매'의 형태로 드러난다정부는 기술적으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몇 개의 구역, 블락으로 나누어 놓고, 각각의 블락을 특정 회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권을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어떤 블락을 절실하게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더 비싼 돈을 낼 테니 경매의 형식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영구적인 사용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한을 정해 두고 사용권을 주게 되어 있다.

진작부터 그랬다. 그러다가 지난 8월 또 한 차례의 주파수 경매가 있었다. 이 때 통신 3사가 달려 들어 주파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전쟁이 벌어지기 이전의 주파수 대역 배분 상황을 보자.


20137월에 미래전파공학연구소에서 만든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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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최상단에 800-900메가헤르츠 대역의 배분 상황이 나오고, 그 밑에 1.8GHz 대역, 2.1GHz 대역 순으로, 그러니까 주파수가 높아지는 쪽으로 이미 분배되어 있던 주파수 대역들의 목록이 나온다.


특정 주파수를 기준으로 앞뒤로 5메가헤르츠의 대역, 혹은 앞뒤로 10메가헤르츠의 대역으로, 5메가 혹은 10메가의 폭을 지닌 주파수 대역을 특정 회사에 특정 기간 동안 배정해 준 것을 볼 수가 있다.


좀더 헷갈리시라고 어차피 보지도 않을 그림 한 개를 더 붙여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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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헷갈린다.


그런데 이 대역들로는 늘어나는 데이터 통신 시장의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결국 새로운 구역들을 잘라서 또 다시 경매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론이 나왔다.


⊙ 1.8GHz 대의 35MHz 폭의 넓은 대역을 SKT가 배정받았다. 이걸 받고 기존에 쓰던 20MHz 대역을 반납하기로 했다. 그 낙찰가는 무려 1500. (20MHz 대역을 반납하면서 돌려받는 돈을 빼면 4500억 정도.)

 

⊙ KT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1.8GHz 대역 20MHz 폭에 바로 인접해 있는 15MHz 대역폭을 추가로 확보했다. KT 역시 35MHz의 연속된 대역폭을 확보했다. 낙찰가는 9,000억원대.

 

⊙ LG는 아예 비어있던 2.6GHz 대역에 40MHz 의 광대역을 4,788억에 확보했다.

 

⊙ 결과적으로 통신 3사들은 이제 기껏해야 10MHz 대역폭으로 쪼개서 확보하고 있던 주파수 대역을 20MHz (양방향 통신을 감안하면 35-40MHz )으로 확장해서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주파수 전쟁이라 할 정도로 치열했던 경매 과정과 주파수 할당을 둘러싸고 있었던 과거의 흑역사들을 하나하나 언급하지는 말도록 하자. 우리 사회에 뭐 하나 깔끔한 일이 있었겠는가. 들춰 보면 다 구린 냄새 풀풀 풍기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한가지만 언급하자면, 이명박 정권 시절(놀랍지도 않다.)에 불공평하게 배분되어 업계에서 무척이나 속을 끓이던 것이 이번에는 그나마 좀 깔끔하게 배분되었다는 정도. 물론 이번에도 뒷얘기는 무성하게 나오기도 했다그런데 이 복잡한 얘기가 도대체 LTE-A, 광대역 LTE 하고 무슨 관계길래 이렇게 길게 설명을 하는 걸까?

 


좀 더 빠른 데이터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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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 뒤에 두드러지게 변한 것이 바로 데이터 통신이었다.


옴니아 시절만 해도 우리 사회의 무선 데이터 통신이라는 것은 한숨 나오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모바일 장비, 즉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었고, 이 스마트폰은 음성 통신 기능보다는 오히려 인터넷에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장치로 더 많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중 상당 부분은 와이파이, 근거리 무선랜이 담당해주긴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즐기던 스마트폰의 데이터 통신 기능을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 3G LTE를 통해서도 쓰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3GLTE 기능은 아무래도 와이파이보다 느릴 수 밖에 없었다. 값도 비싸고. 결국 좀 더 빠른 무선 데이터 통신, 와이파이 말고 아무데서나 쓸 수 있는 무선 데이터 통신을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통신 사업자들은 와이파이 못지않게 빠른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만들고 싶어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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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지금의 기술로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 기본적인 주파수 대역 10MHz 로는 더 이상 속도를 올리는 것이 힘들다(물론 현재의 기술로는 말이다.)는 것을 깨달은 기술자들은 좀더 넓은 주파수 대역이 있어야 더 빠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업다운 합쳐서 20메가 대역폭 밖에 없는데, 여기서 대역폭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 해답이 존재한다.


⊙ 하나는 서로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주파수 대역폭을 합쳐서 쓰면 되지 않겠냐는 해답이다.


⊙ 또 하나는 아예 지금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붙여 이어져 있는 더 큰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통신 사업자들은 주파수 대역을 한 개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떨어진 몇 개의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먼저 주목한 것은 서로 떨어진 두 개의 대역을 합쳐서 하나의 대역처럼 쓰자는 발상이었다. 이 결과 탄생한 것이 LTE-A이다. LTE Advanced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에 쓰이던 LTE 규격을 더 확장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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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hardwaremag.com


20메가 폭의 주파수 대역에서 데이터 전송을 한다면, 대략 75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나온다. 같은 메가라고 해서 헷갈리지 말자. 20메가'헤르츠'의 주파수 대역이 있다면 75메가'비피에스'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론적인 최고 속도이니 체감 속도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그럴 경우 서로 떨어진 두 개의 20메가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사용한다면 이론적으로 40메가 주파수 대역을 쓰는 것이 되고, 이 경우 150Mbps 의 전송 속도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지간한 와이파이보다 더 빨라진다.


문제는 이 LTE-A 기술을 적용하려면 개인에게 주어진 장비들을 다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이건 LTE-A의 단점으로 작용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주파수로 통신을 해야 하니 통신관련 칩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LTE-A를 처음 시작한 SKT의 경우 기존 LTE만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는 LTE-A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약점을 가지게 되어 버렸다. 물론 최신 폰은 전혀 관계 없지만, 대략 갤럭시 S2 급 이전, 옵티머스 LTE 태그 이전 버전들은 LTE-A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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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T


그러니 여기서 SKTLTE-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모든 사용자들에 두 배 빠른 LTE를 선물하는 것처럼 설레발을 친 것은 구라가 된다. 기계를 바꿔야 된다는 조건이 있는 것이다. 물론 광고를 잘 살펴보면 구석에 어딘가 잘 안 보이는 곳에 이 LTE-A 서비스는 기계를 새로 사야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긴 하다. .


LTE-A는 그저 폭넓은 단일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신 사업자가 서로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 좀더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일종의 궁여지책인 것 뿐이다. 거기다가 LTE-A는 두 개의 주파수로 통신을 하고 그걸 엮어 주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 이런 얘기는 절대 안 하잖아. 해야 할 얘기를 안 하는 것도 일종의 구라다.


만약 충분히 폭이 넓고 하나로 이어져 있는 단일 주파수 대역(40MHz 급의 대역폭)을 확보하게 되었다면 어떤 서비스를 하게 되는 것일까? 그 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KT가 떠드는 '광대역 LTE'다


광대역 LTE는 기존보다 훨씬 더 넓은 단일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게 되므로 당연히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늘어난다. 별다른 하드웨어가 필요하지도 않다. 물론 장비에 따라 이 광대역 LTE 규격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기존 장비들은 별다른 교체 없이 이 서비스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KT는 광고에 '황금주파수'라는 용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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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T


이어지는 하나의 대역폭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거기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이니까, 그런 표현을 써도 틀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거 역시 구라다.


KT가 추가 확보한 15메가 대역폭을 기존에 보유한 20메가에 더해봤자 35메가의 대역폭이다. SKT도 지난 8월의 경매를 통해 35메가의 이어진 대역폭을 확보했다. 소위 황금주파수를 두 회사 모두 확보한 거네? 근데 뭐가 황금주파수인가? 다 가지고 있는데.


심지어 LG 유플러스는 2.6GHz 근처에 아예 40메가 대역폭의 이어진 주파수 대역을 확보했다. 황금주파수라면 이게 진짜 황금주파수다.


35메가와 40메가의 차이도 있다. 20메가 대역폭을 쓰다가 진짜 두 배 빠른 데이터 통신을 하려면 40메가를 확보해야지 겨우 35메가 해 놓고 왜 두 배라고 구라를 치나? 통신 3사에게 주파수를 배정하다 보니 그렇게 조금씩 에누리 되었다는 사실, 그래서 광대역이라고 해 봐야 결코 두 배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결코 밝히지 않는다. 75Mbps의 속도에서 두 배가 되면 150Mbps. 그런데 KT는 이런 내막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슬그머니 광대역 LTE100Mbps의 속도라고 얘길 한다. 어차피 사람들은 숫자에 약하거든.


거기에 KT는 한 번 더 구라를 친다. KT는 지금 공식적으로 이 광대역 LTE 서비스를 가지고 '광대역 LTE-A'서비스라고 명명을 했다. 이건 뭔가 짬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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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런 내막이 있다.


SKT는 주파수를 확보하기 전부터 가능했던 LTE-A 서비스를 신속하게 준비를 했다. 이거 쉬운 일은 아니다. 전국의 기지국들의 장비를 교체해야 하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조 단위의 돈이 투입되는 작업인 것이다. KT는 이거 못했다. 그래서 기존의 LTE 보다 두 배 빠른 LTE 서비스라는 SKT의 마케팅 공세에 밀려 버린 것이다.


그 상황에서 KT는 새로 시행된 주파수 경매를 통해 넓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고 광대역 LTE 서비스를 주력 무기로 삼은 것이다. LTE-A 보다 이걸 먼저 준비해서 밀어 부쳤다. 그 결과 광대역 서비스는 KT가 앞서기 시작했다.


물론 KTLTE-A를 한다. 빠른 속도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광대역 LTE-A'는 또 뭔가? 아무리 마케팅 부서에서 요구한다 해도 이렇게 기술적으로 근본 없는 네이밍을 하는 것은 천박한 짓이다.


SKT는 뭐 광대역 LTE를 안 하겠는가? SKT도 한다. 그러려고 주파수 대역을 몇천 억을 주고 확보한 거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누가 더 넓은 지역에서 안정된 서비스를 하는가 하는 품질을 놓고 벌이는 시간 싸움이 전개된 것 뿐이다.


거기다가 최신 폰들은 LTE-A 기능도 탑재를 하고 나오고 있다. 유일하게 아이폰 5S 기종만 LTE-A 기능이 없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거 쓰려면 광대역 LTE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애플은 항상 그래왔지 않는가. 몇몇 나라(LTE-A를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는 뜻밖에 러시아다.)에서만 시험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LTE-A 기능 같은 것이 아이폰에 탑재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SKTKT나 똑 같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 아무 차이가 없다. 단지 지금 이 순간, SKTLTE-A 서비스가 더 강하고, KT는 광대역 LTE 서비스가 더 강한 것 뿐이다. 몇 개월 뒤에는 둘이 또 똑같아 질 것이다똑같이 LTE-A도 하고 광대역 LTE도 하고 상황에 따라 더 좋은 서비스로 연동되고 그럴 것이다.


다만 돈 없어서 찌그러져 있는 LG만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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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보자면 어떤 면에서는 이들이 가장 국제 규격에 맞는 서비스를 할 자원을 확보한 셈이다. 유일하게 에누리 없는 40메가 대역폭을 확보했으니 진짜 광대역 LTE, 두 배 빠른 LTE를 할 수 있는 회사가 LG. 거기다가 LG가 확보한 주파수 대역, 2.6GHz 대역이 글로벌한 관점에서는 더 많은 나라들이 쓰고 있는 LTE 대역이다. 이럴 경우 LG 폰을 쓰면 해외 로밍이 더 유리해진다. 그런데도 LG는 이 구라의 경진대회에 참가도 못하고 있다. 그저, 우리도 좀 있으면 그거 다 할거거든요~ 하면서 몇 개월 기다리라는 얘기만 할 수 있을 뿐.

 


진짜 두 배 빨라?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럴 리가 없다.


어떤 특정한 규격이나 장비의 스펙은 영업에만 쓰이는 거라고 생각하면 딱 맞다. 실질적으로 개인 사용자가 느끼는 체감 품질, 즉 실질적으로 데이터가 전송되는 속도는 그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스펙과도 별 연관이 없다. 이게 왜 이럴까?


인프라를 규격이 앞질러가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네트워크 자원은 마치 수도 설비와 비슷하다. 쉽게 얘기해서 물을 공급하는 쪽의 설비와 그 물을 수송하는 배관 설비와 사용자의 수도꼭지를 모두 거쳐 내 물통에 물이 담기게 되는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내가 내 집안의 수도꼭지에 달린 배관의 직경을 늘린다고 해서 물이 콸콸콸 잘 나오게 될 것 같은가?


내가 내 스마트폰으로 딴쥐마켓에서 구매한 더딴지 통권 11호를 다운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빨리 다운 받을 수 있을까? 초당 1메가는 들어오는가? 그거 힘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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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다운 받으면서 확인해 보자.


이론적으로 기존 LTE 서비스의 최고 속도가 75Mbps라고 했다. 그러면 이거저거 빼면 최소 6-7메가바이트는 다운 받을 수 있는 스펙이다. 그렇게 되던가?


내가 사는 공동 주택의 일층에는 기가비트 급의 광케이블이 들어와 있고, 나는 거기에 직접 연결된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기가비트 급이라면 이론적으로는 초당 100메가 이상의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라면 이 정도 설비는 다 들어와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던가?


네트워크를 사용하면서 말단의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체감 속도는 사용자가 쓰고 있는 장비의 스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 스펙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인터넷 인프라를 저만큼 앞질러 가고 있는 중이다. 개인이 보유한 장비의 스펙들은 그저 다른 모든 조건들이 지나치게 풍부하게 만족되었을 때, 개인이 느낄 수 있는 이론적인 최고 상한선을 의미할 뿐이다.


실제로 내 물통에 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내가 사는 고장의 상수도 설비 용량에 의존하며, 이 상수도 설비 이전에 정수장에서 정수하는 수돗물의 용량에 의존하며, 나아가 수원지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속도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거기다가 덧붙이자면, 나와 동시에 수도꼭지를 연 사람들의 숫자에 의존한다.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데이터를 다운받는 속도는 그 데이터를 공급하는 서버(예를 들면 딴지일보의 서버)에 의존하며 딴지일보에서 우리 집까지 오는 인터넷 인프라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이를 무선 통신망으로 표현하자면, 통신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게이트웨이의 속도에 의존하며, 통신회사가 설치한 각 기지국의 설비 용량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무선 통신 인프라에는 수천만이 넘는 사용자들이 수시로 접속을 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내가 체감하게 되는 진짜 속도, 즉 통신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실제 품질은 그 회사가 투자한 설비 용량에 비례하며, 사용자의 숫자에 반비례한다.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사용자의 숫자와 그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열명이 가입했다고 해도 그 열명이 모두 마사오라서 항상 10기가가 넘는 풀HD급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고 있는 중이라면 상황은 극도로 악화될 것이며, 그 열명이 몽땅 스마트폰을 알람시계 대용으로 사용하는 모태 솔로들이라면 상황은 무척이나 쾌적해 질 것이다.


이러니 두 배 빠르다라는 광고 문구는 그저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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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진짜 맞아?


누가 진짜 빠른가를 따져 보려면, 말단 기지국에서 사용자들과 연결되는 규격이 LTE-A, 광대역 LTE냐를 따지는 것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그 이전에 우리 통신 회사는 뒤쪽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에 이만큼 투자를 했고, 우리 통신 회사 서비스의 가입자 숫자는 이만큼이고 이들의 사용 패턴은 이 정도라서 다른 회사보다 훨씬 더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실제로도 SKTLTE-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의 LTE 사용자들은 속도가 더 느려졌다는 불평들이 많이 나왔다. 당연한 것이, 기존에 LTE용으로 사용하던 주파수 대역 두 개를 묶어서 LTE-A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몇몇 얼리 어댑터들은 양쪽 주파수 대역을 다 쓰면서 데이터를 빨아 들였을 것이며, 그 결과 한정되어 있는 중간 인프라들의 소모율이 높아지면서 일반 사용자들의 체감 서비스는 품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말단의 서비스 스펙이 높아지면 그만큼 중간과 뒷단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이런 투자들이 잘 선행되고 있는가? 절대 아니다. 새로운 서비스하고 관계없이 매출이 잔뜩 늘어야 겨우 따라가며 투자를 할 뿐. 이건 우리 나라 통신 회사들의 아주 보편적인 습성이다.


KT도 마찬가지다. 주파수 대역을 넓히고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한다고 해서 절대 체감 속도가 두 배로 올라가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다. KT 역시 SKT 만큼이나 설비 투자에 게으르다.


물론 크게 보자면, 이렇게 신기술이 적용된 상품으로 시장에서 경쟁을 해서 경쟁에 승리하면 그 회사가 충분한 설비 투자를 하게 되고 사회적으로 인프라가 확충된다는 논리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무선 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어느 한 회사가 시장에서 승리했다고 설비 투자를 늘렸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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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투자 좀 하시죠


일은 그렇게 굴러가지를 않는다.


 

호갱님들의 폐해


이런 첨단 기술이 사용되는 서비스 시장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어쩔 수 없이 고객도 아니고 고갱님도 아닌 호갱님이 되어 버리고 만다. 호구 인증하게 되는 거다. 분야별로 많기도 하다. 신발매 된 차량을 누구보다도 빨리 사서 돈 내고 베타테스터 하는 분들도 많다. 자기 생명까지 걸고서 말이다. 이런 분들이 호갱님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호구겠는가.


문제는 이런 호갱님들이 자기 혼자서 피해를 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고객들이 시스템에 대한 약간의 통찰을 가지고 별 것도 아닌 새로운 스펙 따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회사가 투자한 인프라 설비의 총량과 가입자의 숫자를 대략이라도 비교해서 실질적인 서비스 품질을 비교해 볼 줄 아는 정도의 관점만 가지고 선택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면, 아니 그 이전에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구라 과장 광고를 집어 치우라고 요구하고 실질적인 품질을 비교한 결과를 내놓으라고 압박을 할 줄 안다면, 통신 회사들은 긴장을 타지 않을 수가 없다.


실질적인 투자로 체감 서비스의 품질을 올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가 없게 된다. 이 조건이 바로 매출로 연결될 테니 말이다. 일반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의 기반에 약간의 합리성만 늘려준다면 이렇게 된다그런데 이런 선순환 구조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존재들이 있다. 그게 바로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호갱님 집단이다.


물론 민족정론지 딴지일보를 읽고 계시는 위대하신 딴지 독자 여러분들은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저 바깥 어딘가에는 좀비처럼 돌아다니며 구라 광고에 속아 지갑을 열 준비가 항상 되어 있는 그런 집단들이 아주 많이 존재한다. 물론 새로 나온 스마트폰 말고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그 애처로운 정신 상태에는 충분히 동정이 가기도 한다.


그런 집단들이 이 구라쟁이 통신 회사들이 구라를 쳐서라도 매출을 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SKTLTE-A를 한다고 광고를 했는데, 고객들이 그럼 기존의 LTE 사용자들에 대한 대책은 뭐냐고 묻는다면 SKT가 어떻게 행동을 하게 될까? 광대역 LTE-A 라는 근본 없는 네이밍을 가지고 광고를 하면, 도대체 그게 무슨 근본 없는 개소리냐고 묻는 고객들이 많아진다면 KT는 어떻게 행동을 하게 될까?


회사들이 구라를 치니까 호갱님이 생기기도 하지만, 호갱님들이 호구 짓을 하니까 회사들이 구라를 더 치게 된다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호갱님들이 나라 망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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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 되지 맙시다. 


그게 전부야?


아니다. 또 있다. 주파수 전쟁의 콜래트럴 데미지가 또 있다. 물론 이번 8월달에 있던 경매하고는 관계가 없지만 하여간에 주파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


이 글을 쓰던 중간에 정부는 꽤 오래 전에 많이 쓰이던 가정용 무선 전화기, 코드리스 폰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인 914~915MHz/959~960MHz 구간의 사용 허가가 20131231일에 종료되며, 이를 연장해 주지 않을 것임을 밝혀 버렸다. 느닷없이.


이렇게 되면 900메가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전화기를 쓰게 되면 전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그거 상당히 벌금도 세고 무서운 법이다.


이거 누구 책임일까? 정부 책임이다. 이 대역과 바로 인접한 대역을 KT가 가지고 있긴 하다. KT는 이 대역 자체가 이런 식으로 무선 전화기와도 혼선이 되며 이러저러한 불편이 있다고 호소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현재 KT는 이 대역을 제대로 쓰지도 않고 있다. 물론 LTE 보조 대역으로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KT의 중계기 보유 현황상, 이 주파수 대역을 전국적으로 쓰려면 돈이 무척 많이 든다. 아마 안 쓸 것이다.


주파수 배분에 관한 역사를 살펴보면 KT는 유독 자신들이 사용할 주파수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혼선을 많이 일으켰다. 사회적으로 알려지기로는 2G폰 서비스 강제 종료 문제를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주파수 배분과 관련된 문제였던 것이다. 제대로 된 경영 계획 없이, 기술 발전에 대한 전망도 없이, 그 때 그 때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었던 역량 부족이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900메가 대역의 문제를 가지고 KT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찌질하기 그지없는 우리의 정부는 이 대역이 KTLTE 서비스에 사용하는 대역과 혼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중지 시키겠다는 식으로 핑계를 대며 발표를 해 버린 것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설명을 해 보자.


문제가 되는 장비는 핸드폰이나 스마트폰은 아니고 과거 가정용으로 많이 쓰던 본체와 수화기 사이에 줄이 없는 그런 전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 전화 중에서도 900메가 대역을 쓰는 그 전화들만 문제가 된다. 최근에 나오는 가정용 무선 전화들은 그 대역을 안 쓴다.(물론 옥션을 검색해 보니 아직도 맥슨 등에서 900메가 대역의 전화기를 팔고 있기도 하더라.) 그러니까 통화 자체에 무선을 쓰는 게 아니라 본체와 송수화기 사이에만 무선을 쓰는 그런 장비를 얘기하는 것이다. 요즘 많이 쓰는 070 인터넷 전화기 같은 것들은 전혀 관계없다.


그러면 정부는 불법적인 일을 한 건가? 그건 또 아니다. 정부는 주파수 대역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무선에 대한 통제가 심한 나라였다. 보안 문제 때문이다. 예전에는 간첩들만 무선 통신을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시라.


하지만 일반 회사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생산된 제품이고 일반인들이 사다가 잘 쓰던 제품인데 그걸 갑자기 몇 개월 앞두고 더 이상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결정이다. 지금도 대략 10만에 가까운 그 무선 전화기들이 사용되고 있다는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피해를 도대체 왜 입히냐는 거다.


물론 그 대역을 다른 곳에 배정하기 위해 회수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을 두고, 어느 시점부터는 이 장비를 쓰지 못하게 될 예정이니 알아 두라고 공지를 했어야 한다. 그런 것도 없다. 이 정부가 다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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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웃기는 것은 이렇게 느닷없이 발표를 해 놓고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면서 항의를 하자, 내년부터 그게 불법이 되는 것은 맞는데, 단속을 하지 않겠다~ 라는 식으로 땜빵을 한다. 문제없이 써오던 900메가 무선전화기를 사용하는 행위를 어느 날 갑자기 불법으로 만들어 버리더니, 항의하니까 단속을 안 하겠다고? 법은 어쩌고? 정부가 앞장서서 법을 어기겠다는 건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정부다.


하여간에 이 문제는 일 더럽게 못하는, 일을 더럽게 생각 없이 하는 정부를 둔 책임으로 우리들이 떠안아야 하는 고통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전화기를 샀기 때문에 호갱님이 되는게 아니라, 이런 멍청한 정부를 뽑았기 때문에 호갱님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이 호갱님들 천지다.

 


마무리


길고 복잡한 얘기였다. 여기까지 다 읽어 내려오신 분들은 타고난 강인함과 초인적인 인내력을 보유한 분들이라는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결론은 간단하다. 호구 짓 하지 말자는 거다.


기업의 구라에도 속지 말고 멍청한 정부를 뽑아주지도 말자는 거다. 우리가 똑똑해질수록 저들은 우리를 두려워하게 되고, 우리에게 애먼 손해를 끼치지도 못한다. 우리 사회에 있는 제한된 자원들을 가지고 유익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인지, 구라 광고나 하다가 날 샐 것인지가 똑똑해지려는 노력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했는가에 달려있다는 얘기를 한 것 뿐이다.


어차피 난 옵티머스 LTE2 쓰는 SKT 사용자라서 LTE-A는 쓰지도 못한다. 내 얘기도 아닌 걸 이렇게 정리하느라 애먹은 걸 불쌍하게 봐서라도 추천 버튼이나 한 번씩 누지르고 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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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마치겠다. 졸라~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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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