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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15.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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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누가 뭐래도 명실상부한 현대 미술 최고의 요람이다. 뉴욕의 첼시 갤러리 지역에서는 현대 미술의 최고 스타들을 한번에 만나고 구입할 수 있다. 각종 신예 작가들과 실험적 작품들이 여러 미술 애호가들을 유혹하는 곳이 바로 첼시 지구다그 곳에 가면 약 300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있는데 이 중에는 두산 그룹에서 운영하는 두산 갤러리도 있다. 그런데 문득 미술품을 한국 재벌들이 그렇게나 많이 구입하는데 이 곳에 갤러리 한두 개 없다는 것이 좀 의문이기도 하다. 예전 버진 아일랜드 사건 때처럼 외국계 이름으로 정체성을 숨긴 재벌 회장님들의 갤러리가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되기도 한다.


하도 미국을 가셔서 작품들을 구매하시니 말이지.

 

앞선 글에선 수익성도 그다지 별로고, 작품을 고르기도 쉽지 않고, 거기에 가격이 드럽게 비싸고 유동적인 데다가 내가 돈이 궁해 다시 내다 팔려해도 쉽지 않은 미술품 투자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래 우리 회장님들과 사모님들이 어떤 분들인데 저딴 곳에다가 그렇게 돈을 쏟아 부을까? 이는 다 그럴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겠나


자 그럼 그 디테일 속에 숨어있는 악마를 좀 찾아보자.

 

일단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 때나 쓸 때, 일반적으로 세금을 낸다. 미술품 역시도 세금을 내야겠지?


우리나라의 가난한 화가들을 생각해 보면 국가에서 많은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 맞다. 그래서 화가들이 세금을 많이는 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뭘 벌어야 세금을 내던지 말던지하지만 어쨌든 화가는 직업 분류상 자영업자로서 미술품의 판매로 얻은 소득은 사업소득이기에 종합 소득세를 신고·납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작품을 사는 사람은 부가가치세를 내지그런데 어라? 부가가치세 어디 갔어미술품은 부가가치세가 없다즉 미술품을 만들어서 내다 파는 화가는 세금을 낸다. 그 파는 것을 중계하는 화랑이나 경매장도 수수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낸다그런데 미술품을 사들이는 회장님은 세금 안 낸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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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회장님이 작품을 구매하셨습니다.

부가가치세를 내셔야 합니다.

면세입니다. 띠링~

 

회장님이 작품을 판매하셨습니다.

양도 소득세를 내셔야 합니다.

면세입니다. 띠링~

 

~라 땡큐~~

 

얼마전까지 이러 하였는데 양도소득세가 올해부터 도입되었다. 그것도 6000만 원 이상의 작품 중 해외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이더라도 고인의 경우에만 양도소득세를 소득의 20% 부과한다다시 말해서 살아있는 한국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1억이든 100억이든 세금이 없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전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술품이라는 것의 가격은 참으로 애매하다. 우리나라에 미술품의 가격을 책정하고 결정하는 기관이 있는가? 거기에 개개인이 서로 사고 팔겠다는데... 그 가격이야 엿장수 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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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맘이지~  (출처 : 사진마을)


예를 들어 내가 6000만 원짜리 누드화를 구매했다. 난 부자니까그런데 어느 날 마사오 님이 나한테 와서 이제 동영상을 끊고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싶다며 저 그림을 1억에 팔란다어이쿠나 좋아라 난 당장 판다. 그런데 둘 다 '세금이 아까우니까 그냥 6000만 원에 거래했다고 하자'라고 마사오 님이 제안을 한다~ 우린 쿵짝이 잘 맞아 세금을 안낸다이럴때 법적으로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한 해 대략 미술품 시장은 5000억 정도라고 한다. 정말 대충 막 때려잡은 추산인가 보다. 왜냐하면 이런 미술품의 유통 경로와 고가 미술품 목록은 제도적 미비로 인해서 전혀 파악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꽃중에 꽃 건혜님 꽃께서 지하 경제 양성화를 외치시며 당당히 파란집으로 들어가셨다. 미술품이 지하 경제는 아니기 때문에 가만 놔두시는 깊은 뜻이 그 안에 숨어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말자.

 

이러한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일단 법은 시행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미술품을 많이 사는 컬렉터들은 이 법안에 대해서 조용한데 웃기게도 미술계 인사들이 들고 일어나 반대를 한다. 그들이 들이대는 이유는 대략 이러하다.


첫째, 양도소득세가 미술 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 우리의 미술 시장은 아직 그렇게 성숙하지 않았다.

둘째, 미술 애호가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된다.

셋째, 미술가들의 창작 활동에 방해되고 작가들은 싼 그림만 그리는 장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넷째, 일반적으로 노출을 꺼려하는 컬렉터들을 감안해서 양도소득세는 유예되어야 한다.

 

흠 얼핏 어려운 미술계를 생각하면 눙물도 나고 궁물도 흘릴 만하다하지만 미술계 인사들이 저런 이유를 들며 반대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일단 국내 살아있는 작가 중에 6000만 원 이상의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은 극소수다한 해에 미대를 졸업하는 대학생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이 작가로 나서고 싶어도 이 땅에서 100만 원 짜리 작품을 팔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이렇게 성숙하지 않은 미술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 누군가는 재산의 은닉 도피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미술품을 계속 파악도 되지 않는 음성화된 방식으로 그냥 두자는 얘기다이게 과연 미술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거기에 '성숙하지 않았으니 세금을 물리지 말라'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거기에 더 큰 문제는 그들의 의식이다. 싼 그림만 그리는 장인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했는데, 미술계 이외의 사람들이 미술품을 돈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그런데 소위 미술계에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저런 식이라면 안된다.


살아생전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며 그림을 그리다 간 사람들이(예를들어 고흐?) 싼 그림을 그리는 장인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거기에 더해서 우리의 친절한 법조문에서는 살아있는 국내 작가의 경우 친절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단 말이닷!!!!!

 

네 번째 이유 역시 결국은 거래 내역이 드러나길 꺼려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자는 말인데, 모든 컬렉터가 거래 내역이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는가? 내가 떳떳하고 그림이 자랑스러우면 왜 숨기나? 뭐 켕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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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이 야시시해서 숨기나? 누드화인가? 그런 이유라면 좀 이해해 줄 만도 하다.

 

자 다음은 상속세로 넘어가자.

 

상속세는 아부지, 어머니로부터 뭘 받으면 내는 거잖아? 미술품을 받으면 당연히 그에 대한 상속세도 내게 되어있다당연한 거 아니겠나? 거기에 고가 미술품이라면 아들이 그거 하나 팔아 먹고 평생 놀고 먹을 수 있는 돈이 나오는데 당연히 상속세도 내고 해야겠지다만 여기서 문제는 미술품을 가지고 있는 소장자가 그것을 '내 재산이오'라며 신고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의 친절한 대한민국은 미술품에 대해서 자진하여 과세 품목에 넣거나 어디서 우연히 거래 내역이 뚝 떨어져서 그 미술품 가격이 나오지 않는 이상 미술품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후~리하게 패스해 주신다는 말씀이다.

 

우리나라 세법에서 미술품은 엄청난 특혜를 받는다. 미술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아름다운 마음 때문인가 보다.

일반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상품의 경우에는 7년 이상 투자해야 세금이 면제된다. 미술품은 그런데 구매시 가격에 해당하는 전체 가격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또 유산이 부동산, 주식 등 5억이 넘으면 상속세, 누진세,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예술품으로 양도할 경우에 자진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신고를 할 의무가 없다.) 땡전 한 푼 안 내고 가져갈 수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증여재산의 범위)

 

2조에 따른 증여재산에는 수증자에게 귀속되는 재산으로서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모든 권리를 포함한다.

 

이 빈틈 없는 법조문이 결국은 엄청 큰 빈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 하다.


자 미술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이 미술품에 주는 혜택을 좀 더 알아보자일단 미술품은 수입, 수출 시에 관세가 0%. 그 작품이 100억이든 1000억이든 상관없이 0%.


우리나라 여성분덜이 프랑스 가서 21세기 최고의 예술품인 샤넬백 사와서 똭 걸리면 관세를 내야 한다그런데 샤넬백 백 개보다 비싼 작품을 사와도 돈 안 내고 나온다. 물론 신고할 의무는 있다다만 남의 이름으로 신고하면? 그리고 그림을 대략 두루말이 형태로 말아서 들어오면? 공항 직원이 '어라 이건 후기 인상파 화가의 작품이군~' 정도의 안목이 없다면?

 

이제 회사의 돈으로 내 그림을 사는 배임 혐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회사의 돈을 미술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미술품이 비록 지난 50년 간 주식보다 수익률이 낮긴 하지만, 시장 예측도 안되긴 하지만, 현금으로 바꾸기도 더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네가 투자 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나그나마 최근의 미술품 관련 회장님들 뉴스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얘기가 배임 혐의다. 이건 회사 탈탈 털다보면 어쩌다 하나씩 걸리기 때문에 그나마 뉴스에 나오고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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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고풍스러운 취미 생활이기도 했다.


예전에 삼성 비자금 문제가 터지고 당시 엄청난 양의 미술품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당시 삼성은 일단 비자금을 조성했다. 당연히 비자금이니까 깨끗이 세탁된 돈이므로 자금 추적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서미 갤러리로 건네 준다. 서미 갤러리는 미국에서 열리는 경매장 혹은 갤러리 등지에서 작품을 구입한다. 이 작품은 삼성가의 창고로 향한다.


얼핏 과정을 살펴보면 비자금 빼고는 잡을 건덕지가 없다. 하지만 앞에 쭉 설명한 것과 같이 불투명한 미술 시장에서 이 돈들과 작품들은 결국 누구의 것인지도 불투명하게 얼마 짜리인지도 불투명하게 점점 더 불투명하게 변해가는 것이다. 얼마 간 시간이 흐른 후 이 그림이 세상에 다시 나왔을 때 사이 사이의 자료는 다 사라져 버리겠고, 그 안에서 일어났던 검은 돈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잊혀질 것이다.

 

미술품의 감정에 있어서 미술품의 이동 경로와 이력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주요 경매장이나 갤러리 출신의 작품들은 작품 뒷면 등에 언제 어디서 팔렸다는 점을 명시해 두는 곳도 많다. 이는 최근에 생긴 제도가 아닌 몇백 년도 더 된, 오래된 전통이고 이러한 방식은 나중에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되기도 한다.

 

삼성가 자체가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 그리고 서울대 미대를 나오셨다는 홍라희 여사까지 우리나라의 미술계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세계의 미술 시장에서도 30대 큰 손에 꼽힐 만큼 대단한 수집가들이다. 그런데 그 영향이 좋은 방향이 아니라 배임, 증여, 횡령 등의 수단으로 악용이 된다면, 그래서 그 들의 손에 들어간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창고에만 쌓여져 있다면 미술계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미술계에 관련된 종사자들이 이들을 위해 일하고 그 곳이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최전선 노릇을 한다면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미술 시장이 발전할까?

 

개인적 수집 취미를 위해 회사의 경비를 사용하는 것

회사의 미술품을 개인적 용도도 사용하는 것

회사와 본인의 관계(현재 혹은 미래의 관계까지도)를 이용하여 미술품의 매매사용 등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것

개인적 이익을 위해 미술관, 화랑, 화가 등에게 회사의 자원으로 편의를 제공하거나 회사의 공금을 기부하는 것

그리고 개인 소장품과 회사의 소장품을 불공정하게 교환하여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얼마전 꽃중의 꽃 건혜님 꽃 정권 하에서 과거 최강 먹방 MB 시절에 이쁨을 받던 cj가 탈탈 털린 사건이 있었다. 정치와 재벌가의 커넥션이 어쩌고 저쩌고 한 블라~블라~한 관계를 떠나서 이들이 한 방법도 매우 기가막히다.


cj의 이재현 회장은 외국에서 그림을 한 점 구입하여 국내로 들여온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 그림의 복사본을 만들어서 복사본만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진품은 미국 자택에 걸어두고 해외 재산 도피의 수단으로 활용하였다.


참 기가 막힌 방법이다. 미술품에서 진품과 위작의 논란은 항상 중요한 이슈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짜를 들여오고 진품은 그 곳에 두어 재산을 빼돌리는 방식은 가히 대기업 회장님이 쓰실만한 고급스킬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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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MB랑 친하다는 회장님이 빨갱이 그림을 ~

에잇!! 빨갱이 잡아라~~

 

이 외에도 뇌물을 그림으로 준다던가, 혹은 그림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 불법 대출 혹은 차익을 이익으로 되돌려준다던가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미술품 이야기는 미술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검은 돈과 그것을 알고도 모른체하는 제도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은 세계적으로는 아직 작은 시장이며 유명한 미술가도 많지 않다하지만 이런 미술품에 대한 뒷거래와 검은 돈 문제는 결국 미술계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다현재 젊고 능력 있는 작가들은 저런 돈 놀이 사이에 끼어서 그리고 귀로 그림을 사는 큰 손들에 의해서 더욱 더 시장으로 진출 할 기회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행위가 모이고 모이면 작가들은 줄어들고 일반 대중의 관심은 멀어지며 미술계는 점점 쪼그라들다가 없어지겠다.

 

해외의 경우 기업이나 개인이 미술품에 투자를 하고 미술가들에게 후원을 하게 되면 여러 제도를 통해서 그들의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혜택을 줌으로써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한다그들이 작품을 기증하게 되면 이름도 치켜세워 줄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그림을 감상하고 기업은 투자를 활성화하는 윈윈 전략이다.


문화라는 것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돈이 아니다돈의 관점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일부 몇몇 재벌들의 행위는 집에 그림을 걸어놓는 것이 아니라 현금 뭉치를 액자에 넣어서 전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위로 비춰진다. 이러한 문제를 굳이 우리가 걱정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돈 있는 사람들이 자기 돈으로 사고 팔겠다는데...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그림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작가의 수는 극소수다. 게다가 이들에 대한 수요는 굉장히 높다. 그리고 나머지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정확하다반대로 컬렉터 중에서도 저런 소위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는 극소수다. 소위 말하는 VVIP로서 이들이 시장에 나오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우선 구매한다. 유명 갤러리 역시 그들에게 작품을 먼저 보여주고 그들이 다 골라가고 남은 작품들을 일반 시장으로 내보낸다.


이 경우 미술을 정말 좋아해서 투자하는 미술 애호가들이 구매할 수 있는 작품의 질은 당연히 한 단계 낮아 지겠지. 게다가 앞에 얘기했듯이 인기 좋은 작가들의 A급 작품이나 시장에서 다시 팔기 수월하지, 유명하지 않은 작품을 다시 내다 팔기는 정말 힘들다가격도 가격이고 시간도 오래 걸리니 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미술 시장을 살려나가는 작은 불씨 자체는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애정으로 작품을 수집하는 개인 컬렉터들이지, 자식에게 물려주고 뇌물로 사용하고 비자금 탈세의 수법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는, 회장님들이 절대 아니다.

 

이야기의 전체 소재가 회장님들의 예술 사랑에 대해 다뤘지만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장의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만 떠 넘기기도 무리가 있다는 것은 안다. 갤러리나 경매 시장 역시도 조금 더 많은 이익을 위해 가능성 있고 유능한 작가들을 죽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법과 제도가 엄연히 있는 이 곳에서도 피해자들은 항상 힘없는 작가들과 그들의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현재 미술인들의 삶은 굉장히 어렵고 팍팍하다. 그들이 순수 예술가이든 디자이너든 만화가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많은데 그들에 대한 대우는 하나의 기술을 가진 기술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인들이 미술을 아니 예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우리는 해외에 가도 꼬박꼬박 미술관을 찾아가고 지하철에서는 전부 음악을 들으며 길거리엔 멋쟁이들이 넘쳐 나지 않는가결국은 미술 혹은 더 나아가 예술의 생태계를, 예술가들과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랑하고 가꾸느냐의 문제이다그리고 우리가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그들을 즐기고 바라봐 줄 때 검은 돈과 비리가 난무하는 미술계도 조금은 더 정화되고 예술과 문화의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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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엮이지 않은 분야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예술이 돈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굳게 믿는다.

작가로서 이러한 믿음이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돈이 미술보다 더 큰 위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러한 즐거움은 사라져버린다.

 

데미안 허스트,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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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