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2013. 11. 08. 금요일

Athom






                   

관련 기사

 

[알고나 먹자 - 소금편]

[알고나 먹자 - 간장편]

[알고나 먹자 - 된장편]

[알고나 먹자 - 고추장편]

[알고나 먹자 - 고기편]

[알고나 먹자 - 고기편 2]

[알고나 먹자 - 젓갈편]

[알고나 먹자 - 향신료편]

[알고나 먹자 - 향신료편 2(마늘)]

[알고나 먹자 - 파]

[알고나 먹자 - 생강/갓]

[알고나 먹자 - 김장]

[알고나 먹자 - 추석 음식]

[알고나 먹자 - 다양한 김치]

[알고나 먹자 - 조개1]
[알고나 먹자 - 조개2]

[알고나 먹자 - 갯바위조개와 담수조개]

[알고나 먹자 - 고둥1]

[알고나 먹자 - 고둥2]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히기 곤란한 신체의 특정 부위가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어느 시기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일쯤으로 여기면 정말 곤란합니다.


저는 당황했습니다.


이 뭉툭한 느낌. 단단한 그 무엇. 내 피부 같지 않은 이물감. 부풀어 올랐음에도 통증도 없고 감촉도 느껴지지 않는, 내 몸에 붙어 있으나 나 이외의 어떤 것.


에이리언이 이곳에 알을 낳고 간 건가? 쉬파, 정말 느낌 이상하잖아. 그날 하루 종일 그렇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15살 때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34살. 갈 때까지 갔는데 이게 무슨 지랄이람.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지겠지.


근데, 다음날도 부풀어 있더군요. 아 씨바. 이거 병인가. 아무리 내 몸이라지만 쪽팔리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이 그렇게 하루 종일 부풀어 있는 것은 상당히 신경이 거슬리는 일입니다. 앉으나 서나 부풀어 있잖아.


사흘이 지나도, 나흘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너 도대체 언제까지 꼴려 있을건데!! 


별 수 없이 병원에 갔습니다. 


"언제부터 이랬나요?"

 

"일주일째입니다."

 

"일주일동안 가라앉지 않았다구요?"

 

"네."

 

"상당히 거슬리시죠. 통증은 없나요?"

 

"네. 통증은 없습니다."

 

"통증은 없다... 그럼 일단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며칠 드셔보시고 다시 내원해 보세요."

 

며칠 약을 먹었더니 부풀어 오른 곳이 조금 가라앉아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약을 끊고 이틀 후 아침. 씨바. 다시 부풀어 있네. 점심이 돼도, 저녁이 돼도 가라앉지 않더군요.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흠... 약을 먹었더니 가라앉더란 말이죠... 일단 알레르기 검사부터 해 봅시다."


단순한 피검사인데 42가지 알레르기 주요 원인에 대한 기본 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피 뽑고 1주일 후에 의사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습니다.

 

"아톰님, 당장 내원해 주세요. 심각합니다."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생활 15년 만에 아톰 님 같은 환자는 처음입니다. 42가지 알레르기 원인 중 23가지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네요. 그리고 님하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고양이와 곰팡이류와 치즈 뿐입니다."

 

고양이?? 곰팡이?? 치즈??

 

"아! 효모도 있군요. 이것도 뭐 곰팡이라면 곰팡이구...".

 

치즈도 뭐 엎어치나 매치나....쩝...


"네."

 

병명은 식품성 알레르기였습니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은 여려가지일 수 있으니 우선 당장 정밀 건강 검진부터 받아보셔야 겠습니다. 이 정도의 알레르기 반응은 신체에 매우 심각한 질환이 있기 전에는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하루빨리 건강 검진을 받으시지요."

 

의사는 '내일 죽어도 서운하다 소리 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말했기 때문에 나는 하루바삐 정밀 건강 검진을 받았습니다. 쉬파 돈도 졸 많이 들고 별 지랄하는 이상한 검사들도 많이 받았습니다. 일주일 후에 검진 결과가 나와 검진센터를 찾았습니다. 그 동안 ‘갈 때가 되었구나’ 하고 담담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 웬걸. 열혈 청춘 저리가라잖아!!

 

"담배나 좀 줄이세요. 그렇게 담배 많이 피우면 빨리 죽어요!"

 

씨바. 별 협박을 다 하시네...

 

지금 건강하면 건강 안 할 때까지 필테니 그런 걱정이들랑 마시고 의느님이나 건강하시라고 말하고 돌아나왔습니다. 아... 담배 땡겨. 검진센터 앞에서 담배 한 대 핀 다음, 검진 결과 들고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허허~ 이럴 리가 없는데... 건강하시다니 다행이긴 합니다."

 

쉬파. 돈이 얼마나 들었는데...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렇다면 정밀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 보시겠슴까?"

 

"건 얼만데...요??"

 

"이건 쫌 비쌉니다. 50만 원..."

 

씨바 안 해. 조까.


"지금 먹지 말라는 것만 안 먹고 살아도 영양실조로 죽겠슴다. 이거 안 먹고 어찌 살라고..."

 

"그러게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네...하하하;;;"

 



먹지마라!!

대두, 돼지고기, 레몬, 라임, 오렌지, 복숭아, 밀, 쌀, 보리, 마늘, 양파, 땅콩, 쑥, 메밀, 토마토

 

가까이가지 마라!!

자작나무, 참나무, 호밀풀, 쑥, 돼지풀, 바퀴벌레, 집먼지, 미국 집먼지 진드기, 유럽 집먼지 진드기, 메밀, 토마토, 수중다리 가루 진드기, 환삼덩굴

 

조심해라!!

게, 소고기, 대구, 연어

 

먹어라!!

우유, 치즈, 계란흰자, 새우, 참치, 닭고기


 

먹지 말라는 건 그렇다 치자. 집먼지 옆에 가지 말라고?? 우리집이 무슨 인큐베이턴줄 아나...

 

그 후로 나의 밝힐 수 없는 특정 부위의 부풀림 현상은 계속되었습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여전히 분기탱천하여 뚜 하고 있네요.;;

 

씨바. 어찌 보면 섹시해 보이기도 하잖아. 이렇게 생겨먹은 걸 나보고 어쩌람.

 

먹지 말라는 것 다 먹다보면 어느 날 감당하기 힘들 만큼 부풀어 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헐크는 온 몸이 다 부어오르니 보기에 멋있기라도 하지. 나는 참...

 

Incredible-Hulk-Green-Skin-1.jpg

이건... 음...추하다...ㅡㅡ;;

 

보기민망하다 싶을 때마다 약을 먹습니다. 그 약을 먹으면 땅이 꺼지는 것 같고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자꾸 주저앉고만 싶어집니다.

 

'씨발. 나으려고 먹는 약이 사람을 더 죽이려고 하네...' 그걸 먹고 나면 몸은 가라앉고 밝힐 수 없는 특정 부위도 조금은 가라앉습니다. 현재 제 상태 이러합니다.

 

의사는 원인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 직업의 특성, 식습관, 흡연, 음주습관 등이 원인일 수 있지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하더군요. 게다가 알레르기는 한 번 발생하면 완치란 어렵답니다. 치료가 되어도 어떤 환경이나 식품에 영향을 받으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놓고 말했습니다.

 

'에라. 하나 마나 한 소리를...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 씨벨...'

 

그래서 개인적으로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의사의 설명을 참조해 찾아 보았습니다.

 

첫째,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농약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촌에서 자랐다고 건강할 리 없어요. 농약 먹은 우렁, 붕어, 매기 열심히 잡아먹었습니다. 싸이나 먹고 죽은 참새도 많이 먹었구요. 논이고 밭이고 농약 줄 때 농약으로 목욕을 합니다. 내가 농약을 안줘도 옆 논에서 농약을 주면 바람이 농약 목욕을 시켜줍니다. 그렇다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모두 알레르기 환자냐? 그렇지도 않잖아요. 농약이 문젠가? 내가 문제겠죠. 네.

 

둘째,

 

밝힐 수 없는 특정 부위가 부풀어오르던 당시. 일렉트릭 케미칼 제품을 운송했었습니다. PNP, PM/EL, PMA등으로 불렸던 반도체 세정제들과 LCD, LED판넬 안에 들어가는 발광제들을 운송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삼성반도체 공장 뉴스를 많이들 접했을 딴지스들이니 반도체 세정제가 뭔지는 얼추 알 것입니다. 얼빵한 나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코팅장갑만 끼고 그걸 만지고 손에 묻으면 바지에 쓱쓱 닦고 그랬습니다. 그 손으로 밥도 먹었겠지. 젠장.


이 제품들을 반도체 생산 공장에 납품하면 반도체를 세정하고 폐기물이 됩니다. 그럼 그 폐기물을 다시 폐기물 운반차에 실어 정제 공장으로 운송합니다. 두세 번 정제를 해서 사용하고 나면 완벽한 폐기물이 됩니다. 정제 불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어떤 물질이 생겨납니다. 이 물질은 수분이 70%이상이지만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압으로 분사해 불을 붙이면 엄청난 열을 냅니다. 그래서 이걸 시멘트 공장에서 연료로 사용합니다.


시멘트 생산 공장은 화력발전소 저리가라 할 만큼 거대한 보일러(?)가 돌아갑니다. 최종 폐기물은 더욱더 안전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최종 단계의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누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요? 손에 묻고, 몸에 튀고, 신발에 묻고.... 때로는 파이프가 터져 온몸에 뒤집어 쓰고. 아마도 열을 낼 수 있는 모든 폐기물 대부분은 시멘트 공장으로 모여들 것입니다. 예전에는 폐타이어를 태워 시멘트 생산을 했었는데 폐타이어가 수출하기 괜찮았었나 봅니다. 폐타이어 값이 올라가니 유류 폐기물들을 연료로 사용하게 되었고 반도체 세척제도 연료가 되었습니다. 내가 일하던 곳에서만 1일 150톤에서 200톤 가까이가 시멘트 공장으로 팔려나갔습니다. 그 폐기물을 파냐고요?


팝니다. 얼마에 파는지는 모르지만 무튼 팔아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장사를 합니다. 단양, 제천, 삼척에 있는 시멘트 공장들이 주요 거래처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이 알레르기로 고생을 한다거나 특정부위가 발기하진 않았습니다. 언젠가 그 약품을 뒤집어쓴 아저씨 얼굴이 올록볼록 부풀어 오르는 걸 본적은 있습니다만...이 약품들이 문제일까요? 내가 문제겠지. 이 썩어빠진 몸땡이에서 어떻게 원인을 찾아 낼 수 있단말얏!!

 

IE000961864_STD.jpg

횽들 앞에 이런 차가 가고 있자너. 그럼 무조건 추월해.

뒤따라 갈 생각도 말고 옆에서 함께 갈 생각도 말고.

무조건 추월.

정신 없는 아저씨들 종종 폐기물 싣고 가는데 뚜껑 열고다니기도 해요.

차가 울컥하면 눌물 콧물 흘리는 건 횽들이야.

 

셋째,

 

GMO. 유전자변형 농, 축, 수산물들. 식품 알레르기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로 GMO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 유전자는 그동안 먹어왔던 단백질들을 기억하고 있다더군요. (졸. 기억 하는지 안하는지 물어 볼 수도 없고.... 무튼 그렇답니다.) 근데 낯선 단백질이 몸에 들어오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네요. 말하자면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식한다는 겁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들에는 낯선 단백질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앗. 두부를 먹었는데 바이러스라고 생각한 거임? 국희언니 땅콩과자를 먹었을 뿐인데 “야이 병신아 그만먹어!!” 라며 분기탱천 하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두부를 GMO콩으로 만든 건 아닌 거자너. 그렇다고 국희언늬가 남자였던건 아닌 거자너!! 다들 잘 먹고 잘 사는데 나는 왜 그런거임. 이런 썩어빠진 몸땡아리 같으니라구.


게다가 GMO농산물은 이렇게 대단한 장점도 있다더군요.



유기농 농산물이 그 재배과정에 동물 배설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장균에 더 취약하다.


GM 옥수수가 옥수수해충인 조명충나방을 죽일 뿐만 아니라 부수 효과로 평갈 톡신까지 파괴한다.


유전자 조작식량을 통해 지구상에 기아를 종식시키고 세계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알레르기식품을 비알레르기 식품으로 만들 수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바나나 같은 과일에 의약 성분 백신 폴리오등을 넣을 수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골든라이스의 경우처럼 쌀에 비타민 A를 첨가함으로써 더 영양가 있고 매력적인 쌀로 만들 수 있다.


김종덕 - <먹을거리 위기와 로컬푸드> 중에서



아오~ 씨바. 대단해라. 나도 빨리 유전자 조작 농신물 먹고 분기탱천하는 알레르기를 치료해야겠는 걸!! 형들. 너무 그렇게 부러워하진 말라구. 그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쩝. ;;

 

넷째,

 

세계 식량정책과 식품 산업이 알레르기의 원인일 지도...


“백리 밖에 나가선 그곳의 물도 먹지 않았다.”고 옛 선비님들은 말쌈하시었는데,


지금은 집 밖을 나가지 않았는데도 아르헨티나산 땅콩과 중국산 땅콩, 미국산 밀, 호주산 밀, 말레이시아산 쇼트닝1으로 만든 국희언니 땅콩과자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이 과자에 들어간 국적을 표기하지 않는 재료들을 열거해 볼까요. 


땅콩분말, 쇼트닝 2, 갈색설탕, 백설탕, 기타설탕, 덱스트린, 땅콩버터, 포도당, 가공유장분, 전란액, 땅콩분태, 산도조절제, 유청분말, 물엿, 레시틴, 정제소금, 합성착향료, 비타민E.

 

DSC03995(800x449).jpg

 

국희언니 땅콩과자만 너무 깠나요? 


자연은...(뭐?) 210일 감귤은 어떨까요.


감귤 농축액 (감귤과즙으로 25%, 이스라엘산), 정제수, 백설탕, 어륀지농축액(어륀지 과즙으로25%, 미국산), 구연산, 합성착향료(오렌지향, 감귤향), 덱스트린, 비타민C


씨벨, 그럼 병에 이스라엘을 그려 넣던가!! 나는 암만 봐도 자연은 감귤에 그려있는 그림이 제주도처럼 보이는데... 이스라엘이라고 그런 섬이 없을라구... 암만...

 

자연은~1.JPG

저 바다 사진이 제주라는데 500원 건다

 

과자, 라면, 음료, 분말스프, 각종 차·장류를 가리지 않고 시중에 유통되는 가공식품 중 이와 유사하지 않은 제품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도 야들은 표기라도 합니다.

 

롯데리아에서 판매하는 음식들 중 원산지를 표시한 식재료는 고기??? 


버거만 볼까요. 고기야 무려 청정호주산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 놨으니 그렇다 치고.


빵은? 빵에 들어간 우유, 소금, 설탕은? 빵 표면에 고소한 참깨는? 패트에 들어간 간장과 착향료는? 설탕은? 소금은? 양상추와 피망과 양배추의 생산지는? 생산 과정은? 새우버거의 새우는?

 

너무 대중적이고 소박한 곳만 까고 있죠?


그럼 호텔이나 조금 값나가는 페밀리레스토랑은 어떨까요?

 

제가 일했던 방법을 이야기 해 보죠.제가 일했던 곳은 값나가는 케이터링 회사였습니다. 해썹(HACCP)기준에 맞춰 조리실을 설비하고 그 기준에 맞는 식재료만 사용했습니다. 대다나죠? 위생검사에서 단 한 번도 지적질 당한 적이 없습니다. 지적질 하는 위생과 사람들도 해썹을 기준으로 합니다.


자. 봅시다.


냉장고는 매일 비우고 냉동고는 선입선출을 엄수합니다. 매우 훌륭합니다.


칼, 도마, 조리기구는 조리를 마치면 자외선 살균기에 넣고 살균합니다. 훌륭합니다.


조리실은 매일 락스로 물청소를 합니다. 좆빠집니다. 언제나 커다란 물통에 락스물을 준비해 둡니다. 왜? 칼도마를 아무리 자외선 살균기에 넣고 소독을 해도 밖으로 노출됨과 동시에 세균에 오염됩니다. 칼도마 한 꺼풀만 벗겨내고 면봉으로 긁어내면 세균이 나옵니다. 


그래서! 위생과에서 급습함과 동시에 락스물이 담겨있는 커다란 물통에 모든 조리 도구를 집어 넣습니다. 냉장고도 락스로 청소하기 때문에 세균이 검출되지 않습니다. 바닥이야 뭐....

 

세균없는 깨끗한 주방이로군요. 향기로운 락스향이 청결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매우 훌륭한 업체입니다. 합격!!

 

이제 검사도 끝났는데 물로 대충 헹궈 쓰죠. 뭐. 음식 맛이 매우 후레쉬 합니다. 네.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야채를 납품하는 업체에서 유기농 배추라며 함박웃음을 하며 들고 왔습니다. 벌레 먹은 잎도 있고, 간혹 애벌레 똥으로 보이는 물질들도 보이고... '고것 좋구나'하고 받았다가 부장에게 꾸사리 졸 먹고 빠꾸 시켰습니다.

 

"위생!! 맛이 아니라 위생!! 건강이 아니라 위생!!! 회사 문 닫는 거 한 순간이다. 위험한 건 받지마."

 

위험한 것... 씨바

 

또한 납품 받는 식재료의 국적은 참으로 다종다양합니다. 여러분은 스테이크 한 덩어리를 먹고 있지만 그것이 단순히 한우와 국내산 야채로 만들어진 스테이크 한 접시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케첩, 간장, 우스터소스, 밀가루, 올리브유, 사과, 오렌지, 토마토, 견과류 등 국적을 알 수 없거나 생산 방식을 알 수 없는 식재료가 한데 모여져 스테이크 한 접시가 됩니다.


국내산 한우는 어떻게 키워졌으며 야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접시에 담겨 있는지 짐작이나 가십니까? 저는 제가 먹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내 병의 원인이 이것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천리 만리 밖에서 배타고 뱅기타고 왔는데 내 몸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할 테죠.


 

산업입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남기는 산업입니다. 


식품이란 말 뒤에 산업이란 말이 붙게 된 것은 오래지 않습니다. 식품에 산업이란 말이 붙기 시작하면서 먹을 것은 돈이 되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잡힌 새우도 값이 저렴하면 우리 입에 들어오게 되고 유전자 조작 식재료 수입을 금지해도 WTO의 제재와 으름장 앞에서는 호구 좆병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도시화는 식품의 산업화를 부추겼습니다. 도시는 빨아들이고 소비하지만 돌려주는 것이 없습니다. 아주 단순히 여러분이 먹고 싼 똥과 오줌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변기에 앉아 싸고 내려가면 유기물이 아니라 폐수가 됩니다. 환원이 아니라 분해 시켜 재생산의 고리를 단절 시킵니다.

 

바다 이야기를 이어가다 뜬금없이 알레르기와 식품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에 접하게 되는 수산물 소비 감소에 대한 기사들 때문입니다. 원전사고 이후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는 이유는 당연하지만 그 저변에 깔려있는 대중의 심리가 올바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귓구멍에 좆박은 정부는 이 이야기에서 제쳐 두고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반도체가 사용되는 깨끗한 전자 제품을 늘상 사용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것을 만들어 내는 재료들이 어떻게 유통되고 활용되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가 먹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유통되는지 모른 채로 그것을 먹고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원전에서 생산한 에너지로 아름답고 우아한 삶을 살아가지만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삶을 위협 받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까지 위험이 직접적으로 엄습하지 않았다지만 바다의 생물들에겐 직접적으로 엄습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안전하고 깨끗한 원전 아래서 호사를 누리는 동시에 위험하고 더러운 원전 폐기물 앞에서 벌벌 떨고 있는 우리가 정말 병맛으로 보이진 않나요?


1.jpg


이 마당에 영국산 고등어가 목으로 넘어가나요? 노르웨이산 연어의 가시가 목에 걸리진 않나 모르겠습니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깨끗한 것에 대한 대가를 누군가(사람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 대신에 그 대가를 1차적으로 치르고 있는 바다 생물들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한번쯤 되돌아보고 근본적 해결 방법에 대해 피눈물을 흘리며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2차, 3차로 대가를 치를 누군가는 분명 우리거나 우리의 후손들일 것입니다.


내 몸에 알레르기는 생겨났고 원인을 밝힐 수 없습니다. 어쩌면 앞에서 이야기한 모두가 원인일 수도 있겠죠. 원인을 알게 되더라도 저는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병을 치료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없을 뿐더러 우유와 치즈와 닭고기만 먹고 살 생각도 없습니다. 우유와 치즈와 닭고기 중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제품이라 불리는 것들로만 먹고 살아야는데 그렇게 먹고 살 만한 재력도 당연히 없구 말이죠.


내 앞에 놓인 먹거리를 먹고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들을 먹고 힘을 얻어 내 앞에 그런 먹을 것을 내놓지 말라고, 나 다음에 이곳에서 살아갈 산 것들에게 내가 받은 것과 같은 치욕을 주지 말라고 소리치다 때 되면 죽겠습니다.

 

글로발 식량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음 회엔 이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바다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죠. 모르고 먹는 것이 속 편할지도 모를 이야기들, 조금 더 깊이 있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먹을거리 위기와 로컬푸드 -김종덕 지음>를 참조하였습니다.

 

위 이야기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비슷한 의미를 전하는 영화가 있어 소개합니다. 벤 제틀린 감독의 영화 <비스트>입니다. 인간이 살아갈 환경과 그 환경을 대하는 태도를 거친 소녀의 입을 통해 풀어냅니다.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과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어렵지 않고 발랄한데 거칠고 묵직합니다. 강추!!


220px-Beats-of-the-southern-wild-movie-poster.jpg



 

 

 

 

 

 

 

 

 

특정부위는....

Kung_Fu_Hustle_2004_UE_XviD_AC3-DTS_2AUDIO-WAF_avi_002232353.jpg

앵두같은 내 입.술. 






Athom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