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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7. 수요일

독투불패 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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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은 <H2>와 관련한 내 어린시절의 추억담부터 좀 늘어놔야겠다. 

 

내가 아다치 미츠루의 <H2>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그 당시 ‘천궁’이라는 제목의 해적판으로 나왔던 <일곱빛깔 무지개>를 막 완독한 후 시간이 좀 지나서 혹시나 또 새로 나온 아다치 작품이 있으려나 해서 만화방에 들렀던 것이다. 물론 인터넷 세상인 요즘에야 만화관련 정보가 키보드질 몇 번에 홍수처럼 넘쳐나지만 그 시절, 신간 만화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는 곳은 바로 동네 만화방 뿐이었다.

 

아다치 미츠루의 해적판 만화들로 가득찬 책장 쪽을 어슬렁대다 낯익은 느낌의 표지가 있어서 꺼내 봤더니 중학시절 500원짜리 핸드북 크기의 해적판으로 봤었던 <터치>가 'H1'이라는 요상한 네이밍의 코믹스 크기 해적판으로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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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장하고 있는 <터치> 해적판 'H1'이다.

 

'어라... 이게 왜 제목이 H1이지?'하며 신기한 마음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근처에 'H2'라는 제목이 적힌 만화책들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 당시까지 몇 권 나오지 않은 상태였고 주인 아저씨말로는 아다치의 최신작이란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재미나게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자꾸만 드는 궁금증이 있었다.

 

도대체 이 만화의 제목 'H2'는 무슨 뜻일까?

 

'TOUCH'라는 제목이 어떻게 하여 'H1'으로 둔갑했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능했다. 당시 일본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이던 <H2>를 해적판으로 들여오면서 이전에 해적판으로 국내에 들어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터치>를 H라는 이름으로 묶어 다시 펴낸 걸 거라는 정도... 그런데 정작 <H2>의 제목이 왜 'H2'인지는 아무리 내용을 읽어봐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아다치 미츠루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이런 제목을 붙였을 리는 만무하고..

 

아다치 미츠루가 자기 작품의 제목을 어떤 식으로 붙이는가를 <터치>와 <러프>를 통해 조금 얘기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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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의 제목 'TOUCH'는 우리가 어린 시절 릴레이 계주를 할 때의 바톤터치를 의미한다. 미나미의 꿈인 고시엔 진출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던 카츠야가 죽어버리고, 그 이후 동생이 이루지 못한 미나미의 꿈을 쌍둥이 형인 타츠야가 넘겨받아 이루어 내려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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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에서는 제목의 의미를 만화상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어느 교사가 수업 중 칠판에 'ROUGH'라는 단어를 써 놓고 학생들에게 그 뜻을 이야기하는 장면.. ROUGH란 아직 가능성만을 가진 채 미래를 향하는 청춘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이다.

 

뭐... 제목의 의미를 굳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보는 재미에는 전혀 지장은 없었으니 언젠가 알 수 있겠지 하며 대충 넘어 갔었다. 어쨌거나 그날, 바로 그때까지 나와 있던 권수를 모조리 읽어버렸고, 얼마 후 모은 용돈을 가지고 곧장 시내 만화상가에 가서 그때까지 나와 있던 해적판 <H2>를 모조리 구입하였다. 그 후로 틈만 나면 만화방에 가서 다음 권수가 나왔는지 살폈지만 어찌나 늦게 나오던지 애 많이 태웠던 기억도 난다. 그나마 찔끔찔끔 나오던 것도 14권인가 15권인가 이후론 아예 감감 무소식... 그때가 고등학교 3학년 가을무렵이다.

 

하여간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도 다음 권은 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만화책 좀 그만 보라는 어머니의 계속되는 종용과 그에 따른 모진 마음으로 그간 모아왔던 만화잡지며 만화책들을 모조리 처분하고 만화세계와의 이별을 고했다. ‘H2’라는 제목의 뜻에 대한 나의 궁금증 또한 그와 함께 기억의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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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블로그 이웃 중에 일드매니아인 아가씨가 한 명 있었는데 그녀가 올린 포스트를 통해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가 일본에서 'H2~君といた日々~'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실사화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곤 '아... 그 H2가...'하면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하나 둘 씩 되살아나기 시작하고... 주말이 오자마자 곧장 집 근처 만화대여점으로 달려가 <H2> 한질 몽땅 빌려 탐독하기 시작.

 

그런데. 어린시절에 보던 해적판의 기억과 그대로 연결시키기엔 약간의 껄끄러움이 발생해 버렸다. 해적판에서 익숙했던 한국명의 이름들이 모두 일본명으로 나온 정식발행판이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에 한국 아이들로 인식했던 주역들이 한순간에 일본 아이들로 바뀐 것이다. 왠지 전혀 다른 작품을 보고 있는듯한 그 어색함이라니. 이를테면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15권 쯤에서 갑자기 '사쿠라기 하나미치'라고 한다면 전혀 느낌이 살지 않으리란 것과 같은 이치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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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근래 나온 <슬램덩크> 완전판이 독자들에게 익숙한 한국명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썩 괜찮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슬램덩크>야 처음부터 정발판으로 출간되었음에도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국명이긴 했지만. ㅡㅡㅋ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작품을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H2>를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일본명으로 바뀌어 버린 주역들의 이름을 보고선, 십여 년 전도 더 전에 품었었던 'H2'라는 제목에 대한 의문은 너무도 허무하게 해결되어 버렸다.

  

그 옛날 해적판을 떠올려 보며 정말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해적판에선 캐릭터들의 이름이 모두 한국이름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H2라는 제목의 의미를 유추할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서태영(히로)조영웅(히데오)이라는 이름으로 도대체 어떻게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조영웅은 그나마 낫다. 영웅(Hero)이라는 뜻이라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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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리다 보니 하염없이 길어졌는데, 각설하고 이제 이 글의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H2>라는 작품의 제목이 ‘두 H의 이야기’를 의미한다는 것은 정발판을 보게 됨으로써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정발판을 보고서는 또 다른, 새로운 의문이 발생하였다. 작품 속에서 남자주역 둘만이 아닌, 여자주역인 Hikari(히까리)와 Haruka(하루까) 둘의 이름도 H라는 이니셜이기 때문이다. 즉, <H2>라는 작품의 주역인 남녀 4명이 모두 H였던 것이다.

  

일단 작품을 통해 나타나는 H2의 그 표면적인 의미라면 너무나도 간단하다. 작가인 아다치 미츠루가 히데오의 입을 통해 ‘Hideo와 Hiro의 격돌! 「H2」다!!’라고 두번씩이나 직접적으로 강조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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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25권 124p

그리고 히데오가 히로에게 하고있는 이 말은 27권 37p에서 다시 한번 반복된다.

 

히데오의 이 대사를 단순하게 작품의 제목과 그대로 연결해서 생각해 버리면 H2는 간단하게 확정된다. 히로와 히데오로. 즉, <H2>라는 작품은 히로와 히데오라는 최고의 친구이자 라이벌이기도 한 두 야구소년의 이야기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H2>라는 작품은 야구가 이야기 내용의 중심을 이루는 소년만화이다.’라는 의미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은 아다치 미츠루가 계속해서 그려오고 있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소년만화 중에서 스포츠 자체를 중심에 두고 진행하는 작품은 단 하나도 없으며 <H2>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주역들 중에서 야구 자체에 가장 집중하는 캐릭터이자, 자신의 입으로 직접 두 번씩이나 강조했던 바로 히데오에 의해서 이 'H2의 격돌'이 야구 자체적 의미가 아닌 연애 드라마의 정리도구이자 사춘기 아이들을 성장시켜 주는 장치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야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다치팬 중에는 <H2>라는 작품을 정통 야구만화로 봐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런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사실 지금까지 아다치 미츠루가 그려왔던 고교야구를 소재로한 소년만화 중에서 <H2>만큼 뛰어나고 훌륭하게 야구를 표현해낸 작품은 없기도 하거니와...

 

물론 이것은 최근에 연재가 종료된 <크로스게임>을 포함하여서이다. 야구를 표현해내는 작화력은 <터치>연재하는 동안 완숙에 이르렀고 <H2>를 연재하기 시작했을 땐 이미 절정에 달해 있는 상태이니 <크로스게임>에서 보여지는 멋드러진 장면연출과 컷 구성 등이 특별히 더 나아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작품 내에서 나타나는 야구 지식적인 측면이라면 <크로스게임>보다 <H2>가 좀 더 우위에 있다. 여기에다 <H2>에서 야구와 인생을 연결지어 만들어 내었던 넘쳐나는 삶에 대한 메시지들까지 고려해보면 야구적인 관점에서 <크로스게임>이 <H2>를 능가하기란 더욱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H2>가 야구적으로 뛰어난 내용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야구가 내용상의 핵심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말은 <H2>를 흔히들 쉽게 구분하여 말하는 일반적인 시각에서의 만화장르로 굳이 따져보자면 스포츠 소년만화가 맞기는 한데, 그러나 스포츠가 중심인 소년만화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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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현존하는 최고의 스포츠 소년만화라 평가받는 <슬램덩크>와 비교해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슬램덩크>는 스포츠 자체의 매력에 빠진, 오직 스포츠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지르는 소년들의 이야기이다. 연애 드라마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극의 흥미를 돋우는 양념정도의 역할에 머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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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H2>는?

 

히로, 히까리와 히데오가 형성하는 미묘한 삼각관계를 암시하며 시작되는 첫 연재분부터 H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모두 정리해내는 최종 연재분까지 <H2>라는 작품의 전체내용을 관통하는 것은 H들의 성장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야구는 H들의 성장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틀이며 주역들을 성장시키는 주요한 기제로서의 역할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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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H2>가 야구적으로 워낙에 뛰어난 작품이니 야구만화로 굳이 말하고 싶다는 독자들이야 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작품 자체를 냉정히 파악해 낼 수 있는 독자라면 히데오의 H2에 관한 대사는 말 그대로 작품의 표면적인 의미인 것이지 본질적인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자 그렇다면. H2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H2>라는 작품에서 두 H는 과연 누구로 봐야 할까?

 

어떠한 작품의 제목이라는 것은 보통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내용을 함축해서 보여주기 위해 붙이는 것이 보통이고 이것은 <터치>와 <러프>라는 작품의 작명을 통해 앞서 살펴본 대로 아다치 미츠루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내용과 주제, 캐릭터의 비중 등 모든 제반요소들을 고려해 볼 때 H2는 누구일까? <H2>라는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본질적인 주인공인 두 H는 과연 누구라 해야할까?

 

열혈 청춘의 성장드라마.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라면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실제 아다치의 만화가 늘상 취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H2> 또한 이러한 아다치 만화가 가지는 주제의 범주에 포섭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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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볼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에 볼 수 없었던 아쉬움. 그땐 보이지 않았기에 보지 못했던 안타까움.

그리하여 현재의 상황 속에서 흔들리는 두 사춘기 아이의 혼란스러운 마음.

여기에 더하여 이미 그 현재가 되어있는 상대와 기타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양상.

그리고 그러한 사춘기 시절의 심적 갈등과 성장통을 스포츠라는 틀 속에서 극복해 나가는.

 

이것이 바로 <H2>라는 작품의 주제이자 핵심내용이다. 그리고 전체의 내용전개(심지어 긴박한 야구경기 중에도)에서 줄기를 이루는 것은 히로와 히까리의 내적 독백과 정신적 성장의 과정이다. 이러한 <H2>의 주제와 핵심내용, 이야기 전개의 줄기를 살펴본다면 이 작품 속의 H2는 자연스레 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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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까리는 히데오가 자신에게 사랑이란 감정으로 다가왔고, 자신 또한 진심을 다하여 히데오를 사랑하여 왔다는 사실을 현재의 히로를 보며 느끼는 안타까움만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히로 역시 과거 첫사랑에 대한 아쉬움의 감정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한 채 하루까에게 완전히 다가갈 수 없었을 뿐, 자신에게 하루까에 대한 새로운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음을 인정 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 다 과거로 돌이키기엔 현재 각자에게 놓여진 상황이 이미 자신들에게는 너무나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춘기의 혼란과 갈등을 겪으며 두 H는 성장해 간다.

 

결국 히까리는 너무나 사랑하는 히로를 계속해서 자신의 옆에 있을 수 있는 소꿉친구 또는 남매 같은 존재로 자신의 마음을 결정한다. 히로 또한 패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완벽함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히데오와 대결을 펼침으로써 자신에게나 히까리에게나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명시적으로 확인시킨다. '나도 이젠 괜찮아.'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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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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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히로와 히까리, 이 둘이 남녀관계를 넘어 가장 서로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하루까의 히로에 대한 사랑이나, 히데오의 히까리에 대한 사랑이 결코 모자란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하루까나 히데오 이 둘 또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한도에서 가능한 모든 사랑을 히로와 히까리에게 주고 있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바로 그 '자신이 가질 수 있는 한도'라는 기본적인 용적의 차이가 히로나 히까리 두사람이 서로에게 가지는 사랑과는 차이가 나기에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것이다.

 

그렇지만 히로나 히까리 이 둘이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현재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을 깨부수고, 헝클어버리면서 오로지 서로의 사랑만을 이룬다면 과연 둘은 행복할 수 있을까? 하루까나 히데오에게 받아온 진실한 사랑은 차치하고라도 자신들이 상대와 지내온 시간 속의 진정성을 과연 부정할 수 있을까?

 

히로와 히까리는 아다치의 초기 작품 <미유키>에서 피 안섞인 와카마츠 남매가 행하는 '진정으로 사랑하면 모든 장애를 초월하는 거야'라는 식의 소년소녀기의 순수를 가장한 너무도 무책임하고 철딱서니 없는 그런 사랑을 택하지 않는다. 자신이 괴로운 상황일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워지고 비난 받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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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H는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기엔 벅찬 현재 자신과 상대의 모습을 정확히 인식하며 단지 자신들만의 행복이 아닌,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과연 무엇이 더 행복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하면서 자신들에게 처해진 현재를 힘겹게 받아들인다. 철부지 사춘기 소년소녀기를 벗어나 한 단계 성장한 '수용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두 사람이 가족같이 살아온 소꿉친구라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공인되고 변하지 않을 사실이므로.

  

<H2>라는 작품을 이루는 근본 줄기는 바로 두 주인공인 히로와 히까리, 이 소꿉친구를 둘러 싼 이야기이다. 주인공으로 생각하기엔 너무도 소외되어버린 하루까는 말할 필요도 없고, 히데오 역시 히로와의 비중을 비교해 보면 너무 큰 차이가 나므로 <H2>라는 전체 작품 속에서 히데오와 하루까의 무게를 이 둘과 같은 선상에 두기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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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라는 제목과 관련해서 아다치 미츠루는 <H2>의 첫 연재분에서 '두 명의 히어로와 두 명의 히로인(즉 H2x2, H4)'이라는 캐치카피를 걸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H2>라는 작품 내에서 캐릭터 비중의 안배가 심히 불균형 하다. 작가 스스로는 처음 <H2>를 기획하며 '4H의 이야기'로 만드려고 했을진 몰라도 결과적으로 자신이 그려낸 내용은 '2H의 이야기'인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야 하루까를 히까리보다 약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전체적 맥락과 주제, 내용, 캐릭터의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역시 H2HiroHikari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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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人」に歸ろう

エイチ・ツー(H2) 1st ED. / ア-ティスト(Nishiwaki Yui)



'H2는 과연 누구라 할 것인가?'에 대한 총정리

 

기본적으로 일단 만화상에서 아다치 미츠루가 히데오의 입을 통해 Hiro-Hideo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빼도 박도 못할 표면적인 H2의 의미이므로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는 답이다.

 

그 다음. 각각의 독자들이 어떤 관점에 비중을 두는지에 따라서 정리하자면..

 

1. 이야기 자체의 성립, 그러니까 <H2>라는 작품의 본질적인 주제와 캐릭터의 비중을 따진다면 Hiro-Hikari


현재의 사랑과 과거의 상념에서 혼란스러운 진행형의 남녀관계로 따진다면


2. 하루까를 좋아할 경우 Hiro-Haruka

3. 히까리를 좋아할 경우 Hikari-Hideo


4. 뭔가 새로운, 파격적인 남녀관계를 꿈꾸는 독자들이라면 Haruka-Hideo


5. 캐릭터들 간의 관계상에서 역동적인 갈등과 내면심리를 따른다면 복합적인 H2


히로에게 H2 -> 히까리-히데오 or 히까리-하루까

히까리에게 H2 -> 히로-히데오 or 히로-하루까

하루까와 히데오에게 H2 -> 히로-히까리

 

기타. 그냥 중의적으로 사용했다고 치자. 먼 쓰잘데기 없이 이렇게 깊게 따지느냐. 블라블라... 열린 H2

 

웹상에서 살펴본 바로는 1번과 2번의 지지비율이 거의 엇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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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사오짱 때메 삘 받아서리.. ㅡㅡ;






독투불패 기차여행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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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러나오는 대로 살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은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