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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미국식 시스템창호가 유행했지만, 요즘은 독일식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독일식 시스템창호는 “비싸지만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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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식이든 독일식이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해서 절대적인 난방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관류율(熱貫流率. 열통과율이라고도 함)’입니다. 창호와 유리의 등급에 따라서 새어나가는 열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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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창호를 잘라낸 모습
창호 회사에서 유리가 몇 mm인지, 프로파일의 두께는 어떻게 되는지를 꼼꼼히 설명해준다.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최근 정부가 ‘패시브 하우스’를 주택의 표준안으로 하려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패시브 하우스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패시브 하우스 [Passive house]

‘수동적(passive)인 집’이라는 뜻으로,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액티브 하우스는 태양열 흡수 장치 등을 이용하여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쓰는 데 비하여 패시브 하우스는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나 가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출처: 두산백과



40평짜리 주택의 난방비가 10만 원 전후고, 여름에는 선선하여 에어컨이 필요 없다고 하면 어떨까요? 석유에너지와 전기에너지 없이 쾌적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패시브 하우스는 이렇게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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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겨울이 매우 추운데도 불구하고 비싼 창호를 사용하지 못했지만,

이젠 창을 크게 내어도 춥지 않은 집을 지을 수 있다.



독일과 미국의 창호비교


독일식과 미국식 창호를 비교할 땐,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문화적 측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이상기후로 미국의 겨울도 추워졌다고 하지만 혹한은 아닙니다. 또 화석연료가 워낙 저렴하고, 전기세 역시 우리나라처럼 누진세가 없으므로 저렴하죠(사설 전기회사는 누진세를 적용하지만 4% 전후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비싼 창호나 단열재를 쓰는 것보다 에너지를 더 사용하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좋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는 월세에 난방비, 전기비, 수도세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죠. 아마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아도 큰 집에 살 수 있는 게 이런 데서 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독일식 창호에 비해서 기밀성(氣密性. 기체를 통하지 않게 한는 성질)이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겠지요.


반면 독일 및 유럽은 패시브 하우스를 건축법으로 지정했습니다. 자연스레 창호 기술이 발전했죠.


물론 독일식 시스템창호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독일식 창호라고 하더라도 등급에 따라서 열관류율이 다릅니다. 창호 등급과 열관류율을 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얇은 벽 두께를 가지고 있는 경량 목구조 건물의 경우 독일식 시스템창호가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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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창호가 좋지 않다면 난로에만 의지해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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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추운 바람이 분다 해도 기밀성능과 열관류율을 높은 창호로 냉기를 차단할 수 있다.

이젠 전원주택에서 난방비 폭탄은 옛말이 되어가는 지도?



그럼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등급 시스템창호를 검증받은 우리나라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만, 전원주택의 붐과 함께 패시브 하우스 시공사례가 늘면서 시스템창호 역시 발전했습니다.


과거에는 독일 제작품을 수입하기도 했습니다만, 여기엔 물류비용과 AS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독일회사가 한국에 자회사를 만들거나, 독일의 프로파일과 유리를 수입해서 한국에서 조립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제작‧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공법으로 만들어지는 독일식 시스템창호엔 어떤 브랜드가 있을까요? 각 회사에 견적을 받으면서 느낀 점과 함께 설명해보겠습니다.


1) 엔썸 (캐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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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택한 회사로, 엔썸에서 자재 수입과 시공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 WINKHAUS사 제품을 기반으로 만듭니다.


39mm 로이 삼중유리에 70mm 프로파일 제품을 사용하거나, 46mm 로이 삼중유리에 88mm 프로파일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유명 창호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70mm 프레임을 많이 시공합니다. 제가 엔썸을 선택한 이유는 같은 가격에 88mm 프로파일을 선택할 수 있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엔썸이라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낮다는 점과 AS가 유지될 지 문제입니다. 사용 중에 만족 혹은 불만족스러운 게 생기면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2) 이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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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고민했던 브랜드입니다. 이건창호는 AS 대응이 빠릅니다. 이건창호의 AS를 받은 지인에 따르면, 만족도가 높아진 건 물론, 다시 한 번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시 창호를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해준다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이건창호의 시스템창호엔 뭐가 있을까요? 종류만 무려 42개입니다. 견적에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고, 건축물에 따라서 어울리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에 사용할 수 있는 기밀성 1등급 제품들도 무난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건창호의 점유율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3) 엘지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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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중창의 점유율이 높은 기업답게 다양한 시스템창호를 갖추고 있습니다. 10년 AS 보증 역시 든든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견적에 대해서는 제작 불가라고 하더군요. 원하는 크기의 창을 만들 수 없기에 시공사에서 제외했습니다.



4) 알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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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건축 박람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알파칸 시스템창호입니다. 로이 3중 유리에 튼튼한 프로파일이 장점입니다. 알파칸을 사용하는 이웃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건창호와 알파칸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독일식 시스템창호가 나오고 있다는 말이겠죠.


여러 차례 상담을 받는 동안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디자인 면에서 앞서간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알파칸의 디자인은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5) 이노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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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잡지 광고에서 익히 봐온 브랜드입니다. 보급형 시스템창호로 유명한 ‘삼익창호’에서 수입하여 제작하고 있습니다.



엔썸, 이건창호, 엘지, 알파칸, 이노틱, 모든 회사들이 1등급 3중 유리 로이 시스템창호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회사에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매일 집에서 일도 하고 생활도 해야 하기 때문에 패시브 하우스에 사용하는 88mm 시스템창호를 선택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창호 중에서는 가장 두껍고 성능이 좋은 제품입니다. 2등급 이하 제품들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창호와 단열재는 아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희처럼 각자 설계하신 전원주택에 맞는 창호와 브랜드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가격


견적을 받고 나면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가격 차이가 납니다. 저희 역시 견적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창호가 20개가 넘었으니까요.


고민하던 중, 아파트를 리모델링했을 때 창호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보일러가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경험을 믿고 다시 한 번 창호에 투자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추운 집에 난방을 세게 돌리는 것과 따듯한 집에 난방을 조금 돌리는 것은 온기 자체가 다릅니다. 난방비로 매달 추가금을 내는 것보다 처음부터 따듯하게 해서 난방을 덜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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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파트에 있는 전열교환기.

소음과 전기세 등으로 인해서 많이 이용하진 않는 듯 하다.



오늘은 창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파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2중창도 있고 미국식 시스템창호도 있지만, 목조주택에는 독일식 창호가 나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단열재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이것만 잘 알면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지난 기사


프롤로그. 집을 짓기로 하다

1. 결혼 후 들었던 의문

2. 신도시 vs 전원주택, 선택은?

3. 한국의 대표 전원주택지 Top4 비교

4. 집을 설계하며 나를 돌아보다

5. 좋은 주택 설계사의 조건과 설계 비용

6. 설계 공부도 할 겸 떠나본 일본 주택 투어

7. 주택 설계를 위해 스케치업을 배워보았다.

8. 건축비는 평당 얼마가 들까?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까?

9. 주택을 짓는 3가지 방법

10. 전원주택 시공 계약 전에 알아야 할 것들

11.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上

12.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下

13.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가기 앞서 명심할 것들





양평김한량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