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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에 제주공항에서 찍었던 비행기들을 올리면서 잠깐 언급(링크)하기는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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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대한항공이 도입한 B-787 드림라이너의 첫 비행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상업 비행입니다. 이름부터 'dreamliner'가 붙어 있으니 범상치 않은 기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민항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는 2000년 들어 각각 새로운 기체 개발에 들어갑니다. 2000년 대는 유가가 급등하던 시기라 항공기 개발에 있어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각각 다른 개념을 가지고 접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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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는 'Hub and Spoke model'을 지향했습니다. 즉, 대륙마다 허브가 되는 대형 도시로 승객들을 실어 나르고 허브에서 중소형 도시로는 소형 기체를 이용한다는 개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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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500명 이상의 탑승이 가능한 초대형 기체를 개발하게 되고, 그래서 만들어진 게 A-380 입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A-380을 만든 이면에는 보잉에 대한 경쟁의식 또한 작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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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의 7시리즈 패밀리 사진입니다. 에어버스는 보잉의 B-747에 해당되는 엔진 4개짜리 초대형 기체가 없었던 게 못내 아쉬웠을 겁니다. (A-340이 엔진 4개이긴 하지만 요녀석은 체급 면에서 B-747의 비교 대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 기회에 라인업을 모두 갖춰보자, 요런 생각을 했겠죠. 그래서 B-747 보다 훠얼씬 큰 기체를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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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잉은 Point-to-Point 모델을 지향하여 효율성 높은 중형 기체로 많은 중소 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B-787 입니다.


Hub and spoke model은 사실 Fedex 같은 물류 운송 업계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개념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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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옥천 허브에서의 허브가 바로 그 Hub 맞습니다. 인천에서 서울에 택배를 보낼 때도 옥천을 거쳐서 가는 것은 Hub and spoke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사람은 택배가 아니라는 겁니다. 커다란 화물차(대형 여객기)를 탔다가 다시 택배차(소형 여객기)를 타는 건 승객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비행기가 커서 타고 내리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애초에 많이 태우려고 만들다 보니 기체는 크지만 좌석이 넓은 것도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실제 장거리 노선은 만석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게 돼 버립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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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태어난 A-380은 초반에는 어느 정도 주문이 들어왔지만 최근 2년간은 아예 주문이 끊긴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손익분기점이 300여대 정도였지만 기체 생산의 지연으로 이제는 500대 정도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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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300여대의 주문량 가운데 에미레이트 항공이 총 90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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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 항공은 A-380을 럭셔리하게 운영하는데, 이렇게 1등석 손님들을 위한 샤워실까지 운영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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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항공은 아예 더블 침대로 된 방(?)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A-380은 애초에 목표로 삼았던 경제성 따위는 안드로메다 근처로 가 버리고, 기름국 횽님들의 돈자랑이나 부자들을 위한 럭셔리 기체로 운용하기 위해 구입되는 기체 비슷하게 가고 있습니다. 즉, 향후에 새로 도입할 항공사가 없을 수도 있고 이변이 없는 이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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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B-787은 경제적인 중형 기체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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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급법을 고려하더라도 두 기체는 체급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B-787은 민항기 최초로 탄소 복합섬유를 주 재료로 사용하여 항공기 경량화에 성공하였고, raked wingtip, 엔진 형태 변경 등을 통해 연비를 상당히 개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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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끝이 뒤쪽으로 꺾여진 형태의 raked wingtip과 톱니바퀴 모양의 GENx 엔진을 잘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덕분에 크기는 A-330 정도의 기체임에도 15,400km에 이르는 B-777과 비슷한 엄청난 항속거리가 가능하게 된 것이죠(B-789 기준).


A-380-800/800F의 이륙활주거리가 2,750/2,900m로 국내에서는 인천, 김포, 제주 공항 정도가 여유있게 이착륙이 가능한 반면, B-787은 일부 소형 공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항에서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기존에 B-747, B-777 같은 대형 기체나 가능했던 초장거리 노선을 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탈 승객이 적어서 A-380, B-777, B-747 이라면 적자가 날 노선도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A-330이 담당하던 단거리, 중거리 노선까지 커버할 수 있으니 8방 미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괜히 보잉이 드림라이너 라는 이름을 붙인 게 아닙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원래 첫 기체가 2008년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초도 비행은 2009년에 이루어졌고 인도는 ANA에 2011년 8월에야 이루어집니다. 다들 알다시피 드림라이너는 늦게 인도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도 후에도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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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의 나무위키 10번 항목을 참고하세요



가장 유명세를 탄 건 바로 새로 장착한 리튬 배터리가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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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배터리를 교체하고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한 이후에 드림라이너는 전 세계 항공사에게 베스트셀러로 각광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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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지연과 기체 결함으로 주문이 취소 되거나 주춤했다가 지금은 기체가 안정화 됨에 따라 기체 결함 보고는 현저히 줄었고, 여러 항공사로부터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면서 대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만 B-787 시리즈를 주문하였습니다(B-789 10대, B-788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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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7년 2월 24일, B-789 1호기가 대한항공에 인도 되었습니다(사진은 22일 출발 전 시애틀 보잉공장에서 찍힌 것으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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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에는 인천 공항에서 공개 행사가 열렸습니다. B-787은 기체의 비행성능 뿐만 아니라 승객들의 편의성 역시 크게 개선 되었는데,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253cm으로 다른 기체에 비해 7-15cm 높고, 의자가 슬라이딩 방식이어서 뒤로 젖히더라도 무릎 앞쪽 공간이 좀 더 여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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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크기 역시 훨씬 커졌고 창문 덮개를 없애고 버튼으로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승무원이 전체 창문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이착륙시 창문 덮개를 열어달라고 승무원들이 얘기할 필요가 없죠). 그 밖에 LED 조명 기술 적용으로 14가지로 기내 조명을 조절할 수 있고, 기내 기압을 기존 기체보다 25% 정도 높게 유지하여 비행시 피로감이나 귀의 통증 등을 개선하였으며, 습기에 강한 탄소복합소재 채용으로 습도를 기존 기체에 비해 높게 유지할 수 있어서 보다 쾌적하게 되었고, 이착륙시 발생하는 소음을 60% 이상 개선 하였습니다.


비행중 엔진 소음 역시 대폭 감소 되었는데, 7만 6천 파운드에 이르는 강력한 엔진 임에도 불구하고 이착륙 시 소음이 확연히 줄었음을 실제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3월 8일 오전에 응꼬 내시경을 준비하던 중에 평소 듣지 못했던 다소 저음의 터보팬 엔진음이 들려서 혹시 드림라이너가 시험 비행을 하는 건가 하고 창문을 봤더니 raked wingtip이 뚜렷히 보이는 기체가 서쪽으로 멀어져 가는 게 보였고, 제주공항에서 착륙하는 기체를 봤을 때에도 B-777에 비해 훨씬 조용해진 엔진 소음을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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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처음 상업 비행으로 제주 공항에 착륙 중인 B-789 입니다.


저는 밖에서 찍고 있었지만 아마 항덕 중 일부는 저 기체에 탑승해서 기존 기체와 비교해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실제로 경험을 했겠죠(아마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는 탑승기가 올라왔을 겁니다). 잘 보면 동체 후미에 B-789 말고도 아래 쪽에 dreamliner 라고 쓰여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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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B-787이라는 신형 기체로 항덕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대한항공의 경쟁자(?) 아시아나 항공은 뭘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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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 역시 최신 기종인 A-350 시리즈를 2017년부터 도입 예정입니다.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아시아나 항공 역시 좀 불안하긴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순항하길 기대해 봅니다.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회원이라서 그런건 아니라구요


그나마 아시아나 항공이라도 있어서 대한 항공과 경쟁을 하는 게 소비자에게 좋을 거라 생각됩니다. 






Hun.💊


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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