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05. 목요일
물뚝심송
벌써 12월이다. 12월 하면 뭐니뭐니해도 대통령 선거... 아악~~
미안하다. 잠시 아픈 상처가 다시 도져서 유체가 이탈할 뻔 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은 지속되는 법. 연말연시 잘 보내시길 바라며 딴지 IT 늬우스, 서른 번째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21세기의 시작.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 세기, 그러니까 80년대,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모두가 다 기억 할 것이다. 특히 80년대, 그 때에는 21세기가 되면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하는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그림도 많이 그리게 시켰고, 광고도 많이 하고 그랬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은 것은 달나라 정도는 관광버스 대신 관광 우주선 정도는 타고 놀러 갈 수 있을 줄 알았고, 집집마다 날아다니는 자동차 한두 대씩은 다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아이들 그림에는 언제나 그런 것들이 등장했었다.
청소, 빨래, 요리 등은 로봇 가정부가 다 해주는 시대가 올 줄 알았고, 암 따위의 질병은 다 고칠 정도로 의학이 발달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 시절에는 아직 개인용 컴퓨터가 이렇게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상상이나, 스마트폰 따위가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가 되고도 한참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우리들의 예상은 철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었다. 여전히 사회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의 눈물 나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고, 여전히 사람들은 매일 매일 직장에서 과로에 시달리고 있고, 여전히 아이들은 부모님들과 싸우고 있고, 여전히 중환자들은 병마와 싸우고 있을 뿐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하던 발전은 IT 관련 계통에서만 벌어졌다. 70~80년대 우주선 통제에나 쓰였을 법한 엄청난 컴퓨터들 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은 컴퓨터들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줄어 누구나 들고 다니고 있고, 전세계는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빛의 속도로 정보가 전파되고 있다. 그것뿐이다.
실제 물건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는 자동차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도 없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그 휘발유 태워 움직이는 차량들마다 운전석에 GPS와 연결된 네비게이션이 있어 길을 알려주고, 차 내부와 외부를 항상 촬영하는 블랙박스가 탑재되었다는 정도일까? 동력계통의 발전은 이제서야 겨우 전기차가 나오네 마네 하는 수준이며,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그저 군용으로나 조금 써볼까 말까 하는 수준일 뿐이다.
즉, 정보통신 계통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뭔가가 움직이는 것, 교통수단, 운송수단, 그리고 사람의 노동력을 대치할 수 있는 로봇에 관련된 기술은 아직도 우리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킬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논리회로는 참 빠르게 발전했다. 추상적인 정보를 다루는 기술은 쉽고 빠르게 발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뭔가가 움직이는 장비들은 발전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전자공학은 발전했는데, 기계공학은 그렇게 빠르게 변하지 못한 것이다.
거기다가 인류는 아직도 암을 정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연요법 같은 주장이나, 대체요법들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의학은 기계공학보다 훨씬 더 어려운 학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되었거나, 뭔가를 실제로 움직이는 눈에 보이는 기술이 진짜로 그렇게 어려운 건가 싶은 의아함이 있다는 얘기와 함께 로봇에 대한 얘기를 시작해 보자.
4족 보행 로봇을 개발해 오던 보스턴 다이나믹스라는 군용장비 개발회사는 올해 '와일드 캣'이라는 모델을 선보였다.
이 둔해 보이는 4족 보행 로봇은 실제로 28.3MPH, 즉 시속 45.5Km 정도의 속도까지 달렸다고 한다. 우사인 볼트보다 좀더 빠른 속도이다. 회사의 성격이나 후원자들의 정체로 보면, 이 모델은 아마 군용 장비로 활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험한 지형에서 군인들이 들어야 할 장비를 대신 실어 나르는 목적이라면 그나마 양순한 것이겠지만, 저 형태에 장갑판을 씌운 뒤 무기를 장착하고 적진에 난입해서 난사를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그다지 유쾌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4족 보행 로봇은 그렇다 치고 날아다니는 로봇은 어떨까?
나온 지 꽤 되는 비디오여서 많이들 보셨겠지만 매우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는 동영상을 한 편 소개하겠다.
진짜 새의 날개짓을 모사해 진짜 새처럼 날개를 펄럭 거리며 날아다니는 이 로봇이 만들어지고 시연된 것이 이미 2011년이다. 지금쯤 얼마나 더 발전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모델은 우아해 보이는 날개짓 말고는 그다지 실용성은 없을 것 같다. 일단 중량이 문제가 된다. 배터리로 움직여야 하는데, 무게를 늘일 수가 없으니 항속거리도 문제가 되고 아직은 그다지 실용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아함을 포기한다면, 실용적인 비행 로봇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아니 실험 단계를 넘어서 이미 전세계에서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무인 드론들이 모두 날아다니는 로봇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미군은 이미 오래 전에 이 무인 드론들이 항공모함에서 이착륙 할 수도 있는 기능을 갖게 되었음을 자랑하고 있다.
저 드론에 미사일을 장착하고 운용한다면 사실상 미군은 전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라도 원하는 순간 미군 측의 인명손실을 전혀 걱정하지 않고서도 죽여 버릴 수 있는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역시나 가장 첨단에 서 있는 기술은 언제나 군사부문에 활용되어 비극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운명인 것인가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비행 로봇들이 꼭 이렇게 비극적인 목적에 활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마치 장난감처럼 소개가 되었던 드론들이 또 있다. 4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스스로 균형을 잡으며 작은 카메라가 달려 있고, 아이패드 등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 공중에 떠서 촬영을 할 수 있는 드론들이 우리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 있다.
뜻밖에 광고는 무척... 구리다.
사실 그다지 복잡한 장비도 아니다. 적절한 모터와 적절한 배터리, 그리고 적절한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저런 형태의 비행 로봇을 제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가격도 무척 저렴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은 바로, 저런 기이한 장비를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것 뿐이다.
다양한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다.
도촬? 파파라치?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연예인들이 가는 곳마다 드론들이 따라다니고 있다. 해변가에 패리스 힐튼이라도 뜨면 드론들은 여지없이 나타난다.
긴급상황에서의 인명구조? 화재 현장 같은 곳은 좀더 안정성이 강화된 드론들이 필요하겠지만 붕괴현장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는 이미 드론들이 활약하기 시작했다.
농업이나 목축업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넓은 목장에서 가축들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거나, 작물의 병충해 상태를 관찰하는 데에 이미 도입되어 쓰이고 있다.
GPS와 연동된 드론을 이용하면 기존의 항공사진보다 훨씬 더 정밀한 지리 정보를 알아낼 수도 있고, 정밀한 자기센서등을 활용하면 지하에 매장된 광물에 관련된 정보를 축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호주 같은 나라에 많은 사막 지역, 황무지 지역을 보다 정밀하게 탐사할 수도 있고, 그런 지역에서 조난된 사람을 구조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목적들 중에는 분명히 사업적인 활용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아마존 프라임 에어.
December 3, 2013
아마존의 드론: 30분내 물건 배송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CBS의 60 Minutes 와의 인터뷰에서 “Amazon Prime Air”라 불리는 드론 (무인 헬기)을 공개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드론은 GPS로 작동되는 무인 헬기로 2.3kg 정도 무게의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출발점으로부터 16km 이내거리에서 주행가능하며, 아마존은 주문 즉시 30분 내에 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드론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아직 꽤 시일이 남은 듯하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안전성, 사회적 영향등을 고려해야하고 미 연방 항공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베조스는 “나는 낙관주의자이며, 4-5년내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tN insight: 아마존의 드론이 현실화 되면 리테일 쇼핑에 일대 혁신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30분 배달이면 곳에 따라 사람이 상점에 가서 사오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상점은 더 어려움을 겪을테고, 쇼우루밍 현상은 더 많아질 것이다. 월마트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즉석에서 아마존을 통해 주문하면, 집에 가기 전까지 물건이 배달되어 있는 세상이 곧 올지 모른다.
http://techneedle.com/archives/13672
아직 실현되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비행이라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 법규도 고려해야 하고 항공 안전에 대한 규칙들도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당장 필요한 작은 물건을 내가 밖에 나가 사오는 것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배송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조만간 올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아마존만 이것을 준비하고 있겠는가?
세계적인 배송회사 UPS도 당연히 준비하고 있다.
December 4, 2013
아마존에 이어 UPS도 드론 테스팅 중
어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드론을 이용한 30분 배달 시스템을 공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질세라 세계 최대의 배송업체인 UPS도 드론을 테스팅 중이라고 밝혔다. UPS 관계자는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면서도 “드론은 흥미로운 기술이며 우리는 계속 테스팅 중이고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선 ‘배송업체가 드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반응도 있고 ‘아직 현실화 되기에는 멀었고 여러 이슈들이 남아있다’라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아마존이 시연한 영상에는 아마존 창고에서 소비자 집 문앞까지 바로 배달이 되는 방식이였는데, UPS는 이런 직접 배송 이외에도 창고에서 픽업센터까지의 운반등 다양한 용도로 드론이 사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련기사: The Verge
http://techneedle.com/archives/13694
소형 경량 화물의 경우 드론이 배달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점을 가질 수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여러가지 난점이 예상된다. 우리 같이 고층 아파트가 흔한 환경에서는 과연 이 드론이 어디에 착륙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도 나타날 것이다.
또 수많은 드론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면 항공 교통 통제도 문제가 된다. 하늘에도 항로를 만들고 항로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고 하는 일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지금은 겨우 작은 화물을 배송하는 정도가 되겠지만, 좀더 발전한다면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드론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안전상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 때가 되어서야 겨우 우리가 80년대에 도화지 위에서 상상을 했던 21세기가 열리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람들이 날아다니는 것에는 이것 말고 더 쉬운 다른 방법도 있다.
오래 전에 딴지일보에 글을 쓰시던 도대체님이 창안해내신 새로운 비행기술을 소개하면서 마치도록 하겠다.
끝.
본 기사는 테크니들, TechNeedle 에서 제공되는 기사 내용에 근거해 작성되고 있습니다. 테크니들을 방문하시려면 요기(http://techneedle.com)를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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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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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너클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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