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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단열재를 쓰면 전원주택도 따듯해질 수 있다


벽체와 바닥의 단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누누이 강조했던 분야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중요성을 인식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벽체 단열을 하기 위해서는 30cm 이상 두꺼운 벽체가 필요합니다. 2*6 목구조의 경우 인치로 환산이 되기 때문에 계산하면 약 15cm(6인치*2.5cm)입니다. 스터드 목재는 열을 가해서 말리기 때문에 다시 수축 과정을 거치고, 실제 두께는 15cm 이하로 줄어들죠.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면 벽체 단열에만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겠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얇더라도 좋은 단열재를 쓰는 것입니다.



1) 가장 많이 쓰이는 인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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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과 지붕에 사용하는 단열재. ‘R’ 뒤의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가격도 크게 차이나지 않으니 꼭 높은 숫자를 선택하자.


인슐레이션은 글라스울(Glass wool)을 말하며, 우리나라 말로는 ‘유리섬유’ 정도 됩니다. 목조주택을 지은 분들 중 열에 아홉은 벽체 단열에 글라스울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에서도 대중적이죠.


요즘엔 글라스울의 밀도를 따지는 편입니다. 단열성능의 차이 때문입니다. 같은 면적에 솜이 더 많이 차있다면 외부의 기운이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지겠지요. 반대로 안의 온기가 밖으로 나가는 데는 오래 걸릴 것입니다.


그라스울의 특징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단열성(보온성, 보냉성) / 시공성 / 불연성 / 흡음성 / 친환경성


일반 건축주들이 이 모든 것을 공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중 체크할 것은 ‘R지수가 어느 정도 되는가’입니다. R지수는 숫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따뜻한 집을 짓고자 하신다면 뒤의 숫자를 꼭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저는 R21 이상의 인슐레이션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단열성능이 뛰어나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R19 인슐레이션(그라스울)과 가격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2) 에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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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를 가득 채우면 집이 매우 따듯해진다.


저는 인슐레이션을 선택하지 않고, 가등급(1등급) 단열재인 에코필을 선택했습니다. 단열재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인데요. 롤 형태의 인슐레이션(유리섬유)은 시공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완벽하게 채우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포장지에 적힌 단열 지수보다 성능이 낮을 우려가 있지요.


에코필은 분사형 유리섬유라, 인슐레이션처럼 시공 후 처짐 현상이 없습니다. 인슐레이션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자에 대한 우려가 적습니다. 하지만 시공비가 올라갑니다.


꼭 분사형 에코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롤 형태의 인슐레이션을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충분히 좋은 단열재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위에서 말씀드린 R23에 가까운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3) 셀룰로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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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를 활용한 셀룰로오스.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신문 폐지를 이용해서 단열을 하는 셀룰로오스는 단열재 중에서 가장 고가입니다. 2~3배 이상 비쌉니다. 단열성능은 가격만큼 높진 않고 인슐레이션과 유사한 정도입니다(가격대비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창호에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벽에 대놓고 쏘는 충진형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벽을 모두 채울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하자 없이 충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산이 충분하다면, 2*6 벽체를 두 개를 세운 뒤, 셀룰로오스 단열재와 인슐레이션을 각각 넣어 두껍게 시공하실 수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셀룰로오스를 수성연질 폼과 에코 필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수입자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싸고 시공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장비가 필요합니다.



4) 압출법 보온판 X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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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하는 아이소핑크. 만능은 아니지만 잘 사용하면 단열효과가 높다.


이 단열재는 쉽게 이야기하자면 스티로폼입니다만, 압축되어 있어서 잘 부서지지 않고 밀도가 높아서 물에 강합니다. 목조주택에 사용하기 까다로워서, 레인스크린을 설치하고 난 후에 외단열이나 바닥 단열재 정도로 사용합니다. 만약 콘크리트로 집을 짓는다면, 압출법 보온판 XPS의 단열성능과 두께에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인슐레이션과 마찬가지로 가격대 성능비가 높아서 많이 사용하지만, 불에 약하기 때문에 화재위험이 있습니다. 물론 화재발생에는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압출법 보온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렵지 않은 단열재


개인적으로 단열에 있어서 충분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처럼 혹한인 곳에서 난방비는 현실 문제입니다. 저렴하게 시공했다고 해도 매달 난방비 폭탄이 터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반대로 경제적으로 무리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건축설계사, 시공사, 건축주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질 좋은 단열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습니다만, 건축주의 무관심으로 인해 저가형 단열재가 설치되기도 합니다. 위에서 안내해드린 대로 R 뒤에 쓰여 있는 숫자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예산에 대한 부담이 있다: 인슐레이션(그라스울) -> 벽체는 R-21 이상, 지붕은 R-32 이상
조금 더 투자하고 싶다: 에코필과 수성 연질 폼 중 고민


입주한 뒤 후회하면 늦습니다. 따뜻한 집을 결정하는 것은 짓기 전에 선택하는 ‘창호’와 ‘단열재’이니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집의 디자인을 결정짓는 지붕재


지붕재와 지붕의 단열은 단열재와 창호 만큼이나 따듯한 집을 위해서 빠질 수 없습니다.


지붕재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스팔트 슁글

② 기와

징크

컬러강판 (리얼징크)

세라믹 지붕재


지붕재는 가장 많이 절감하는 부분입니다만, 역시 한 번 선택하면 최소 10년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기와를 생각했으나 고민 끝에 컬러강판으로 불리는 ‘리얼징크’를 선택했습니다.



지붕재는 중요할까?


디자인뿐만 아니라 집의 기능을 고려할 때도 지붕재는 중요합니다. 한옥집에 살아보신 분이라면 ‘웃풍(웃바람. 방 안의 천장이나 벽 사이로 스며들어 오는 찬 기운)’을 아실 겁니다. 지붕재 밑에 단열이 되지 않아 하늘에서 내려오는 냉기는 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시립니다.


그렇다면 각각 지붕재에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1) 아스팔트 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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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슁글’이란 명칭은 유명하지 않지만, 이전부터 인기가 많았던 지붕재다.

가격이 저렴함에도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디자인이 정말 다양하고, 가볍기 때문에 집 구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거나 큰 변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스팔트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태풍처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경우 한 장 한 장 들뜨긴 하지만, 자재 가격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보완할 수 있습니다.



2)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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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의 로망은 기와로 시작된다.


기와는 전통 기와와 스페니쉬 기와로 나뉩니다. 그 자체로 단열과 소음을 막아주기 때문에 훌륭한 지붕재이죠. 종류와 디자인 역시 다양합니다. 관리를 잘하면 수명이 길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무겁기 때문에 설계 과정에서 보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징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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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선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에도 징크를 많이 시공한다.

비싼 가격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급이 느리다.


징크는 파리 시내의 지정 지붕재일 정도로 프랑스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는 부분 역시 매력이라고 합니다. 이 때 일어나는 변형은 지붕재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특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징크보다 컬러강판이 우세합니다만 고급 주택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널리 사용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4) 컬러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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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징크 같은 리얼징크.

컬러강판 위에 징크와 같은 코팅을 하지만 ‘컬러강판’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듯.


스카치테이프의 ‘스카치’는 상표명이지만 우리는 편하게 ‘스카치테이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컬러강판으로 불리는 ‘리얼징크’ 역시 보통명사처럼 사용하지만 특정 브랜드입니다.


리얼징크와 진짜 징크와 차이점은 내구성입니다. 현재 10년 이상 리얼징크를 사용한 집이 없기 때문에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미려한 디자인으로 인해서 선호하는 자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두께(0.3mm, 0.4mm, 0.5mm, 0.7mm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설치했을 때 우는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징크와 리얼징크 사이에 ‘알루징크’도 있지만 가격이 비쌉니다.



5) 세라믹 지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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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 지붕재는 기와에 비해서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세라믹 사이딩 기업에서 만드는 세라믹 지붕재의 경우 세라믹 사이딩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내구성이 좋고 단열과 방음이 잘 되고, 오토클린도 따라옵니다.


이 자재를 일본에서 몇 번 보았습니다만, 일본에서도 보급이 시작된 정도입니다. 가격이 비싸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장 많이 시공되는 리얼징크는 정말 괜찮을까?


리얼징크에 대해 더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리얼징크는 말씀드렸다시피 컬러강판을 말합니다.


a. 태양빛에 얼마나 강한가


여름엔 강한 태양빛이 하루 종일 내리쬐죠. 컬러강판 또한 하루 종일 뜨거운 태양빛을 쬐고, 열과 함께 에너지로 축적됩니다. 태양의 직사광선은 오랫동안 쬐면 변색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식의 염려도 있기 때문에 컬러강판 위를 코팅하는 기술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스팔트 슁글에 비해서 결코 저렴하지 않기에 꼭 참고해야 합니다.


b. 빗소리


아파트에서는 빗소리를 듣기 힘듭니다만, 전원주택에서의 빗소리는 너무도 당연합니다. 컬러강판을 시공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경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빗소리에 대한 우려로 컬러강판 밑에 소음차단제를 붙이기도 합니다. 그럼 가격이 상승되겠죠.


c. 부식의 내구성


태양으로 인한 부식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부식은 컬러강판의 시공 문제로 인해서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거나 결로현상으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몇 년 되지 않아서 부식이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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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창호와 벽체에서만 열기가 나간다고 생각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에너지가 지붕을 통해서 빠져나갑니다. 반대로 여름에는 뜨거운 열기가 지붕을 통해서 들어오기도 하죠. 지붕을 설치할 때 꼭 단열재도 체크해야 겨울엔 따듯하고 여름엔 시원한 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지붕에 들어가는 서까래가 두껍기 때문에 그만큼 단열재를 보충하기도 쉽습니다. 벽체 단열 R23에 지붕 단열 R36 정도가 앞으로 많이 사용될 것 같습니다).


나쁜 지붕재는 없습니다만, 모든 게 수명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수명에 따른 비용까지 산출해보면 답이 나오니,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기사


프롤로그. 집을 짓기로 하다

1. 결혼 후 들었던 의문

2. 신도시 vs 전원주택, 선택은?

3. 한국의 대표 전원주택지 Top4 비교

4. 집을 설계하며 나를 돌아보다

5. 좋은 주택 설계사의 조건과 설계 비용

6. 설계 공부도 할 겸 떠나본 일본 주택 투어

7. 주택 설계를 위해 스케치업을 배워보았다.

8. 건축비는 평당 얼마가 들까?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까?

9. 주택을 짓는 3가지 방법

10. 전원주택 시공 계약 전에 알아야 할 것들

11.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上

12.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下

13.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가기 앞서 명심할 것들

14. 성능 좋은 시스템창호를 고르자





양평김한량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