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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재자 스폰서

 

대통령의 속성은 그 나라 외교부에 그대로 투사되기 마련이고, 대사관또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잘 드러내는 사례가 2013년 12월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나타났다.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파업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던 그때, 주 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은 이 파업사태를 ‘해결하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했고, 캄보디아 정부는 유혈진압으로 사태를 정리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사태를 대하는 대사관의 자세다. 공권력을 압박해 그 나라 시민의 피를 흘리게 만들었음에도, ‘캄보디아 정부 당국이 상황을 심각히 고려하고 신속히 대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어처구니없게 자평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뺨을 치는 일이 얼마 전에 벌어졌다.

 

지난 3월 24일, 대한민국은 캄보디아에 222대의 군용 차량과 민수용 차량을 원조로 넘겼다. 그 인수인계식에서 군용 차량을 받은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

 

"누구라도 혼돈상태를 만들려 하거나 어떤 형태의 혁명을 시도한다면, 이 장비들을 우리 부대가 활용할 것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정부에선 차관급인 강병주 전력관리실장이 바로 옆에 서 있는 상태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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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캄보디아 군에 차량과 부품들을 기부

출처 - <cambodiadaily>

 

캄보디아 훈 센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만 제대로 모니터링했다면 이런 어처구니 있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다. 맨날천날 코리아 홍보하고 다녀봐야, 이런 일로 ‘독재자 스폰서’라고 불리면 말짱 꽝인데 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2. CANVAS Update (~2017/03/18)

 

*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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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입헌군주국인 캄보디아는 1970~1975년 사이에 모택동주의 공산 반군 크메르루즈의 학살 무대였다. 1999년에야 공산 반군과의 내전이 끝났고 1985년에 총리 자리에 오른 훈 센은 지금까지도 장기집권 중이다. 32년째 장기집권 중인 이 독재자의 롤 모델은 요즘 검찰 조사받고 계시는 박근혜 씨의 아빠. 롤 모델보다 오래 집권하고 계시니 청출어람이라 하겠다.

 

아빠 제사 지내려 대통령 하셨던 박근혜 씨는 '새마을 운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프로젝트들에 대해선 항상 후하게 화답했다. 새마을 운동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캄보디아의 독재자는 아빠의 어여쁜 견습생이었나보다. 훈 센은 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 새마을 운동만 베낀 게 아니다. 누구를 언제 어떻게 때려잡아야 오래 집권할 수 있는지도 충실히 배웠다. 훈 센 최대의 정적은 삼랭시다.

 

삼랭시와 구국당을 자신의 눈앞에서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던 훈 센은 올 2월 말, 야당을 손쉽게 해산하고 우리의 선거관리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전국선거위원회(National Election Commission)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정치적인 문제로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들은 '5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이 대표로 있는 정당은 해산시키는 법"으로 당연히 그 타겟은 삼랭시와 캄보디아 구국당이었다. 이 법이 통과되기 직전, 삼랭시는 구국당 당대표를 사임했다.

 

이 일이 벌어진 직후, 캄보디아에는 훈 센 일가가 정계, 경제계 인사들과 한 대화 녹음파일이 유출되었다. 대화의 일부분이 지워진 상태지만 이 내용은 훈 센 정부를 상당히 난처하게 할 것들이었다. 하지만 훈 센은 도청 파일에서 폭로된 내용은 캄보디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단히 해롭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런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만약 당신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인권 혹은 발전에 대해 이야기할 수조차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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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주의 이슈

 

지난주에는 도청 사건에 대한 훈 센의 반격과 크메르학생정보동맹연합(Khmer Student Intelligent League Association, KSILA)은 사회운동가 켐 레이(Kem Ley) 살해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상영을 시도했으나 경찰에게 체포되면서 끝났던 헤프닝, 그리고 트럼프의 압력 때문에 훈 센 정부가 친중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슈였다.

 

이 주의 이슈는 두 가지다. 3월 15일 속 안(Sok An, 1950년 4월 16일생, 향년 67세) 캄보디아 부총리가 중국 베이징 방문 중 세상을 떴다. 크메르 루즈가 자행한 전쟁범죄를 유엔의 지원을 받아 국제전범재판으로 처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던 인물이다. 두 번째 이슈는 모든 캄보디아인들에게 일종의 주민등록번호가 2019년에 부여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전 국민 주민등록제도가 작동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떻게 사회를 통제하는지에 대해 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 분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주민등록제도를 두고 “너넨 전 국민 바코드가 있다며? 할인마트 상품이 된 듯한 느낌 없냐?”고 묻는다는 것을 기억해두시면 될 것 같다.


 

* 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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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콩고를 32년간 지배했던 모부투 세세 세코(Mobutu Sese Seko)는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전개된 1차 콩고전쟁에서 쫓겨났다. 그 자리는 로랑 데지레 카빌라(Laurent-Désiré Kabila)가 차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 1년 만에 다시 2차 콩고 전쟁이 발발한다. 1998년에 발발, 2003년에 끝날 때까지 2차 콩고 전쟁은 콩고 주변의 20개 무장세력이 개입했고 540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남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2차 콩고 전쟁을 두고 아프리카의 세계대전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로랑 데지레 카빌라는 2차 콩고 전쟁 중이던 2001년 1월 18일에 암살당했고 대통령직은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Kabange)가 이었다. 조제프 카빌라는 현재 헌법이 정한 임기를 한참 넘어서도 계속 집권하고 있다. 더불어 콩고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독차지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가들과 기업들의 뒷돈을 받는 무장세력들 간의 무력충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 대표였던 엔티엔 트시세케디(Étienne Tshisekedi)가 올 2월 1일 벨기에에서 사망했다. 향년 84세. 그와 조제프 카빌라는 올해, 2017년 내에 대선을 실시하고, 대선 직후 조제프 카빌라가 퇴임하는 합의를 했다.

 

콩고 정부군과 대표적인 반군 단체 M23은 콩고-우간다 국경에서 계속 교전을 벌이고 있으며 얼마 전 캐나다 광산회사 Banro에서 일하던 조지아와 프랑스 국적의 노동자들을 납치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주의 이슈. 아프리카 대륙을 강타한 가뭄으로 콩고의 전력 생산량도 60~7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미한 피해이지만 콩고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가 아니기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대응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주의 이슈.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에서 최소 두 명의 UN평화유지군 장교와 네 명의 콩고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세력에게 억류되었다"고 UN대변인이 밝혔다. 이들은 카사이 지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찾았었다. 이들이 조사하던 사건은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학살 사건으로 몇 주 전에 이 사건에 대한 비디오가 유출된 바 있다. 콩고 정부 대변인은 이들이 콩고 정부와 논의하지 않고 부주의하게 활동했다고 비난했다. 이 지역의 치안 불안은 악명이 높으며 UN은 가장 비싼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만 9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콩고에 파병한 상태다.

 


*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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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타도 되었어야 할 독재정권이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스팀팩까지 맞아 되살아났다. 그래서 자국민 학살극을 벌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난민이 된 나라다. 워낙 DAESH가 막장 오브 막장을 구현하고 있다 보니 러시아와 미군, 터키군이 얘네들을 때려잡으러 사방에 폭탄을 뿌리고(그래서 민가에 떨어지고) 있다. 일썰에 의하면 바샤르 알 아사드가 북한 군인들을 용병으로 쓰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

 

UN이 지원하는 평화회담 소식이 주된 이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주에는 시리아 무슬림 순례자들을 타겟 삼은 폭탄테러로 74명이 사망했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이란, 터키가 후원하는 평화회담이 아스타나에서 열릴 예정이나 시리아 반군들은 이 회담 참석을 거부했다.

 

이번 주 이슈 역시 휴전 협상이다. 반군은 아스타나에서 벌어진 평화협상에 참석하지 않았다. 불참 이유는 러시아가 12월의 휴전 조건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평화회담의 밀고 있는 러시아, 터키, 이란은 5월초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UN이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평화회담은 3월 23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7일 시리아 영토를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했다. 시리아는 이 공습에 대공 미사일 발사로 대응했다. 이스라엘군은 대공미사일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리아 내전이 벌어진 이후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에 벌어진 가장 심각한 교전이다.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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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트럼프의 삽질에 저항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 덕택에 미국의 문방구 업계가 호황이라고 한다. 오바마 케어를 날리겠다는 시도에 수많은 미국인들이 경악했었다. 패션 잡지인 마리끌레르에 정치면이 생겼고, 오바마 케어가 없으면 나는 죽는다는 기사가 실렸다.(*관련기사: Losing Obamacare Could Kill Me(링크))

 

2) 이 주의 이슈

 

트럼프는 오바마가 영국의 신호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overnment Communications Headquarters; GCHQ)를 이용해 자신을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여왕 폐하의 GCHQ는 존나 황당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국가 출신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시행되기도 전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하와이의 연방 판사가 이 행정명령을 정지시키는 명령을 내린 것. 물론 트럼프의 삽질은 계속 진행중이다.

 


*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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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유가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 이 혼란한 상황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Moros) 대통령. 이 상황에서 자신의 대통령직을 지키기 위해 상당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친미적이었던 야당에 비해 반미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베네수엘라 연합 사회당(PSUV)의 인기는 바닥으로 내려앉은 상태. 여기에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Tarek El Aissami)가 헤즈볼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173명에게 베네수엘라 여권을 발급한 혐의가 있으며 그가 지하세계에선 잘 알려진 마약밀매업자라고 지목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주 최대의 이슈는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에 공여한 기부 물품들을 마두로 정부가 팔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었다.

 

이번 주 이슈는 빵전쟁이다. 폭발적인 인플레이션과 경제실패로 빵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부적절한 밀가루를 써서 방과 패스트리를 제조한 혐의로 4명이 검거되었다. 마두로 정부는 빵의 원료 중에서 정상적인 밀가루가 90%가 넘는지,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빵을 만들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젼국에 퍼져 있는 700개 빵집에 베네수엘라 군을 투입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빵집은 필수적인 원료 공급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명령을 따를 수 없는 상태다.


 

* 짐바브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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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1980년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재임 중인 국가. 2016년 극심한 경제난과 가뭄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고 악명 높은 독재자 순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는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폭력 진압하고 있다. 하지만 가뭄과 식량부족으로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사이에 국경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에는 지금 13만 헥타르의 땅에 옥수수를 파괴하는 병충해가 돌고 있다.

 

2) 이 주의 이슈

 

지난주의 이슈. 의사들의 파업과 공공 부분 노동자들의 파업이 끝났다.

 

이번주의 이슈. 짐바브웨 은행연합회는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은행들은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계속될 경우 극단적인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3월 22일로 예정된 반정부 시위에 야당 지도자 모간 창기라이(Morgan Tsvangirai)도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가 대표인 민주적 변화를 위한 행동(Movement for Democratic Change)은 정부가 발표한 내년 총선을 비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해 정부의 부정부패와 국민의 처참한 생활 수준에 대한 분노를 조직했던 에반 마와이레(Evan Mawarire)목사를 체포했다.




 

국제부 Samuel Seong

트위터 @ravenclaw69


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