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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0.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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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댓통령 우리 레이디 가카께서 하루가 다르게 세계로 그 위용을 떨치는 가운데 그 특유의 외교력을 발휘하여 프랑스를 갔을 때에도 영국을 국빈 방문 했을 때에도 한 줄도 관심 없던 독일 언론이 우리 댓통령의 근황을 독일에 알렸다.

 

근데 그 소식이 무려 국정원 댓글 관련 내용이라늬... 아무래도 보도한 디 차이트(Die Zeit)가 종북 좌빨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겠다.

 

요즘 종북 좌빨들이 바티칸부터 저 멀리 미국의 언론까지 전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안 떨치는 곳이 없으니, 당췌 저 부칸의 김정은이 못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 영향력은 어디까지인지 참담한 마음을 애국 보수의 한 사람으로서 금할 길이 없다고 하겠다. 애국시민 변 씨가 바라는 대로 하루 빨리 국회 해산하고 빨갱이 사냥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마 그래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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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에 대한 경례는 참 좋다. 너무 좋다.~

 


독일 언론들의 이름은 참 단순하게 지어진 경우가 많다. Das Bild(그림), Die Zeit(시간), Die Welt(세계), Der Spiegel(거울), FOCUS(초점) 등 지역 신문을 제외하면 저런 식으로 지은 이름들이 많은데 재미있는 현상이라 하겠다.


그 중에서 <디 차이트>라는 신문에 우리 레이디 댓통령 기사가 실렸으니 잠깐 알아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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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시간

 

 

<디 차이트>라는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사는 영향력과 그 기사의 수준에서 볼 때 독일내 최대 영향력을 가지는 진보 매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처음 독일에 와서 어학원을 다니며 띵가 띵가 하던 그 무렵 우리 반 선생님은 독일에서 읽어야할 신문으로 <디 차이트>를 읽지 말아야 할 신문으로 <빌트>를 꼽았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읽을 수 있는 신문은 <빌트>였고, <디 차이트>는 논문도 아닌 것이 기사도 길고 말도 어려워 앞에 3줄 읽고 대뜸 포기한 기억이 난다.


이 신문은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주간지다. 주간지이면서도 잡지 형식이 아닌 그 회색 종이에 인쇄되어 나오는 한국의 일간지와 그 모양새는 차이가 없다. 다만 기사 하나의 길이가 무지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그만큼 대부분의 기사는 심층취재를 통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따라서 구독하는 독자층은 교육 수준이 높은(일명 아카데미커) 사람들 이거나 지식인 아니면 최소한 사회적으로 진보적 입장을 가지는 독자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 신문이 점점 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지난번 이야기인 <빌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사가 많아질수록 종이 신문의 판매 부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종이 신문의 판매 부진 속에서 <디 차이트>는 반대로 연일 승승장구 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 부수가 줄어들기는 커녕 반대로 1998년 이래, 약 11% 이상 상승한 수치이고 이 중 정기구독자는 약 70%라고 한다.


그렇다 가끔 삶은 정공법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유행에 따라 돈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스타일을 유지해 가다 보면 남들이 내려갈 때 나 혼자 쭉쭉 올라가기는 개뿔~ 그런 게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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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은 아니고 찔끔 찔끔 올라가는 판매부수~

 

 

독일 최대의 항구 도시이며 최대의 윤락가를 가지고 있는 함부르크에서 출발한 이 신문은 가장 독실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자전거도, 현찰도 안 주는데 정기구독자가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증거이다. 다만 기사의 길이가 너무 길다는 점과 글씨 만으로 가득 찬 지면의 구성은 필자와 같이 가방끈이 짧은 독자를 잡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뭐 그래도 옆구리에 <디 차이트>를 끼고 다니는 것이 지하철에서 <빌트>를 보고 있는 것 보다는 조금 더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니 앞으로도 옆구리에 저 신문 하나 정도는 후까시 용으로 끼고 다니기로 한다.


이런 <디 차이트> 온라인 판에(물론 매일 발행되는 온라인 판이 종이 신문에 비해 기사의 길이도 짧고, 심도 있는 취재도 하지 않는다.) 꽃 중의 꽃 박근혜 댓통령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고 한다.


기사의 출처와 번역은 다음 아고라에서 빌려왔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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땟깔 좋고 사진 잘 나왔다~

 

 


비밀요원들은 트위터를 활동장소로 선택했다. 그들은 주부, 평범한 직장인 혹은 학생처럼 위장해서 로그인했다. 이렇게 신분을 위장하여 그들은 일을 시작했다. - 보수대통령 당선을 위해 120만건 이상의 트위터 댓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정치적 반대세력에게는 “빨갱이(독일어는 Kommunistischenschweine, 직역하면 공산돼지)”로 비방했다.

 

이런 네거티브 유세가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측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13년 2월에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는 한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대선승리를 쟁취했던 방법은 그녀와 아시아 하이테크국가인 한국에 사이버스캔들을 안겨 주었다.


한국 국정원의 헌법에 위반되는 선거개입은 검찰의 수사로 규명되었다. 검찰에 의하면,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그리고 그녀에 대한 칭찬댓글을 퍼뜨리기 위해, 100개의 위장계정으로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했다. 이미 전송된 댓글은 자동으로 리트윗되었다. 이 국정원 대선개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검찰에서 발표한 120만개의 트위터 댓글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다.


검찰에 의하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댓글작업을 지시했다고 언급한다. 그가 지시한 온라인선거전은 한국에서는 보다 더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은 극단적으로 디지털화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인구당 인터넷 활용률이 전세계적으로 제일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인터넷 속도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기술선진화 사회인 한국


70%의 한국인들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 인터넷도 과도하게 사용한다. 회사, 카페, 공공장소, 지하철과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에도 무선인터넷이 대중화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산 속에 있는 절에서도 사용가능한 수준이다. 국정원 활동의 목표는 이런 배경으로 인해 명백해진다. 바로 유권자들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조작하는 것이다.


이 공작이 불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선거는 아주 박빙이었다: 박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받은 야당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비교하여, 51.6%의 지지율로 간신히 당선되었다.


국정원이 헌법에 위반되는 스캔들을 일으킨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정원은 20년동안 군인독재자였던 박정희가 1961년에 자신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후 설립했다. 목표는 반정부주의자를 찾아내고 그들을 감시하여 입을 막는 것이었다. 그 수단은 테러와 고문, 수감 혹은 살해였다. 현재까지도 국정원은 의회가 아닌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존재한다.


최근 검찰의 조사에 의하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이미 이명박 정권 때부터 헌법에 위반되는 온라인 로비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여러 정책에 있어서 비판을 받았었다. 특히 4대강 정비사업과 언론자유에 반하는 정책에서 말이다. 이 조사가 보여주는 것은 국정원이 대선 전에는 이명박 정권의 여당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헌법에 위반되는 이러한 작업들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버사령부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얼마 전 드러났다. 사이버사령부는 국방부의 직속기관으로서 2012년에 북한의 사이버공격을 막기 위해 설립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야당이 요구한 선거법 위반에 따른 기소를 확장시키지 않기 위해 현 검찰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황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Not my President”라는 구호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박근혜의 하야와 재선거를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매주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위는 한국시민 모두가 동감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야당은 사이버 선거개입을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 받고 있다. 박정희를 영웅으로 받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 또한 촛불시위자에 대항하여 시위를 한다. 그들은 시위자들을 “간첩”, “종북”, “빨갱이”로 비난한다. 이들은 박정희의 철권 통치로 인해 그가 한국에 독일식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경제성장을 이루고 또 이로 인해 현재 한국이 기술선진국으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비판자들을 향한 엄중한 대책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선거개입사건이 드러나고 나서부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녀는 국정원의 행위에 대해 몰랐고,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선거에서 이득을 얻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북한의 새로운 위협 이후, 박 대통령은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와 정부를 약화시키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자들에게 엄중한 대책을 취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며칠 전 박창신 신부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에 대한 수사가 착수되었다. 그 이유는 박 신부가 시국미사에서 디지털 선거조작사건과 현 대통령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반면, Google.co.kr에서 박근혜를 검색하면, “부정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정보를 얼마 전부터 볼 수 없다. 이 글귀는 구글로부터 암암리에 지워졌다.


기사 전문 보기 - 링크


 

 

글을 읽다가 반응이 궁금해 져서 독일인들의 댓글 반응을 둘러보러 들어갔다.


기사가 재미가 없는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지 반응들이 많지는 않았다. 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여기에 옮겨 보도록 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그리고 그녀에 대한 칭찬댓글을 퍼뜨리기 위해, 100개의 위장계정으로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비슷한 방식의 인터넷을 통한 여론조작은 전세계에 다 있을껄. 비밀 기관들이나 비밀은 아니어도 분리되어서 일하는 그런 사설 업체들 말야.


이게 말하는 바는 명확 하자나. 만약 중요한 사안이나 인물에 대한 여론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면, 당연히 그런 걸 하겠지. 그 일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로 인한 이득에 부합한다면 말이지.

-cwm-


 


박부인이 아닌 MB를 겨냥해야지


현재 집권중인 대통령의 발언을 잘 볼 필요가 있어.


작년 12월의 국정원 직원들과 그들의 범행은 지난 정권에서 한 일이라는 거잖아, 즉 영리하게도 당시 국민들이 싫어하던 MB로부터 박부인(Mrs. Park)은 선을 딱 그었잖아. 그런데 이제 그 전임 대통령은 놔두고 지금의 대통령만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봐.


그녀가 비록 (논란이 있는) 독재자의 딸이긴 하지만. 그래도 직접적으로 거친 폭력으로 저 나라를 군사독재 시절로 되 돌리려는 노력한 인물은 전임 대통령(MB) 이잖아.

-c_Haertl-


 


크리스마스에 부활절 토끼가 오는 격이군.


당신은 진짜 저 착한 아줌마가 결국 저 일과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해? 그럼 한번 설명해 봐, 왜 그 전임 대통령이 왜 공개적으로 자신과 거리를 두던 저 아줌마를 밀어준거지?

-parrot0815-


 


저 위에 언급된 국방부 사이버 전단은 2300만 트위터를 썼다고 하네 (링크)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을보면 (링크 - 일본 아베의 비밀보호법 이야기) 저 두 나라는 어떤 민주주의 국가가 더 빨리 독재 국가로 변할 수 있는지 시합 하는 것 같아 보여.

-Nina P.-


 


우리가 독일에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 난 저런 일이 한국에만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아. 저 멀리에 있는 나라의 이런 일을 기사로 다루는 것 보다는 독일은 저런 일이 없는지 알아보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데. 트위터 뿐만 아니라 여기 이런 게시판이나 사회 관계망 이런 데서 말이야. 일상적으로 선거 때마다 희한한 일들이 눈에 띄잖아. (채식주의자 연합(녹색당의 반대 측)) 뿐 아니라 독일 대안당(나름 극우정당)같은 곳에서 저런 방식을 사용해서 진짜 잘 조직된 이런 슬로건을 들고 나오는 건 눈에 너무 잘 띄잖아. 저런 정당들 배후에 이런 방식을 잘 알고 사용할 수 있는 금권력이 버티고 있는 건 놀라울 일도 아니지.) 독일에서 저렇게 한 사람을 혹은 이념을 위해서 국정원 같은 곳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저런 식의 마케팅 기법이 원자력 회사나 유전자 회사등에서 사용하는 건 유명한 얘기지. 그리고 이런 여론조작은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이런 데 동조하는 여론도 문제고 말이야. 그래서 저런 건 더 많이 알려져야 되고 사람들이 더 찾아내야 하는 거지.

-Morein-


 

 

뭐 마지막 댓글은 논지에서 벗어나므로 패스~


댓글들이 아직 많지 않아서 이번 한국의 뉴스가 독일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자세히 알 방법은 없다. 다만 많은 독일인들의 반골 기질로 미루어 보았을 때 ‘저런 거 다 예상 할 수 있었잖아’식의 '쿨'한 태도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기도 하고, SNS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 한국 사람들에 비해 더 잘 알지 못하는 독일인들이 많다고 하겠다.


여기도 최대 커뮤니티가 <일베>화 되어봐야 ‘아 SNS도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거구나’ 하고 이해력을 좀 높여 줄법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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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터넷 못하게 생겼다.

 


남의 나라 이야기이니 '쿨'하게 남일 바라보듯 한다고 무시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하지만 얼마 전 NSA가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도청한 사건이 있었을 당시를 떠올려 보면, 당시 많은 사람들이 언론이 크게 터뜨린 이 이야기를 보면서 ‘저럴 줄 몰랐나?’, ‘왠 호들갑이야’ 하는 식의 반응을 보여 필자를 당황케 한 기억이 난다. 독일인들이 ‘쿨’하게 보이고 싶었는지 아니면 진짜로 저렇게 생각했는지는 필자가 그들의 속에 들어가 보지 않아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다만 언론에서 생색내는 문제와 그것을 대하는 독일인들의 태도는 분명 한국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경우 그 이전에 이미 NSA에 의한 각국 대사관 도청이 이미 기정사실화 되었고, 유럽 의회도 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한 항의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던 유럽 국가들의 태도를 보면서 저런 사실을 예상 못하는 것이 어쩌면 더 바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통해 절대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한국과 그 반대에 있는 독일의 분위기는 분명 조금 다르다 할 수 있다.


독일 언론의 특징은 (혹은 우리나라 언론의 이상한 점은) 한 사건에 대하여 검찰의 영장신청, 기소, 체포, 증인 출석, 대변인 성명 등의 이야기가 그렇게 상세하게 언론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 재판부의 판결이나 재판과정은 나름 상세히 보도할지라도 검찰의 옆에서 기사를 받아먹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아참 <빌트>가 있지... 얘들은 예외다.)


또 다른 시선으로 딴지를 걸어볼 필요도 있다. 실제 지금까지 독일 언론에 부정선거 관련 기사가 올라온 것은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위의 기사 달랑 하나 뿐이다. (그 외의 기사를 찾은 독자들은 알려달라.) 그리고 주말사이 네덜란드 신문과 오스트리아 신문에 촛불집회 관련 기사가 짤막하게 하나 씩 올라왔다.

 

 

촛불시위 관련 물대포 기사(오스트리아-링크)

 

네덜란드 기사(링크)




사실상 대부분의 한국발 뉴스는 한국이 방공식별구역을 확장했다는 소식과 부칸의 김정은이 자기 삼촌을 엿 먹였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최근 동북아 정세로 봤을 때, 이들의 눈에서 점점 더 극우로 치닫는 한,중,일 삼국의 관계는 훨씬 흥미로운 소재거리이며, 마치 파파라치가 따라다니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정은 소식은 정치란 보다는 연예란에 더 어울리는 소재일 정도로 인기가 좋기 때문에, 대부분의 서양인의 시각에서 한국의 부정선거 관련 이야기는 많은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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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방공식별구역 이야기들...

 

 

다만 이러한 SNS를 이용한 불법선거가 아직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최신유행 따끈따끈 신상 부정선거' 수법이기 때문에(신상은 아닐지라도 아직 크게 문제가 된 나라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나 후속 처리의 문제는 전세계 언론이 주목할 만한 선례를 만들기도 할 것이다. 거기다 이제 슬슬 외신에 하나 둘 야금 야금 알려지기 시작하는 부정선거의 이야기에 저기 파란집과 여의도 돔 밑에 쭈구리고 앉아 많은 돈을 벌어가시는 분덜 중 심기 불편한 인간들이 점점 늘어가긴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몇몇 진보매체가 전하는 바와 같이 독일 언론에 불법선거 관련 기사가 실렸다고, 마치 독일언론이 한국의 댓통령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으로 해석해야 하는 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마치 예전에 한류가 유럽을 강타한다고 하던 뉴스에 대해서, 나라 안의 시선과 나라 밖 온도 차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왜 그 싸이 이전에 있었잖아... 유럽에서 난리 났다던 아이돌...누군지 기억이...) 아직은 조금 더 길게 보고 천천히 기다려 볼 일이다.


예전 2002 월드컵 때 한국의 응원 문화가 세계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루었다는 언론 보도를 많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독일에서도 엄청나게 한국 응원의 열기가 독일 전역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내가 본 많은 독일인들은 뉴스를 통한 당시의 열기 보다는 코미디 쇼에서 나온 “오~ 필승 코리아!”에 더 많은 반응을 보였다.


당시 독일의 유명 코미디 쇼에서 “오 필승 코리아!”를 “OH Pisse Korea! (오 피쎄 코리아)!”로 바꾸어 재미있게 이야기 한 일이 있었다. 물론 독일인의 귀에는 그렇게 들렸을 가능성이 크다. 피쎄가 독일어로 쉬아~ (소변) 의 뜻이니 그 자체가 독일인들에게는 굉장히 재미있게 다가왔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강렬하게 각인 되었다. 그 후 2006년 독일에서도 우리나라 처럼 거리 응원이 활성화 되었으니 남의 나라 “필승”을 “오줌”으로 바꾼 놈들이 괘씸하긴 하지만 뭐 그러려니... 코미디니까...


뭐 이렇듯 항상 우리가 원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잘 전달되고 안착하는 것은 아니다. 안된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된다고 기뻐하지 말자... 기자들 너덜 말이다.

 

 

2002년 전설의 오 피쎄 코리아 동영상 (퍼오는 법 모름, 아무도 나한테 안 알랴줌)(나도 모름 - 편집자 주)



링크

 


약 3분 30초 경 부터


 

 

여기서 우리나라와 독일의 언론이 외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고 가야 한다.


한국 TV에서 흘러나오는 외신보도의 대부분은 사실 미국, 중국, 일본 플러스 북한 정도의 이야기가 전부이다. 물론 여기에 각 나라의 테러, 자연 재해 등의 뉴스가 흘러 나오지만 그 양은 극히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 외에 가장 많은 외신 보도는 ‘한국이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가’에 대한 ‘외신을 통한 한국 바라보기’ 식의 기사들이고, 그것도 사실 자의적 해석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그런 뉴스를 많이 보시는 우리 오마니와 전화를 할 때마다 힘든 날이 참 많다.



그럼 독일은 외신을 어떻게 다룰까?


가끔 독일의 뉴스는 외신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독일은 뉴스가 없는 나라인지 아니면 내가 세계 뉴스 채널을 틀어 놓은 건지...


그런 의미에서 따끈 따끈한 12월 8일 뉴스를 잠깐 비교해 보자.



먼저 독일의 KBS라고 할만한 국영 방송 ZDF의 주요 뉴스이다.


독일의 뉴스는 약 15분 내외로 짧게 하고 끝난다. 100초 내외로 짧게 간추린 하이라이트 영상도 인터넷에 있으니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들어가서 보기를 바란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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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땟깔 하고는... ㅉㅉㅉ


아나운서도 안 이쁨..

 


 

   1.태국의 시위 소식


   2.우크라이나의 시위소식


   3.이라크의 폭탄테러 소식


   4.그리스 국회상황


   5.베를린 필름 페스티벌 이야기


   6.날씨


   정규 뉴스에선 만델라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처음에 다뤄지고, 그 외에 몇몇 단신이 추가되었다.


   (대연정 이야기와 스포츠 뉴스등)



 

 

반면 KBS의 뉴스는 어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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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언론사가 너무 격하게 차이가 난다.



언론에서 외신을 많이 다루는 것에 대해 일견 부정적 입장이 있다는 것은 안다. 지금 우리나라의, 내 옆의, 내 삶을 직접 비추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남의 나라 저 멀리에 사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외신을 많이 접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여러 문제를 다시 객관적으로 혹은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준다는 이득도 있다. 다만 어느 한 가지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얘기할 수 없으므로 논쟁은 내가 피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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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건 인간적으로 너무함...


엠비씨인지 엠보씽인지 너덜... ㅡ.ㅡ

 

 

필자의 입장에서도 또는 매일같이 추운 날 나가서 물대포 맞고 돌아오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한국의 상황이 외신에 조금 더 많이 알려지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전세계의 상황 속에서 한국의 국정원 사건이나 레이디 가카의 ‘유신의 추억’ 따위는 우크라이나나 태국에서 일어나는 미친듯한 데모에 비해서 그 비중이 떨어진다. (물론 거기도 유튜브에는 폭력시위영상 엄청 올라오지만, 티비 인터뷰에서는 평화시위를 외치는 강력한 멘탈도 보여 주시더라.)


그렇다고 저들의 폭력적 의견표출 방식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촛불을 통한 평화적 시위 방식은 저들의 무식한 방법보다 훨씬 성숙하고 진보된 형태임이 분명하다.


비록 외신에 슬슬 알려지기 시작하는 부정선거 이야기가 몇몇 진보매체의 이야기처럼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상황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의 높은 자리에 앉은 몇몇 분덜 ‘주옥’같은 기분 들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앞으로 외신에 더 많이 더 널리 퍼져, 작은 하마를 건드려 보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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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특파원 타데우스

트위터 :@tadeusinde


편집 : 보리삼촌,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