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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3. 금요일

기절광풍









2013년 창업 5년차 발효 식품(기능성잡곡)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사장으로, 그 옛날 잡스 형님이 하셨던 바로 그 ‘기술 창업’을 큰 준비 없이, 솔선수범하여 스타트업 한 후 존나, 씨바 그리고 헐 개고생하면서 5년간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서 2013년 11월 드디어 딴지일보의 너부리 편집장님과 팟케스트 광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기절광풍’입니다.

 

‘기절광풍’ 대박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하여, 제가 발효해서 직접 제조한 제품의 CM 광고가 2014년 1월부터 ‘아부나이 니홍고’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딴지 독자 및 아부나이 니홍고의 팟캐스트 청취자를 대상으로 저희 회사가 첫 마케팅 시험대에 오릅니다. 존나 기대됩니다. 바로 그 인감도장을 찍을 때, 너부리 편집장님께서 창업에 관한 컨텐츠를 생산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고 며칠의 생각 끝에, 밤마다 시간을 조금씩 내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하면서 준비했던 과정, 진행 상의 어려웠던 점 그리고 어떻게 문제점들을 해결했는가 하는 경험의 썰을 풀어 볼라구요. 물론 여러 실패 경험이 풍부하신 마사오 님이 훨씬 더 재미있는 실패담이 많겠지만 저는 여러 젊은 분들이 사업을 하면서 한번쯤은 느껴봤던 느낌들을 담백하게 UMC 랩 지껄이듯 읊어 보렵니다. 예비 청년 창업가들에게 저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단 한 대의 제로센 비행기라도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글의 제목은 2013년 6월 딴지의 춘심애비 님께서 집필하신 ‘취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을 차용해서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고 붙여 보았습니다. 물론 아직 춘심애비님의 허락을 ‘득’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아니 아직 물어보지도 못했지요~ 춘심애비 님께서 제목에 대한 사용을 ‘허’하시면 그 때 정식 제목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아니면 다음 회부터 제목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편집부 주 : 허락 그딴 거 필요 없음. 인정!)

 

그리고 이 글은 경영학을 배워보지 못한 이과 계열의 초보 예비 창업가가 읽어보고 ‘기술 창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게 써 볼라고요. 삐딱하게~ 오늘은 그 첫 번째, 서론을 씁니다.


 



창업, 그것을 알아야 한다. 씨바, 한 대도 돌아오지 못했어~ 

 

그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알기 싫다 57회’를 듣고 정확하게 알아버린, 제대로 계산된 2012년 대한민국 실업률이 15%임을, 그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에는 '시간제 일자리'를 포함한 수많은 정책들이 있음을. 그리고 그 정책들 중에는 ‘창업(Startup, 스타트업)’이라는 매우 위험한 아이템도 멋지게 포장되어, 아무렇지 않게 청년들에게 판매되고 있음을.

 

그것도 알아야 한다. 뚜렷한 준비 없이 창업하는 청년들은 편도행 기름만을 넣은 채, 제로센을 타고 적함으로 날아가는 가미카제와 같다는 점을.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인 ‘바람이 분다’에서 제로센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가 마지막 꿈에서 읊던 말을.

 

“한대도 돌아오지 못했어”

 

그렇다~ 스타트업 해서 한 대도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이 바닥의 생리란다. 창업~ 씨바 씁쓸하다. 좆도 힘들고 외롭고 어렵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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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해서 한 대도 돌아오지 못했어 씨바~ (이미지 : 링크) 

 

 

스타트업, 그럼 실패를 먼저 생각해야 하나?


창업은 대한민국의 월급 많이 주는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젊은이들끼리 대가리 터지게 싸우는 모습을 보는 정부쪽 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 중 하나다. 간단한 산수로 증명해 보자.


예비 청년 창업자들에게 창업 융자금(갚아야 할 돈) 5,000만 원은 자본력이 약한 또는 아예 전무한 젊은 사장이 돈을 빌려서 아이디어 창업하는(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서서 은행을 통해서 대출하는) 전형적인 창업 방업 중 하나다.


정부가 제공한 융자금은 창업 기업에서 적어도 1년간 약 2~5명의 일자리를 생산할 수 있는 자금(Seed money)이 될 것이 분명하며, 정부(은행)는 1년 후에도 청년 창업자에게 받아야 할 채권이 그대로 남아있는, 꿩 먹고 알 먹게 되는 그런 정책이다.


여기서 융자(갚아야 할 돈)란 지원금(안 갚아도 되는 돈)과 투자금(돈을 내고 지분을 가져가는 돈)과 성격이 분명히 달라서 사업 구축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 창업자에겐 그야말로 채무(debt)가 되지만, 성공의 미래만을 상상하는 청년 창업자들은 이를 채무라는 관점에서 검토해 볼 여유도 없을 뿐더러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몇 년간 사업이 잘 돼서 융자를 갚을 수 있으면 정말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청년 창업자들이 자본금을 야금야금 까먹고, 이자 납부도 허덕이다가 사업을 접는 패턴의 확률이 통계적으로 5년 실패율 90%, 10년 실패율 99%란다. 왜일까?

 


‘로버트 기요사키’를 부자로 만든 불멸의 저서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이유를 찾아 보자. 기요사키는 청년 창업자들의 실패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첫째,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아 봉급을 많이 주는 일자리를 찾는 법만 알려준단다. 왜냐면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방법은 공부를 잘하는 방법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즉, 사업에 성공하는 방법을 못 배웠다.

 

둘째, 많은 사업가들이 일자리를 만들어 자기가 갖기 때문이란다. 즉, 자영업자가 되는 것인데 자영업자의 대부분은 봉급생활자보다 더 많이 일을 하면서 보수가 적게 되고, 결국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이라고~

 

셋째, 현실 생활의 경험과 자본이 부족하거나 성공적인 사업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사업가가 많기 때문이란다.

 


뭐, 맞는 말이다.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거나 또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인데, 말이 쉽지 그것 배우기가 만만치 않다. 우선 누가 가르쳐 주지 않고 사업 성공의 시스템을 만드는 실험·실습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각건대, TV 드라마의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은 반드시 사업에 성공한 아버지나 또는 아버지의 교육을 통해 사업 성공의 교육을 비밀스럽게 도제형태로 전수받았음이 분명하다.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거래처를 기본으로 가지고 하는 사업이란 9알 깔고 시작하는 바둑판이지 말입니다.ㅋㅋㅋ

 

일반적으로는 사업에 실패하면 빌려온 창업 자금때문에 채무자로 전락해 버리기 쉽다. 또한 실패한 상태로 한국에서는 재창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홀로 창업하는 창업자들이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그런 비참한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예비창업자들은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생각해 보고 양쪽 관점에서의 자신을 한번 바라보는 기회를 갖길 권한다. 뭐 그냥, 가볍게 성공했을 때의 본인의 모습과 실패했을 때 본인의 모습을 한 번 정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후 성공하는 시스템의 길로 한 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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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라는 저서로 전설의 부자가 된 Robert T. Kiyosaki

(이미지 : 링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매력적인 연장(tool)이다

 

하지만, 창업을 해서 시스템만 잘 만든다면 내가 하고 싶은 아이디어나 일을 사업화해서 본인도 즐겁고 타인도 즐겁게 할 수 있다. 덤으로 돈도 벌 수 있다. 그래서 창업을 권한다. 창업은 본인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 분명하다.

 

이제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한다. 창업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어떤 문제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지, 또 남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등.

 

글쓴이가 창업해서 5년간 버텨온 보따리를 2주에 1회씩 풀어보려고 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들이여~ 우리 성공해 보자!!!

 

 

to be continued...






기절광풍


편집 :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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