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2013. 12. 20. 금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00 03


12 20, 00 03, 집에 도착. 세면대 앞으로 간다. 모자람 없는 더운 물이 쏟아진다. 달가운 온도가 쏟아진다.


이 흡족함, 빈틈이 없다.



 

2. 9시간 전


12 19일 오후 3. 본지 사무실, 난방 된다. 잘난체하며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니다. 사실이다. 맨손으로 타이핑 해도 더 이상 괴롭지 않다. 책상 위 머그컵에 물을 넣어 둔 채 다음날 출근해도 더 이상 물은 얼지 않는다. 화장실도, 세면대도, 더 이상 동파되지 않는다. 점심으로 뚝배기 불고기를 시켜도 더 이상 눈치 보지 않는다.


겨울에도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지 않는 본지 사무실은 그야말로 자본주의 언론의 개선장군. 15년 민족정론의 혹한을 뚫고 와 기름진 극락정토 위에 앉았음이다


허나, 



"오늘 1주년 집회하지 않냐."



라는 독백의 주인공이 있었으니 이 온실 속, 유일한 나의 직속 상사다. 이른바 일인지하 만인지상, 한 혀로 두 번하지 않는다는, 아니, 두 말하지 않는다는 철혀재상, 너부리 편집장.


공중파에서조차 김정은 눈썹과 헤어스타일을 연신 다루며 관상법으로 적들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중차대한 시국, 민족정론지라면 종북의 작은 움직임도 놓쳐서는 안된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독백이리라, 라고 나는 해석했다.

    

하여 이인지하 만인지상의 죽지않는 돌고래가 그 명을 받들어 여기에 종북의 채증을 남긴다. 

 



3. 8시간 전


1.jpg

 

5 39. 시청광장 주변은 스스로 빛이 되는 형광색 경찰들로 분주하다. 고등학교 내내 단 한 번도 교련 전교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는 나(집에 상장도 있다. 에헴.)로서는 맞지 않는 제식이 거슬린다.

 

'왼발! 왼발!'을 외치고 싶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고등교육에 교련이 없어지니 강호의 제식이 땅에 떨어짐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래서는 1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종북무리에 대적할 수 없다. 사이버 전(戰)의 성과는 내부 훈련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으니 이제는 키보드 밖 진짜 세상으로 눈을 돌려야 할 터, 대통령이 제식 민영화만 시켜준다면 나는 선봉장에 서서 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2.jpg


동지와도 같은 '채증'(각종 집회나 시위에서 촬영, 녹화, 녹음 등으로 증거 수집 담당)이 보인다. 내 목적도 종북 채증인지라 전우애로 담아 본다.


막역한 경찰 친구는 이제 짬밥을 먹어 현장에 나오지 않으니 외롭다. 얼굴 사진은 각도가 중요할진 데 친분이 없는 경찰들은 얼짱 각도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굴욕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두렵고 무서운 대목이다.

 

실물은 훌륭허나 사진빨이 받지 않는 만큼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도 없다. 조금만 각도에 신경을 써주면 인물이 사는 법, 채증의 민영화만 시켜준다면 나는 그 선봉장에 서서 얼짱 채증을 가르칠 것이다.


3.jpg 


늘어선 닭장차 중간 중간 샤워 시설이 보인다. 영하 5도의 날씨, 집회에 나와 도시 먼지를 뒤집어 쓰면 몸이 쉬이 더러워지고 먼지가 몸에 굳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지금, 자칫 방심하여 꼬질꼬질해졌다가는 연애전선에 빈틈이 생겨 청년층의 연애 안녕을 장담하지 못한다. 두렵고 무서운 대목이다. 


이렇게 경찰 측이 청결심을 조장하여야 그나마 청년층도 안녕하게 집회에 참석하는 법, 그 배려, 세심하다. 다만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청년층에게 미세 컨트롤 없이 마구다발적으로 쏘아대는 물대포는 청결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법, 물대포의 민영화만 시켜준다면 나는 그 선봉장에 서서 시청광장을 국내 최대의 워터파크로 만들 것이다.

 

4.jpg  

 


5.jpg


늘어선 경찰들을 지나 경찰버스 벽 안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시민들이 경찰에 한 발짝 더 다가서려는 모습은 박근혜 정권이 권위주의를 완전히 내려 놓았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빨갱이 걸레년 사진을 왜 걸어 놓으신 거죠.(한명숙 전 대표 관련)"


"생긴건 절라도 종잔데... 김대중이 숨겨논 아들같이 생겨먹었잖아(안철수 의원 관련)"


"뒤통수 절라디언 빨치산 손녀랑께(배우 문근영 관련)."


"문죄인 씨발럼(문재인 전 대선후보 관련)"


"역시 개간지 나는군... 우리의 여황제님이시다... 이번에 뽑아..(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관련)"


...라는 댓글을 달아 그 어떤 찌질이라도 국가 엘리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소탈함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이 이를 '묵인'한 것은 국민과의 벽을 허물고 좀 더 가깝게 지내보자는 암묵적 합의로 그 진정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역대 대통령 중 그 누가 이렇게 창조적으로 최고존엄의 권위를 허문 적이 있던가. IT의 선도적인 기술력과 대통령의 뜻이 이렇게 맞아 들어간다면 민주주의를 넘어 댓글로 전 분야 쌈질이 가능한 직접 민주주의로 가는 것도 꿈이 아니다.


최근 청와대의 행보에 발맞춰 민주주의 민영화마저 실현된다면 나는 민영화된 댓글의 선봉장에 서 한국형 창조 민주주의를 완성할 것이다.   


6.jpg

 


7.jpg


철도노조원들이 혹한 속에 줄을 맞추어 서있다. 사진을 찍으니 어디서 왔냐 묻는다. 딴지일보라 답했다. '딴지일보에서 왔대~ 딴지일보래~'라고 수근대는 소리. 그 반겨함은 필시 '~ 잘생겼다. 아니, 기자가 저렇게 잘생겼을 수가!'라는 마음의 반영이다. 얼굴을 민영화하지 않은 나의 독재적 면상 자존심이 오늘을 있게 했음이다.


8.jpg



9.jpg



10.jpg


여기저기 깃발이 나부낀다.


11.jpg



12.jpg


시청광장 주변, 눈에 잘 띄지 않는 한쪽 귀퉁이엔 고개를 바짝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비닐 농성장이 있다.


13.jpg



14.jpg


들어가 보았다.


15.jpg


따뜻할 줄 알았는데 비닐은 펄럭대고 양 옆으로 들어오는 세찬 바람은 막을 길 없다. 안 따뜻해서 서둘러 도망가려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말이나 들어 본다.

 

 "공황장애, 우울증 이런 걸로 1 6개월 동안 기관사 세 분이 자살을 했어요. 한 회사(도시철도공사-5,6,7,8호선)에서 특정 근무를 하는 사람이 그렇게 됐다는 건 큰 문제 잖아요. 나중에 기회 되시면 기관사하고 같이 한 번 타보세요. 근무 따라 좀 틀린데 평균 한 번에 4시간 반을 탑니다. 지상 구간이 거의 없어요. 7구간, 8구간에서 한 2분 정도만 지상구간이고 나머진 다 지하입니다.


이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로감이 많이 쌓이는 직종이예요. 보통 10년 정도 근무하면 공황장애가 생긴다고, 현재 운행본부장인 사람도 인정하는 얘기예요. 거기에 맞춰서 회사나 서울시에서 대책이 나와야 되는데, 일부 구간이라도 2인 승무제를 한다거나 하면 좀 나아질텐데, 예산을 핑계로 전혀 개선이 안되고 있어요.


잘 안 알려져서 그런데 2003년부터 치면 이런 장애로 여덟 분이 돌아가셨어요. 노조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나 서울시에서 대책이 나와줘야 되거든요. 박원순 시장이 공황장애로 자살한 기관사 분 장례식에 오시고 최적위 권고안 같은 것도 만들어 졌는데 하나도 안 지켜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왔어요."


낮에는 3, 4명 저녁엔 2명 이상이 지킨다는 이 고시원 만한 비닐 농성장을 50여 일간 교대로 지키는 이의 말이다. 소속을 말해달라 했더니 해고자라 한다. 공중파 뉴스에서 이들은 국민의 발을 볼모로 잡아 협상 수단으로 쓰는 나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나쁜 사람들이 계속 자살한다. 평생 자신이 근무한 지하철 선로에 스스로 뛰어든다. 


16.jpg


그렇게 농성장을 지나


17.jpg

 

뒤로 돌아가면


18.jpg



19.jpg



20.jpg



21.jpg

 

혹한의 추위를 체감하지 못하는 미친 사람 수만이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철도파업이 뭐 대단한 거라고. 부정선거가 뭐 대단한 거라고.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다.


 

4.밥그릇 싸움, 맞다

 

22.jpg

 

철도노조 총파업 11일차. 단상 위로 많은 사람이 올라온다. 해고자도 있고 조합원의 아내도 있고 노조 간부도 있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영상으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잠시만 불편을 참아주시면 반드시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추운 날, 왜 모여서 난리인가. 세상 모두가 안녕하다 해도 이들은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안녕하지 못한가. 정부가 민영화를 안 한다고 했는데, 해고가 아니라 직위해제라고 했는데 이들은 왜 안녕하지 못한가.

 

"국민의 동의 없는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민간매각은 할 수도 없다고 했지만 국정감사에서 민간매각을 법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이미 밝혀진 마당, 최고책임자가 딴 마음을 품으면 얼마든지 무효화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해고가 아니라 직위해제라 말꼬투리 잡고 대서특필하는 것은 말 장난일 뿐, 시킨대로 하지 않으면 직위해제 석 달 이후에 해고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현 상황에서 직위해제는 시킨대로 하지 않으면 해고에 해당하는, 잠재적 해고일 뿐이다. 직위해제가 떨어진 순간부터 무사고 경력이 삭감되는 것은 물론, 인사평가에서도 제외된다. 하여, 해고-직위해제 말장난은 국민과의 언론플레이에 동원된 수단일 뿐, 본질적인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언론에서 받아 먹기 좋게 풀어놓고는 뒤에선 처음으로 지부장까지 체포영장을 발부, 최소 28명이 범죄자가 될 판국이다. 철도노조 집행간부 187명에게 77 7,3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빚쟁이가 될 판국이다. 죽기 싫으면 알아서 기라는 말이다. 언론에서는 대화를 하자 해 놓고 뒤에서 밟아대니 이 문제는 기계적인 중립을 취할 건덕지도 없다.   


밥그릇 싸움이라 말하면, 맞다. 다만 이 수순대로 나가면 철도 노동자들의 밥그릇이 가장 먼저 빠질 뿐, 다음 차례는 철도 이용자들의 몫이다. 그 뻘짓의 속도는 짐작할 수 없으나 철도 노동자들은 한번 밀리면 끝난다. 정부는 잠시 양보해도, 아니, 양보하는 척해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수십 장이다. 그들은 직위해제 되지도 않고 수당이 없어지지도 않고 인사고과에도 반영되지 않지만 철도 노동자들은 한번 양보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에 올인이 살 길이다.

 

하여 오늘은 밥그릇 싸움하러 사람이 모인 것, 맞다. 곧이어 자기 밥그릇도 뺏길 거라는 걸 눈치챈 빠꼼이들이 함께 모인 것도 맞다. 설령 자신의 밥그릇과는 당장 관계 없을지라도 누군가의 밥그릇을 자꾸 뺏어서 자기 밥그릇만 늘리려는 이들이 보기 싫고 배 아픈 밴댕이 소갈딱지들이 모인 것도 맞다


그 밴댕이 소갈딱지들은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전국 280여개의 시민단체와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001.jpg



002.jpg



003.jpg


철도노조 결의대회 다음은 '관권 부정선거 1년, 민주주의 회복 국민 대회'다. 이제 우리도 집회 선진국이라 할만큼 즐겁게 놀 줄 안다. 종북의 불길이 거세져 시국이 참담하고 금세라도 간첩무리가 활개치는 세상이 다가오리라 언론에서 장려하는 만큼 시청광장 한 복판에선 감히 아무도 대통령을 조롱하지 않는다.


wave.gif

 

함께 파도를 타며 '댓'통령을 조롱할 뿐이다.


005.jpg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함세웅 신부는 짧은 시국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 공약을 줄줄이 파괴하고, 지난 대선에서 부정이 저질러진 것, 국면전환을 위해 종북몰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 마음 쓰리고 아프다며 유신독재 졸개들은 역사 앞에 사죄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006.jpg

 

이어서 스타의 등장.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대단하다. 딴지라디오 나꼼수의 정봉주가 아니라 현장의 정봉주임을 실감케 한다. 한마디 한마디로 좌중을 휘어 잡는다.


IMG_7044.JPG


 

정봉주는 2012년 9월 2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100분간 비공개 독대를 나누고 국정원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관련 댓글이 늘었다 주장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부정선거의 팔다리일 뿐이고, 몸통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냐며 이제 자기도 평민, 가카도 평민임을 천하에 공표했다. 부정선거 진상조사에 청와대 뿐만 아니라 이명박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여야가 모두 인정하는 가카바라기 정봉주는 조만간 팟캐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라 한다.


007.jpg

 


집회는 계속되고 광장 주위로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바깥 풍경을 담으러 인파를 헤쳐가는데 누가 '뭐해!'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주진우 기자다. 여기서 만나니 왠지 반가워 '오! 형!' 이라고 외쳤다. 주기자는 손을 내밀더니 한번 꽉 잡아주고 인파를 헤치며 사라졌다. 



 

008.jpg


계속해서 채증할 뿐이다.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망사건 이후 한겨울 집회로는 최대 규모, 이만큼 정신 차리고 채증해야 할 날이 또 어디 있겠는가. 


많은 이가 이 다양한 종북의 불길을 기억하길 바랄 뿐이다. 


009.jpg



010.jpg




011.jpg



012.jpg


IMG_6557.JPG


013.jpg


IMG_6580.JPG



IMG_6588.JPG


015.jpg


IMG_6602.JPG


IMG_6619.JPG


IMG_6777.JPG



IMG_6944.JPG


IMG_6953.JPG



IMG_7022.JPG


IMG_7030.JPG



IMG_7102.JPG


IMG_7277.JPG


IMG_7283.JPG


IMG_7099.JPG



014.jpg


IMG_7010.JPG


016.jpg


밤은 깊어져가고 10시가 다 되서야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철도노조에 힘을 더하는 집회가 끝났다. 다행히 경찰과의 대치는 없었다. 

 017.jpg

 


5.두개의 시간

 

018.jpg

 


019.jpg


  위 사진은 집회가 끝난 뒤 광장이다. 사람들이 앉았던 자리, 서 있었던 자리, 군데 군데 열기로 녹아있다.

 

020.jpg


 

021.jpg


위 사진은 오늘 시청광장의 또다른 반을 차지했던 스케이트장이다. 스케이트 날이 지나간 자리가 군데 군데 파여있다.

 

모두 즐거워 보였고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이 떠났다. 한쪽에선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부정선거 규탄과 철도노조 민영화 반대를 외쳤고 한쪽선 진행자가 마이크를 잡고 스케이트 타는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친구끼리 손을 잡고 집회에 참석해 촛불 든 여중생이 있었고 친구들과 손을 잡고 스케이트 타는 여중생이 있었다. 

 

 

IMG_1471.JPG


시청광장으로 오기 전, 회사 카메라는 밤에 사진을 찍기 힘든 똑딱인 데다 평소에 쓰던 개인 카메라를 잃어버려 급하게 대여점에서 카메라를 빌려 택시를 탔었더랬다.


"철도는 민영화를 안 시킨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철도를 민영화 안 시킨다고 대통령이랑 국무총리까지 나와서 말했으면 국민이 믿어줘야지 안 그럼 누가 믿어줘요.

 

시국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니까 할말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간첩 때문에 난리가 날 거예요. 민주당 당사까지 간첩이 들어갈 겁니다. 그런데 대통령 하야하라고 데모하고 이러면 마음 안 좋지. 안 좋을 수 밖에 없지. 우리가 이만큼 이룬 것인데. 경부고속도로가 시발점 아냐. 그 돈이 다 어디서 왔느냐고. 얼마든지 대화를 할 수 있는 거 아냐. 대화를 막은 게 아니잖아. 대통령이 얼마든지 문을 열고 있는 거 아니예요. 그런데 저렇게 데모를 하고 대통령, 국무총리까지 말하는 거 다 안 믿어주겠다, 그러면 안돼지요"

 

66세의 택시 기사는 68년도에 월남에 가서 한쪽 다리를 잃었다고 한다. 택시를 모는 자신의 한쪽 발은 의족이라 했다. 꼬마 시절, 인민군이 따발총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면 숨어 다닐 때가 기억난다 했다.

 

시청광장의 반을 메운 집회도, 또 다른 반을 메운 스케이트장도 오늘 시청광장을 향하며 대화를 나눈 택시 기사 도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부다. 





추신 : 함께 현장에서 찬바람을 맞아주었던 꾸물기자와 밧데리를 교환하기 위해 현장에서 대여점까지 왕복해준 보리삼촌 기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함께 찬바람을 맞아준 데다

밤에 택시 안잡혀 1시간 동안

같이 걸어준 

꾸물 

트위터 @ggu_mul



기사

죽지않는돌고래

트위터 @kimchangkyu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