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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26. 목요일

기절광풍







 

 





춘심애비님의 無권리 주장에 따라 제목을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물론 편집부에서 인정 해 줬다능~)


사업을 시작하면 사업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결과가 사장의 책임이 되는데요, 시스템이 불완전한 사업초기에는 좋은 일보다는 구질구질한 일이 더 많이 생기고 책임져야 할 일들도 많아집니다. 특히 직원과의 chemistry는 매우 중요한데요, 사업초기 핵심직원과의 의견충돌 때문에 사람이 싫어지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그때 이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제 2편이구여, 여기엔 직원으로 누굴 채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썰을 풀어봅니다.


“비중이 비슷한 사람이 3명 이상이 있으면 그 형태가 자장 위험하죠. 리더가 주된 비중을 가져야 하고 그만큼의 자본도 자기가 끌어와서 스스로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startup_kr 트윗중~



사업자등록증을 만드는 것


한국에서 물리적인 창업은 쉽죠. 사무실을 준비하고 크게 숨 한 번 마신 후 마음의 결정을 하고, 세무서 민원실에 가서 사업자등록증 내러왔다고 말하면 됩니다. 세무서 민원실의 직원은 친절하게도 몇 가지 서류를 챙겨서 금방 레이저프린터로 출력된 사업자등록증을 줍니다.


사업자등록증이란 ‘개인사업자'이든 ‘법인사업자’이든 절차의 차이일 뿐 사업자가 국가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사업을 통해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낼 준비가 되었다는 증서입니다. 말하자면 돈 벌어서 국가에 세금을 내겠다는 ‘세금 약정증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좋겠네용.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같은 명제의 뜻과 호불호의 차이는 지식검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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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기절광풍)의 회사가 속해있는 경주세무서 횬판~ 사업자등록증을 만들어주는 곳~



창업기업에서 사장이 직원 채용하기~


법적인 측면과 사무실, 전화, 팩스 등등 물리적인 면을 해결하면 그 다음 발생하는 것이 사업의 화학작용 즉, 케미스트리(Chemistry)다. 돈을 벌기위한 작업의 시작이란 말 되시것다. 젊은 남녀사이에만 존재하는 케미스트리가 아니라 사업을 잘 진행해나가야 할 사람들 사이의 화합이지 말입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직원’ 되시겠다. 전화주문도 받아야 하고 제품도 만들어야하고 생산, 관리 등등 사업을 시작해서 도저히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할 일이 생기게 되는데, 그때 직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결국 직원을 채용하게 된다.


처음엔 직원을 어떻게 뽑아야 하나 당연히 고심하게 된다. 그리고 고심 좀 해봐야 초기 직원 뽑는 일이 얼마나 대책없고 준비없이 진행되었던 일인지 알게 된다. 첨엔 여기저기 아는 사장님들에게 물어보곤 하는데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론! 회사 사장이 원하는 사람 뽑으면 된다. 뭐 앞뒤 짤라먹고 X같은 소리냐 라고 반문 하실 분들이 있을까봐 직원 채용하는 일반적인, 하지만 나름 실패할 확률이 적은 방법을 제시해보자~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만나는 곳!


벼룩시장, 교차로 같은 지역 생활정보신문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몇 만 원 주고 2~4주간 구인광고를 내 보자. 전문직 뽑기는 조금 어렵지만, 일반 사무직이나 생산직 직원을 채용할 때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워크넷(www.work.go.kr) 같은 취업고용센터를 통해 구직자 리스트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정부에서 소개해준 구직자들과 통화를 해보면 이 사람이 구직을 원하는 사람이 맞는지 하는 느낌부터 받게 된다. 20~30여 명의 취업고용센터 소개 구직자들과 전화통화 후 내린 결론.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장 취업을 해야겠다는 절박함이 없다.


반면에 지역 생활정보신문을 통해 만난 구직자들은 취업에 대한 절박함이 배어있다. 때문에, 면접 할 때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리고 항상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생활정보신문 줄광고 등을 이용해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메일로 받고, 원하는 대상자를 3~4명으로 추린 다음 인터뷰 날짜를 정해서 간단한 면접을 진행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면접질문을 사장이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면접하는 시간은 10~20분 정도이지만 이때의 질문의 결과로 적어도 6개월 이상 같이 얼굴을 맞대고 직장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면접질문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만들어보고 사용자의 입장과 피고용인의 입장 모두에서 리허설 해봐야 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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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만나는 현장~ 생활정보신문



직원이라는 ‘람보르기니’와의 케미스트리(Chemistry) 만들기


면접 후에 합격/불합격 연락을 해주고(요즘은 주로 문자로) 합격자만 출근시키면 일단 채용이 해결된다. 물론 4대연기금, 근로계약서 등의 법적 절차상의 문제(급여, 연차, 월차, 휴가, 퇴직금 등의 합의)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뽑는 시간은 빨라야 2~3주 정도 걸린다. 넉넉히 시간을 갖자~


직원도 여러 번 뽑다보면 사장만의 채용 방식이 생기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그 회사의 채용전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사장이니깐 나의 결정 한마디 한마디가 직원의 목숨(?)을 결정하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된다. 채용할 때 채용된 직원들이 사장에게 고맙다고 90도 인사를 하지만, 때때로 동료와 싸우고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 또 회사사정으로 직원을 짤라야 할 땐 직원들이 사장을 누구 말처럼 홍어X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이럴 땐 하루종일 기분이 X같음을 부인할 수 엄따. 직원과 싸우는 일이든, 해고통보를 해야 하는 일이든 이 모든 것들을 사장인 내 손으로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평소 내가 생각해오던 사람에 대한 철학의 가치(성선설, 성악설 등등)를 생각하게 되더라~


무슨 '쌀로 밥 짓는 것 같이 당연한 이야기'냐 라고 까대는 분이 계시겠으나 이런 과정 모두가 처음부터 기획된 ‘치킨 프랜차이즈‘처럼 매우 잘 기획되어 만들어진 ‘복사하기’, ‘붙여넣기’ 같은 회사가 아니라면, 사업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진화의 과정 되시겠다.


이렇게 뽑혀진 직원은 그 스타트업 회사에서의 역할이 분명하다. 왜냐면 직원은 사용자의 ‘사용목적’에 의하여 채용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직원은 사장이 정말 필요해서 뽑아야 한다. 단순히 사장이 놀기 위해(편하기 위해) 뽑으면 X된다. 직원을 채용하는 순간 '직원’은 500원짜리 동전을 거리에 뿌리고 다니는 차문이 하늘로 열리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다. 일하러 회사에 출근하는 비용부터, 점심 비용, 그리고 회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비용까지 모두 사장이 지불해야 한다. 회사 차량이라도 몰다가 날라오는 속도위반 딱지나 혹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책임져야하는 ’모든 일‘들은 사장이 짊어져야 한단다. 이건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모두, 졸라 공감 100%이다. 월급을 제외하고도 직원 1인당 1년 급여의 30% 정도 보이지 않는 추가금액이 소요된다. 직원이 사고치지 않도록 궁디팡팡~ 이라도 해야 할 처지 T.T 하지만 이렇게 뽑혀진 직원은 적어도 1년간 사장이 지시한, 그리고 예정된 일을 수행하게 되고 만약 시간의 잉여가 생길 때에는 뭐 할 일이 없나하고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해주는 직원은 예쁘다. 남자라도 정말 이~쁘다. 그래서 사장은 람보르기니와 같은 직원을 당연히 아끼고 귀하게 다루고 자랑해야 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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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이 하늘로 열리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직원은 500원 동전을 길 위에 뿌리고 다니는 ‘무르시엘라고’와 동급이다(어익쿠, 연비 3.1km/L). 그래서 무척 아껴주고 자랑해야 한다~



같은 전공의 친구나 선후배하고 창업하는 거, 난 반댈세~


그러나, 같은 전공의 친구나 선후배, 특히 같은 실험실에서의 창업(동업 비스므리한 케이스)의 대부분에서 케미스트리의 문제가 발생해서 빠른 시간에 사업이 X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근친‘ 이기 때문이다. 쉽게 풀어보자~


첫째, '같은 일'만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일은 해결이 빠르겠지만 해결이 빠른만큼 구조적으로 잉여의 시간이 많아지고 그 시간동안 실질적으로 놀게 되기 때문이다. 남는 시간에 뭘 해야 할지 모른다. 더욱이 사회를 바라보는 같은 방향의 시야를 가진 같은 전공의 친구들은 마케팅이나 세일즈 같이 실질적인 케미스트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결코 solution을 제시하지 못한다.


둘째, ‘공짜로 일을 시키고 싶은 못된 마음’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평소 똘똘해 보이는 친한 실험실 후배한테 "창업하는데 좀 도와줘”라고 술 사줘가면서 이야기하면 그 후배는 '학교 다니면서 경험도 쌓아보고 한 번 해보자’ 라는 마음을 먹게 되는데 이 때 근로 계약이 제대로 체결 될 수가 없다. 그냥 사장 '형'이 공짜로 쓰겠다는 '놀부심뽀’다. 그런데 대학교 실험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왜냐면 대학교 실험실은 대학원생 위주로 이뤄지는데 대학원생은 대부분 지도교수한테 공짜로 일(실험)을 해주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대학원의 Lab. 시스템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그나마 좋은 해결책은 서로 다른 전공, 쉽게 평소에 친하지 않았던 ‘이과'와 ‘문과’ 친구들 사이의 창업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역의 역할이 분명하다. "나는 기술적이고 생산적인 부분을 맡을게 너는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해. 그리고 각각의 사업계획서를 준비해서 브리핑하자” 즉, 실패할 risk를 줄일 수 있다


둘째, 비즈니스의 맵의 시야가 확장된다. 둘은 생각은 다르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볼 줄 아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시야를 그만큼 확장할 수 있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설득시키고 설득 당하는 기술을 연마 할 수 있으며 경험치를 쌓아가며 만랩을 달성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즉, 실패할 risk를 줄일 수 있다


셋째, 평소에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공통점 즉, 계약의 관계로 뭉쳐진 관계여서 헤어짐도 쿨할 수 있다. 친한 친구를 비즈니스 때문에 잃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리고 형님, 누나, 아버지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X같은 부장, 과장, 이사 등등이 있어도 회사가 잘 굴러간다는 건 무슨 얘기일까? 


'회사의 동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돈’과 ‘사람’이다. 냉정하지만 고장난 부품(사람)은 교체해야 한다. 아이폰 카메라처럼 모듈이면 교체하는 비용이 비싸지긴 하지만 사용하려면 ‘반드시’ 교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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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일반화학’책,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 직원간의 케미스트리가 필요하다.



2편 마무리


씨바,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들이여, 친한 친구들과 근친사업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을 뽑아서 사업의 공동의 목표를 세워가며 발전해 갈 길도 스스로 정해보고, 티격태격 싸워가며 의견도 조율해 보라. 그리고 직접 직원을 모집하고 면접하는 채용의 전 과정과 직원을 퇴사시키는 일의 과정을 사용자 ‘갑’의 입장에서 경험해 보라.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동안 피고용자 ‘을’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던 내용들이 ‘갑’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인지 그리고 갑자기 신문에서 사용자 ‘갑’의 주장들에 동질감을 느껴지면, 바로 그 시점부터 당신은 사장의 자격증 중 하나를 취득한 것이다. ‘갑’질을 하란 이야기가 아닌 거 알지?



to be continued~ 





기절광풍 M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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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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