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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08. 수요일

독투불패 docque








수능이 끝나고 누구네 집 아이가 의대에 합격했다고 하면 주위에 뜨르르 하게 소문이 난다. 아마도 의대에 들어간다는 건 그곳이 어느 의대건 간에 공부의 신이란 걸 입증하는 의미와 같다고 볼 수도 있다. 적어도 요즘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사람들이 의대를 졸업하고 환자를 볼 때쯤 되면 앞뒤가 꽉 막히고 말이 안 통하며 뭘 물어봐도 도통 시원하게 설명을 못한다. 걔 중 친절한 의사들이 기껏 하는 말이 체질 때문이라거나 신경성이란 설명을 하는 정도다. 성의가 없거나 실력이 없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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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 통하네..



도대체 어떤 원인으로 이런사태가 초래된 걸까? 궁금하면 못참는 본인의 성격땜시 의사들이 보는 책을 들춰보기도 하고 제약회사에서 의사들을 상대로 세미나를 하면서 교류가 있었기에 만날 때마다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다.


결국 내린 결론은...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근에 몇몇 자기 몸(또는 가족)이 아픈 의사들을 시작으로 좀 더 진지하게 현대의학의 한계와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바로잡으려는 시도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그들 스스로 이 문제를 모두 고치긴 힘들 것 같다. 참으로 남 얘기 안 듣는 사람들이라서... 물론 제약회사 영업사원 말은 좀 듣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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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외에 여기도... 말이 안 통하네뜨



좀 거창하긴 하지만 그들에게 공개적으로 교육을 제안하는 바이다.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다빈도 질환의 실질적인 발병 원인에 대해서 다국적 제약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입장이 아닌 순수하게 환자의 회복만을 고려한 내용이 될 것이다.



의학은 과학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종교가 아니라는 말이다.) 과학은 진실 그 자체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실에 더 가까이 가고자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다. 과학의 역사를 보면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잡아서 좀 더 바람직한 대안으로 교체해 가는 과정이란 걸 말하고 싶다.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적 내용들은 아마도 오류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한때는 맹장(충수)이 아무 것도 기능을 하지 않아서 제거를 해도 건강엔 전혀 아쉬울 게 없는 그런 부분으로 믿어지던 때도 있고... 서점에 가 보면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수많은 이유들이 적힌 책들이 널려 있다. 아주 근거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피부과 의사들이 방송에 출연하거나 기사를 기고할 때 가장 흔히 하는 말이 ‘스테로이드 연고 함부로 쓰지 말라’는 말이다. 약국에서 스테로이드 연고의 판매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오히려 피부과 처방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이 스테로이드 성분이다. 의사가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서 병명을 밝히는 데까지는 좋다. 하지만 결국 선택하는 치료법이 차선택도 아닌 최악의 치료법이라면 그건 환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바로 잡아야 하는 일이다. 모르고 그랬다면 재교육을 해서라도 고쳐나가야 하는 일이다.


속이 안좋아서 내시경 검사나 내과 진료 후에 위장약으로 가장 흔하게 받는 처방이 제산제(또는 산분비 억제제) 처방이다. 심지어 몇 년씩 또는 몇십 년씩 위산분비 억제제(위장약)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 보자. 위산이 우리 몸에(구체적으로는 소화 과정에) 불필요한 물질인지...


뻔한 답이지만 위산은 소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물질이다. 함부로 없애면 안되는 녀석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위산을 제거하면 그 여파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첫 번째 테마는 위장병과 위장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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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거?



위산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프로톤 펌프라는 걸 돌려서 위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에너지 소모가 무척 많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거다.


우리 몸에는 각종 펌프가 있다. 액피브 트랜스포트라는 과정인데 ATP를 소모해서 세포막을 기준으로 특정 이온이나 물질을 한쪽으로 퍼 올리는 작용이다. 당연히 펌프를 돌리는 데는 에너지 소모가 크다.


예를 들어 나트륨(혹은 소디움) 펌프라는 게 있다. 나트륨은 지 맘대로(농도구배에 따라) 세모막을 통과해서 이동하려는 성질이 있다. 그런데 나트륨이 이동하면 물도 따라 이동을 하게 되는데 적정량 이상의 나트륨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면 물도 따라 이동해서 세포가 빵빵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거시적으로는 부종이라는 상태가 된다.


나트륨이 잔뜩 들어 있는 라면 국물을 마시고 자면 다음 날 얼굴이 달덩이가 되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개는 라면 국물을 마시고 자면 부종이 심하게 나타난다. 반면에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어떤 차이가 이런 결과를 초래할까? 


바로 에너지대사의 차이인 것이다. 에너지대사가 잘 안되어 ATP생성이 잘 안되는 사람은(예를 들어 추취를 심하게 타고 수족냉증이 심한 사람) 잘 붓고, 열이 많고 기운이 넘치는 사람들은 짜게 먹어도 잘 붓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능동 수송에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세포내에서 소비되는 전체 에너지의 40%에 달한다. 신경섬유막에서의 능동수송 기전도 비슷하다. (나트륨은 밖으로/포타슘은 안으로 에너지를 사용해서 능동수송한다.) 눈치 빠른 분들은 감을 잡으셨겠지만 당연히 에너지대사가 잘 안되는 사람은 신경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그러면 위장질환에서 처방되는 위장약(제산제나 산분비 억제약)의 처방이 적절한지를 논하려면 환자의 에너지대사가 원활하게 잘 되는 상태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만 되는 것이다. 안 그래도 위산을 만드는 데 허덕이고 있는 환자에게 그나마 힘겹게 분비되고 있는 위산마저 없애 버린다면 도대체 어떤 이득이 있을 것인가. 


매번 진료 때마다 환자의 위를 꺼내서 위산이 얼마나 분비되느지를 재 볼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위산이 넉넉히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에너지생산의 능력)인지는 논리적으로 따져 볼 수가 있다. 에너지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동반되는 증상들이 있게 마련이다. 알고 보면 보인다.(갑상선 기능 저하증만이 에너지생성 저하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위산의 중요성을 한번 짚어 보고 넘어가자. 최근에 종영된 <응답하라 1994>에서 아무거나 먹고도 끄떡이 없는 의대생 쓰레기는 왜 그렇게 상한 음식을 먹고도 남들처럼 심각한 식중독에 걸리지 않았을까? 바로 위대한 위산의 업적이다.


위산은 매우 강력해서 적정 농도(심지어 pH1.2)를 유지한다면 어지간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다 죽여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심각한 단체 급식 식중독 상황에서도 멀쩡한 애들이 몇몇씩은 있는데 얘네들이 바로 위산이 넉넉히 분비되는 경우다.


단백질 분해에 필수적인 펩신은 위산이 충분히 있어야 활성화가 된다. 단백질의 분해과정은 음식물의 소화흡수에서 아주 중요하다. 단백질로부터 필수아미노산이 소화흡수가 안되면 우리몸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합성할 수도 없고 미네랄의 소화흡수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즉, 위산의 만성적인 부족은 영양학적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미네랄의 부족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위장약을 몇 달치씩 혹은 몇 년치씩 처방하면 어쩌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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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위장벽을 자극하는 위산이 사라져서 덜 아프긴 하겠지만 정작 손상된 위벽의 회복에 필요한 영양소의 소화흡수에 있어서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위장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평상시에도 위산을 넉넉히 분비하지 못하는, 에너지대사가 잘 안되는(기운이 없고 추위에 많이 약한)사람이라면 위장약의 이러한 부작용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위장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에너지대사가 안되는 사람들이 월등히 더 많다는 것이다. 진료중에 제발 이런것 좀 신경 써 보시라... 신경 써서 보면 보인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위장벽은 매우 빠른 속도로 재생이 이뤄진다. 반복되는 망년회에 술로 쩔어서 위벽에 궤양이 생겨도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별도의 치료과정 없이 정말 며칠 사이에 저절로 새살이 돋고 힐링이 된다. 상피세포로 덮인 위벽은 재생 능력이 아주 뛰어난 조직이다.


비슷한 조직은 구강 점막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뜨거운 음식을 먹다가 입천장이 벗겨진 경험들이 종종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별도의 치료과정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살이 돋아나서 아무렇지 않게 자가 치유가 된다.


이러한 자가 치유 능력이 유지되는 건강한 사람들은 위장병이 잘 생기지도 않고 며칠 무리해서 생겼다 하더라도 별도의 치료가 필요치 않고 저절로 낫는다. 그런데 위장병이 잘 낫지 않고 병원을 찾을 정도면...


바로 이런 사람들의 병태생리적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의 위장병 치료의 핵심이다. 위장약을 처방하기 전에 환자의 몸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서 처방을 하자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의 경우 대부분의 위장병 환자처럼 위산을 없애는 처방을 한다. 그런데 정말 위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어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위산을 줄이거나 없애는 처방을 하는것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매우 심각한 영양학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처방을 하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압의 증가 원인과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되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지 여기에 제산제 처방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정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괄약근의 수축작용을 유지하는데 칼슘이라는 미네랄의 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아실 것이고. 위에서 설명 드렸듯 미네랄의 소화흡수에 위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설명을 했다. 그러면 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위산을 없애는 처방을 함부로 해도 될까?



헬리코박터 이야기를 해 보겠다. 헬리코박터프로젝트 같은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를 어정쩡한 광고 카피가 아니다.(효과가 있다는 소릴 하고는 싶어 보이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유독 높다.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으면 후진국형인데 거의 70%에 육박한다. 각종 위장 질환과 암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대다수 헬리코박터균을 가지고 있지만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지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여부를 진단해서 제균치료를 하는 것보다 감염이 되었지만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이만...


휴일에 급하게 치느라고 오타가 있을 수 있는데 이해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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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집도 좀 이해바란다








독투불패 docque


편집 :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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