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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06.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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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민영화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지만 우리 정부는 친절하게도 꿋꿋하게 민영화인지 사유화인지 경쟁체제 도입인지 뭐라 부르든지 결국 끝까지 하나보다.

 

자회사인지 모회사인지 엄마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짜르고... 오이디푸스 페티쉬적인 코레일의 행태를 보면 그 앞과 뒤가 다른 변태스러움에 므흣한 미소는 개뿔~

 

그리고 이 땅의 아버지들의 파업은 결국 노동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많이 봐왔던 그림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부는 한국의 철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독일식이라고... 아니 독일의 성공한 사례를 따라가야 한다고 자랑스럽게 독일 철도 민영화를 소개하였다.


즉각 이에 대한 반론이 여러 매체를 통해서 흘러나왔고 지금도 인터넷에 독일 철도 민영화를 치면 수많은 반대 의견들을 (아직 죽지 않은) 다양한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지금 요딴 글을 왜 써대고 있나? 나도 궁금하다.



그래도 명색이 (자칭)특파원인데 뭐 한마디 끄적 거리고 싶을 뿐이다. 독일 철도를 통칭하는 한국의 코레일 같은 도이체반 주식회사(Deutsche Bahn AG: 독일철도 주식회사)이라는 기업이 국영이니 민영이니 자회사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들 다 복잡하고 의미도 없으니 때려치운다.

 

나라마다 상황도 다르고 기차의 역할도 활용도 다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흑자 적자 논리를 펴 가며 직접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일단 쉽지 않다.

 

단적인 예로 한국의 철도는 섬나라처럼 나라 안에서 기차가 왔다 갔다 할 뿐이다. 하지만 유럽의 철도는 각국이 조약을 맺고 국경을 수시로 넘나든다.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유럽으로 유입되는 엄청난 관광객들로부터 끝도 없이 돈을 뽑아 먹을 수 있다. 이런 조금 더 넓고 복잡한 제도와 수익 구조 등으로 인해 상당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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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한국에서 좋은 민영화라는 선전용으로 사용되는 독일 철도에 대해서 조금은 미시적으로 사용자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기로 하겠다.


참고로 독일 철도는 민영화 아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수서발 KTX(지들은 아직도 민영화 아니라고 주장하는)와 비교하면 국영 철도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국영이지만 가장 잘나가는 노선 하나를 뺀다고 하는데 그들이 내세우는 독일의 경우 고속철도는 전부 국유화되어 있고 근처를 돌아다니는 (싸고 느린)간선철도가 자회사 형태로 되어 있다. 베끼려면 이런 거 베껴라. 나도 그럼 반대 안 한다. 참고로 독일철도 주식회사(Deutsche Bahn AG)와 함께 일하는 자회사는 무려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들과 함께하며 독일 철도는 참 많은 문제를 가지게 되었다.


퉤~ (나도 이거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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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하악 하악~

 


일단 많은 철도 페티시들이 하악~ 하악~ 거리는 예쁜 독일의 ICE(이체에~)가 있다. 아이스라 부르고 싶은 욕구가 들게 만드는 이 지멘스에서 만드는 ICE가 대표적인 고속철도 되시겠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프랑스 떼제베와 더불어 한국의 KTX 도입 시 경쟁을 하던 모델로 결국 프랑스에 밀려 한국 진출이 좌절된 장어 닮은 이 녀석은 빠른 속도에(최고 300 Km/h) 나름 조용한 승차감과 더불어 키 큰 독일인들에 걸맞는 넓은 좌석이 달려 있다.

 

하지만 칭찬은 딱 여기 까지다.


일단 가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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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400Km 거리인 베를린에서 도르트문트까지 3시간 23분 걸리고 9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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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슷한 거리인 뮌헨에서 프랑크푸르트 3시간 17분에 101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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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차의 1등석 요금은 164 유로이다

출처: 도이체반 홈체이지



직접 비교가 쉽지 않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킬로미터 정도이기에, 독일에서도 같은 거리를 달리려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대략 뮌헨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거리가 400킬로미터 정도 된다. 그리고 가격은 1등석의 경우 164유로, 2등석은 101유로다. 원화로 환산하면 23만 6천 원과 14만 5천 원이다. KTX가 같은 조건으로 7만 4천 원과 5만 3천 원이므로 대략 세 배의 차이가 난다.


비싸다. 요즘 종종 나오는 영국 철도의 살인적인 가격에 비하면 나름 착한(?) 가격이라 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비싸다. 물론 논리적으로 독일이 돈도 많이 벌고 물가도 비싸니 당연한 거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럼 대략적인 물가를 알아보자. 물가라는 것이 너무 막연하니 너도 나도 다 사용하는 빅맥지수를 들이대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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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핌



파란 점으로 나타나는 빅맥지수와 빨간 점으로 나타나는 환율의 차를 감안하여 보정한 빅맥 보정지수를 보자면 유럽과 우리나라, 독일과 한국의 물가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맥지수 외에 기름 값도 비교해 보자. (난 가벼우니까 경유)경유의 경우 오늘 가격이 1,705원, 독일은 1.39유로(한화로 2,003원)이므로 차이가 많지 않다. 물론 독일의 물가가 전체적으로 약간 더 비싸다. 하지만 기차는 세 배 더 비싸다.


그렇다. 기차 이용객에게 민영화든 자회사든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하지만 일단 독일은 기차비가 상당히 비싼 나라다. 물론 반대로 우리나라가 상당히 싼 나라일 수도 있다. 누구의 말대로 민영화가 되면 가격이 인하한다는 그런 밑도 끝도 없는 논리는 살짝 무시하기로 하겠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동안 귀족노조라 불리는 철도노조가 너무 많은 임금을 가져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북좆선일보께서 친히 이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신다. 돈은 독일 철도에 비해 1/3 버는데 코레일 직원들의 임금이 독일과 비슷하다면 승객들 입장에서도(오지랖 넓게 걱정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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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좆선일보

 


북좆선일보에 나온 자료다. 우리나라 철도의 임금이 유럽에 비해 과다하단다. 그럼 철도 가격도 독일처럼 세 배로 늘리면 수입도 세 배로 늘게되고 그럼 자연히 임금 비율은 19%가 된다. 이런... 순간 독일보다 낮아지네?

 

게다가 적자를 보던 독일철도 주식회사가 90년대에 비해 현재 약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줄임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는 점도 저 도표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저렇게 따지려면 철도 노동자들이 시간당 얼마를 받고 있는지 시급으로 나누어서 비교를 해야지, 실제로 하루에 8시간도 일하지 않는 독일인들과 야근, 특근 등 이것저것 갖다 붙여서 산출되는 한국의 철도 노동자들과 어떻게 월급으로 비교를 하나? (참고로 그들의 주당 근무시간이 39시간이다.)


비겁한 넘들...


이렇게 철도 요금이 비싸다 보니 독일에선 카풀이 굉장히 대중화되어 있다. 특히 젊고 아직 돈이 없는 학생들 같은 경우 먼 도시를 이동할 때 카풀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카풀의 장점이야 수도 없다. 운 좋으면 꿈에 그리던 좋은 차도 탈 수 있고 뜻하지 않은 로맨스도 있을 수 있으니.. 에헴~ 중요한 얘기 아니니 넘어가자.)


새눌당에서 이것을 창조경제의 영역으로 개발 중이라면 내 특별히 할 말은 읍따.


세 배가량 비싼 철도이니 적어도 서비스 하나만큼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독일철도의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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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덕국의 기차역 전광판

링크1, 링크2 



6번 레일 140분 연착

1번 레일 30분 연착

2번 레일 35분 연착

O번 레일 40분 연착



독일에는 대중교통 중재위원회(SOP)라는 곳이 있다. 기차뿐 아니라 모든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 사항을 접수하여 처리해 주는 곳이다. 아직 이 위원회가 출범한 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2013년 독일 철도에 대한 중재위원회 신청 건수가 3000천 건이 넘으면서 최고기록을 세우고 말았다. (참고로 2012년은 대략 2000건이었다.)

 

가장 큰 불만은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는 열차에 대한 것이다. 수시로 있는 연착과 취소되는 열차들... 그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기관이 바로 저 대중교통 중재위원회다.

 

3000건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 연착과 열차취소에 대한 항의다. 그 외 약 1/3은 티켓에 대한 문제. 예를 들어 제대로 돈을 주고 산 열차표가 인식이 안돼서 표 값을 두 배로 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 외 나머지 불만들이 전체적으로 친절하지 않은 서비스와 1등석을 예매했는데 1등석이 없는 기차가 오거나 하는 문제라고 한다.

 

(물론 문제가 중재위원회까지 갈 정도라면 심각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승객들은 열차 이용 시 불만이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역에 있는 창구에 가서 해결하지, 중재위원회까지 가지는 않지 않겠는가? 참고로 독일 철도청 전체가 작년 한 해 동안 처리한 자잘한 문제들은 125만 건이라고 한다.)

 

이 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독일 철도청과 협의하에 연착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1시간이 연착되면 기차표의 25%를 돌려주고 2시간이 늦으면 기차표의 50%를 돌려준다.

 

물론 독일 철도청의 수많은 자회사 중 몇몇, 특히 작은 회사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지만, 독일 철도청에서 강제할 방법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참 착한 자회사들이다.


물론 철도회사는 올해 일어난 홍수에 대부분의 책임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철도 문제에 대해서 근본적인 접근 없이 이런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이야기들은 필자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선이다. 가격이 더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착이 더 잦아지고, 서비스가 안 좋아지고 상황에 대해서는 독일인들 역시 이해를 하지 못한다.



철도를 하나의 사업으로 보았을 때 표면적으로 독일 철도는 그동안의 적자를 딛고 흑자로 돌아선 좋은 사례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 정부 역시 그렇게 포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대체 어떻게 자회사를 통한 흑자가 가능했는지 알아보자.

 

독일 철도 역시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최근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로 돌아선 원인은 자회사나 경영 구조 개선 등의 아름다운 말을 붙일 수도 있으나 쉬운 우리말로 다시 풀면 결국 노동자들 자르고 철로를 줄인 결과다. 

 

하지만 잘려나간 인원만큼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수 밖에 없었고 과다 업무로 친절도 역시 하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기존에 약 4만 킬로미터였던 독일의 철로는 위에 언급한 조치 이후 약 7천 킬로미터가량 줄어 약 3만 3천 킬로미터가 되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지방의 역을 폐쇄하고 기차가 많은 곳에 있었던 추월 선로를 패쇄함으로써 경제적 이득은 보았지만 기존과 동일한 거리임에도 운행 소요시간이 더 늘어나는 부작용도 낳았다.

 

기차가 빠르면 뭐하나? 같은 거리에 그만한 속도를 못 내면 비싼 쓰레기일 뿐이다.


물론 이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 역시 진보와 보수의 입장만큼 명확히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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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파업해요~



<빌트>에서는 노조의 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링크)같은 날 <디 차이트>에서는 반대로 20년이 된 독일철도 주식회사의 역사와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다룬 기사가 나왔다. (링크위의 두 언론에 관한 이야기는 필자의 이전 글을 참고 바람.

 

이쯤 되면 한국이 왜 독일의 철도 자회사 정책을 따라하려는지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오로지 흑자가 그렇게 좋다면 다 민영화 해라... (아, 이미 하고 있능가?)

 

물론 독일도 한국도 좋아하는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낙하산 인사!!

 


최근 독일에선 철도 주식회사의 사장 선임 문제를 두고 말들이 많다. 바로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이가 전직 총리실 최고책임자(Kanzleramtschef)인 로날드 포팔라(Ronald Pofalla)로 밝혀지며 비난의 중심에 서있다.


메르켈 총리의 오른팔로 활약하던 그가 전혀 전문성과 상관없는 독일철도 주식회사의 사장으로 내정된 이 소식은 일반 국민뿐 아니라 독일 보수 기민당과 그들이 이끄는 대연정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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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저 기차 사줄까?

넹~ 하악 하악 ~



독일철도 주식회사의 사장직은 대략 연봉이 1.3 ~ 1.8 밀리언 유로로(한화로 약 2~30억 원 정도)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평생 정치만 해오던 그가 저런 자리로 간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위를 등에 업고 로비를 통해 그 자리를 샀다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의 투입은 곧 철도 주식회사의 로비가 정치권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함을 뜻하며, 이는 독일 철도에도 독일 정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란 지적이 있다.


선거에서 도와주고 대통령 옆에 붙어서 내시처럼 딸랑딸랑을 잘하면, 당선 후 보은 인사를 통해 그 은혜를 받게 되는 예의 바른 우리 민족 역시 이러한 일이 한둘이 아니니 어떠한 상황인지 다들 짐작하리라 본다.

 

독일이든 한국이든 보수들이 혹은 자본주의 신봉자들이 하는 일은 하나같이 왜 이러냐!


대략 이 정도가 독일 철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들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민영화(민영화 아니지만)로 포장되어 소개 된 독일 철도는 사업적 면에서 흑자를 기록한다고 하니 성공이라는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공공부문에 저런 경제적 잣대를 들이대려면 일단은 “청와대와 국회를 먼저 민영화한 다음 이야기 해 보자”라고 주장하고 싶다.

 

‘청와대와 국회 민영화 추진 위원회’의 출범을 촉구한다. 청와대가 민영화되면 그 지분은 내 꼭 호주머니 탈탈 털어 구입하러 갈 테니 말이다! 그때 가서 친한 척 말고 지금부터 나한테 잘 보이시라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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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되면 언젠가 내꺼~ 츄릅~








독일특파원 타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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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