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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13. 월요일

견인차










오늘은 특별히 배경음악 :)

 

 

벌써 새해가 된 지 3주나 지났습니다. 여러분들의 신년 계획은 잘 지켜지고 있나요? 작심삼일 계획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3일에 한 번씩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올 겨울 이상기온으로 무서울 정도의 강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이젠 영하 20도가 우습고 어쩌다가 영하 10도로 기온이 올라가면 신나서 나가게 됩니다.(어젠 분명 영하 30도였는데 오늘은 영하 8도가 되는 기적)

 

제가 자꾸 춥다고 징징대는 것 같은데 영하 30도 살아 보세요. 뭘 물어봐도 “추워.”라고 밖에 답이 안 나와요.

 

“밥 먹었니?” -> “추워.”

 

“주말 잘 보냈니?” -> “추워.”

 

“기분은 좀 어때?” -> “추워.”

 

그럼 영하 30도 따위 씹어먹고 남극의 겨울에서 새끼를 키워내는 황제펭귄에 대해서 알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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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펭귄은 북극에 ‘안’ 살아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십니다. 북극곰과 펭귄을 같이 그린 다던지, “북극에 펭귄 있잖아.”라고 대화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펭귄은 남쪽에 살죠. 대부분의 펭귄들이 남극에 살고 있습니다. 종종 남극 말고 딴 남아메리카, 호주 남쪽 그리고 남아프리카에 살기도 하지만, 여하튼 다들 남반구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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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들 서식지 지도

 

 

펭귄은 남극/남반구에 살기 위해 특화된 새들로, 여기 말고 딴 데 사는 애들은 동물원 사는 애들이나, 밥 먹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조류에 휩쓸려서 실수로 멀리까지 와버린 길 잃은 펭귄들 입니다. 특히 황제펭귄들은 남극에만 서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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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 나는 누구 feat. 뉴질랜드

 

 

2. 영하 40도 허들링

 

황제펭귄들이 영하 20도 정도는 씹어 먹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까지 불어대면 아무리 황제펭귄들이라도 춥습니다. 그럴 때는 조상의 지혜를 발휘해서 허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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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허들허들

 

 

허들링은 펭귄들이 서로 모여서 거대한 그룹을 이뤄서 추위를 견뎌내는 방법입니다. 적을 때는 열 마리에서 많을 때는 수백 마리까지 모여서 추위를 견뎌냅니다. 허들링에 가장 큰 장점은 가운데 쪽으로 갈수록 바람을 적게 맞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상당히 올라간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허들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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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춥자

 

 

허들링을 할 때는 단순히 같이 뭉쳐 있는 게 아니라 천천히 돌면서 자리를 바꿉니다. 바깥쪽에서 바람을 막으며 허들허들 떨던 녀석들도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고, 안쪽에서 따시게 있던 녀석들도 바깥쪽으로 이동해서 다른 펭귄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줍니다.

 

 

3. 삶의 75%를 바다에서 보냄

 

북극곰이 바다에서 먹고 살아서 해양동물이듯이 펭귄도 바다에서 먹고 살기 때문에 해양동물입니다. 삶의 75%를 바다에서 보내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다와 추위에서 살아남도록 적응되고 진화되었기 때문에 바다에서는 공기 층으로 몸을 감싸고 유선형으로 생겨서 웬만한 저항은 흘려 보낼 수 있는 해군의 꿈 같은 몸이지만, 땅 위에 서면 어설퍼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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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는 포탄 같이 돌아 다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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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밖에만 서면 약해지는 당신

 

 

하지만, 물 밖에서면 가끔 바다사자한테 물 밖에서 쫓기기도 하지만 물 안에서의 최대 천적도 보통은 물 밖에선 맥을 못 추리기 때문에 황제펭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펭귄들은 물 밖에서 아무리 뒤뚱거리면서 귀엽게 걸어 다녀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물론 새끼들은 예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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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다 못해 만만함

 

 

4. 펭귄...또..똥이..

 

황제펭귄은 산란기 때에 단순히 100-500마리 정도 모이는 게 아니라 수천 마리에서 많을 때는 수만 마리까지 모입니다. 그리고 애부터 어른까지 모두다 함께 발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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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끼!!이시끼!!

 

 

조금도 아니고, 아주 많이 쌉니다. 아주 많-이, 얼마나 많은가 하면 무려 우주에서 보입니다. 닭 똥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키 1m가 넘는 만 마리의 팽귄들을 상상해 보세요. 자 이제 모두 다 함께 발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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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펭귄은 정말 춤을 춥니...?까?

 

영화 해피피트에서 보면 펭귄들이 현란한 발놀림을 보이며 탭댄스를 춥니다. 부럽습니다...? 황제펭귄은 일 년에 한 번, 겨울에 산란기를 가집니다. 산란기가 되면 그 전 해에 모였던 바람이 덜 부는 지역으로 다 같이 이동해서 짝을 찾습니다.

 

열심히 그 전 해 같이 짝을 이뤘던 상대를 찾기도 하지만, 못 찾으면 못 찾는 대로 새로운 짝을 찾습니다. 암컷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수컷을 찾고 수컷은……. 사실 수가 암컷에 비해 적기 때문에, 맘에 드는 짝을 골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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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서로 인사를 하고, 같이 소리를 내고 노래하고, 같이 걷습니다. 어떻게 보면 왈츠와 같이 격식을 차린 춤과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소리가 더 중요하죠. 펭귄들은 정말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서로 계속 소리를 내서 구분합니다. 부부들도 서로를 목소리로 구분하고, 자기 새끼도 목소리로 구분합니다.



6. 엄마아빠가 공동육아를 합니다.


펭귄은 모성애와 부성애가 모두 뛰어난 대표적인 동물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뛰어나다 못해 집착 수준으로 심하죠. 보통 암수가 짝을 이룬 후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그 알을 받아서 품어 부화시킵니다. 그 동안 암컷은 약 한 달간 바다에 나가 배를 채우고 돌아오죠. 그러고 나면 그 와중에 수컷이 열심히 품어서 부화시킨 후 애지중지 키워 놓은 새끼를 받아서 품고 이번엔 수컷이 바다로 나가서 배를 채우고 돌아옵니다. 사람 말로 하자면 맞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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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녀올 때까지 복실이로 만들어 놓으세요

 

 

알을 부화시키고 키우는 동안 부모는 사실 똥 싸는 거죠. 교대로 돌아가며 먹이를 먹고 오는데 혹여라도 둘 중 부모 중 하나라도 안 돌아오면 다른 한 부모와 새끼 둘 다 죽고 마는 것입니다. 부모는 배 속에 음식을 소화시키지 않고 저장해 뒀다가 약간 소화시킨 상태로 새끼에게 줍니다. 펭귄 밀크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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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언제와?

 

 

애지중지하면서 새끼들을 키우다가 새끼가 급성장기를 맞이하여 쑥쑥 자라나면 유치원에 보내놓고 부모들은 좀 더 자주, 또는 둘이 함께 먹이를 사냥하러 다닙니다. 많이 먹여야 하거든요. 그럼 남아있는 새끼들은 서로 허들링을 하며 추위를 이겨냅니다. 하지만 종종 부모들이 돌아오기 전에 얼어 죽기도 합니다. 어떤 때에는 바다에서 부모가 죽어서 혼자 굶어 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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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허들

 

 

새끼들이 유치원에서 이런 거 배우는 동안 부모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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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와 싸워가며 먹이를 공수합니다.

 

어찌보면 참 인간의 삶과 비슷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회에서 싸우고, 부모들이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을 때 아이들은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다들 결국은 밖이 얼마나 추운지에 관계없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아가고 있는 거죠. 어른들은 어른들의 사정이 있듯 아이들은 아이들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서로 기억하고 서로 이해하며, 올 겨울도 따뜻하게 모두들 잘 이겨 낼 수 있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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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한 주 되세요 :)

 

 


참 고 자 료

 

MBC 남극의 눈물(강추)

 

http://www.livescience.com/5481-penguin-poop-monitored-space.html

 

http://ngm.nationalgeographic.com/2012/11/emperor-penguins/hodges-text

 

http://en.wikipedia.org/wiki/Emperor_Penguin

 

http://www.birdlife.org/datazone/speciesfactsheet.php?id=3849

 

http://www.penguinworld.com/types/emperor.html



 

 

 

 

 

 

견인차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