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1. 미국의 영화감독 앨런 스미시는 1968년에 데뷔해 20세기가 끝날 때까지 폭넓은 장르의 다양한 영화를 선보인 영화감독입니다. 농담입니다. 앨런 스미시는 가상의 인물이며, 감독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을 때 등장하는 일종의 가명입니다.
582. 영화회사와 영화 프로듀서가 강력한 권한을 가지는 미국 영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화감독들은 전미감독협회라는 노동조합을 결성해 감독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감독의 이름이 엔딩 크레딧 최초에 등장하는 관행도 그렇게 획득한 것이지요.
583.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영화 완성도가 아무리 낮아도 감독 이름은 크레딧에 들어가야 합니다. 영화가 성공하면 명성을 얻었을 감독은 영화 실패에도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이것은 미국 영화계에선 중요한 관행입니다.
584. 영화가 제작 과정에서 감독의 손을 벗어났을 때, 외부의 압력으로 감독이 이 영화는 더이상 자신의 작품이 아니니 내 이름을 걸고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고 판단했을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앨런 스미시입니다.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도
기내용 영화로 재편집해서 상영할 땐 그 이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585. 영화 <총잡이의 죽음>(1969)은 첫 감독이 주연배우와의 의견대립으로 교체되면서 두 감독의 손을 거쳤지만 어느 감독도 자신의 작품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전미감독협회는 크레딧에 감독 이름을 넣는 관행을 지키기 위해 앨런 스미시란 가명을 쓰죠.
586. 영화 <총잡이의 죽음>을 계기로, 전미감독협회가 감독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작품은 '앨런 스미시'란 공통의 가명을 감독 크레딧에 넣고 관계자는이유에 대해 함구한다는 전통이 생깁니다. 이 전통은 영화계에선 2000년까지 이어지죠.
587. 전설의 영화감독 '앨런 스미시'는 21세기에 은퇴합니다. 가명이 가명으로서 유명해지면 영화제작상의 트러블이 있었다는 사실을 덮는다는 의미는 없어지니까요. 그 뒤로는 비슷한 상황에서 작품마다 다른 가명을 사용하는 관행이 정착합니다.
한국 제목으로 <앨런 스미시 영화>인
Burn Hollywood Burn
영화에 등장하는 영화감독의 이름이 앨런 스미시
588. 정작 영화 <총잡이의 죽음>은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건 재미있는 후일담이죠. 뉴욕 타임즈는 당시 앨런 스미시가 가명인줄 모르고 감독으로서의 그의 기량을 칭찬하는 기사를 내기도 합니다.
589. 케첩은 미국의 소울 푸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에 다다르게 됩니다. 생선 등을 이용해 만들던 일종의 소스가 동남아시아로 전파되고 이것이 영국으로 건너갑니다. 토마토 케첩이 정착된 건 20세기 이후로 알려져 있죠.
590. 마요네즈는 프랑스 요리에 사용하는 드레싱으로 원래는 고기 요리용 소스의 일종이었습니다. 마요네즈에 야채를 찍어 먹으면서 "이것도 따지고 보면 프랑스요리다!"라고 주장하면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프렌치를 즐길 수 있죠.
591.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하죠.
"현재 ---이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서 북상중입니다" 빈칸에 여러분이 싫어하는 정치인 이름을 넣어 보시기 바랍니다.
592. 2차대전을 거치면서 괌의 미합동태풍경보센터가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여자처럼 순해지라는 의미'로 여성의 이름만 붙이다가 1978년 이후에야 남녀 이름을 교대로 붙이게 되었다고 하죠.
593. 2000년 이후, 한국을 포함한 1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태풍위원회가 회원국 고유 이름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1959년에 한반도를 휩쓴 태풍이름이 영어식 여성 이름인 사라이고 2003년의 태풍은 매미인건 이런 이유지요.
594. 태풍위원회는 회원국이 제출한 각국 언어로 된 태풍 이름을 순서대로 돌아가며 사용합니다. 그러나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은 다시 그런 피해가 없도록 이름을교체하죠. 한국이 제출한 이름 중엔 매미가 무지개로, 나비가 독수리로 교체됐습니다.
595. 일본도 태풍위원회 회원국이며 일본어로 된 이름도 제출하지만, 정작 자국에서 태풍 보도를 할 땐 몇 호 태풍인지만 밝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본에서 태풍은 수험생의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진로가 정해져 있으니까요.
596. 카메라를 배울 때 렌즈 조리개값이 f1.4/2/2.8/4/5.6/8/11/16/22/32 이렇게 올라가는 것을 보고 무슨 규칙이 있나 다들 궁금해하곤 하죠. 2/4/8/16/32/64/128/256/512/102
4 의 루트값 근사치입니다.
597. 필름 사진이 사진의 기준이던 시절, 필름을 현상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빛이 단절된 암실(Darkroom)이 필요했습니다. 디지털 사진의 시대가 열린 뒤 생긴 대표적인 후보정 소프트웨어 이름이 라이트룸(Lightroom)인 건 재미있는 대비죠.
598.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 있는 걸 방치하면 이 건물은 누구도 관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다른 창문도 깨지고 나중엔 건물에 침입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자도 나오게 된다는 것이지요.
599. 강력 범죄를 막기 위해 사소한 '깨진 유리창'을 없애야 한다는 이론은 많은 지지를 받았고 1990년대 미국 뉴욕에서, 2000년대에 일본 삿포로에서 실제 치안 행정에 활용된 적도 있습니다. 성과도 많았지만 이 이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죠.
600. '스카이라인'이란 하늘과 땅의 경계선을 뜻하지만 현재는 대도시의 초고층 빌딩이 하늘을 배경으로 나타내는 윤곽선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시간호수에서 바라보는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처럼 스카이라인이 도시의 상징이 되는 경우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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