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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 바빠 잠시 뜸했다짬이 났을 땐, 다른 내용으로 외도(외도 내용은 링크를 눌러보시라)도 잠깐 했었다. 그 시리즈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참으로 시간이 없다. 그 사이 지난 6월 스위스에서는 "Swiss Heli-Challenge 2017" 행사가 열렸다. 잠시 눈요기를 하고 시작하자.






RC 분야의 선진국은 대략적으로 일본, 독일, 스위스, 대만, 미국 정도다. 몇몇 나라의 특징을 살펴보면, 일본은 실제와 비슷한 크기의 모델로 유명한 Hajime Factory가 있고, 독일엔 상당히 큰 스케일을 가진 헬기들이 있다.(독여긴 터빈 엔진을 안 쓰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도 민망할 정도다.), 그리고 스위스는 국제 대회 규모의 행사가 매년 열린다.


언급한 김에 하지메 팩토리 하나 구경하고 가자.






우리나라에서 RC 헬기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면 모일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참 부럽다.





이쯤 되면 이건 헬기 동호회 모임이 아니라 거의 에어쇼다.

 

내친 김에 RC 헬기 드래그 레이스도 한번 구경하자.





헬기의 속도 자체도 놀랍지만, 조종하는 실력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참고로 고속 주행하는 헬기의 경우, 헬기가 저절로 머리를 들고 위로 상승하려는 움직임이 생긴다. 그래서 조종할 때 딱 필요한 만큼만 헬기 머리를 눌러 주는 게 관건이다. 과하면 아래로 추락하고, 덜하면 돌고래처럼 위아래로 점핑하며 날아간다.


이미 RC 시뮬레이터도 다들 구입하셨을 테고, 연습도 충분히 하셨으리라 믿는다. 그러니, 이제는 지를 때가 되었다. 앞으로 여러 업체명이 언급될 테지만, 본인은 해당 업체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먼저 알려둔다. 그리고 모든 회사의 모델을 구입하여 사용해 본 것이 아니기에, 평가가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모든 지름이 그러하듯이, 지름은 종착역이 아닌 시작점이다. 많은 취미생활이 그러하듯이, 실력이 쌓일수록 더 좋은 장비를 원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헬리콥터 조종 실력이 쌓일수록 그에 맞춰서 상위 모델을 구입하고 싶어지거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개조를 원하게 된다. 그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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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벽에 이런 물건들이 걸려 있는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르는 거다

 


 

2회쯤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실력이 늘어남에 따라 헬리콥터 취미는 보통 세 가지 경로로 간다. 아크로바틱한 비행을 즐기는 3D 비행의 길, 진짜 헬리콥터와 동일한 외형을 추구하는 스케일 모델의 길, 그리고 속도감을 즐기는 고속 비행 길,  이 세 가지다. 나중에 어떤 일을 택하건 간에, 처음엔 기성품 헬리콥터를 사는 것에서 시작한다.(참고로 필자의 방향은 스케일 헬리콥터다.)

 

헬기라는 것이 간단하게는 '조종기 + 헬기'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복잡하게는 '조종기 + 헬기 프레임 + 전자 계통 + 서보 + 모터 + 배터리 + ESC + 껍데기 (유식한 말로 Fuselage)' 등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각각의 부품마다 종류가 많아서 여러 조합이 나오는데, 이것을 나타내는 몇가지 단어가 있다일단 다음 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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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짤은 헬리콥터는 아니지만,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참고 자료로 사용한다. 세 가지 모두 A380 모델인데 세 가지 옵션으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유심히 봐야 할 것은 ARF, RTF, KIT로 명시된 약자들이다.

 

RTF : Read to Fly의 약자로서, 말 그대로 날릴 준비된 상태라는 뜻이다. 조종기를 포함하여, 비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며 박스에서 꺼낸 후 충전만 하여 사용하면 된다. RC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RTF를 사는 것이 좋다. 다만, 아래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조종기는 제법 좋은 것을 하나 사는 것이 좋다.

 

ARF : Almost Ready to Fly의 약자로서RTF와 달리 몇 가지 추가가 필요하다. 일단, 조종기는 들어있지 않다. 그리고 조종기(transmitter라고 한다.)의 신호를 수신할 수신기(receiver)도 안 들어 있다. 여기에 업체들마다 기준이 다르기는 한데, 모터나 서보는 포함하되, 배터리는 안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조종기를 하나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비행기나 헬기 모델을 하나 더 추가할 때 선택하는 옵션이다.

 

KIT : 헬기나 비행기의 프레임만 있는 정보다. 서보, 모터, 배터리, 리시버 등은 모두 본인이 달아야 한다. 헬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파손이 될 경우, 마치 공각기동대에서 몸을 옮겨 타는 것처럼, 알맹이만 빼서 새로운 헬기로 옮기고자 할 때 선택한다.

 

이 외에도 BNF(bind and fly)등이 있으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RTF로 시작하는 게 여러가지로 편하다. 그러나 조종기에는 조금 신경을 쓰자.

 



조종기 (Transmitter)

 

조종기는 전파를 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영어로는 transmitter라고 한다. 예전에는 조종기 구석에 크리스탈을 박아서 주파수 대역을 맞췄다. 그러나 불편하기도 하고, 여러 장비를 동시 운용할 때 혼선의 위험이 있어서 요즘엔 디지탈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파를 쏴 주는 녀석이 있으니, 전파를 받아 주는 녀석도 있다. 헬기에 장착되어 조종기의 명령에 따라 서보들을 움직여 주는 녀석을 리시버(receiver)라고 한다. 조종기와 리시버는 한 쌍을 이루는데, 이 둘은 바인딩이라는 과정을 거쳐 다른 조종기 혹은 리시버와 혼선이 없이 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개 기종마다 다르지만, 조종기로 조종 가능한 거리는 열린 공간에서 대략 2-3km 내외다. , 3km 넘어가면 조종 기능을 상실하여 추락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걱정 말자. 3km를 가서 전파가 끊어지기 전에, 눈에서 보이지 않아 먼저 추락하게 되니 말이다. 부가티 베이론(편집자 주 : 슈퍼카 이름)이 시속 400km10분을 달리면 타이어가 버티지 못하고 터진다지만, 기름통은 7분 정도면 텅 비게 되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멀쩡한 전파가 끊어지는 일은 요즘은 없다. 아래 영상처럼 간혹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조종기와 리씨버는 다른 회사 물건끼리는 호환이 되지 않으니, 조종기를 살 때 같이 세트로 사는 게 좋다.(물론 ARF로 살 경우 둘 다 맞는 놈으로 세팅되어 온다.)

 

조종기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채널의 개수인데, '채널'이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무선 회선을 뜻한다. 따라서 채널이 많을 경우 더 많은 동작을 명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RC 자동차의 경우 2채널이면 충분하다. 이는 전진 및 후진에 채널 하나를, 조향장치(편집자 주 : 자동차의 운행 방향을 바꾸기 위한 장치) 좌우로 움직이는 데에 또 다른 채널을 사용하면 자동차의 모든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의 경우 최소 3개 채널이 필요한데, 모터 RPM 조절하는 데 1개 채널을, 러더를 이용해서 요잉 하는데 1개 채널을,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위해서 피칭 하는데 1개 채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용어 설명 및 항공기 3축 운동 참고 물론 여기에 채널 하나를 더 추가해서 에일러론을 조절하여 롤링까지 컨트롤하는 4 채널이 비행기에서 가장 널리 이용된다. (A380 모델에서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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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행기 중에도 이런 녀석도 있다. 무려 12채널. 랜딩 기어 리트랙션, 캐노피 열고 닫기, 에어 브레이크, 플랩, 착륙시 브레이킹용 패러슈트 펼치기, 폭탄 떨어뜨리기 등 기능을 하나 추가하고자 할 때마다 채널은 하나씩 늘어나야 한다.

 

 

앞서 글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헬리콥터는 무려 6개의 채널을 이용한다. 모터의 RPM 조절에 1개 채널, 헬기의 자세를 제어하는 스와시 플레이트에 총 3개 채널, 그리고 사람이 조정하는 러더에 1개 채널, 자이로가 잡아주는 러더에 1개 채널을 이용해서 도합 6 채널이 필요하다. 가변 피치가 아닌 고정 피치 헬리콥터의 경우는 이보다 적은 채널로 조종이 가능하지만 이 연재에서 다루고자 하는 헬기는 아닌 관계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 최소 6개 채널 조종기는 되어야 제대로 된 헬리콥터를 날릴 수 있다. 여기에 만약 추가적인 기능, 예를 들면 랜딩 기어 리트랙션을 한다든지, 짐발 달고 카메라를 얹어서 방향을 돌리고 싶다든지 하면, 하고 싶은 기능의 개수 만큼 채널이 더 필요하다. 채널은, 나중에 조종기에 추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개수가 정해져서 나오기에, 처음부터 이것을 고려하여 조종기를 사야 한다. 헬기는 부서지거나 지겨우면 다른 것으로도 바꾸기도 하지만, 조종기는 하나 잡으면 꽤 오래 쓰니, 조종기는 채널도 충분하고, 좋은 녀석들을 사도록 하자.

 

또 중요하게 볼 것은 각 서보들의 미세 조정이 가능한지 여부다. 헬리콥터는 공간의 3축을 이동하는 장치라서 서버의 섬세한 조절이, 안정적인 비행의 핵심이다. 특히 헬리콥터는, 채널이 서버와 1:1로 매치 되는 것이 아니라(다른 말로 하자면 1개 채널이 1개 서보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스틱 조정이 조종기 내에서 혼합된 상태로 수신기에 전달되어 여러 서보를 동시에 움직이도록 하는 서보 믹싱(servo mixing)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믹싱을 사용자가 일일이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종기에 수많은 스위치들과 다이얼들이 달려 있는 것은 이 서보 믹싱을 비행 중 조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런 섬세한 조절을 하려면 조종기에 LCD 창이 달려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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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녀석들은 아무리 싸도 사지 않기를 권한다.

보통 ARF에 기본으로 딸려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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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위와 같은 LCD 창은 있어야

쓰로틀에 따른 블레이드의 각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조종기로 유명한 브랜드들은 다음이 있다.

 


Fut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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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공히 RC계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브랜드다. Futaba의 역사는, RC의 역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으며 RC계의 표준 기술을 정립한 회사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믿고 쓰는 브랜드지만 비싼 가격이 흠이라면 흠이다. 만약 사려는 조종기가 Futaba라면 이런 저런 기능을 따지지 말고, 채널 수만 맞으면 바로 사서 써도 후회 없을 제품이다.

 


Spek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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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izon hobbyRC 사업부인 SpektrumFutaba와 함께 조종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이 회사의 DX 시리즈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며 Futaba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드론에 포함된 기능이지만, GPS를 이용한 조종을 최초로 도입한 회사로서 기술력 측면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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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RAdiolink AT9과 리씨버(오른쪽 옆에 네모난 물건)

물론 조종기는 내 손에, 리씨버는 헬기에 얹힌다.

싼 맛에 사서 썼는데, 의외로 괜찮은 스틱감에 계속 쓰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 Graupner, Jeti, RadioLink, E-flight, E-Sky 등의 여러 브랜드들이 있다. 필자는 여러 조종기를 사용하다 결국은 RadioLink에 최종 안착했다. 예전 중국산 조종기들은 내구성이나 스틱의 민감도 등에 있어서 현저하게 낮은 퀄리티의 제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꽤 괜찮은 기종들이 놀라운 가격에 많이 나온다.

 

조종기는 국내 수입 업체를 통해서 살 수 있지만, 해외직구로도 살 수 있으니 인터넷을 뒤져 보자.  대략 중국제들은 8채널 이상 기준으로 10-20만원 내외, 브랜드 있는 녀석들은 50-100만 원 정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ARF로 구매한다 하더라도 조종기의 채널 개수와 브랜드, LCD창 유무 정도는 확인하고 사도록 하자. 가끔 초저가로 나오는 ARF들 중에는 채널도 적고, LCD창도 없는 조종기를 끼워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제품은 조종기만 바꾸거나 아니면 아예 사지 않는 게 낫다. 조종기는 자동차, , 비행기, 드론까지 모두 조종 가능하니 괜찮은 것으로 하나 살 만한 물건이다.

 

일단 오늘은 조종기까지만 이야기 하자. 다음은 본격적으로 헬기 구매에 들어가 보자. 금방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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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수영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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