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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 06. 목요일

논설우원 파토










<파토의 쿡찍어 푸욱>은 


시급한 현안에서부터 해묵은 숙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 사회 관련 문제를 다루는 코너임다.


과학 잡설 <호모 사이언티피쿠스>와 교대하면서 격주로 연재되니


 많은 사랑 주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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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


<파토의 쿡찍어 푸욱> 1. 공포의 마스터플랜
<파토의 쿡찍어 푸욱> 2. 그들은 왜 변절했을까

<파토의 쿡찍어 푸욱> 3. 지금 우리에게 놓인 투쟁의 현실

<파토의 쿡찍어 푸욱> 4. 시대와 진보에 대한 단상



 

 

 


국격이라는 말, 가카 치하에서 우리는 지겹도록 들어왔다. 풀어서 쓰자면 나라의 품격 정도 될 텐데 이걸 말도 안되는 상황에 적용하는 가카 일당의 꼬라지를 보며 아, 싸구려 졸부들이 추구하는 품격은 저런 것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런 경우에 써먹기 위해 우원이 이제 단어 하나를 정의할 텐데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그 단어는 바로 상넘 이다. 조선시대 양반 상넘 신분제에서 온 그 말 맞는데 우원이 쓰려는 의미는 완전 다르다. 왜냐면 이때 상넘은 태생에 의해 규정되는 신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천박한 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G20 개최하면서 외국인들이 보면 쪽팔리니 노숙자와 노점상, 시위대들을 두들겨 패서라도 치워야 한다면 그게 상넘이다. 그 와중에 국격을 위해 그런다 운운하는 말을 쓴다면 그넘은 더한 상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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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넘은 타고난 신분이나 재산의

유무가 아닌 사고방식과 태도에 의해 규정되어야 마땅하다.

천민자본주의라는 말도 풀어 쓰면 정신적 상넘들이

돈만 밝히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넘들은 일단 뭐가 중요한 건지 파악할 지적 능력과 인품이 없다. 그래서 삐까뻔쩍한 것, 큰 것, 비싼 것, 남들한테 자랑할 이런저런 소유물들이 지들의 품격을 드러내는 거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냥 그렇게 믿는 거야 우원이 알 바 아니지만 사회 구조와 제도, 법 마저도 지들의 얕은 식견과 천한 가치관에 맞게 변질시키려 드니 그게 문제인 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상넘들은 세상 눈치라도 보면서 지들의 상스러움을 감추려고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그런 체면치레조차 하지 않는다. 가히 발기된 욕망의 성기를 드러내 놓고 대로를 활보하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짐승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오늘은 머, 이런 거대한 상넘 집단과 그넘들의 천박함에 대해서 이야기할려는 건 아니다. 확연하게 나쁜 넘들, 나쁜 것들에 대해 말하긴 쉽다.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거나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들, 혹은 이 사회의 성격과 구조상 그간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은 지적하기도 언급하기도 쉽지 않다.


요컨대 세상에는 천한 넘과 보통 사람, 인격자가 있다. 천한 넘은 위에서 언급한 상넘이나 아예 파렴치한 범죄자나 머 그런 부류들이다. 보통 사람은 우리가 매일같이 만나는 대한민국의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다. 인격자는 예수나 석가같이 고매한 분들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울나라의 사회의 일반적인 기준에 비해 조금 더 을 갖춘 이들이라고 하면 되지 싶다. 그리고 그런 격들이 모여서 결국은 국격, 혹은 사회의 품격이 되는 거다.

 

그런 이야기를 좀 해 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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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이 얼마전 탁재형의 여행수다에 나와서 영국 욕을 많이 해서 말들이 좀 있다고 들었다. 머 이상한 사회 분위기와 엉성한 시스템때문에 4년간 살면서 고생도 많이 했고, 울나라는 물론 그 전에 살았던 캐나다에 비해서도 일상적인 측면에서 훨씬 살기 어려운 나라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좀 가벼운 분위기기 땜에 그런 이야기가 뒷담화같이 많이 나온 거지, 그렇다고 우원이 영국을 무시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라벨이 괜시리 붙은 건 아니란 말이다.

 

딱 세 가지 예만 들자.

 

그 나라는 크리스마스날 버스와 전철이 안 다닌다. 그래서 차 없는 넘은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으니 이런 미친 경우가 있나 싶다. 우리는 이런 일을 한 번도 본적도 겪은 적도 상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이걸 뒤집어 발상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이게 통하는 사회의 바탕에 있는 철학은 절라 단순하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쉬고 싶을 거다.

 


이런 것은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이 다른 사람들에서 전철 운행하는 사람들과 버스 운전기사는 당연히 제외한다. , 나머지 다수가 이동할 수 있도록 이들이 희생해야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체적으로 무슨 신념을 갖고 믿는 것조차 아니고 그냥 그게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살아와서 관성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울나라와 달리 구미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설이나 추석 같은 의미라서 가족, 친지들이 모여 함께 보내는 날이다. 매일같이 사람들 실어 나르느라 고생하는 분들도 이날 하루는 그렇게 보내게 하기 위해 내가 직접 운전을 하거나 전날에 미리 움직이는 성의를 보일 수도 있는 거다. 암튼 이 나라는 이제 제도로 보장된다.

 

두 번째. 이 나라는 소방관이 파업을 한다. 실제로 우원이 런던 있을 때 장기 파업을 했다. 만약 울나라에서 소방관들이 노조를 만들어 파업을 강행한다면 어떤 반응과 조치()가 있을지 대략 상상들 할 수 있을 거다. 영국은 어땠는지 아래 2002년 기사를 참고하자. 줄친 부분들을 유념하며 읽어보시라덜.

 

 


영국 소방관 노조(FBU) 영국 시간 22 오전 9시를 기해 8일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의 파업은 지난 주의 48시간 파업에 이은 것으로 영국 전역이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소방관 노조는 40% 임금 인상을 제시한 있으나, 고용주인 지방 정부 연합과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한 있다. BBC SKY News 의하면, 지난밤 파업을 위한 밤샘 철야 협상에서 사용자 측과 노조는 내년 11월까지 16% 단계적 임금 인상과 노동 유연화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노조 집행부는 투표를 실시 하여 합의안에 찬성하고 파업 중단 준비에 들어 갔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부수상인 프레스콧의 집무실 측은 영국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측이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소방관의 임금을 지원할 없으며, 양측의 합의안에 대해서도 사인할 없다고 밝힘으로서 합의 자체가 무효화 되었다.

 

합의가 결렬된 직후 지방 정부 대표들과 소방관 노조는 정부의 간섭에 따라 합의가 무효화 되었다고 밝히고, 모든 책임이 영국 중앙 정부에 있다고 발표했다. 파업 철회를 준비하던 노조 측은 파업 강행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며 아침 9 소방관들은 파업에 돌입했다.

 

상황이 알려 지면서 방송사에는 정부를 비난하는 시청자들의 이메일과 전화가 폭주했다. 일부 격앙된 국민들은 국민들을 위기에 내몰고 아직도 침대에서 뒹굴고 있을 영국 정부 각료들을 당장 끌어 내야 한다 주장 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노조측의 40% 인금 인상 요구도 문제가 있었지만, 양측의 합의하에 이루어진 16% 임금 인상을 정부가 제대로 검토 하지도 않고 거부한 것은 대단히 경솔한 처사라고 분노했다.

 

<중략>

 

소방관 파업에 대해서 보수당의 이언 던컨 스미스는 소방관 측을 비난하고, 정부에 대해서 소방차의 사용권을 군대에 것을 요구했다. 소방관 파업에 따라 대체 투입된 군병력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그린 고데스라는 낡은 소방차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군측은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지방 정부가 임대한 사유 재산인 소방차를 군이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입장을 밝혔다. 특히 파업중인 소방관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파업 라인을 뚫고 군이 차량을 가져오는 것은 어떤 군인도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측 역시, 소방관들이 강제로 점거하거나 탈취한 것도 아닌 소방서 차고에 있는 소방차를 경찰이 들어가서 마음대로 끌어 내는 것은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가 요청하더라도 불법 행동을 경찰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소방차를 지방 정부에 임대한 소방차의 소유 회사들 역시, 전문적인 훈련도 받지 않은 군인들이 고가 장비인 소방차를 이용한다면 자신들은 받아들일 없다 밝혔다.



 

 

먼가 좀 이상하지 않냐? 일단 이 파업은 소방관들의 급여 인상이 쟁점이었다. 속칭 밥그릇 챙기기였다는 말이다. 40%나 되는 엄청난 급여 인상을 요구했다가 16%에서 타협이 됐는데 중앙정부가 나 몰라라고 생까버려서 그만 파업이 결의됐다. 그러자 시민, 협상의 상대편이었던 지방정부, , 경찰 등등 너나 할것 없이 소방관들이 아닌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다.

 

, 이 사람들은 자그마치 소방관이다. 울나라 같으면 시민의 발이 아니라 목숨을 볼모로 잡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고, 법을 지켰던 어겼던 무조건 불법파업으로 규정되고, 배후에 종북세력이 당연히 있고, 노조지도부는 수배됐을 것이며, 파업 참가자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든 유리먹은 가죽 채찍을 맞았을 거다. 그런데 영국이라는 나라는 이랬다. 언론에만 저렇게 나온 게 아니라 실제로 소방서 앞에 의자놓고 피켓들고 앉은 파업 소방관들에게 박수를 치고 클랙션을 울리며 성원을 보내는 시민들을 우원이 직접 목격했다.

 

뭔가 복잡하고 이상하고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 같지만, 그 바탕에 있는 철학도 절라 단순하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일에 대한 충분한 댓가를 받고 싶을 거다.


 

앞의 버스 기사나 전철 요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소방관이라면 당연히 여기서 제외돼야 한다고 은연중에 믿는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이들이 그 보람에 살고 주는대로 받으며 만족해야지 파업따위를 하다니, 이렇게 생각한다. 거기에 영국인들은 이렇게 말할 거다. 그럼 니가 그런 보람으로 먹고 살아보렴.

 

이것도 결국은 상식 차원의 문제고, 상식이 시민의 공감대 속에서 사회적 원칙이 되는 경우다. 원칙이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지 별 성찰도 고민도 없는 권력자가 원칙이라고 주장한다고 생성되는 게 아니다.

 

세 번째, 이 나라는 버스가 기울어진다. 열분들 아마 영국의 옛날 빨간 버스 기억들 하실 거다. 루트 마스터라고 불리던 이 버스는 아주 옛날부터 운행하던 건데 문 자체가 없어서 뒤로 그냥 올라타고 차장이 표 검사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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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식.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특별한 관광루트나

이벤트용으로 쓰이고 있다. 뒤에 웨딩 스페셜 이라고 쓰인게 보일 거다.

 


그런데 이랬던 영국 버스가 지금은 다 이렇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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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무조건 저상버스다. 그렇지 않으면 휠체어가 탑승할 수 없기 때문. 그리고 저런 노란 경사로가 차에서 튀어 나온다. 더 놀라운 것은, 사진 상으로는 확인 안되지만 휠체어가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버스 전체가 약간 인도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휠체어 바퀴를 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뒤에서 밀어주지 않아도 혼자 버스에 탈 수 있다. 그게 쉽지 않은 경우라도 버스 안 승객 중 한두 사람이 나와서 도와준다. 이 나라에선 이게 당연한 거다.

 

여기에도 물론 아주 단순한 철학이 깔려 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당당하고 편하게 바깥을 돌아다니고 싶을 거다.


 

앞의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습관처럼 장애인은 여기서 제외하고 생각한다. 지가 몸이 불편하니 어쩔 수 없는 거지, 힘들게 바깥에는 왜 돌아다녀. 이런 생각하는 넘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아주 약간만 세금 더 내고, 아주 조금만 기다리면 모두가 같이 다닐 수 있는 건데 그걸 못참는 거다.

 

그래서, 우원이 4년 만에 한국 돌아와서 새삼 제일 놀란 게 좌석버스였다. 저런 장치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이렇게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만 버스를 탈 수 있는 거였다니. 휠체어 장애인은 아예 탑승 불가하거니와 목발 짚은 사람도 거의 탈 수가 없다. 심지어 노인들에게도 너무 힘든 일 아니냐. 영국서 저런 버스를 매일 타고 다니다 보니 그 느낌이 팍팍 와 닿는 거다. 그러면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 울나라는 이런 거 하나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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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비치된 급행버스도 마찬가지다. 저 계단은 비장애인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교통약자들에겐 거대한 바리케이트라는 사실.

 

 

G20이니 대통령의 불어실력이니 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갖고 실천하는 게 우원이 생각하는 국격, 혹은 사회의 품격이다.

 

머 굳이 우리 개인들 하나하나가 다 맘먹고 선행을 베풀 필요도 없다. 일단 의식이 생겨나고 그런 다음 제도와 법이 거기에 맞게 바뀌면 되는 거다. 그런데 이 대한민국 사회의 각박함과 천박함은 우리로 하여금 저런 상황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바탕에 괴상하고 유별난 생각들이 있는 게 아니라 너무도 단순한 상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조차 느낄 기회를 주지 않는다. 우원도 가서 보고 느낀 거지 예전엔 몰랐다.

 

어이없는 것은 외국에 나와서 생활하고 저런 걸 일상적으로 보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 건데, 구미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매일 향유하고 살면서도 ㅂㄱㄴ나 새누리당을 옹호하는 일부 교포들에서 보듯 도무지 성찰이라는 걸 허용하지 않은 울 나라 기형적 근대사가 낳은 반() 소시오패스들이 아닌지, 씁쓸함이 앞서기도 한다.

 

물론 나라마다, 사회마다 장단점은 있고 울나라에도 좋은 점들이 많다. 하지만 품격이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우리 사회의 가치관은 분명 비뚤어진 면이 있고 가카 이후 노골적이고 뻔뻔한 졸부 근성의 상넘 마인드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니 막막한 거다. 허나 나라가 전반적으로 이런 꼬라지가 되고 있다면, 우리 개인들이라도 품격을 지키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늘 생각하고 성찰하며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다. 우원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ㅂㄱㄴ 정권 들어선 이후에는 우원도 괜한 짜증에 참을성이 많이 없어진 스스로의 모습에 움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글타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포기하지 않으려면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뭘 생각해야 하는지 일단 알아야 하고, 또 알았던 걸 까먹지 않아야 된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잖더냐. 글고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저 상넘들의 추한 모습이 바로 그 꼬라지 아니냐.

 

다음 시간에 이 주제로 좀 더 이야기 해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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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