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 긱들의 세상


image1.jpg

1980년대


image2.jpg

최근(21세기) 긱의 모습 묘사


오늘날 스마트폰을 비롯 전자분야가 이렇게까지 전세계를 뒤덮게 절대적인 공로는 (Geek. 영어 속어로, '전자 공학이나 지성 등의 한 분야 혹은 여러 분야를 탁월하게 이해하고 있는 특이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들에게 있다. 단언하건대, 20 중후반에 등장한 이름 모를 수만 명이 21세기 IT르네상스의 아버지들이다. 오늘날에는 덕후라고(조소도 함께) 칭함받는 이들이 등장한 시기는 훨씬 오래되었을 터지만 가장 집중적으로 다루어지는 시기는 1970년대 중반 이후라 있다.


지금 IT계의 거물, 55년생 동갑내기인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래리 앨리슨 이들이 70년대 이후 과하게 칭송받을 있었던 건, 차고(garage)에서 대학시험 문제에는 안 나오는 것들을, 그러나 반드시 자신을 위해, 혹은 커뮤니티를 위해 해결해야 문제들을 끊임없이 풀려고 했던 잉여스런 동년배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70년대 실리콘 밸리의 환경은 그러했다. 어쩌면 지역 차고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긱들이 넘쳐나지 않았을까 싶다. 


image3.jpg

애플II 주변기기를 8개나 추가 있었다

(외장모뎀, 참조: 위키피디아)


대표적으로 전자공학 이었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1977 애플 II 8개의 확장슬롯을 장착(전자공학도가 아닌 잡스는 반대했다)하여 긱들이 컴퓨터에 부가 기능, 혹은 업그레이드 기능을 수행할 있게 했고 열광하게 되었다. 1981 IBM PC 또한 추가 기능 구현을 위해 애플II 마찬가지로 슬롯* 장착하고 세상에 나오고 1983 컴팩에서 IBM PC 복제한 클론이 등장하자 컴퓨터는 긱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현상은 2000년대 초까지 일명 조립피씨라는 이름으로 PC 산업의 중심이 되는데,  저변에는 긱들의 활동이 역할을 했다.


* IBM 1981 PC(5150) 내놓을 당시 참조했던 모델이 아이러니하게도 애플II였다. 비지칼크 스프레드시트(오늘날 엑셀 조상) 애플II에서 메가히트를 하게 되고 소호(SoHo Small office/Home office)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고 애플II 확장슬롯은 지속적으로 서드파티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규모의 경쟁에서 비교할 없었던 컴퓨터계의 절대 갑이었던 IBM 자신과 전혀 다르게 야금야금 돈을 벌고 있는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을 간과할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매출원인 메인프레임에 투자하는 것처럼 집중하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IBM PC 설계시 아웃소싱을 결정했다. 수천만의 긱들을 양성하게 했던 IBM 아웃소싱 결정이야 말로 20세기 IT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인텔과 MS 시작은 을에서부터 시작했다.긱들은 전자제품을 세탁기, 냉장고 같은 완제품으로 보지 않는다. 고칠 있을 아니라 기능을 부가할 있는 무엇으로 본다.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전제제품이 바로 IBM 호환 PC였다. IBM 호환 PC 30년간 왕좌에 있게 된다.



2. 아이폰의 등장


image4.jpg

애플 II 디자인 원형이 되었던 쿠진아트의 믹서기


긱의 친구였던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가 전자쟁이들만의 장남감이 되는 것을 협오했다. 자체의 완전성, 남녀노소 누구나 TV 혹은 냉장고 처럼 간편히 사용할 있는 자체를 추구했다. 잡스의 이상을 담은 1984 맥킨토시는 잡스의 희망과 달리 실패하게 된다. 맥킨토시의 성공은 80년대 후반 90년대 DTP시장의 개척으로 일어났기에 잡스가 꿈꾸었던 기기 자체의 완전성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잡스는 긱이었지만 긱이 되길 거부했고 디자이너가 되길 원했다. 모든 기능이 통합되어 누구나 편하게 있는 기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였고 80~90년대 정신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컴퓨터는 모름지기 전자쟁이들의 장남감이어야 했다. DOS 일반인들이 하기에는 가혹했다.


잡스의 이상은 21세기에 와서 완성되는 그것이 바로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긱들에게 좋지만은 않은 전자기기다.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은 매우 제한적이고 오직 애플이 만들어놓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 있을 뿐이다. 물론 결정은 결론부터 말하면 새로운 시대에는 옳은 결정이긴 했다. 윈도우즈 95 등장하기 이전 PC 다소 긱스러운 제품이었고 PC 또한 윈도우즈 95 등장한 이후 일반인이 보다 쉽게 접근하게 되자 사용자 수는 폭발하게 된다. 시장은 소수의 긱들이 아닌 다수의 일반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저변에는 긱들의 수가 많은 것이 중요하긴 하다. 80~90년대 PC 조립해서 만드는 긱들이 있었기 때문에 PC 가격이 계속해서 낮아질 있었다.


잡스는 아이폰 하드웨어를 MFI 통해 제한을 가했고, 가려움을 안드로이드가 어느 정도(완벽히는 아니고) 메꾸게 된다. (구글도 2017 자사 픽셀2 등에 MFI같은 Made for Google 제도를 실행하게 된다.)


PC 시대, 아니 정확히 말해 긱들의 조립 PC 시대는 저물었다. 조립 PC 인기 있었던 가격경쟁력이었는데 하드웨어 사양이 상향 평준화가 되어 버리자 메이커 PC 훨씬 저렴해졌고 노트북 가격이 낮아지고 성능이 쓸만해졌다. 결과 조립 PC 시장은 쪼그라들게 된다. 정확히 말해 PC 시장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시장은 모바일로 급격하게 진화하게 되었다. 노트북 이후 컴퓨터는 보다 가전제품화가 되었고 규모의 경제에서 또한 PC 휴대전화와 상대가 되지 않게 되었.



3. 긱의 진화


image1.png

AliExpress 스토어, 21세기 긱은 인터넷이 만들고 있다


70년대 최고 기량의 전자쟁이 긱들은 실리콘밸리에 모여 있었다. 그들이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주변 환경이 그러했다. HP, 인텔 같은 전자기업이 주변에 있었을 아니라 지역에서 긱들은 전자부품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있었다. 홈브루 같은 긱들의 커뮤니티 활동도 자연스러웠다. 실리콘밸리가 현재에도 뛰어난 긱들의 공간일지라도 오늘날 실리콘 밸리는 70년대와 다르다.


인터넷 시대 긱의 대표적인 예는 오픈소스를 세계에 알린 리눅스가 아닐까 싶다. 리눅스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이전 1991 처음 선보였지만 리눅스 커널이 GNU/리눅스 운영체제가 있었던 건 인터넷(FTP) 통해서 가능하게 되었다. GNU, FSF 스톨만(미국 뉴욕) 리눅스의 리누스 토르발즈(핀란드) 긱의 거인이 된다.


인터넷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전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원하는 전자부품을 아주 저렴하게 있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부품을 검색해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배송료도 없이 구매할 있다. 미국 아마존, 이베이에는 없는 가격 경쟁력이 알리익스프레스에 있다. 긱의 환경은 지역을 초월하게 되었다.


조립 PC 시대가 저물고 인터넷/모바일 시대가 오자 시대에 따른 플랫폼이 생겨났.



4. 아두이노


image2.png

아두이노 공식 싸이트(www.arduino.cc)


아두이(물리적인 세계를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객체들과 디지털 장치를 만들기 위한 도구) 탄생 배경은 전자쟁이들이 아니다. 모순되게도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아두이노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2005 IDII(Interaction Design Institute Ivrea, 아브레아 지역 인터렉션 디자인 전문학교) 두 교수(마시모 반지, 데이비드 쿠아르티에예스) 전자공학 비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C/C++ 지식만으로도 쉽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보드이다. (물론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쉽지 않다.)


아두이노는 디자인 졸업작품을 염두해 둔 교육에서 시작했지만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뜨게 되자 서서히 관심 받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집을 제어하고 싶은 욕구( 오토메이션), 스마트폰으로 사용하여 드론을 날리고 싶은 욕구(원격 제어시스템)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으로 아두이노가 부각하게 된다.


image5.jpg

아두이노 보드


image6.jpg

아두이노 IDE(아두이노 개발환경)




아두이노 개발자 마시모 반지의 TED 영상: 보길 강권한다


아두이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개발 환경이다. , 하드웨어 개발 보드와 소프트웨어 개발 언어가 존재한다. 2005 IDII 폐교 위기로 아두이노 프로젝트를 완전히 오픈소스로 결정하게 된다. (소프트웨어는 GPL, 하드웨어는 LGPL 따른다) 오픈소스 결정으로 Maker 열풍이 시작된다. 21세기 긱이 탄생되기 시작했다.


메이커 열풍으로 아두이노는 Rasberry Pi(라즈베리파이), Nvidia TX, Lattepanda, ODROID, Banana Pi 등으로 나오게 된다.



5. 21세기 , 메이커


20세기의 주역은 미국, 그것도 실리콘밸리였다. 필자는 실리콘밸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주인공이 것이라 예상한다. 실리콘밸리에는 엄청난 지식, 자본 그리고 인프라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 긱들, 무엇인가 만들고자 하는 메이커들은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으로 전세계에서 나오고 있다. 메이커들은 전자쟁이들이 아닌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시작을 플랫폼이 바로 아두이노이다.


정부와 학계는 4차산업혁명으로 공장, 은행 등등 전분야에서 업무를 사람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겁을 주고 있다. 모든 것은 기계가 대체할 것처럼 보이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업무를 빼앗긴 인류는 주저할 것인가? 사실 답은 모른다. 필자는 긱들에게서 해답이 나올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실리콘밸리의 잉여 전자쟁이들이 PC 진정한 아버지였듯이 다가올 미래산업의 아버지들이 직업으로서 업무와 관계없는 (쓸데없어 보이는) 것을 만들고 있는 이들이 아닐까 점쳐본다.


이탈리에서 아두이노 플랫폼이 생기게 배경을 돌이켜 보니 산업보다 교육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면서 국내 교육 환경을 돌아보니 왠지 씁쓸해진다. 어쩌면 4차산업혁명보다 위기가 대한민국 교육에 있지 않나싶기도 하다. 우린 잉여스러운 긱을 철저히 무시하시깐.



스크린샷 2017-10-11 오전 2.12.39.png

http://www.instructables.com/technology/

아두이노 적용 사례를 영상으로 구경할 있다.






trexx

트위터 : @trexxcom


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