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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간 2017 9 12, 애플 아이폰의 모델이 발표됐다. 아이폰 8, 8플러스, 그리고 X. 항간에는 아이폰X M자탈모형 디스플레이와 X스러운 가격이 이슈다. 다른 이슈로 지문인식 센서를 대체한 FaceID 사용성이나 보안성이 도마 위에 오른다. 이런 저런 이슈들 사이에서, 거시적인 어떤 맥락이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는 , 바로 점이 근미래의 재미진 관전 포인트라는 사실을 혼자서 주장해본다.


그건 바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마침 추석 연휴 중인 10 4 (현지시각 기준) 구글은 일련의 제품군을 발표한다. 그리고 발표내용의 중심이 되는 키워드 또한 역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기계학습(Machine Learing, 줄여서 보통 ML)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줄여서 보통 AI) 어렵다. 전공자나 개발자가 아니고서야 분야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기술들은 이미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특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현실감은 다소간의 위기의식을 낳기까지 한다. 그래도 여전히 엄두 안나게 어려운 주제인 .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IT 기술과 관련된 어떤 이슈가 그렇지 않았던가. 우리는 인터넷이 없는 하루도 곤욕스러울 정도로 이미 인터넷에 극히 익숙해져 있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는 대부분 모른다. 윈도우, OSX,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는 어떠한가. 하루 종일  PC 스마트폰을 만지는 우리 대부분은 커널이 뭔지도 모른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그러하고, 무선 네트워크도 그러하다. 실상 우리는 뭔지 모르는 것들을 하루 종일 붙들며 살아간다. ML AI 마찬가지다. 우린 그게 뭔지 모르면서 사이를 살아야 한다. 아니, 이미 어느정도는 그렇게 살고 있다.


이렇게 뭔지 모르겠는 것들이 깊숙하게 파고들 , 우리는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무선 통신이 현대인의 필수환경이 되어놓고 보니, 무선 통신 사업자들의 독과점 횡포가 이슈가 된다. 유튜브가 TV만큼의 영향력을 갖고나서 보니 계속되는 광고, 또는돈 내면 이런 광고 안 봐도 된다 2 광고를 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기업들은 모르겠는 것들 통해 떼돈을 벌어들이고, 다음번 모르겠는 것들을 장악하려 암투를 벌인다. 전쟁과도 같은 싸움은 그대로 모르겠는 것들 놓고 벌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싸움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지나치곤 한다. ML AI에서 바로 그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포인트를 살펴보자.




1. ML AI 겉핥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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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AI 서로 매우 긴밀하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ML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기계(라고 쓰긴 하지만 사실상 컴퓨터, 또는 프로그램)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게 하는 방법론이라 있겠다. 단순하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한포대를 주고 쌀알과 쭉정이를 골라내게 만든다고 치자. 기존의 프로그래밍 스타일로 접근한다면, 딱딱한 건 오른쪽 통에, 납작하고 부서지는 건 왼쪽 통에 담으라 원칙을 정해준 , 사람이 한포대에서 하나하나를 꺼내서 원칙대로 수행하게 만드는 식이다.


반면, 사람이 나름대로 통에 나눠서 뭔가를 담는데 쌀알과 쭉정이가 각각 맞는 통에 담기는 만큼 돈을 준다고 치자. 반대로 하나라도 잘못 담기면 그때마다 존나 똥침을 깊수키 찔러준다고 쳐보자. 사람은 어떻게든 똥침을 맞고 돈을 받는 방법을 찾아낼 거고, 시간이 흐르면 결론적으로 쌀알은 오른쪽에 쭉정이는 왼쪽에 담길 것이다. ML 이런 방식이라고 있다. 계속되는 반복 수행과 정답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 오답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 과정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게 만들어 인간의문제 해결력 모사한 . 이것이 ML 기본개념이며, 저런원칙 보통 하나의 ‘ML 모델이라 부르곤 한다.


방법론 자체는 아주 오래전부터 제안되어 왔지만, 밑도 끝도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반복이 필요했고, 구닥다리 컴퓨터는 수없는 반복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었다. 하지만 수십년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 프로세서의 발전으로, 이제는 천문학적인 횟수의 시행착오가 몇분에서 몇시간 이내에 완료되는 시대. 이제는 방법론이 현실성을 지니게 되고, 그래서 널리 쓰이게 되며, 그러다보니 정교한 모델들이 발달되는 과정인 셈이다.


AI ML 바탕으로 성립된다. 단순히 쌀을 골라내는 게 아니라 쌀포대를 주면 쭉정이 거르고 도정을 해서 밥까지 짓고, 팥을 주면 쭉정이 골라서 팥앙금을 만들고, 둘을 같이 주면 팥죽에 새알떡까지 넣어서 만드는 모든 과정을 지가 알아서 해내게 만들어낸다면? 다양한 ML 모델을 통해 주어진 것들 사이에서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낼 있는사고력 모사한 것이 AI 기본 개념이다.


AI 성립하려면 현실적으로 ML 필요하다. AI 폭넓은 사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걸 하나하나 사람이 정해주는 보다는, 기계 스스로가 능력을 획득해 나가는 것이 압도적으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 ML 통해 AI 만든다고 봐도 무방하다.


, 이미 어려워지기 시작했으니 깊이 들어가지는 말고, 여기서 개념들의 특징과, 특징이 우리네 삶에 무슨 영향을 끼치는지로 넘어가자.




2. 데이터 전쟁, 그리고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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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L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그런 달콤함을 느끼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데이터.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확보되어야만,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도록 만들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 목소리를 듣고 성별을 구분하게 만든다고 , 파바로티와 조수미 목소리로만 학습을 시키면 자칫 조관우를 여성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진다. , 한정된 데이터로 계속 반복을 시키다보면, 데이터에만 지나치게 맞춰져서 다른 새로운 데이터가 주어질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흔히오버피팅(Overfitting)’이라고 한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줘야만, 가늘고 높은 목소리 중에서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내는 기준을 학습해낼 있는 식이다. 오버피팅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데이터는 많을 수록 무조건 장땡이다.


같은 맥락에서 ML 바탕으로 어떤 글의 조회수와 추천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쳐보자. 시스템을 딴지일보에서 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시키는 결과와, 구글에서 전세계의 웹에 존재하는 모든 글을 바탕으로 학습시키는 결과는 질적으로 크게 다를 밖에 없다. 딴지 기사에는 독자들의 성향, 시의성, 마빡에 뭐가 메인으로 걸렸는지 등의 요소가 영향을 끼치지만, 구글의 데이터에는 그런 모든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 압도적으로 많은 데이터가 반드시 압도적으로 좋은 성능을 약속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데이터가 많아서 손해볼 일은 전혀 없다. 결국, 다른 누구보다도 다양한 형태의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자가 뛰어난 ML모델을 만들어낼 기회를 거머쥔다. 그리고 뛰어난 ML 당연히 뛰어난 AI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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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있는 회사를 하나 꼽자면 역시 구글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긁어모으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색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둘은 선순환을 일으켜서, 많은 데이터로 ML 모델을 만들어 검색엔진에 적용하고, 검색 결과 무엇이 클릭되느냐가 피드백이 되어 검색엔진의 ML모델이 끊임없이 반복하며 학습하게 만든다. 검색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OS,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들, 구글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들, 유튜브 영상, 스마트워치, 가전제품들까지 전세계 방방곡곡의 데이터를 끌어모은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학습한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이런 전방위적인 데이터의 양에 비벼볼만한 회사는 얼마 없다. 그래서, 그나마 비벼보려고 하는 회사들은 구글에 비해 비교우위를 잡아낼 있는 분야에 특화된 ML AI 활용한다. 예컨데,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서비스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상을 추천해주고, IBM 왓슨은 자연어 처리 형태로써 금융, 방송, 의학, 쇼핑, 교육  적용 분야를 하나씩 확장해 나간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올리는 글과 사진과 누지른 like 성향을 찾아나간다. 아마존은 단지 온라인쇼핑 아니라 컨텐츠 사업, 물류사업, AWS라는 클라우드 서버 임대사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ML AI 도입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 물류 처리에 대한 획기적인 AI시스템이 나오게 되고 시스템이 기존의 물류 시스템보다 압도적으로 효율적인 시점이 오게된다면? 분명히 아마존은 세계 각국의 물류 회사들을 대상으로 AI 물류 시스템을 상품화 것이다. ‘알렉사라는 AI 스피커 시스템도, 가정 내에서 음성비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 맥락으로 있다. 글의 전방위적 데이터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거대기업들은 특정 분야에알박기 하려고 시도한다. 자신들의 비교우위를 최대한 활용할 있는 분야에 한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ML, AI 개선의 선순환 영역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알박기 전략을 보이는 데에는, 애플도 예외가 아니다




3. 애플의 알박기 : ‘생활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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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확보한 데이터의 압도적인 양과 범위. 이에 비빌 있는 애플의 비교우위는 역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알다시피 단일 모델로서는 세계 1위의 판매량을 확보하는 스마트폰이며, 실제 사용되는 양으로 안드로이드에 맞서는 유일한 운영체제를 지닌다.


단일모델이라는 특성상, 제조사가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데이터를 쏟아붇게 만들려는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모든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애플의 손아귀에 온전히 쌓이게 된다. 삼성은 삼성대로, 화웨이는 화웨이대로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이 모두 구글로만 향하는게 아니라, 자신들에게 쌓이게 만들려는 노력을 시도한다. 구글 입장에서는 일부 데이터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애플은, 그러한 방해요소 없이 데이터를 모을 있다.


이에 더해, 애플은 OSX 깔린 맥이라는 컴퓨터도 판다. 게다가 아이패드라는 태블릿, 애플TV라는 엔터테인먼트 허브, 애플 와치라는 스마트 와치 등이 뒤를 받친다. 이들의 절대적인 판매량은 구글 서비스의 사용자 수에 비할 아니지만, 각각의 분야에서는 괜찮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애플의 이런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 사람의 생활 전반을 함께 한다 있겠다. 아침 기상, 운동, 출근, 업무, 업무 소소한 딴짓, 통화 메신저, 소셜네트워킹, 퇴근, 집에서의 휴식, 쇼핑, 취침 전체의 과정에 밀착된 접점을 확보한다. 이렇게생활 전반 관통하는 데이터는, 보다 고도화된 ML AI 만드는 데에 있어서 생활의 단면에 대한 데이터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생활 요소요소의 행동들이 모두 사람이라는 맥락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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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사람이 아침에 조깅을 시작한 지 1주일 후에 무선 이어폰이 필요하게 돼서 온라인 쇼핑으로 하나 사서 쓰기 시작했다고 치자. 모든 과정이 사람에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저 조깅을 하는 사람, 어떤 이어폰들의 검색횟수, 이어폰의 구매사실, 사람이 듣는 음악이 제각각 따로 수집될 뿐이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할 있다면, 사람이 조깅을 하는 시간에 새로 이어폰을 페어링해서 밖을 나섰을 , ‘조깅을 시작하려 한다 사실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있는 토대가 된다.


이렇게생활 전반에 대한 데이터 수집은, 보다 고차원적인 ML 가능케 하고, 이는 보다 정확한 AI 연결된다. 그리고 정확한 AI 결국 자주 사용될 것이므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더욱 정확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선순환구조가 한번 만들어지면, 어느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회사가 애플을 따라잡기란 점점 어려워질 밖에 없겠다. 시리, 애플와치, 스마트 가전제품 플랫폼인 홈킷,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헬스킷 등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알박기 땅의 장벽을 공고히 하는 의도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이 알박기 영역에서 구글을 따돌렸다고 보긴 어렵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와치 플랫폼을 지니고 있고, Gmail이라는 막강한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의 쇼핑/여행/일정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 애플에 애플TV 있다면 구글에는 크롬캐스트가 있다. 애플 홈킷은 아직까지 그렇게 유용하지 않고, 헬스킷 앱이 병원 문진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 아직까지는성능 자체로 차별화를 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만 이어진다면 애플의 알박기 땅은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구글에게 먹혀버릴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애플의 승부수는 바로, ‘프라이버시.




4. 애플이라서 있는 승부수 : ‘프라이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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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쯤 썼던 애플에 대한 컬럼 (링크)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애플은 지들만이 있는 뭔가가 있다. MS 밀리는 PC OS, 안드로이드에 밀리는 스마트폰 OS, 삼성에 밀리는 스마트폰 기기를 지니고 있지만, 어쨌든 이걸 만들어 파는 회사로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사실에서 뭔가 발생한다. 것은 ML AI 전쟁에서도 그대로 작용하며, 바로 지점이 애플의 승부수가 된다.


애플과 구글은 사람의 생활 전반을 관통하는 데이터를 쥐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데이터가어디에 수집되는가 판이하게 다르다. 애플은 하드웨어까지 만들어내는 회사이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가 하드웨어에 그대로 남아있어도 ML AI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있다. 흔히 말하는로컬(local)’에서 작동하는 구조다. 하지만 구글은 대부분의 데이터가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구글의 서버와 DB 긁어 모아야만 한다. 이러한 특징은 구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도, 아마존도 모든 정보가 자신들의 서버와 DB 수렴되어야만 한다.


바로 점에 있어서, 애플은 승부수를 던진다. 애플 기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 애플의 중앙 서버는 어떤 사용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 , ML이나 AI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승부수가 아직 눈에 띄는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포토도 과거 사진들의 찍힌 날짜나 장소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앨범을 만들어주고, 애플의 포토앱도 마찬가지다. 모두 ‘dog’ 검색하면 사진을 자동으로 찾아주고, ‘food’ 검색하면 음식 사진만 찾아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서비스들이 서버에서 제공되는 것이든, 핸드폰 안에서 제공되는 것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음악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나 뉴스를 추천해주는 방식도 마찬가지이고, 음성비서와 대화를 내역도 마찬가지이다. 아직까지는 사용자들 입장에서 ML AI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제대로 해주는 게 먼저지 서버냐 로컬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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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금 민감한 사람들은 슬슬 차이에서 오는 가치를 느끼기 시작한다. 비슷한 사진 서비스의 예를 이어가자면, 구글 포토에서는 주소록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이 있다. 내가 직접 누가 누구인지 정해준 적이 없는데 그런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주소록의 다른 사람도 구글 포토를 쓰고, 자신의 계정에 자기 사진을 올리기 때문이다. 구글의 서버는 구글 포토를 쓰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고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에 들어있는 얼굴들까지 구별해내는 것이다. 이게 편리하다면 편리하겠지만, 섬찟하다면 섬찟하다. 과장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들어보자면, 내가 맘먹고 존재 가능한 모든 전화번호를 생성해서 주소록에 입력한 , 길거리에서 아무 사람이나 사진을 마구 찍은 후에 구글 포토에 올리면, 각각의 전화번호를 알아낼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 반면 애플의 포토앱은 그런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아니, 제공할 없다고 하는게 정확하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가 탐탁치 않아서, 구글 포토의 자동 인식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비슷한 이유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아이 얼굴이 나온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애플은 개인정보들을 서버로 가져가지 않으므로, 굳이 그런 기능을 꺼두지 않는다. 물론 이건 다분히 오바스러운 앱등이적 행동이고, 독자열분덜께 나처럼 하기를 권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구글과 페이스북과 아마존 같이 데이터를 집중시켜 서버에서 학습을 시키는 기업들은 그만큼 데이터를 잃는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애플은 데이터를 잃지 않는다. , 나같은 사람이 늘어날 수록 애플은 유리해진다.


물론, 아직까지 승부수의 효과나 영향이 바로 눈에 띄는 아니다. 승부수로 인해 애플이 승리할지, 실패할지를 단언할 수도 없고 그걸 예견할만한 단서도 미진하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회사의 비슷한 다른 전략의 방향성을 발견할 있다. 마무리로, 최근 발표한 회사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에 깃든 전략 차이를 간단하게 짚어보자.




5. iPhone 8/X  vs.  Pixe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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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발표내용 전반에서 AI ML 매우 축을 지니지만 발표 내용 전반을 비교하면 안그래도 너무 원고가 2배는 길어질테니 생략하고, 회사의 스마트폰 기기의 한 면만을 집중해보자.


회사의 최신 스마트폰 발표 내용 가장 비중을 갖는 단일 기능은 다름아닌카메라. 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이렇다. 디스플레이는 이른바베젤리스기조가 들어서면서 근본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없고, 이런 저런 주변기능이 모두 실패한 가운데, 근본적인 구매 포인트는 카메라가 밖에 없다는 .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과 같은 사진/영상 중심 SNS 인기 유지에 힘입어 제조사들이 카메라 성능에 힘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매우 일리있는 해석이다. 하지만 여기에 앞서 다뤄온 ML/AI 맥락을 더해보면 그럴싸한 해석이 더해질 있다. ‘사진이라는 ML AI 역사에 커다란 줄기를 형성하는 주제다. 사진 안의 피사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2차원의 평면적 사진에서 3차원적인 깊이정보를 도출해내고, 사진 속의 글자를 읽어내는 게 ML 아주 대표적인 활용사례이자 기술 출연 초창기부터 이어져온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제 전세계에서 촬영되는 사진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인 시대. 즉, 이미지를 기반으로 ML/AI 기술에 있어서 앞으로의 학습 데이터의 가장 출처가 스마트폰인 셈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ML AI이라고 있고, 애플과 구글은 좋은 만들어내는 데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카메라는 질적으로 좋은 데이터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사용자가 카메라에 만족할 수록 많은 사진을 찍을테니 데이터의 양도 늘려주는 효과를 지닌다. 그리고 다양한 부가기능은 기존에 안 찍던 사진을 찍거나, 기존에는 카메라 기능을 쓰지 않던 영역에서 있는 토대를 마련해서 데이터의 양을 더욱 늘리게 된다. 과정에서는 ML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예컨대 양사의 제품 모두에서 강조되는인물사진 모드(Portrait)’기능은, 배경의 촛점을 날리는 소위아웃포커싱효과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ML기술을 사용한다. 애플은 이에 이어서 조명효과, 배경을 검게 만들어주는 효과까지 추가했다. 구글은 이미지를 분석하는구글 렌즈기능을 선보였다. 이러한 방향은 틀에서 회사의 공통점이라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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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이 아이폰7plus, 아래쪽이 픽셀 2)


반대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지점은 이렇다. 애플은 아이폰을 직접 만들어내므로, 하드웨어 차원에서도 손을 있다. 지난 7 plus 부터 적용된 듀얼카메라, 안면 인식을 위해 X 적용된 전면 프로젝터와 센서들, 그리고 아예 ML 기술을 더욱 빠른 처리를 위해 중앙 프로세서인 A11 bionic Neural Engine이라는 전용회로를 하드웨어적으로 추가한다. 듀얼카메라 자체는 다른 회사들이 먼저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애플이 듀얼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은 2015년에 LinX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독점적으로 특허권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프로세서 내에 물리적인 ML처리 전용 회로가 들어가면서, ML기반 기술의 처리 속도 면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을 한 걸음 따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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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구글은 하드웨어적인 기능 추가를 하는 데에 부담을 지닐 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루는 다른 제조사들에게 제약을 가져올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만약 인물사진 모드 기능을 듀얼카메라 기반으로 만들었다면, 제조사들은 기능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듀얼카메라를 넣어야만 하고, 그렇다면 저가형 모델 제조사들은 타격을 입게 게다. 그래서 구글은 어떻게든 카메라 1개만으로도 비슷한 결과를 있는 방향에서 기술을 연구하고 출시할 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할 있다. 프로세서도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다양한 칩셋 제조사들이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에 특정한 디자인의 회로를 공통적으로 넣어야한다는 제약을 스스로 만들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 구글의 선택은, 대부분의 AI, ML 기능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진을 분석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과정은 스마트폰이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사진 정보를 서버에 올리고 서버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한 결과를 다시 스마트폰으로 내려보내주는 것이다. 구글은 서버에서, 애플은 하드웨어에서 핵심 기능을 처리해내는 대조는, 앞서 논의했던 회사의 전략 방향에 일치하며 이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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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앞으로 만들어낼 ML/AI 기반 기술 어느 회사 것이 뛰어날지 비교하는 의미가 없을 게다. 기본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출처가 전혀 다른 회사이고 제공하는 서비스의 영역도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새로운 서비스들 또한 1:1 비교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재미지게 관전해볼 있는 부분은, 공룡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라고 있겠다. 애플의 전략이 구글에게 위협을 가하게 된다면 구글 역시 애플에게 적대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똑같을 것이다. 애플이 구글을 위협하려면, 하드웨어에서 바로 처리되는 데에서 오는반응 속도’, 그리고 앞서 말한프라이버시 점차 강조하게 게다. 반대로 구글은, 이왕 클라우드 서버에 집중하는 거, 애플은 못할 보다 놀랍고 총체적인 첨단 기술을 강조하게 것이다.


비유하자면 애플의 ML/AI 미래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비슷하다. 주인의 지시에 따르고 주인에 의해 존재한다. 반면, 구글의 ML/AI 영화 ‘Her’ 사만다와 비슷하다. 나만 바라보는 같지만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고, 나와의 상호작용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과도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만 보면 자비스가 좋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시리가 실제 영화속 자비스처럼 전지전능해지는 요원해보이므로,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이거시 바로, 아이폰 X M자탈모 이슈보다 중요하다고 혼자 주장하는, 근미래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 읽느라 수고들 하셨다.






춘심애비

트위터: @miiruu


편집: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