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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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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이 끝났다. 많은 야구팬들이 지나간 6개월 동안, 각 팀의 한 경기 한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과 함께 울고 때로는 웃었으리라. 10개 팀의 순위는 특히 1, 2, 3, 4위는 시즌 마지막 날에 가서야 확정되었다. 지린다. 그만큼 재미있는 시즌이었다. 물론 가을야구인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못하는 팀의 팬들은 아쉬움이 컸으리라.

 

마지막 날 열린 삼성 이승엽의 경기와 은퇴식은 감동적이었다. ‘혼이 담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던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이승엽. 그는 선수로서의 마지막 게임에서 연타석으로 홈런 두 개를 쳤다. 스스로를 빛낼 줄 아는 진정한 슈퍼스타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많은 팬들이 그에게 환호했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각자 응원하는 팀 따위와는 상관없었다. 그는 전국구였다. 선수 시절 내내, 홈런을 치고 나서 그라운드를 돌 때면, 홈런 맞은 상대 투수를 의식해 고개를 숙이고 뛰었다는 속 깊은 이승엽. 이승엽 야구의 전반전이 끝났다. 그의 멋진 후반전을 기대해본다. 그동안 고마웠다, 대한민국 이승엽.

 

많은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을 바라보며 느낀 10개 팀의 인상들을 간략하게 설명해보겠다. 그런 다음, 포스트시즌을 예측해 보련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플레이오프와 대망의 한국시리즈 승리 팀을 예상해보겠다. 간만에 작두 한 번 타보자. 다만 이건 알아두시라. 올 시즌 내 직관(직접 관람) 성적은, 전패다. 무려 4전 4패. 승률 0%. 사실 다른 해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야구장에만 가면 진다. 속상하다. 그래도 한 번 타본다. 작두를 대령하라. (글을 쓰다 늦어져 10월 10일에야 마무리되었다. 현재 와일드카드전에서는 NC가 승리했고, NC와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는 1승 1패의 상태.)



팀별 시즌 간단 정리


1위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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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어색하다. 기아가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 올해 왜 이러지? 양현종과 핵터의 쌍 20승은, 36년의 한국 프로야구에서 두 번째로 작성된 귀한 기록이다. 군에서 돌아온 타격 1위 김선빈과 안치홍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렇지만 삼성에서 모시고(?) 온 최형우가 없었다면 시즌 1위의 성적은 불가능했으리라 본다. 전반기의 기아는 독보적이었다. 마냥 계속해서 끊임없이 성실하게 지속적으로 늘, 기아는 1위를 질주했다. 사상 최초 8게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만큼 공포였던 기아 타선. 누가 봐도 무서울 만했다. 하지만 2위로 마감한 뚝심 두산의 막판 추격에 몇 차례 진땀을 흘렸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야 겨우 1위를 결정지었을 만큼 후반기에 갈짓자 행보를 했다. 전반기에 두둑하게 쌓아놓은 승수 덕분에 겨우 1위를 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2점대의 선발 방어율과 10점대의 불펜 방어율 사이의 머나먼 간극을 불같은 방망이로 메웠다. 한국시리즈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을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예상: 20승 투수들인 양현종과 헥터가 먼저 떠오른다. 여기에 더해, 한때 겁나부러4로 불렸던 팻딘과 임기영까지 제대로 공이 긁힌다면, 올 한국시리즈는 역대급으로 재미없게 될 것이다. 강력한 선발진에 비해 조금 부족할 뿐, 기아의 타선 또한 어느 팀과 붙어도 패배가 힘들어 보인다. 다만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팀의 전력 사이클이 조금 찜찜하긴 하다. 후반기 성적과 컨디션이 계속 내리막이란 점도 걱정. 10년 가까이 가을야구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보인다. 최형우가 밥값을 하면 이길 것 같다. 넥센에서 온 김세현의 활약이 기대된다.

 

 

2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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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두산이다. 삼성의 쇠락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 리그의 강자로 군림해왔던 뚝심의 팀 두산. 곰들은 시즌 초반부터 우승에 별 관심이 없는 듯 그냥저냥 중하위권을 성실하게 오르내렸다. 직전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모습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5월 중순부터 차곡차곡 승수를 챙기던 두산은, 어느새 3위의 자리에 도달해, 2위 NC의 등허리를 싸늘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치고 올라갈 기회인가? 아직은 아니었다. 두산은 다시 미끄럼을 타며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며 다시 3위 자리로 돌아온 두산. 누구도 두산을 무시할 수 없었다. 김재환과 오재일의 펀치력은 여전히 두려웠고, 니퍼트는 여전히 니느님이었고, 유희관 또한 전년보다는 못해도 여전히 무시무시하게 느린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엄청난 뒷심으로 8월 들어 2위에 자리를 잡은 두산은, 비틀거리며 갈짓자 행보를 하는 기아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갔다. 이 시기 두산의 승률은 7할을 훌쩍 넘어섰다. 막판에 공동 1위를 하루 저녁 맛보기도 했고, 시즌 마지막 날까지 1위를 다툰 두산. 결국 1위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곰의 뚝심은 정말 무서웠다.

 

예상: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두산의 타선은 무섭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잠실야구장의 중간 펜스를 가볍게 넘긴다. 박건우는 타격 2위. 선발진인 니퍼트와 장원준과 유희관은 기아의 겁나부러4 못지않다. 거기에 더해 불펜의 이용찬과 김강률은 기아의 그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리한 점은, 최근 두 번의 우승 경험과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봤다는 것 아닐까? 직전 2년에 이어, 두산의 최고 전성기가 계속될 수 있다.

 

 

3위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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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이라는 말은 올 시즌의 롯데를 위해 태어났다. 전반기가 끝나던 7월 중순 무렵의 롯데는 7위였다. 까마득히 아래로 보이던 중하위권에서 넥센이나 SK나 LG 등과 어울려 놀던(?) 롯데. 그랬다. 그냥 그렇게 롯데니까, 누가 뭐래도 롯데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다. 많은 이들이 그랬다. 그래, 롯데니까. 9월이 되었다. 두산에게 덜미를 잡혀 3위로 추락한 NC는 롯데에게조차 떠밀리며 4위로 물러났다. 엎치락뒤치락이 없지 않았지만, 시즌 마지막 게임에서 롯데는 결국 3위가 되었다. 무서운 기세였다. 매 시즌 시범경기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그 옛날의 롯데. 팬들은, 시범경기에서 심심찮게 1위를 차지하고 정규시즌 막바지에는 해마다 성실하게 하위권에 처박혀 고개 숙이던 롯데를, 봄데라 부르곤 했다. 봄날의 롯데란 뜻이었다. 양키스와 붙어도 이길 거라던 봄날의 롯데 야구단. 반대로 축구 대표팀과 야구로 붙어도 질 거라던 가을날의 롯데 야구단. 하지만, 우리 봄데가 달라졌어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며 3위에 안착한 가을의 롯데는 이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야구단보다 그 팀의 팬들이 더 유명하다던 도깨비 팀 롯데 자이언츠. 시즌 막판에 연승을 질주하며 롯데가 가을야구에 왔다. 봄데가 아닌 가을데가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NC와 붙으리라 본다. 의외의 기록 하나. 롯데는 이번 시즌 최소 실책 부문에서 86개로 1위를 했다. 롯데답지(?) 않은 기록이다. 롯데가 이상하다. (NC108(9위) 기아 98(6위) 두산 90(2위)). 용병 2루수 번즈의 공이 컸다. 번즈는 메이저리그 수비가 뭔지를 보여준다.

 

예상: 타자는 누가 뭐래도 이대호부터. 최준석과 함께, 외야 펜스를 맞추는 1루타가 주특기인 거인이 타선에 둘이라는 게 걱정될 때가 가끔 있다. 손아섭이 출루 잘 하고 강민호가 든든히 투수를 이끌어주면 쉽게 지지 않을 것 같다. 1선발 린드 블럼이 첫 게임에 승리하면 연승의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레일리와 박세웅도 쉽게 질 선수들은 아니다. 손승락은 올 시즌 마무리 부문, 독보적 1위다. 조정훈도 불펜에 대기 중. 무엇보다 중요한 건 롯데가 분위기의 팀이란 이미지. 연승도 가능하지만 그만큼 연패의 가능성도 크다. 이러나 저러나 화끈한 팀, 롯데 아닌가.

 

 

4위 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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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즌 준우승의 서러움과, 2위 팀 제조의 명장(?) 김경문 감독의 한을 올해에는 과연 풀어 보려는가?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0-40에 빛났던 테임즈와의 지난 추억은 잊어야 한다. NC는 시즌 초부터, 묵묵히 1위 팀 기아의 턱밑을 바짝 따라붙으며 전반기까지는 압도적(?) 2위를 지켜냈다. 시즌을 개막하고 얼마 안 돼, 멘쉽과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줄줄이 떨어져 나가고, 박석민이 몹시 부진했다. 하지만 1위 기아와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았다. NC의 뜨겁고 젊은 피들은, 금세 빈자리를 메웠고 각자가 새로운 스타 선수로 태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끈질기게 기아를 추격하던 6월 말의 NC는, 잠시 공동 1위 자리를 밟아보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잠깐이었다. 예전과 다른 가을야구를 조용히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던 NC는, 그러나 전반기 막판 8연패 등으로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즌 막판에는 지쳐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NC는 후반기의 팀타율이 3할을 넘는 유일한 팀이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예상: 불과 창단 5년째인 신생팀에 가깝지만, 최근의 가을야구 경험은 롯데를 압도한다. 다른 어느 팀에 못지않다. 누가 뭐래도 NC는 강팀이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투수는 1선발 해커와 장현식이 잘 던지면 이긴다. 불펜의 주축은 원종현이다. 그리고 멘쉽이 어쩌면 한 건 할 것 같다. 타자는 나성범과 스크럭스가 잘하면 이긴다. 박민우까지 날아다니면 더 이긴다. 선수들의 가을야구 경험은 충분하다. 감독은 경험이 더 충분(?)하다. 김경문 감독의 경기 운영을 눈여겨 보자. 일단 SK와의 와일드카드전을 이겨야 한다. 이기리라 본다. (10월 5일, NC가 SK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간단히.)

 

 

5위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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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SK의 팀 컬러는 최고였다. SK는 도루 따위 하지 않는다. SK는 번트 따위 대지 않는다. 히트 앤드 런? 페이크 번트 앤드 슬러시? 런 앤 히트? 개나 주어라. SK는 작전 따위 걸지 않는다. 야구하면서 슬라이딩 할 상황 따위는 만들지 않는다. 경기를 읽는 눈을 가진 센스 있는 주루 따위는 SK에 어울리지 않는다. SK는 홈런이다.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는 끊임없이 외쳤다. “안타는 쓰레기, 홈런만 점수다” 홈런을 많이 치면 SK가 이겼고 그렇지 못하면 졌다. 시즌 내내 그랬다. 선수들은 모두 배트를 길게 잡았다. 시즌 중반에 새로 데려온 용병 로맥 또한 홈런 제조기였다. 홈런 1위 최정을 비롯해 로맥, 한동민, 김동엽 등 SK의 모든 타자들은, 10개 구장 중에서 홈과 펜스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인천구장의, 담벼락을 넘기고 또 넘겼다. 그 결과 중간(5위)은 했다. 와일드카드전을 나갈 수 있게는 됐지만, 내일 게임에서 SK의 승리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10월 5일 SK가 1차전에서 NC에게 졌다. SK의 짧은 가을야구 끝.)

 

예상: 홈런을 많이 치면 이긴다, 못 치면 진다.

 

 

6위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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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의 LG, 투수는 좋았다. 팀 방어율 1위(4.30)가 이를 증명한다. 소사와 차우찬이 열일했다. 기아와 SK를 거쳐 LG로 온 진해수는, 데뷔 11년 만에 홀드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동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5분대기조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동현이 동분서주한 LG의 뒷문은 비교적 단단했다. 타선이 문제였다. 노장 박용택이 애 많이 썼다. 그런데 잠실의 담장을 펑펑 넘길 홈런타자가 LG의 타선에는 잘 안 보인다. 커나가는 선수가 LG에는 그다지 눈에 띠지 않는다. 잘하자 LG.

 

 

7위 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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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김세현을 왜 기아로 보냈을까? 윤석민을 KT로 보낸 이유는 또 무엇일까? 넥센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마치 NC처럼. 당연히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5위 안에는 들 거라 생각했지만, 막판에 연패를 당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5위와 큰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 넥센이 가을야구에 끼지 못한 것은 의외인 게 사실. 구단주의 팀 운영에 이해 안 가는 데가 많지만 어쩌겠는가. 그나마 올 시즌 넥센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얻었다. 그거 한 가지로 ‘야구 잘했다’ 위안을 삼자. 김하성, 서건창, 이정후 등의 활약이 넥센에게는 위안이 되고 내년의 희망이 된다.

 

뱀발 하나 – 고척돔은 비 맞을 걱정 한 가지 빼고는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돈을 적게(?) 내면 전광판을 아예 보기 힘든 외야 구조도, 실내 특유의 웅웅거림이 생각보다 거슬렸던 구장 시설도, 목동 시절의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은 부대시설과 푸드샵들도, 잠실구장에 비해 턱없이 비싼 관람료까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게 그 좁은 땅에 왜 돔구장을 짓겠다고 악착같이 고집을 했을까? 돈은 돈대로 잔뜩 쏟아붓고, 팬들에게 욕은 욕대로 먹는 어설픈 고척돔. 누구의 책임인가? 5세 훈이는 요즘 뭐 하나?



8위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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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볼 때마다 힘겹다. 아프고 짠하다. 팬들의 응원은 눈물겹다. 김성근 매직은 퇴출될 시기가 되었고, 퇴출당했다. 다만 모양새가 좋지는 않았다. 하기야 김성근 감독이니까... 그런데 가만히 보다 보면 기시감이 든다. 몇 년째 같은 한화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결코 쉽게 지지 않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쉽게 이기지 않는(?) 한화의 근성. 이제는 지치는 게 사실이다. 한화의 희망고문도 종료될 시점이 되었다. 한화의 광팬인 내 친구 박노식은, 어쩌면 야구를 완전히 끊게 될지도 모른다. “최! 강! 한! 화!” 야구장에 울려 퍼지는 한화 팬들의 육성 응원 소리는 애잔하고 여전히 눈물겹다. 하늘을 나는 법을 잊어버린 독수리의 절박하지만 서툰 날갯짓 또한 그렇다.


타격은 나쁘지 않다. 다만 꾸준함이 부족하다. 안정적인 타선이 꼭 필요하다. 한 가지, 수비가 시원찮은 5번 타자 감이 너무 많다. 김태완이 빠졌지만 아직도 너무 많다. 한화의 투수진.. 할 말은 많은데, 나도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에이스가 없다. 1선발과 2선발의 승률만 조금 올라가도 5할 야구는 할 것 같은데, 안타깝다. 매해 그렇다. 그나저나 천적 삼성을 올해도 극복해내지 못했다. 그동안 당한 게 분하지도 않나? 한화는 10년째 가을야구를 못했다.



9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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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마음을 비운 듯 보인다. 그냥 성적에 대한 욕심을 비운 게 아니라, 야구할 마음을 비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쩝. 없는 살림에 윤성환이 많이 애썼다. 러프가 타점왕을 차지해 체면치레는 했고, 박해민은 도루왕이 되었다. 외국인 투수들의 존재감이 너무 미약했다. 삼성의 팀 방어율은 꼴찌를 기록했다. 마운드가 문제였다.


36년의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꼴찌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어쩌면 이 기록이 깨질지도 모른다. 순식간에 빠져나가 버린 주축 선수들의 공백. 삼성의 내상은 심해 보인다. 이승엽조차 은퇴했다. 김한수 감독은 독배를 든 것일지도 모른다. 7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팀 삼성이 이렇게 쉽게 추락해서는 안 된다. 야구를 하다 보면 잘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는 법이지만, 작년과 올해의 삼성 모습은 너무 낯설다. 삼성 팬들의 자존심도 생각해주길 바란다.

 

 

10위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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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연승을 질주하며 3위까지 올라갔던, 자타공인 꼴찌 KT의 반란. 출발 총성과 함께 전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한, 초짜 마라톤 동호회 회원의 눈부신 레이스는 오래 가지 못했다. 깜짝 놀랄 만한 투수력을 앞세워 놀라운 성적을 올리던 KT는, 그러나 빈공에 시달렸다. 박경수와 유한준 정도를 빼면 팬들의 머리에 각인된 타자가 드물었다. 활약하는 선수가 너무 적었다, KT에는. 시즌 중반 윤석민을 긴급 수혈해 4번 타자로 내세웠지만 한번 시작된 내리막길에 반전은 없었다. 3.04로 방어율 1위를 차지한 피어밴드의 성적은 8승에 10패. 피어밴드로서는 기아의 선발투수들이 부러웠으리라. 외국인 투수 돈 로치는 신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최다 패전(4승 15패)기록이었다. 그래도 열심히는 던졌다. 눈물을 닦자. 어차피 신생구단 KT는 당분간 즐풍목우(櫛風沐雨)와 풍찬노숙(風餐露宿)의 시절을 각오하지 않았는가. 투타 모두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가야 하지 않겠는가.



포스트시즌 예상



와일드카드전     스크.png  엔씨.jpg


NC의 승리를 예상한다. 4위 팀이 1승을 먼저 선취(?)한 조건으로 시작하는 와일드카드전. 5위 SK가 이기려면 무조건 2승을 해야 한다. NC는 최소 1무만 기록해도 이긴다. NC가 진다면 부끄러워진다. 야구라는 게 그렇다. 쪽팔리믄 안 되는 거 아이가?(10월 5일의 시합에서 NC가 이겼다.)

 

 

준플레이오프   엔씨.jpg  대  롯데.png


예측이 쉽지 않다. 롯데의 기세와 사기가 최고점인 상태. 시즌 상대전적은 롯데가 우세하다. 사직에서 벌어질 1,2차전에서 롯데 팬들이 보낼 폭발적 응원이 대단하리라 본다. NC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기를 바란다. 롯데는 분위기의 팀. 서로가 초반의 기선 제압이 중요하리라 본다. 조심스레 NC의 승리를 예상한다. 감독의 경험과 선수들의 가을야구 경험 면에서, NC가 우세하다고 본다. 뜨거운 롯데지만 NC보다 강팀으로 보이지는 않는다.(10월 9일 현재, 1승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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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승리를 예상한다. 어쩌면 손쉽게 NC를 제압할지도 모른다.

 

 

플레이오프 2안   롯데.png  두산.png 


롯데가 NC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온다면 사기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3, 4차전이 벌어지는 사직구장은 오랜만에 거대하고 뜨거운 지구상 최대의 노래방이 될지 모른다. 부산의 야구팬 가운데는 벌써 세 번째 우승을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 성급해 보이지만 이해한다. 롯데 팬이니까... 두산의 승리를 예상한다. 롯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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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산이 올라올 것으로 본다. 그래야 더 재미있기도 할 것이다. 3위나 4위팀보다는 2위를 차지한 팀이 올라오는 것이 한국시리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 같다. 기아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4승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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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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