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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식 화투 '하나후다'


음력 8월 15일 추석은 설날과 함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이죠. 이 날은 일본에서도 “中秋名月(츄슈노 메이게츠)”나 “十五夜(쥬우고야)”라 불리며 달을 바라보기 가장 좋은 날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냥 보는 것은 아니고 달이 보이는 자리에다 억새를 꾸미며 당고(団子; 일본식 경단)나 가을에야 제맛이 난다고 하는 토란, 풋콩, 밤 등도 같이 준비하죠. 고슈(御酒 ; 신한테 바치는 술)까지 있으면 더 이상 원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멋진 풍습은 다 사라졌고 달 밑에 억새가 하늘거리는 풍경은 사람들 머릿속에 있을 뿐, 일본의 가을 풍경은 할로윈이 점령하게 되어버린 지경입니다.


츄슈노 메이게츠(추석의 달)와 비슷하게 이제 일본에서 보기 어려워졌지만 겨우 남아 있는 문화 중 하나로서 하나후다(花札; 화투)가 있습니다. 필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마작은 할 줄 모르는데 화투만큼은 어려서부터 남달랐습니다. 설날마다 어머니의 고향인 오이타에 가서 외삼촌 무릎 위서 영재교육을 받으며 그 해에 받은 세뱃돈을 늘리곤 했었습니다. 다 크고 나서는 필자 주변에 화투를 치는 친구도 없고 오로지 iPad에 깔아놓은 화투 게임만이 외로운 마음을 위로해 줄 뿐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추석의 습관도 그나마 남아 있으면서 화투를 치는 습관까지 (역시 그나마) 남아 있는 한국 친구들을 위해, 전혀 참고가 안 되겠다 싶으면서도 감히 일본 화투를 치는 법과 간단한 전략 아니면 경기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우선 패의 종류와 수인데 이것은 한국 화투하고 거의 비슷하고, 차이가 있다면 일본 화투는 광패에 “” 자가 적혀 있지 않고, 띠 패에 적혀진 글이 히라가나(ひらがな ; 일본 고유 글자)로 되어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패의 차이로서 패의 소재가 있습니다. 한국 화투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 일반적인 것 같은데 일본 화투는 종이로 만듭니다. 물론 그냥 종이가 아니고 와시(和紙 ; 일본 전통 종이)를 딱딱하게 굳히며 표면에 코팅을 해서 만드는 것이라 가혹한 승부판에서도 쉽게 파손되지 않습니다. 패의 소재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손에 쥐는 감촉이 다르고 무엇보다 패를 칠 때에 나는 소리가 다릅니다(화투를 잘 치는 분은 치는 소리를 들으면 상대방의 실력을 금방 헤아릴 수 있죠. 이만큼 치는 소리는 중요한 요소인 거죠). 그리고 굳이 말하자면, 패의 디자인 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죠. 한국 거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하나후다하고 비교해서 약간 밝고 화려한 분위기고 그림이 조금 간략화된 느낌이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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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즐기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화투이지만 화투 제조사는 뜻밖에 많이 있답니다. 한국에서도 Wii 등 게임기기 제조사로 유명한 닌텐도도 주요 제조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인들 중에도 닌텐도를 그냥 게임기기 제조사인 줄 아는 사람이 꽤 많은데, 게임을 안 하는 필자한테는 “화투 제조사가 ‘ファミコン(초대 패밀리컴퓨터의 약칭)’이라는 묘한 기계를 말들기 시작했다” 정도의 인상입니다. 참고로 일본 화투의 가격대는 가장 일반적인 제조법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것을 기준으로 2,000엔 정도, 한국돈으로 약 2만 원 정도 되겠습니다. 비싸게 느끼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종이로 만든 화투는 앞서 언급했듯이 손에 쥐는 감촉과 치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막상 쓰다보면 결코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메이커에 따라 특정 지방의 전통적 디자인의 화투도 판매하거나 맞춤 디자인으로 제작해주는 회사도 있으니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하나 사 봐도 괜찮을 겁니다(여러 제조사가 다양한 디자인의 화투를 팔고 있고 각각이 아주 개성적이고 예쁜데 개인적으로는 딱 하나, 닌텐도가 판매하고 있는 “마리오 화투”는 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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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본 화투의 패와 'こいこい(코이코이)'의 진행 방법


일본 '하나후다'가 원래 패를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투 역시 원래 패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 화투(鬪)). 물론 4가지 곱하기 12개월, 모두 48장의 패를 이용해서 노는 놀이를 화투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어쨌건 화투를 이용하는 놀이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아주 다양하고 필자는 여기서 그 전부를 소개할 만한 식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에서 애호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생각되는 'こいこい(코이코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이코이에서는 장에 나와 있는 패를 먹다 '(야쿠 ; 일정한 패의 모임으로 득점이 되는 것)'가 완성되면 완성시킨 플레이어가 경기를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경기를 계속시키려면 “코이코이”를 부르는 거죠. 어감상 “코이코이”는 “와라, 와라”로 느껴지는데 경기 계속 의사를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고” 못지않게 진행 의사를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경기는 둘이서 진행합니다. 우선, 패의 뒷면이 보이는 상태에서 2명의 플레이어가 한 장씩 패를 뽑고 뽑은 패의 월수가 작은 쪽이 “(오야 ; 원래 부모라는 뜻인데 화투 등에서는 판을 주도하는 자, 즉 선을 뜻함)”가 됩니다. 패에 그려진 식물과 월수는 1월인 송학부터 10월인 단풍까지는 한국 화투와 똑같고 11월하고 12월은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아래 표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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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의 종류는 '(히카리)', '(타네)', '短冊(탄자쿠)', 'カス(카수)'로 나뉘어지며, '히카리'는 '광'에, '타네'는 '열끗'에, '탄자쿠'는 '띠(홍단, 청단, 초단)', '카수'는 '피'에 각각 상응합니다. 조커는 당연히 없고요. 또한 월수나 종류와 별도로 한 장의 패 자체가 특별한 명칭(애칭)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광”에 해당하는 5가지 패는 물론, 중요한 야쿠()을 이루는 패도 애칭을 갖고 있죠(코이코이에서는 “고도리”가 없기 때문에 휘파람새(매조 열끗), 두견새(흑싸리 열끗), 기러기(공산 열끗)는 그냥 열끗 이상의 의미를 안 가지며, 특별한 애칭도 없음). 예를 들어 멧돼지가 그려진 홍싸리의 열끗은 '(이노시시;멧돼지)' 아니면 그냥 '(부타;돼지)'라고 불리고 사슴이 나와 있는 단풍의 열끗은 '鹿(시카;사슴)', 나비가 모란에 앉아 있는 모란의 열끗은 '(쵸오;나비)'라고도 불립니다. 또한 필자가 특별히 좋아하는 애칭으로 '坊主(보즈;스님)'가 있습니다. 아마 패에 그려진 그림이 스님의 까까머리를 연상시키므로 이렇게 불렸을 텐데 너무 귀엽잖아요?


어쨌든 선이 결정된 다음에 패를 나눠 줍니다. 선이 '(코 ; 원래는 자식이란 뜻인데 화투에서는 선의 상대방)', '(바 ; 장)', '(오야 ; 선)'의 순서로 2장씩, 모두 8장씩만 나눠 줍니다. 이렇게 해서 코, 바, 오야 각각에 8장씩 패가 나눠지면 나머지 패는 판 가운데에 둡니다(이 때 판에 두어진 패 덩어리는 당연히 뒷면이 보이는 상태며, 패 덩어리는 기울어 펼쳐지면 안 되고 서 있어야 됨). 준비가 되면 선부터 번갈아 같은 월의 패끼리 짝을 맞추어 먹어 가는데 만약 판에 있는 패하고 짝을 이룰 수 있는 패를 안 들고 있으면 내 손에 있는 패를 아무거나 한 장 버리게 됩니다. 이 때 조심해야 될 것은 짝을 이룰 수 있는 패가 있으면서 일부러 짝을 못 이루는 패를 버리는 것은 허용되지만 판에 같은 월수의 패가 있음에도 그냥 버릴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이것은 플레이어 마음대로 코이코이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루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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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짝을 이뤘든 버렸든 패 한 장을 판에 던지고 나면 판에 있는 패 덩어리의 가장 위에 있는 패를 한 장만 젖혀 떼며, 판에 같은 월수의 패가 있다면 먹고 없으면 버리죠. 이 두 가지 동작(손에 있는 패를 장에 던지기, 그리고 패 덩어리에서 한 장 떼기)을 하고 짝을 이룬 것은 내가 먹은 것이라 자기 앞에 가져오게 됩니다(결국 코이코이에는 고스톱의 쌓이기나 쌓인 뒤의 싹쓸이가 없다는 셈인데 코이코이에서도 애초부터 판에 같은 월수의 패가 세 장 나와 있을 경우 같은 월수의 패 한 장으로 다 먹을 수 있음). 이 때 하나 더 주의할 것은 위 두 개의 동작 과정에서 판에 패가 쌓이거나 내가 갖고 있는 패를 상대방에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코이코이에서는 그냥 짝을 이루었으면 먹어가고 안 그랬으면 판에 버릴 뿐입니다(예를 들어 내가 손에 송학 피를 갖고 있고 판에 송학 열끗이 나와 있으니 피로 열끗을 먹었다가 패 덩어리에서 한 장 젖혀봤더니 송학 광이 뽑혔을 경우 그 광 패는 그냥 버려야 됩니다. 단 규칙은 지역마다, 집마다 심지어는 동아리마다 다양한 룰이 있을 수 있죠. 예를 들어 코이코이를 하기로 하면서 경우에 따라 쌓이기는 고스톱 식으로 하기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3. 야쿠()와 점수


위와 같이 패를 먹으면서 플레이어는 야쿠를 만들게 되는데 야쿠()는 '점수가 가산되는 패의 모임'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고 야쿠를 완성시킨 플레이어가 거기서 경기를 마칠지 아니면 이어갈지를 결정하는데 이어갈 거라면 “코이코이”를 선언합니다. 야쿠를 만든 플레이어가 코이코이를 안 하고 거기서 그 판이 끝나면 다음 판에 들어가죠.


승부를 가리는 타이밍은 경기 전에 적당히 결정하면 됩니다.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정산해도 되고 한 판을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 12번 하고 그 점수의 합계로 전체 승부를 가려도 되고 일정 점수를 미리 정해 놓고 그 점수에 먼저 도달한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하는 방식 등 참가자의 협의로 정하면 되죠. 승부 전체를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 무슨 패를 모으면 무슨 야쿠가 되는지를 숙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코이코이의 야쿠를 점수가 높은 순으로 소개합니다(야쿠의 종류나 점수, 경우에 따라 명칭도 지역, 집, 동아리 등등 코이코이를 즐기는 집단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일단 닌텐도가 공식 홈피에서 소개하는 야쿠와 점수를 참고로 필자의 경험도 감안해서 소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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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계산의 특칙】원칙적으로는 승부(야쿠가 완성되고 거기서 경기를 마침) 결과 해당 판에서 이긴 플레이어가 완성시킨 야쿠의 점수가 가산되는데(진 플레이어는 무득점) 해당 판에서 획득한 점수가 7점 이상일 경우 그 점수의 2배(7점이면 14점) 점수가 가산됨(이 '7점이상 2배 룰'도 닌텐도의 룰일 텐데 닌텐도의 영향력(시장지배력?)을 참작해서 소개).


五光(ごこう ; 고코오)…10점 ~ 15점】 광 5장.

四光(しこう ; 시코오)…8점 ~ 10점】 비를 제외한 광 4장.

雨四光(あめしこう ; 아메시코오)…7점 ~ 8점】 비를 포함한 광 4장.

三光(さんこう ; 산코오)…5점 ~ 6점】 비를 제외한 광 3장.

赤短(あかたん ; 아카탄)…5점 ~ 6점】 홍단(송학, 매조, 벚꽃의 띠)

青短(あおたん ; 아오탄)…5점 ~ 6점】 청단(모란, 국진, 단풍의 띠)

猪鹿蝶(いのしかちょう ; 이노시카쵸)…5점】 멧돼지(홍싸리 열끗), 사슴(단풍 열끗), 나비(모란 열끗). 단 이노시카쵸를 야쿠로 삼지 않는 경우도 있음.

花見(はなみ ; 하나미)…3점 ~ 5점】 국화 위에 사카즈키(술잔)가 앉은 국진 열끗과 벚꽃 광. 벚꽃을 보면서 한잔한다는 뜻으로 “花見一杯(벚꽃을 보며 한잔)”이라고 부르기도 함. 단 하나미를 야쿠로 삼지 않는 경우도 있음.

月見(つきみ ; 츠키미)…3점 ~ 5점】 하나미와 비슷하게 국진 열끗과 공산(억새) 광. 달을 보면서 한잔한다는 뜻으로 “月見一杯(달을 보며 한잔)”이라고 부르기도 함. 단 츠키미를 야쿠로 삼지 않는 경우도 있음.

み(のみ ; 노미) 혹은 鉄砲(てっぽう ; 텟포)…5점 ~ 10점】 국진 열끗(술잔)에다 벚꽃하고 달을 다 모음. 이 야쿠 역시 야쿠로 삼지 않는 경우가 있음.


위에 든 야쿠(패의 조합)가 특별히 점수가 부여되는 것이며, 나머지 야쿠는 열끗, 띠, 피를 일정 매수 이상 모으면 성립됩니다.


【タネ(たね ; 타네)…1점】 열끗 5장. 단 6장 째 이후는 한 장 당 1점 추가. 다른 특별한 야쿠가 동시에 성립될 경우 그 특별 야쿠를 구성하는 열끗은 동시에 “타네”도 구성함(예를 들어 이노시카쵸(멧돼지, 사슴, 나비)에다 일반 열끗이 3장 모였으면 이노시카쵸를 구성한 열끗은 일반 열끗으로도 카운트되므로 결국 열끗이 모두 6장 있는 셈이 됨. 그 결과 이노시카쵸로 5점, 타네(열끗 6장)로 2점을 획득함).


【タン(たん ; 탄)…1점】 띠 5장. 단 6장 째 이후는 한 장 당 1점 추가. 다른 특별한 야쿠가 성립될 경우, 그 특별 야쿠를 구성하는 띠는 동시에 “탄”도 구성함(예를 들어 아카탄(홍단)이 완성된 데다 일반 띠를 2장 먹었을 경우 홍단을 구성한 3장도 그냥 “탄”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결국 아카탄(홍단)으로 5점, 탄(띠 5장)으로 1점 획득함).


【カス(かす ; 카스)…1점】 일단 맥주 이름 아님. 특별한 야쿠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인지 피를 일본에서는 쓰레기나 찌꺼기를 뜻하는 “카스”로 부르나 그런 카스도 10장 모으면 1점이 됨. 11장 째부터는 한 장 당 1점 추가(카스를 12장 모으면 13점).


최대공약수적인 코이코이의 규칙을 다 소개했습니다. 이들 야쿠 중에서 특히 하나미(벚꽃 + 술잔)하고 츠키미(달 + 술잔)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교적 높은 점수에 비해 딱 2장만 모으면 완성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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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판 칩시다


야쿠를 대충 알았으면 실제로 쳐보고 싶죠. 그런데 코이코이를 할 줄 아는 분을 구하기가 지극히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일단 게임으로 연습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다행히 애플 앱 스토어 등에 들어가서 검색 창에 'こいこい'를 입력하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게임이 몇 개 뜹니다. 조그마한 광고가 뜨기는 하지만 사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추가 요금을 낼 필요도 전혀 없으니 연습삼아 쳐보기에는 좋을 겁니다(주위에 코이코이를 하는 친구가 없는 필자 역시 평소에는 iPad에 깔아놓은 게임으로 코이코이를 하고 있죠).


실제로 쳐보다 야쿠를 외우고 나면 조금씩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이기려는 욕심이 생기면 어느 정도 전략을 세워서 쳐야 합니다. 우선 염두에 둬야 할 포인트는 고스톱이 셋이서 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에 코이코이는 둘이서 치는 경기라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한 사람 밖에 없기 때문에 고스톱과 비교하면 서둘러 야쿠를 완성시킬 필요성이 떨어지며, 장에 상황에 따라 곰곰이 '기다리는' 여유가 있을 때가 많을 겁니다.


또한 보통 선이 되어서 상대방보다 먼저 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 상대방이 선이 되었을 경우에는 일단 선이 되도록 낮은 점수라도 먼저 야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되죠. 물론 나눠진 패나 판에 나온 패의 상황에 따라 천천히 큰 야쿠를 노리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고스톱에서도 아마 그렇겠지만 코이코이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선이 되든 말든 처음에 패가 나눠지고 장에 패가 펼쳐진 단계에서 '그 판을 빨리 마칠지, 아니면 천천히 야쿠를 만들지'를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손에 드는 패들이 특별한 야쿠를 만들 만하지 않다든지, 치기 시작했더니 상대방이 큰 야쿠를 만들 것 같으면 무조건 빨리 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낫습니다. 나눠진 패 중에 술잔이 있다면 하나미(벚꽃 + 술잔)나 츠키미(달 + 술잔)를 노려도 될 거고 술잔이 없다면 띠나 열끗 5장을 빨리 모아도 되고, 그조차 못할 거면 카스(피)를 10장 모으도록 노력하든지. 그러다 보면 상대방도 내가 먹은 패를 보고 있기에 당초 노리던 대박을 포기하더라도 서둘러 마치려고 할 겁니다(그 결과 상대방은 당초 노렸던 큰 야쿠를 완성시키지 못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상대방에게 큰 타격이 되는 거죠. 그 판을 상대방에게 양보해도 그 효과는 결코 작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내 손에 큰 야쿠를 만들 수 있는 기색이 있을 경우에는 공격과 방위를 잘 가리면서 천천히 야쿠를 만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설령 손에 달 혹은 벚꽃, 그리고 국진 열끗이 있고 장에 술잔과 광 패 하나 있다고 치면 먼저 술잔을 확보한 다음에 삼광 내지 사광 정도를 목표로 치는 겁니다. 만약 술잔이 상대방에게 빼앗기게 되더라도 상대방이 츠키미(달 + 술잔) 아니면 하나미(벚꽃 + 술잔)를 완성시키는 것을 경계하면서 손에 있는 벚꽃/달은 확보 하면서 삼광을 노리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하면 됩니다.


그 외에도 전략은 여러모로 다양하게 있는데, '상대방이 나기 전에 내가 날 것'을 대원칙으로 하면서 머리 구석에 '도저히 상대방보다 일찍 날 수 없을 것 같으면 상대방에게 서둘러 마치게 할 것'을 두고 있는 것이 중요하죠. 필자는 고스톱을 직접 해본 적은 없는데 코이코이는 참가 플레이어가 원칙적으로 둘밖에 없는 점, 그리고 쌓이기나 싹쓸이, 폭탄 등 돌발적 내지 우연적 요인이 적은 점 때문에 상대방과의 눈치싸움으로 승부를 가리는 비중이 고스톱보다 크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만큼 플레이어를 흥분시키는 도박적 요소가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그린 전략대로 게임이 진행되었을 때의 쾌감도 만만찮고 나름 재미있을 거라는 것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계기로 독자 여러분께서도 코이코이 한 판 쳐 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일시적인 오락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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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레 히요코


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