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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공화국에 대하여


신고리원전과 관련하여 시발 안타까운 결정이 최근에 일어났죠. 원자력이 도대체 국내에 얼마나 발전비율을 차지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원자력이나 화력발전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도 간단히 보기로 했습니다. 또, 신재생에너지 중에 지열에너지는 왜 얘기가 없는지,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발행한 2015년 한국전력통계를 보면, 발전설비 국내추이가 나옵니다. 졸라 안 보이지만 퍼런색이 수력, 주황색이 원자력이고, 보라돌이색과 녹색이 화력발전(기력+복합화력), 연두색이 집단·대체에너지 비율입니다. 그래프랑 표랑 내용이 좀 다른데, 그래프는 산업체용 발전설비 기준입니다. 대략적인 국내 발전비율로만 보시면 됩니다. 원자력이 대략 30%정도고 화력이 50~60%정도입니다. 대충 표랑 그래프가 비슷하게 그려졌습니다.


국내발전설비추이.png


판매전력량추이.png


생산한 전기는 어디에서 얼마나 쓸까를 보면, 이게 꼼수인지, 검수도 안 하고 통계를 내보낸 새끼는 책임자는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래프의 주황색만 보입니다. 근데 범례에 보면, 광업이라고 되어있죠. 광업이 저렇게 많이 써? 말도안돼. 표와 비교해보면, 주황색 밑의 연한갈색이 광업일거라고 추측됩니다.


범례에 제조업은 연두똥색으로 표시해 놓고 막대그래프엔 연두똥색은 눈 씻고 봐도 없죠. 똥색을 주황색으로 예쁘게 칠해 놨네요. 저 주황색의 주인인 제조업은 뭐냐, 모든 공장을 얘기합니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제철, 두산중공업 등 모든 공장들이 쓰는 전기란 말이죠.


그래프에서만 보면, 가정용(파란색)과 녹색(서비스업 : 전철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이 거의 비슷하게 보입니다. 근데 표를 보면, 가정용은 6만 3천, 서비스업은 13만 2천. 2배가 차이납니다. 가정용은 전체에서 15% 밖에 안 돼요. 제조업이 51%인데. 그래프가 기준척도도 없이 저따위로 그려넣고. 일반 회사였으면 보고서로 싸대기 날라가죠.


120784710.png


그럼, 국내와 외국과 비교해서 발전설비나 전력량이 어느 정도인지 보겠습니다. 일관되게 한전자료(2013년기준)를 보면, 한국,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중국과 비교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6개 나라 중 발전설비용량은 우리나라가 가장 적습니다. 당연하죠. 영토도 작고 인구도 적으니까요.


원자력은 6개 나라 중 미국, 일본, 러시아에 이어 4번째 설비용량을 갖고 있습니다. 아 이 얼마나 자랑스럽니까. 발전량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3번째입니다. 발전설비용량과 발전전력량이 가장 적은 우리나라가 이렇게 대단한 원자력 의존도를 보이고 있네요.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분포를 조금만 생각하면 그린피스 선생께서 열심히 홍보 안 하셔도 원자로 하나만 터져도 경상도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 도달한 터인데.


이건 6개국만 비교한 거니까, 세계로 기준을 넓혀서 살펴보겠습니다.


주요지표 국제비교.png


2015 대한민국 에너지 편람을 보면, 2012년 기준 세계 원자력 발전량, 설비용량, 국가순위에 자랑스럽게도 한국이 발전량과 발전중 원전비중에서 4위, 설비용량 비중이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도 10위 안에도 들기 힘든데, 한국의 원자력이 이렇게 세계적인 위상을 보이고 있는지 몰랐었네요.


세계원자력비중_2012.png


그럼 과연 이 원자력이 앞으로도 얼마나 증가추세인지,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추세는 어떤지. 세계 에너지소비 및 수요전망을 보겠습니다.


2012년에서 2040년이 되도록 석탄, 석유, 천연가스는 1.6% 이하의 증가율을 보이는데 반해, 원자력도 2.3%의 준수한 증가율을 보이지만 1990년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뚝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2012년에서는 1%의 비중이 2040년에는 5%로, 증가율로만 따지면 6.9%를 보이네요. 이렇게 전도유망한 재생에너지 중에서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발전이 가능한데, 유독 우리나라만 지열에너지를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세계에너지소비 및 수요전망.png



자, 지열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지열발전은 졸라 깊게 땅을 파서(4km이상) 지하에 있는 뜨거운 열을 가져다 쓰는 겁니다. 지온증가율이란 것이 있는데, 지하로 땅을 파고 들어갈수록 마그마나 중력의 영향, 암반의 압력에 따른 기압의 증가로 온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 비율이 1km를 내려갈 때마다 25~30 정도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하여 지온증가율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매우 깊이 파서 물을 끌어올리면 온도가 높기때문에 온천수로 활용할 수 있죠. 보통 자연적인 온천의 경우 활화산 지역이나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올라와 있는 지역이 있는 경우, 지하수가 마그마의 열에 의하여 데워지고, 그 성분 또한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유황 등)하도록 하여 건강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은 온천수가 됩니다.


하지만 국내 온천법(온천법 제2조 온천의 정의)상 25도 이상의 온수이기만 하면 무조건 온천으로 인정합니다. 미네랄 함량 정도, 건강영향 정도 이딴 거 절대 검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1km 정도 깊게 파면, 압력에 의해 데워진 따뜻한 지하수를 온천수라고 제공하는 곳이 많죠.


하지만 국내에도 마그마가 비교적 지표근처(정확한 연구는 없습니다만 2~3km이지 않을까 싶습니다)까지 올라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지역에서 온천이 발달되어 있죠. 온양, 유성, 백암온천 이라던지 말입니다.


하지만 유X온천처럼 유명한 온천지역 내에서도 실제 온천이라고 인정된 지하수공을 활용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미끈거리는 약품을 넣고 온천수라고 속이는 업장도 있어 행정처분이 취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유X이라고 모든 온천탕이 온천개발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론 몇개의 공을 나눠서 쓰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여튼, 딴 데로 샜네요 -_-;; 30도 내외로 적당히 데워진 물을 개발해서 올리면 온천수로 활용 가능하고, 더 졸라 깊이 파서 더 뜨거운 지하수를 얻을 수 있다면 지열발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지열발전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건조증기법, 증발증기법, 이중사이클법 등이 있는데, 이 방법들은 모두 지하에 뚜렷한 열원이 있는 경우에만 쓸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지각 자체가 오래되고 화산활동 자체가 뜸한 지역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방법들이죠. 그래서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이 되고 있는데, EGS(Enhaced Geothermal System)는 최근에 각광받기 시작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처럼 지열원이 없는 곳에서도 지열발전으로 활용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EGS1.png


졸라 깊게파서 그 밑에 저류층(절리가 발달한 곳)을 만들어 인위적인 유체를 집어넣고 그 유체를 지하의 압력으로 온도를 올려서 써먹는 방법이죠. 우리나라에서는 국책연구소인 지질자원연구원에서 포항에 4km의 심부공을 파서 시험적으로 가동중에 있습니다.


포항 지열.png 

웅장하죠. 포항의 지열시추공과 지열발전 기지 모습입니다.


그리고 울릉도에서 자체적인 에너지자립을 위하여 조력, 풍력, 지열 등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중에 있습니다. 울릉도는 하와이처럼 일종의 열섬으로 형성된 화산섬입니다. 하지만 휴화산으로 안정이 되어 지하의 열원이 없다고 봐도 되지만, 혹시나 하고 지열발전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중입니다.


그럼 국내에서는 지열발전이 과연 가능할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심부에서 과연 열원이 얼마나 있을지 추정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평가를 지열 부존량 평가라고 하는데, 이는 국내의 지질분포가 외국에 비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격자를 촘촘히 설정하여 분포지질별 열전도도(Ks)와 열생산율(As)를 측정하고 추정하여 지하의 열이 얼마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국내에서 평가한 결과는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국내지열류량 분포.png

(우리나라 EGS지열발전의 이론적 및 기술적 잠재량 평가, 송윤호 회 3인, 자원환경지질, 제44권, 제6호, 2011)


위의 그림을 보시면, 3~4km의 비교적 낮은 심도에서는 포항쪽이 높게 나오며, 다른지역에서까지 열원이 있는 곳을 개발하려면 거의 10km까지 개발해야 됨을 알 수 있습니다. 4km개발도 기술과 예산에서 많은 한계가 있는  지금, 국내에서 지열발전은 아직까지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기술이 좀 더 발전하고 예산이 충분하다면 언젠가는 저희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만, 아직까지는 어렵겠죠.





편집부 주


위 글은 독자토론에서 납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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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 쐬주댓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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