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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 10. 월요일

논설우원 파토







 

 

 

 

열분들, 영화 다 좋아하신다. 우원도 영화 좋아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걸로 짐작컨대 열분들 과학도 좋아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영화 속 과학의 세계. 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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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잡혀있는 쪽이 프랑켄슈타인의 딸이길

 

 

 

머, 영화 속의 과학이 새로운 소재는 아니다. 본지가 옛날 고리짝부터 시작해서 요즘도 간혹 연재하는 ‘영화속의 비과학적 구라’ 를 필두로, 각종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분석해서 과연 저게 과학적,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접근은 특히 익숙하다. 그래서 굳이 그런 쪽을 ‘과학같은 소리하네’의 이름으로 또 할 필요는 못 느낀다. 그럼 머냐?

 

 

대략 요런 이야기다.

 

 

자, <왕립 우주군> 이라는 80년대 일본 애니가 있다. 요넘은 나중에 에반게리온으로 대박을 터트린 가이낙스의 창립작이다. 이 애니 속에는 전쟁으로 얼룩진 지구와 닮은 어느 행성에서 우주비행의 과학적 로망을 실현시키려는 주인공과, 그 엄청난 비용과 노력의 무의미함을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등장한다. 이런 갈등은 미국의 아폴로 계획 때 실제로 벌어졌던 건데, 대부분의 이런 이야기에서 전자는 순수한 이상을 좇는 ‘좋은 사람’이고 후자는 속세의 때가 묻은 방해꾼이다.

 

 

이런 관점에 우리는 별 의문을 달지 않지만 실제 현실은 일도양단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이 우주 개발에 들어간 엄청난 비용을 복지에 썼다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 생활에 도움이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 - 혹은 내 감정이 이입된 극중인물- 의 로망을 방해한다고 악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영화 속의 기술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것 만큼이나 이것도 생각해 볼 문제 아니냐?

 

 

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의 로켓은 서로 싸우는 왕국과 공화국의 전투기들을 뚫고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데, 주인공은 그의 우주 비행이 비루한 속세의 현실을 넘어 세상을 하나로 묶어 줄 거라고 믿고 있다. 그 장면은 일종의 초월적인 아름다움마저 선사한다. 근데 실제 아폴로 우주 비행사와 관계자들도 인류의 달 착륙이 주는 깨달음이 전쟁을 끝내고 세계 평화를 앞당길 거라고 믿었다는 점, 혹시 아시냐덜?

 

 

지금 우리는 그게 현실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나아가 그런 기대가 있었다는 것에 피식, 냉소마저 흘리게 되잖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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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우주군. 코 그리는 방식이 좀 맘에 안들지만 오늘의 주제와는 무관.

 

 

이처럼 이상적, 초월적 로망의 미학과 그것이 현실을 바꿔줄 거라는 기대, 그리고 진짜 현실 사이에는 분명한 괴리가 존재한다. 이건 우리가 자칫 놓치기 쉽고 외면하기 쉬운 먼가다. 이렇듯 영화 속의 과학과 그 언저리의 세계관이 던져주는 ‘구라’는 단지 비과학성의 문제만은 아닌 거다. 그것은 현실 속에서의 과학과 관련된 허상과 실상, 오류와 성과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반영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에게 성찰의 시물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

 

 

머, 쓰다보니 좀 어려운 이야기가 됐다만 요컨대 좀 더 사회적인 관점에서 영화 속 과학기술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세계를 냉철하게 함 들여다보잔 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분이 바로 이번에 모시는 김명진 선생이시다.

 

 

김명진 샘은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미국 기술사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 등에서 강의했으며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으로 오랫동안 대중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10년 동안이나 영화와 과학기술, 사회 관련된 내용을 <시민과학>에 연재해 왔으니 한마디로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과학에 대해 늘 생각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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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업의 결과 이런 책도 나왔다.

로봇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김명진 샘의 입을 통해 이번 과학같은 소리하네는 과학과 영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지적과 문제제기, 그리고 성찰의 기회로 삼아볼 예정이다. 우리가 자연과학자를 모시고 다양한 장르의 과학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과학사, 과학사회학, 과학철학 같은 쪽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과학과 사람들의 모토가 원래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기도 하고.

 

 

암튼 이 분야에서 차분히 내공을 쌓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깊이있는 말씀들, 놓치지 말고 꼭 와서 들으시라덜.

 

 

 

‘과학과 사람들’과 벙커1이 함께하는 공개 과학토크

 

<과학같은 소리하네>

 

제 9회 : <영화 속의 ‘과학적’ 구라 >

 

초대 손님 : 김명진 (<할리우드 사이언스> 저자)

 

일시 : 2월 17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 벙커 1

 

참가비 : 없음

 

 

(음료 한잔씩 사 드시는 건 매너!라고 늘 말씀드리는 마음을 헤아리시길)

 

 

 



날도 좀 풀렸고 머.

 

 







파토

트위터 : @patoworld


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