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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 13. 목요일

물뚝심송








그 시작은 2013년 4월 12일이었다.


테크니들과의 제휴하에 IT 업계의 최신 소식을 모아 과연 이 뉴스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를 설명하는 연재를 기획하고 <딴지 IT 늬우스>라는 이름으로 그 장엄한 첫발을 내딛은 시점이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감개가 무량한 일이다.


하나 달도 뜨면 기우는 법이고, 아름다운 꽃도 피면 언젠가는 지는 법. <딴지 IT 늬우스>도 여기서 막을 내리고자 한다. 장기간 연재하던 시리즈물을 마감하고자 하니 흐르는 눈물이 강을 이루려고 하는 판이다.


하지만 유종의 미는 거두고 가야 하는 법. 오늘도 한 가지, 매우 의미심장한 뉴스를 전해 보기로 하자.


구글 시가총액, 사상 최초 4천억불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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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주가가 오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400B (400조원 상당)을 넘어섰다. 구글은 최근 주가가 많으 오르며 엑손모빌을 누르고 시가총액 기준 2위에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 1위는 애플로, 구글에 약 $80B (80조원 상당) 가량 앞서있다. 구글의 현 주당 가격은 약 $1100불 이상으로 곧 주식분할 (stock split)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에게 권좌를 물려주기까지 오랜기간동안 테크회사중 시총 1위 자리를 고수하였지만, 지금은 애플, 구글에 밀려 3위로 내려 앉았다.

tN insight: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10대 기업에 테크관련 회사가 4개나 포진해 있다. 1위의 애플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GE 가 그 주인공이다. 그만큼 현시대의 경제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고, 또 그에따른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Mashable

http://techneedle.com/archives/14383



 

구글의 주가가 치솟아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그 시가 총액은 대략 400조 원. 어마어마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적인 기름 가게 “엑손 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 자리는 구글보다 무려 80조나 많은 애플이 당당히 지키고 있다.

 

이 상황이 무척 당연한 것 처럼 보이지만, 한 편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이기도 하다. 애플은 그나마 기계라도 만들어서 엄청 많이 판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맥북, 맥프로, 모바일과 피씨 시장의 최고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회사가 바로 애플이다.

 

그런데 구글은 뭘 팔지?


아이폰에 비하면 우스운 수준의 넥서스 시리즈. 그리고 애들 장난감 같은 크롬캐스트. 그런 것 말고 구글의 마크가 붙은 어떤 물건이 우리 주변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도대체 구글은 뭐하는 회사인지 의아하기도 하다. 그저 인터넷에 흔한 검색 사이트 하나 운영하고, 지메일이라는 서비스 하나 운영하고, 아 또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전 세계에 퍼트린 유튜브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하나 돈 내고 쓰는 서비스는 없다. 도대체 이 괴물 같은 회사는 뭘 팔길래 시가총액 순위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름 회사, 엄청난 양의 유전을 보유하고, 기름을 퍼 나르고 정유해서 팔아먹는 공룡 중의 대왕 공룡, 엑손모빌보다 시가총액이 더 많다는 말인가.

 

이런 궁금증이 머리 속에 떠오르셨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재의 시대, 이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는 뜻이니 매우 안심해도 좋다.

 

맞다. 뭔가 눈에 보이는 제대로 된 제품을 엄청나게 팔아치우지도 않는 구글 같은 회사가 이 거대한 자본주의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그 사실. 그게 바로 이 시대를 가장 의미심장하게 상징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주가라는 것은 현재의 가치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자산 가치만을 따진다면 당연히 엑손모빌이 애플이나 구글 따위의 유령같은 회사들보다는 엄청 높은 가격이 매겨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해오던 그대로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미래가 뻔히 보이는 그런 회사인 것이다. 아니 오히려, 지구상의 석유 매장량이 고갈된다면 멸망하게 될 그런 비관적인 그림자까지 미래에 드리워 있는, 저물어가는 제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애플은? 구글은? 앞으로 어떤 짓을 하게 될지 모르는 회사들이다.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아직 우리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있다. 특히 구글은 우리가 말 그대로 SF 속에서나 보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기업이다. 그런 비밀 프로젝트를 수도 없이 운영하고 있다.

 

검색시장을 장악해서 그 바탕 위에 온라인 광고시장을 독점에 가깝게 집어삼켰고, 전 세계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위력으로 또 거대한 광고시장을 새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게 쌓아올린 부를 가지고 기존의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를 필두로 하는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은 누가 지배하게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글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기대치가 구글의 주가에 담겨 있다.

 

운전기사가 없는 무인 택시가 영업을 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 시장은 누가 지배하게 될까? 이 시장은 당연히 구글의 것이다. 기존의 택시업계는 기사의 인건비를 택시비에 반영하지 않을 수가 없고, 구글의 무인택시와는 아예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우리 세계에서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

 

전 세계를 관통하는 네트워크, 내전이 한참 진행중인 아프리카 같은 불모지에도 모바일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모든 주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연결성’을 획득하게 된다면 그건 누가 운영하게 될까? 그거 역시 구글이다.

 

홈페이지를 운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서버를 두게 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주인은 누가 될까? 당장에는 아마존과 MS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분명히 그 시장에서도 구글의 깃발은 휘날리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모바일 장비로 책을 읽게 될 때, 그 책들은 누가 공급하게 될까? 아마존의 킨들이 선방하고 있지만 결국은 구글 북스가 한 몫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아주 쉽게 예측이 된다. 심지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을 디지털화하여 보관하겠다는 야심을 가진 집단이 구글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미래,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는 그런 미래는 누가 지배하게 될까? 그게 바로 구글일 것이며, 그게 바로 구글의 가치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뭐 하나 제대로 된 물건을 팔지도 않는 회사가 전 세계 시가 총액 순위에서 당당하게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거다.

 

그들은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뭘 하고 있을까?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재래식 산업, 이미 무너져 가는 1차 산업은 제외하더라도 우리가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자동차, 조선, 정유, 중화학, 각종 물건을 대량생산하는 2차 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0.1%를 가지고 싸워야 하는 붉은 바다이며, 그 바다에는 이미 우리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뛰어들어 자신의 세력권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 분야도 언제 중국이 우리를 추월할지,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우리 사회에 속한 그 수많은 구성원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가치를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금 당장 현실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해 허덕거리는 우리 사회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도 미처 하지 못하고 내몰리게 될 그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설 자리는 어디일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또 어떤 것이 될 것인가? 그냥 닥치면 다 하게 되고, 그렇게 다 살아질 것인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말이다.

 

무려 37회를 이어온 딴지 IT 늬우스를 통해 독자 제위께 드리고 싶었던 단 하나의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치열한 현실에 발을 딛고 서 있어도, 언제나 눈은 미래를 보고 있어야 한다.

 

잘난 척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는 얘기이다.



하여간 여기서 딴지 IT 늬우스는 막을 내린다. 그간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물론 그렇다고 앞으로 딴지 지면에서 IT 관련 기사를 안 쓰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정기적으로 연재하는 것은 여기서 멈추고 중요한 사안이 등장하면 언제든지 다시 쓴다. 부정기적으로 쓰게 될 뿐이다.

 

대신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다.

 

야심찬 기획이나 원대한 비전, 뭐 그런 것은 절대 없다. 여기는 딴지일보니까. 대신 과로에 지쳐 실제 나이보다 스무 살 정도는 더 늙어버린 너부리 편집장 대신 딴지일보 지면 편집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포의 죽지 않는 돌고래 부편집장의 살벌한 협박이 있을 뿐이다.

 

새로운 연재물을 내어 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라는 고전적인 노랫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내 귓전에 메아리치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그 새로운 기획의 실체는 딴지 지면을 통해 다음 주부터 여러분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그 이하를 보여줄 것을 장담하며 마친다.

 

졸라~








편집부 주



IT계 최신 소식을 알기쉽게 풀이,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바탕으로 


IT속전속결 우다다 논평의 시대를 연 물뚝심송 님의 <딴지아이티늬우스>, 


총 37편의 연재로 오늘 대단원의  막을 대렸습니다. 

물뚝심송님, 고생많으셨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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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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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