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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 27. 목요일

기절광풍









 

 




 


딴지에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연재하면서 버릇이 하나 생겼씀다~ 글을 올린 후 항상 리플의 개수를 보게 되더라구요. 쩝쩝~ 원래 그러지 않을려고 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반응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원래 예상했던 적은 수의 리플이지만 '잘 읽고있다', '찐하게 읽고 간다’ 등의 리플들을 볼 때면 ‘그래도 내 글이 필요한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돼요. 즉, 제가 시사적이고 재미있는 글을 써서 “읽어주세요” 하는 부탁(push) 형태의 글이 아니라 필요한 독자들이 와서 읽어보고(pull), 정말 그 독자들에게 필요한 글이라면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들에게 만큼은 필요한 글이 되는 거겠죠~


바로 요기부터 마케팅의 원리가 시작됩니다. 창업초기에는 마케팅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품의 target을 명확하게 해야 하구요,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push보다는 pull 형태의 영업을 해야 합니다. 자금도, 생산시스템, 판매시스템도 부족한데 일반국민을 상대로 TV광고나 공중파 라디오 광고를 시도(push)하는 건 부적절하죠.


이 글도 창업마케팅의 기본적인 의미를 담아서 쓰고 있는 중입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창업준비생, targeting) 필요한 정보를 적어놓았으니 관심있으면 읽어보라(클릭해서, pull해서), 그리고 괜찮으면 다른 창업 준비생에게 읽어보라고 권하라.(입소문, viral marketing) 


이 글은 경영학을 배워보지 못한 이과출신의 엔지니어였던 제가 창업하면서 느낀 점, 아쉬웠던 점, 그리고 기존의 창업서적과 내가 창업했던 실제 내용 사이의 비어있는 gap을 채우기 위해 쓰는 것이고 또 리플수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어쨌든 here we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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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가르쳐주는 바둑처럼 창업도 9점 깔고 했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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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점 깔고 바둑 두는 신공의 창업


아버지가 운영하는 거래처를 그대로 물려받는 9점 깔고 바둑두기 신공이 있다. 사실 이건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가업 잇기이니 창업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필자가 제품 하나 없이 기술만 갖고 창업했을 때 가장 부러워 했던 창업 방법이었다. 기존에 거래하던 100여 군데의 거래처 사장님을 아버지의 소개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소유한 채 사업을 출발하는 방법이다. 마치 42.195km의 마라톤 경기에서 35km 지점에서 출발하려고 준비하는, 고카페인 음료를 한통 들이킨 양키즈의 A. 로드리게즈 같은 좋나 감정적으로는 비겁한 방법이지만, 혹시 이런 기회가 있다면 주저없이 사업을 시작하길 권한다. 물론 주위의 투자유혹, 술유혹, 걸유혹 등의 들어오는 태클들만 적절하게 잘 해결해 나간다면 경영학과 다니면서 배워왔던 마케팅 이론 등을 자유롭게 활용해 볼 수 있는 최고의 창업 조건이다. 아버지의 회사가 년매출 100억대의 회사에 비상장 회사라면 금상첨화이지만, 년매출 3~5억대 정도에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존재하는 식당이라도 매우 땡큐한 창업 조건이 된다. 무조건 창업하시라~


필자의 아버지도 사업을 하셨었다. 문구유통업(도매업)이셨다. 70~80년대 모나미 문구도매 대리점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고 있었는데, 빚보증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문방구를 동업자에게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있으시다. 그때 필자가 중학생 무렵이었고, 그 시절 아버지는 40대이셨다. 그 뒤로 남의 빚을 얻어 몇 번 재기에 힘을 쓰셨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셨다. 중학생이었지만, 돈의 무게 앞에 느껴지는 생활의 고통은 자본주의에 살아가고 있는 나의 자본을 무서운 것으로 인식되기 충분한 일이었고 안정적인 직장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사업은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했었는데, 결국 필자가 나이 들어 사업가의 길에 들어왔으니, 사업가의 DNA가 결국 발현된 모양이다.


필자도 아버지가 안정적으로 문구유통업을 이끌어 가셨으면 ‘9점 깔고 바둑두는 신공’의 형태로 창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고 필자는 맨바닥에서 창업을 했다. 그때 아버지가 재기하는 사업으로 다시 문구도매업을 선택하셨을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세일즈였던 기억이 있다. 새롭게 거래처를 뚫고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마케팅 전략 없이 몸으로만 부딪혀서 뚫어야 할 상황이었더라면 참으로 힘드셨을 마음에 가끔씩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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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 필요 없는 공판된 송이버섯(Tricholoma matsutake, pine mushroom).

송이버섯은 인공재배가 안되므로 100% 자연산이다. 

송이균사체(mycelia)만 인공배양이 되며, 인공재배를 통한 자실체 발생은 현재까지 성공하지 몬했다.

따라서 성공하면 떼돈을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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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 필요 없는 제품 versus 마케팅이 필요한 제품


버섯, 수산물 등 농협 등에서 공판을 하는 제품은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공판을 통해 팔려나간다. 단지, 좋은 품질과 높은 생산량 등 자본을 생산에 재투자를 통해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 실제로 경우 버섯 생산하우스 10동 정도를 운영하면서 공판을 통해서만 올리는 매출이 약 4~5억 정도 되는 지인이 있다. 무조건 생산만 하면 된다. 판로는 공판이 해결하기 때문이다. 단, 이익금이 적다. 공판을 한다는 의미는 중간 도매상이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현금의 회전을 빠르게(공판 후 2-3일 이내) 해주는 대신 가격의 변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생산자의 입장에선 어떤 판매 방식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물건 납품하고 결제 못 받아서 흑자부도가 나는 상황들도 있으니,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여 판매처 개척이 어려운 농민들의 경우 매우 좋은 조건의 판매법 되시겠다.


그 외에 대부분의 공산품들이 마케팅이 필요한 제품이다. 결국 생산자 또는 제조자가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경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뜻인데, 대기업에 납품을 개척한 기업의 경우는 특별한 마케팅이 필요 없는 공판의 개념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창업해서 생산자가 판매법까지 개척해야 하는 운명은 창업가의 숙명이며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무림의 신공’ 이다.


필자가 창업해서 제품 생산이 시작 될 때까지 1년 정도 걸렸는데,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의 대리점을 운영할 때 까지는 4~5년의 시간이 걸렸다. 제로에서 시작해 마케팅을 배우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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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식에 웃는 돼지 머리가 필요한 것처럼, 사업초기에는 탄탄한 마케팅 기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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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가 준비해야 할 탄탄한 마케팅


창업 후 주위에서 하는 조언은 감사하게 조언으로만 받아들이자. 창업을 하면 주위에서 수많은 조언을 해준다. 마치 설이나 추석때 집에서 듣던 친척들의 잔소리의 10배 정도에 해당하는 조언이 쏟아진다. 기성용처럼 이야기 해 주자~ "니들이 뛰던가~"


회사의 매출 규모에 따라 마케팅의 기획도 달라져야 하고 마케팅 비용도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이 시기와 비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창업자 밖에 없다. 창업자 본인이 직접 보고, 판단하고, 실행하고 해서 회사에 적절한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직원 5명 이내의 작은 회사는 창업가의 능력에 따라 회사의 생존이 좌우되기 때문에 창업자가 바른 판단을 해야만 한다. 마음의 중심을 꼭 붙잡고 시작하자.


필자가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창업초기에 마케팅 비용을 반드시 책정'해야 한다. 필자도 창업초기엔 마케팅 비용을 책정할 정신적, 재정적 여유가 없었다. 시기적으로 년매출이 3억 이상 넘어갈 때 마케팅 비용을 생각하게 되었다. 초기에 탄탄한 마케팅 기획을 세울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고, 마케팅보다 제품 생산 시스템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틀렸다고 판단할 수 없지만, 그 시기에 마케팅 및 세일즈 능력을 키우는 게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에 연매출 3~4억 달성의 시기가 늦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탄탄한 마케팅 기획이란 이렇다.


우리동네 좋은 위치에 2개의 빵집이 동시에 오픈하는데 A 베이커리는 이미 2개의 다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owner chef.가 사장이고 B 베이커리는 처음 빵집을 운영하는 owner chef.가 사장이라면, 오픈과 동시에 A와 B 베이커리의 빵 생산전략 및 판매전략은 당연히 다를 것이다. A 베이커리는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risk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며, 그 방법과 기술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탄탄한 마케팅의 뜻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즉, 탄탄한 마케팅 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을 책정하고 지출하는 행위는 1차로 막걸리 먹고, 2차로 로얄살루트 21년산을 에일맥주와 말아 먹고 변기에 오바이트 하는 행위와 같다. 어제 내가 어떤 술을 먹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


따라서 일단 꼼꼼하게 선택된 모집단을 분석하고 타겟(대상)을 분명하게 지정한다. 1차 타겟이 정해지면 제품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제품과 접촉한 타겟들이 좋은 경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짜 마케팅 방법부터 찾아보고 제품과 타겟의 접촉 가능성이 높다면 비용이 좀 들더라도 시도해 볼 만하다. 마케팅 비용은 이럴 때(제품과 타겟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곳에) 책정하고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상되는 결과를 준비하고 실제 결과와 비교하여 분석하는 후반작업이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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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초기의 마케팅은 조금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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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초기에는 push 마케팅이 아니라 pull 마케팅이 수행되어야 한다


필자가 창업 초기에 시작했던 아이템은 창업 3호기에 쓴 것처럼 붉은 발효 홍국쌀이었다. 필자는 제품의 판매 타겟을 요리사로 지정했고, 호텔이나 규모있는 뷔페식당의 한식당 쉐프등을 찾아서 홍국쌀 세일즈를 시작했다. 쉐프가 사용을 결정하면 식당으로 대량 납품이 가능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존나 실패~


그때 들였던 노력을 생각하면 넘 짠하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해 봤다. 일단 내가 일일이 찾아가서 미팅하고 설득하는 push형 마케팅이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소비자인 쉐프와 제품을 접촉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적어도 1인당 미팅비용이 샘플 비용까지 포함하면 2~3만 원은 소요되었다. 더욱 더 중요한 실패 이유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강요하면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즉 내가 제품판매를 소비자에게 push 하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좋은 세일즈 방법이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1:1 대면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고 충분히 제품에 대하여 설득시킬 수 있었고 상대방도 미팅 당시에는 사용동의를 기꺼이 해 줄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연속해서 제품을 사용시킬 수는 없었다.


창업초기 무조건 판매해야 한다는 무식한 push 세일즈 방법으로 1~2년간 100여 명이 넘는 chef 및 식당의 사장님들을 만나면서 ‘결코 push 마케팅으로는 성공할 수 없겠구나’ 하는 확신을 배우게 되었다. 대신 이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pull 마케팅을 배우게 되었고, 그때서야 마케팅 전략이란 부분이 필자의 눈에 가시화 되었다.


Pull 마케팅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본인이나 회사가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로 positioning 한 후 그 분야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solution 이나 해결해 줄 수 있는 제품을 service 한다고 할 때, 문을 열고 찾아오는 소비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방법을 말한다. 이 마케팅 기법의 중요한 점은 제품 전문가의 positioning 이 확실하게 소비자에게 만족으로 돌아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입소문) 이 방법의 장점은 소비자와 제품의 대면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좋은 service 제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입소문 마케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그 회사의 sales 시스템이 만들어 질 수 있으며, 비로소 마케팅 전략을 기획할 수 있다. Pull 마케팅을 시작해 보자~





창업초기 마케팅 기획 세우는 방법


1. 제품의 판매 타겟팅을 명확하게 정하자.

(예>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30~40세 20평 이상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여성)


2. 제품이 판매되는 place를 확실하게 정하자.

(대형마트, 오픈마켓, 또는 직접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등)


3. 타겟과 제품의 대면 순간을 마련하자.

(시식회, 신문 찌라시 전단지, 교차로 광고, 딴지 라디오 광고 등)


4. 대면 순간을 통해 제품이 소비자가 걱정하는 문제점이 해결되는가?

(예> 갈증을 해소해 주는 시원한 음료, 운동 직후 마셔주면 갈증해소에 힘까지 난다.)


5. 제품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문제점이 해결된다면 입소문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판매가 증대될 것이다.

(pull 마케팅)






결론


마케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일반화되어 있다. 자영업자가 이렇게 많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종류의 마케팅 스킬들이 존재하겠는가?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마케팅 관련 책들이 서점에 깔려있는가? 마케팅에 관해서 한마디씩 다 떠들 수 있는 실력이 대한민국 국민에겐 존재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구슬은 꿰어야한다. 이렇게 꽁짜로 널려있는 마케팅 방법을 창업자가 엮어서 내 보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히치 하이커들이여~ 이 글 보고 있나? 오늘은 이 횽아가 좋나 중요한 초기창업가의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큰 뼈대만 간단하게 설명하긴 했지만, 사업 초기 마케팅 기획을 세우는 데에 꼭 필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창업초기에는 창업가는 바쁘고 정신없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 좋나 많지만 쇼핑몰이든 제조업체든지 반드시 마케팅 기획을 세우고 사업을 했으면 한다. 그래서 꼭~ 살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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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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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