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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3. 12. 수요일

펜더









 

 

우리나라의 ‘국격’을 생각해, 약소국이라 해도 최선을 다해 ‘의전’을 보여준 Y기사님!! 이 Y기사님에게 ‘일생일대’의 ‘운행’ 기다리고 있었다. “장관”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넘쳐났고, 이 “장관”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수도권에서 한다하는 수행기사들이 총 동원됐던 “지옥의 수행 작전!!”

 

 

Y기사님은 D-day 때 오마하 비치를 상륙했던, 미군 레인저의 느낌으로 회고담을 털어놨다.

 

 

“그때 참...고생 많았죠. ‘대구 촌놈’들은 말 안 듣지, ‘러시아 촌놈’들은 진상 떨지, 청와대 경호실은 생쑈를 하지. 참... 대단들 했죠. 폭풍 같은 1주일 이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었을까? Y기사님은 그 옛날 상륙작전 당시를 회상하는 퇴역 군인의 표정으로 차창 밖을 내다봤다. 아~ 감질나!!

 

 

Y기사님이 말하는 ‘에너지 회의’와 ‘대통령 홈그라운드’, ‘현대가 납작 엎드려서...’, ‘경호원들이 군기가 바짝 들었다.’, ‘대구촌놈들이 대통령 보겠다고’란 말을 종합해 보니 딱 한 가지 행사가 생각이 났다. 바로 2013년 10월에 있었던 <대구세계에너지총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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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전 세계 100여개국의 기업, 정부, 국제기구, 학계, 협회의 ‘한다하는’ 관련자 5,000여명이 모여서 1주일간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하는 회의였다!(이건 인터넷 검색해서 찾았다. Y기사님이 말하기 전까지 이런 회의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때가 박근혜 대통령 한참 끗발 날리던 때 아니에요? 뭐, 지금도 끗발 날리지만.”

 

“그렇죠!”

 

“팀장님들 말 들어보니까, 청와대가 아주 난리가 났다더만요. 대구가 원래 박근혜 대통령 홈그라운드잖아요?”

 

“글쵸.”

 

“이제 대통령 타이틀 따서 금의환향, 고향 한 번 가는 거 아닙니까? 마침 또 거하게 잔치 벌어지고... 그러니까 기업들도 바짝 엎드려서 이것저것 막 물건 댔죠. 그때 현대가 차량 지원했거든요? 에쿠스만 50대 뿌렸어요.”

 

“야... 대단한데요?”

 

 

솔직히 Y기사님이 말하기 전에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럼 그 행사에 Y기사님 회사가 투입된 거군요?”

 

“(웃음) 그게 사연이 좀 복잡해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아...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궁금하다!!

 

 

“원래는 우리가 가서는 안 될 자리였죠. 애초에 우리랑 계약도 안했고, 그러다가 사단이 터진 겁니다.”

 

“(다급) 무슨 사단이요?”

 

“현대에서 에쿠스를 50대 턱하니 뿌렸고, 다른 차도 턱 하니 뿌렸죠. 한때 우리들끼리는 에쿠스만 300대 뿌렸네 어쨌네 하고 말이 많았어요. 뭐 여하튼, 그렇게 차를 뿌린 건 좋았는데, 그걸 운전해야 하지 않습니까? 차만 덩그러니 던져놓으면... 장관들 보고 운전하랄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럼... 대구지역 수행기사 분들이 투입된 겁니까?”

 

“(웃음) 수행기사들이 투입 됐으면 좋았겠죠. 그런데...이게 참,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대구지역에 있는 대리기사들을 수배해서 7주일 운행을 하라고 한 겁니다. 어차피 운전하는 거니까 대리기사면 어떻고, 택시기사는 어떻냐는 거죠.”

 

“아...”

 

“(웃음) 그때 내려가서 봤을 때 아주 가관이 아니었어요. 그 조직위인가? 높은 사람들이 보고 기함을 했나 봅니다. 에쿠스 몰아봤냐? 대구 길 잘 아냐? 뭐 그 정도 물어보고, 업체 몇 군데 확인해서 뽑았나 본데, 하고나온 꼴이 가관이었나 봅니다. 츄리닝에 쓰레빠 찍찍 끌고 온 사람도 있었다니까요!!”

 

“(웃음) 정말요?”

 

“진짜로요! 이게 말이 됩니까? 그래도 나라 행사인데, 그 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Y기사님은 분노했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정과 ‘의전’에 대한 한없는 긍지를 가진 Y기사님에게 츄리닝과 쓰레빠는 양립할 수 없는...아니, 존재해선 안 되는 것 들이었다!

 

 

“그래서요?”

 

“그때 운행중이었는데, 배차팀장님이 급하게 연락이 왔어요. 운행 중지하라고...”

 

“예?”

 

“대구상황이 완전 개판이었던 겁니다. 대구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외교부에서 온 건지, 청와대에서 온 건지, 아님 다른 데서 온 건지... 여하튼 나라에서 저희들을 부른 겁니다. 그때 팀장님이 그랬거든요.”

 

“나랏일이다. 대구에서 우릴 찾는다. 나라에서 잔치판이 벌어졌는데, 망신 당할 수 없지 않냐”

 

 

뭔가 비장미가 느껴졌다. 수행기사의 ‘미학’ 같은 게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그때 우리가 최대한으로 뽑을 수 있는 인원이 10명이었어요.”

 

“10명이요?”

 

“예, 우리 회사에도 스케줄이란 게 있으니까요. 일주일 동안 소화할 스케줄이 있는데, 이걸 다른 기사들에게 전부 다 몰아주고, 이리저리 기사를 차출해 봤는데 10명이 나온 겁니다.”

 

“아... 그래서 10명이 내려간 겁니까?”

 

“우리뿐만이 아니라 ‘의전’경험이 있는 서울경기권의 3개 회사에서 베테랑들을 전부 뽑은 거죠. 우리랑 OO 회사, XX 렌트랑 해서 얼추 멤버가 구성됐죠. 저희들은 차 2대에 8명이 나눠타고, 출발했죠.”

 

“아... 연락 받고 바로 출발 한 거군요?”

 

“(웃음) 바로 가기 전에 장비 챙겨야죠.”

 

“장... 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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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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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또 뭐지? 의전용 장비가 따로 있나?

 

 

“(회심의 미소) 대리기사 말고 우리를 부르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의전이잖아요? 이런 행사가 있으면, 저희들도 나름 준비를 많이 합니다. 행사 기간이 1주일이니까 거기에 맞춰 옷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아...”

 

“양복 2~3벌 챙기고, 속옷 일주일치, 양말도 일주일치를 준비해야 해요. 발 냄새 같은 거 나면 그게 또 망신이잖아요? 넥타이도 상황별로 3개 정도 준비합니다. 남성분들 상대할 때 대비해서 블루계열 2개랑, 여성장관일 경우를 대비해서 핑크 계열 1개 준비하죠. 와이셔츠도 넉넉하게 준비하구요.”

 

“야... 정말 몰랐어요. 대단한데요?”

 

"(웃음) 기본이죠."

 

 

Y기사님의 얼굴엔 자신의 직업과 ‘의전’에 대한 뿌듯함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과연 그 정도로 대구의 기사들이 형편없었나?

 

 

“...최악이었죠. 밤을 새서 달려갔는데, 대구 촌놈들이 하고 나온 꼴을 보니 기가 차더군요. 옷이 어떠냐는 거예요. 자기는 편하게 입어야 운전 잘할 수 있다고... 아주 가관이었어요. 잔치상에 똥물 뿌리는 것도 아니고.”

 

“(웃음) 그래서요?”

 

“그때 관계자들 하고, 서울서 내려온 3개사 대표들이랑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다 커버할 수 없으니까 장관급들은 서울서 내려온 3개사가 다 맡고, 그 나머지는... 대구 기사들을 속성으로 교육하자고...”

 

“교육이요?”

 

“교육이라고 해봐야... 복장 점검이랑, 기본적인 의전 같은 거죠. 라운드 티까지는 봐주겠는데, 제발 쓰레빠랑 티셔츠는 입지 말자. 우리 양심적으로 기지바지는 입지 말자. 그런거요.”

 

“(웃음) 말을 들어요?”

 

“통 사정했죠. 나랏일이다. 다른 나라 장관들이 이꼴보면 우릴 어떻게 생각하겠냐?”

 

“의전교육이라면 뭐죠?”

 

“(웃음) 교육이고 마시고도 없었어요. 깨지면서 알게 되는 거죠.”

 

“깨지면서 알게 되다뇨?”

 

“음...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느나라 장관인지는 모르겠는데, 수행비서가 뭘 알아보느라 장관이 먼저 오고, 뒤에서 헐레벌떡 비서가 쫓아오는 거예요. 장관은 다른 나라 장관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차로 오고요. 그럴 땐 기사가 튀어나가서 문을 열어줘야 하거든요?”

 

“그렇죠.”

 

“근데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같이 온 장관이 먼저 차를 타고 나가고, 장관은 기다리고... 이때 또 장관이 자기 손으로 문 열면, 가오 떨어지거든요. 비서가 막 달려와 문 열고(웃음), 장관은 빡쳐서 지네 말로 난리치고...”

 

“(웃음) 그래서 알려줬어요?”

 

“답답해서 말해줬죠. 그럴 땐 기사가 먼저 나가서 문 열어줘야 한다. 한 손은 손잡이, 한 손은 머리 들어가는 창틀 잡아줘야 한다고, 그런데 또 사고치는 사람들이 나오죠.”

 

“예?”

 

“수행비서랑 장관이 들어와요. 그런데 가방 든 사람이 앞에 오니까 그 사람이 장관인 줄 알고 문을 열러주는 거예요.”

 

“(웃음) 아놔...”

 

“말이 안 통하니까, 헷갈렸다 그러는데... 그것도 설명해 줬죠. 가방 든 건 비서다. 종이 몇 장 든 사람이 장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라. 가방모찌란 말이 왜 나왔겠냐? 높은 사람들은 보통 종이 몇 장 들고 나온다. 그렇게 설명을 하니까, 이틀 지나니까 그때부터 달라지더라구요.”

 


Y기사님의 표정엔 어떤 ‘뿌듯함’ 같은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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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러시아 사람들 하고는 왜 싸운 거예요?”

 

“아... 러시아 사람들요? 아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짜증이 나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 ‘의전’과 ‘국격’을 말하는 Y기사님이 아닌가? 우리나라에 온 손님들에게 한국의 ‘정’과 ‘의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열린 사고의 Y기사님을 ‘빡치게’ 만든 사건은 무엇이었던가?

 

 

“그때 러시아 장관이 차를 타는 건 괜찮았는데, 그 수행원들이... 수행원들도 거의 뭐 떼거지로 왔어요. 한 3~40명 됐죠? 걔네들이 자기네들도 차량을 에쿠스로 달라는 거예요.”

 

“(웃음) 야~ 장난 아니었겠는데요?”

 

“말 들어보니까 러시아 애들이 중요하긴 하나 보더라구요.”

 

 

아... 중요합니다 기사님!!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터지고, 그 때문에 러시아 가스값이 장난 아니게 위협받고, 그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게 MB였죠. 그 말 많고, 탈 많은 ‘자원외교’ 때문에 러시아 가스를 가스관 통해서(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공사) 한국으로 끌고 온다는... 미국에서 셰일가스 터진 통에 러시아 애들 수익이 줄어들어 전전긍긍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요? 요구를 들어준 건가요?”

 

“말도 안 되죠. (사이) 뭐, 에쿠스 몇 대 더 끌고 와서 수행원들 태워주는 건... 솔직히 일도 아니죠. 그런데, 그러면 다른 나라 애들이 삐질 거 아닙니까?”

 

“그렇죠. 누군 입이고, 누군 주둥이냐 그러겠죠.”

 

“그렇죠. 뭐 백보 양보해서 전부 다 에쿠스로 도배해도 되죠. (사이) 우리나라가 좀 살잖아요?”

 

“(웃음) 좀 살죠.”

 

“근데, 그렇게 하면... 칸보이(convoy : 호송)가 안 되잖아요. 차량이 한정 없이 길어지면, 칸보이 하는 애들이 행렬을 자를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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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 깊은 뜻이? 에쿠스로 죽 늘어지면, 칸보이 행렬이 한정 없이 길어질 테고, 그럼 호송하기 위해 길을 막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역시... '프로'는 달랐다.

 

 

“그럼, 어떻게 했어요?”

 

“난리 났죠. 우리나라 의전팀이랑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장차관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 들은 스타렉스 두 대에 다 넣는 걸로 합의 봤죠. 애들 입이 댓발은 나와 가지고... 하여튼 진상 한 번 요란하게 떨었어요. (사이) 하긴 제가 생각해도 그렇긴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외무부 국장급 정도 되면 어디 가서 의전 다 받잖아요? 장차관급 제외하고는 거기서 짱 먹잖아요?”

 

“먹죠.”

 

“그런데, 스타렉스 같은 데 타라면... 삐질만 할 거예요.”

 

“(웃음) 국방부에 대령 들어간 거랑 똑같겠네요.”

 

“(웃음) 그렇죠. 국방부에선 대령이 미싱하우스 하는데... 어쩌겠어요?”

 

 

...Y 기사님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당시 수행기사들은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인 알렉산더 노박과,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러시아 외무부장관, 국영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 국영 송유관회사 트랜스네프트,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 러시아 수력업체 러스하이드로, 국영 원자력에너지코퍼레이션 등등의 에너지기업들의 수장들... 그리고 그 수행원들과 ‘놀거나’ 혹은... ‘의견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아놔... 당시 대구에너지총회에서는 ‘러시아의 날’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 정도로 러시아에 공을 들였는데... 새삼 Y기사님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됐다.

 

 

재미난 사실은 이 칸보이(convoy : 호송)문제가 VIP가 등장하면서 다시 한 번 불거졌다는 것이다.

 

 

“근데... VIP면 박근혜 대통령이죠?”

 

“글쵸. 박근혜 대통령... 얼마나 기분 좋았겠어요? 자기 홈그라운드에 금의환향 했으니...”

 

“좋았겠죠.”

 

“(웃음) 근데, 대구 촌놈들이 거기서 또 사고를 쳤어요.”

 

“도대체 어떤 사고요?”

 

 

아, 도대체 대구의 ‘대리 기사’들은 어떤 성향이었던 걸까? (Y기사님이 ‘뻥’을 친 거 같지는 않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좀 심한 거 같았다)

 

 

“보통 VIP가 뜨면... 저희 같은 사람들은 일정을 제일 마지막에 알거든요. 저희 팀장님들도 전날에 배차 예정만 받고, 누군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아... 대통령을 수행하는 건가요?”

 

“(웃음) 대통령 차량이랑, 청와대 차량은 미리 내려와서 대기하죠. 저희는 대통령을 수행하고 온 사람들 태우기도 하고, 거기까지 영접하러 간 사람 태우기도 하죠.”

 

“아... 근데, 어떤 사고를 친 거예요?”

 

“음... 저희들도 나름 교육을 받는데, VIP가 등장하는 행사에서 차량을 대기할 때는 창문을 열지 않아요.”

 

“...창문을 열지 않다뇨?”

 

“혹시나 하는 거죠. 차 안에서 저격 할 수도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대기하고 있을 때 차문을 열거나 창문을 내리지 않아요. 그랬다가는... 경호원들이 득달같이 달려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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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닫아!!! 우와왕~~



“아...”

 

“(웃음) VIP 행사 뜨면, 경호실 사람들이 개 풀어서 다 검차(檢車)하거든요. 하긴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조심해야죠. 어쨌든 그걸 말해줬거든요... 오전에 오늘 일정 브리핑 받는데, 대구역이 나온 거예요. 느낌이 딱 오더라구요. 대통령이 KTX 타고 온 거거든요. 그래서 대구 기사들에게 말했는데, 이것들이... 미친거죠. ‘아저씨 그러다 총 맞는다고, 지금 여기 사방 3킬로 안에 저격수 쫙 깔렸다고!’ 그렇게 설명해도, 자기네가 만든 대통령이다. 자기가 찍어서 대통령 됐는데, 얼굴 한 번 봐야한다... 미친거죠.”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 아저씨가 창문을 내리고, 대통령 보겠다고 깔짝거리다가... 바로 경호원 튀어나갔죠. 한 번에 슥- 제압당하고, 그래도 우물쭈물하니까 그 앞에 바로 경호원 둘 붙이더라구요. 하여튼 간... 의전에 대한 개념이 없다니까요.”

 

 

아, 의전과 경호... 이 정도면, Y기사님에게 ‘의전’은 철학이다. 하긴, BH에 직접 들어가는 분이시라는데...

 

 

“(웃음) 제가 좀 겁이 없어요. 청와대 들어가면, 그 영빈관인가? 그 앞에 차 내리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 모신 분을 딱 내리면, 제가 힐끔힐끔 보거든요. 그럼 1층에 홀이 살짝살짝 보이거든요. 좋대요. 그런 다음에 차를 몰고, 영빈관에서 좀 꺽어서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어요. 거기 차 세우면, 담배 태우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서 담배 피죠. 청와대에서 피는 담배라니 (웃음) 나중에 청와대 경호실 사람들 하고 알게 됐는데, Y기사 참 배짱도 좋다고... 다른 기사들은 청와대 처음 들어오면 쫄아서 담배도 못 태우는데... 그래서 그랬죠. 아니, 여기 담배 태우라고 재떨이도 있고, 내 담배 내가 피겠다는 데 무슨 문제냐고(웃음)... 다들 배짱 좋다 그래요.”

 

 

참 재미난 분이셨다. 아, 맞다. Y기사님이 'M'에 대해 물어 봤었다.

 

 

“그런데 강사님 ‘M’이 뭘까요?”

 

“M이요?”

 

“예, M... 그때도 그랬고, 다른 큰 회의 때도 보면, M이 있고, A-1, A-2가 있고, 쭉 영어로 쓴 걸 붙이는데, 경호는 M위주로 한다는 경호수칙이 붙어서... 제 차도 M이 붙었거든요.”

 

“음... 혹시 장관님을 모셨어요?”

 

“예, 그랬을 겁니다. 수행원이 그 사람 위주로 있었죠.”

 

“그럼, 아마 ministry... 장관이 아닐까요?”

 

“아... 미니... 미니뭐요?”

 

“미니스트리요, 아 근데... 맞나? 부처(部處)나... 아 뭐 맞을 겁니다.”

 

“아, 이렇게 또 하나 배우네요.”

 

“아닙니다. 저도 잘...”

 

 

그렇게 ‘대구에너지회의’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려나 싶었는데, 아... 정말 스펙타클한(?) 사건이 하나 터졌다!! 바로 칸보이와 VIP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음... 기대되지 않는가? 그럼 슬슬... 이야기를 끊을까 한다. 많이 썼다 이 정도면... 나름 톡톡 끊는 재미가 있다. 다음 회에는 VIP와 ‘상모차’라는 듣도 보도 못한 ‘차량’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 시간이 되면... '진상'에 관한 이야기도 하겠다.

 

 


추신 :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행기사 시리즈'는 각 기사님들 이야기를 한번에 몰아서 쓰는 것이다. 즉, 독자들 반응 보면서 절단을 하는 게 아니란 소리다. 지금 이 글도 2월 25일날 몰아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타박하지 말길~ 분량조절을 위해 자르는 것이다 (그래도 회차당 A4 10포인트로 7장 정도씩이다). 물론... 자르는 재미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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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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