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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3. 21. 금요일

한동원






개봉일 3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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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술가들의 독창적 스타일이란, 수많은 따라쟁이들과 사기꾼들과 장사꾼들에 의해 벗겨먹히고 결국 단물쓴물 다 빨려 너덜너덜해진 뒤 폐기처분되는 것이 이 바닥 다반사라지만, 그러한 속세의 법칙마저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당 영화의 감독 웨스 앤더슨을 보니, 그가 영감을 받았다는(크레딧 상에서는 ‘inspired by the works of’로 표시)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중에서 한마디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음이라.


「어떤 종류든 편집광적으로 단 한가지 생각에 갇힌 인간들 모두에 대해 나는 평생 호기심을 느껴 왔다. 한 사람이 자신의 영역을 제한하면 할수록 다른 한편에서는 무한성에 더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세상을 등진 것 같은 그들은 자기만의 특별한 재료로 흰개미처럼 기이하고 유일무이한 하나의 압축된 세계를 만든다.」


물론, 이리도 화려한 면면의 배우들이 온 사방에서 '우우' 몰려들었음이니 ‘세상을 등진 것 같은’이라는 대목은 빼야겠다만.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인상

+1450원



뭐니뭐니해도 웨스 앤더슨의 독보적 독창성 : 200원


특히 그의 수직수평적-미니어처적-연극적 비주얼 : 180원


그것이 상당한 물량과 만났다 : 100원


그로 인해 발생된 즐겁고 매력적인 비주얼의 '잔치잔치대잔치' : 150원


그 중에서도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색채 : 80원


세트 / 소품 / 의상 등등등에 듬뿍 묻어있는 '20세기 초 동유럽 어딘가'스러운 향취 또한 : 80원


굳이 거론하기도 손꾸락 아픈 화려무쌍한 캐스팅 : 100원


그들이 연기하는 특유의 소년만화적 캐릭터들의 매력 : 80원


그들이 엮이고 꼬이는 좌충우돌 예측불허 이야기 전개 : 80원


그리고 유머감각 : 70원


그 중 탈옥 장면 : 50원


눈 속 추격 장면 : 50원


총격전 장면 : 50원


이제는 사라져가는 예술 및 장인정신에 대한 나름의 연민과 경의 : 80원 


개인적으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이후 호텔이라는 공간을 가장 매혹적으로 그린 영화라 사료됨 : 100원



인하

-610원



너무 많은 배우들을 위한 공간을 모두 마련해주기엔 다소 무리가 따랐던가 : -100원


전작 <문라이즈 킹덤>에 비해 밀도가 낮아진 이야기  : -120원


하여 시각적 재미에 비해 극적 재미는 덜함  : -80원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쌍액자 구조 또한 감정이입 저감  : -80원


불발률 높은 유머 장면들   : -100원


특히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시낭송 유머'는 좀  : -50원


규모 대비 잔류 감흥 그다지 크지 않음  : -80원



적정관람료 : 8000원 + 1450원 - 610원 = 88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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