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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04. 금요일

해외불패 요제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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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1. 갈등의 시작, 더 비기닝]






편집부 주



이 글은 해외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요제프K 님의 글은 이미 마빡에 2번 납치된 바,

1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 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역시 예상했듯이 모두들 다른 사람들 싸움 구경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불구경보다 싸움 구경이 더 재밌는 이유는 불은 끄는 사람만 있지만 싸움은 끄는 놈은 없고 부추기는 새끼만 주변에 널렸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저찌 되었든 간에... 이번에는 보트에서 막 내린 아웃사이더 그룹 fob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모두까기 인형 진중권(Chin Jung Kwon)이 되어서 모조리 까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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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을 때 있었던 일이다.(평소 친구와의 대화니 욕은 이해하시라. 남자들 말할 때 다 이렇다.) 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야 너 현수(가명); 알아?”


“현수? 몰라 기억안나.”


“아 왜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 이었던애. 얼굴 까무잡잡한 애.(한 사람의 특징이 피부색이 되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


“아 안다고 치고. 근데 걔는 왜?”


“아놔 우리엄마랑 걔네 엄마랑 친한데 걔가 미국을 갔다 왔대잖아. 우리엄마가 그거 듣고 나도 어학연수 갔다오래.”


“크크크 귀찮게 됬네. 그 새끼 또 존나 자랑하고 댕겼겠구만. 근데 걔는 미국에 얼마나 다녀왔는데?”


1년인가...?”


“만나봤냐?”


“어. 개새끼 존나 거만해졌어. 막 말할 때 영어 섞어 쓰고... 발음 존나 굴려. 한국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나?”


“지이랄~ 다 지랄하는거야.ㅋㅋㅋ 아 맞다 그새끼 혹시 노래방에서 에미넴 Lose Yourself 부르지 않냐?”


“어! 씨바 니 그거 어떻게 알았냐?”


“척하면 척이지. 꼭 미국 1년 갔다온 새끼들이 그런거 쳐 불러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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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정말 그렇다. 에미넴 저 노래는 정말 많이 부른다. 아마 앞에 내레이션이 그나마 쉬운 에미넴(백인) 발음으로 천천히 이어지고, 노래방은 1절 밖에 안하다 보니 앞에 가사 조금만 얼버무려서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껌뻑 죽는다.


아마 그새끼 집에서 그 노래 존나게 연습했을 것이다어떻게 아냐고나도 그랬으니까.ㅋㅋㅋ 어딜가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짬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고 유학생 사회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내가 현수를 무시한 것도 그 짬타령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내가 잘했다는 소리는 아니고)


지난 번에는 미국에 존재하는 한인학생 그룹을 두 개로 분류했다. 트윙키와 fob. 이번에는 그 중 fob를 여러 개로 분류해 볼 것이다.


우선 공항패션 사진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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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을 보신 적이 있으실 거다. 평생 쪽팔릴 공항 단체샷을 찍고 단합을 다지며 다같이 출국을 한다저 현수막은 왜 저리 조악한지. 단체복 안 맞춘 것이 정말 다행이다주로 어린친구들이 3달 짜리 어학연수 출국할 때 이렇게 출국하더라어학연수를 다녀오면 자기도 모르게 유학원 홍보 모델 중에 한 명이 되어 있는 그런 경우다.(다음에 유학원 없이 유학가는 법 기획할까 고민 중. 이거 알면 수백에서 수천만 원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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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연예인 공항패션 사진이다. 이런 사진이 네이버와 다음에 널려 있어서 그런지 공항에는 이렇게 입고 가야 하는 걸로 착각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는 것 같다. 몇몇 젊은이들은 실제로 자기가 이 사진에 나오는 연예인인 것처럼 착각하고 잔뜩 멋을 부리고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공항패션”을 시전하신다.(선글라스는 도대체 왜 끼는 거야?주로 외국 처음 나가보는 젊은이들이 하는 패션이다혹시나 옆자리에 이쁜 여자/멋진 재미교포 사업가 오빠가 앉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섞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그럴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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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패션과 비슷하게 공항에 오는 사람도 있다.(저거 실제 브릿팝 가수 루이스 톰린슨 공항패션임) 늦잠 자고 느그적 편의점에 담배 사러 나가는 패션과 흡사하다. 남자애들뿐만 아니라 여자애들도 편하게 다닌다. 여자애들 중에선 베개를 손에 붙이고 다니는 애들도 자주 봤다.  


저 패션은 해외에 자주 다니거나 비행기를 오래 자주 타본 애들이 추구하는 패션이다아마 비행기 2-3번 갈아타고 다니려면 편한 것이 최고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나도 이렇게 하고 다닌다그리고 옷 잘 빼 입고 다녀봐야 좋을 게 없다. 공항 세관직원한테 괜히 붙잡혀 비싼 물건 갖고 들어가진 않는지 검사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저리 입고 가듯 하면 금두꺼비를 한 부대 들고 입국해도 아무도 의심 안할 것이다.(옛날에 유인촌도 아이패드를 저런 복장으로 밀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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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보는 역사스페셜 아저씨. 주말에 학교에서 국사시간에 선생님이 수업하기 귀찮으면 틀어주곤 했다. 물론 이 패션도 부작용이 있다.


한번은 쓰레빠에 츄니링 끌고 미국을 입국하다가 그 당시 최고 테크놀로지, 테러리스트 박멸기계로 불린 3D스캐닝을 체험하는 경험을 하였다. 졸려서 하품을 해대며 호주머니에 손넣고 꺼떡꺼떡 줄서서 기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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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이 손가락을 까딱까딱 하더니 “너 3D스캐닝 받고 싶어하게 생겼는데? 이거 최신장비인데 너한테 실험을 해 보자”라고 하기는커녕 그냥 턱으로 저기 들어가라는 신호를 보내더니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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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까지 되는 듯한 과학적 느낌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좆같았다.


나랑 같이 뉴테크놀로지 체험을 부름 받으신 한 백인 남성은 한 잔 걸치셨는지 무시무시한 흑누나 보안요원을 밀치고 쓰레기통을 차고 행패를 부리더니 혼쭐이 나시곤 순순히 나 다음으로 스캔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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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탈의를 하지는 않으셨지만 참으로 진상이었다. 이렇게 공항에서부터 미국물을 얼마나 먹었는지에 따라 구분이 가능해진다.


fob에는 여러 가지 그룹이 있다. 단순하게 나누면,


조기유학파  /  교환학생파  /  어학연수파


Fob의 하위 그룹 3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메이저리그 야구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조기유학파 - 마이너 바닥부터 박박 기어서 메이저에 올라온 추신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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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 한국에서 탑을 찍고 온 류현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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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 한국에서 늦게 미국에 와서 대우를 잘 못 받고 한국으로 돌아간 임창용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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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디테일을 붙이자면 류현진 선수와 임창용 선수가 둘 다 1년 단기 계약이라고 가정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설명을 좀 더 하자면, 조기 유학생은 어린 나이부터 미국에 와서 갖은 고생 다 하고 미국 대학에 들어간 존재다그리고 대부분 집도 좀 산다나름 프라이드 쩐다.


교환학생들은 한국의 좋은 대학에 다니다가 그 중에서도 성적이 좋아서 한국 학비를 내고 졸라 비싼 미국 대학에 1년간 정규 수업을 들으러 온 나름 잘나가는 친구들그들 나름 프라이드 또 쩐다.(파워블로거가 포진한 그룹? 이상하게 이쪽에 파워블로거가 많더라.)


어학연수 친구들은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온 것인데, 영어실력을 늘리겠다는 목표 외에 그다지 타지 생활의 동기가 보이지 않은 존재프라이드 안 쩐다.


왜 어학연수생을 마이너리그로 분류했냐면, 그들이 듣는 대학부설 ESL코스나 사설 어학원은 그다지 교육의 질이 좋지 않고, 이리저리 유학생들 사이에서 개무시 당한다.


이렇게 미국물을 얼마나, 또 어떻게 먹었냐에 따라 서열화 되어 있고 어느 정도 세력이 갈리는 것이 fob이들의 서열은 조기유학생 - 교환학생 - 어학연수생 순이다.


그리고 ‘성골’ 개념도 있다성골 개념은 약간 추상적이므로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대충 말하면, 미국 동부나 서부의 잘사는 동네 학교 출신에 통장 잔고 동그라미가 많으면 성골이다부모님이 입금하신 돈에 학비를 빼고 남는 돈이 천만 원 단위인 친구들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내가 방학 때 사이버 세상을 탐험 할 때 이 친구들은 스위스에서 알프스를 탐험하고 있곤 했다. 아, 비참해진다.


자 이제 어느 정도 각 그룹의 개념정리를 했으니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자.



어학연수생


부모님에게 겨우 허락을 받고 앞으로 1년간 영어를 존나게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가득 채우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연하다. 그것이 어학연수의 목적이니까. 그래서 미국에 오면 우선 한국애들하고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외국애들 하고만 놀기로 결심한다. 미국까지 와서 한국애들과 놀 이유는 없으니까. 미국에 와서 미국물을 먹으면 영어가 쑥쑥 늘 것 같지만 현실은 그들이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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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비키니 입은 스칼렛 요한슨 같은 백인 누나들과 비치발리볼을 하고 등에 태닝 크림을 발라주며 영어 실력이 광속으로 레벨업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들이 들어간 수업엔 중국어와 스페인어가 공용어로 쓰이며,


어라? 레벨테스트를 봤는데 은근히 높게 나와서, 높은 반에 배정되어 기분 좋게 높은 레벨 반으로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역시 시험에 강한 한국인.. ㅋㅋ), 선생이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도 주변에서 아무도 못 알아들어서 의식주 해결 자체가 힘들어졌다.


이왕 미국 백인하고도 못 어울릴 거 외롭기도 하고 가까운 대학에 다니는 한국애들하고 친해져 볼까 하여 교회에도 가보고 했는데 유학생 놈들은 잘 놀아 주지도 않고 은근히 나를 깔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접고 공부만 존나 해야지 하고 다 쌩깐다. 저 거만한 유학생 놈들이 싫지만 한편으론 영어도 잘하고, 잘 먹고 잘 사는 저 애들이 부럽기도 하다.



교환학생


엄청나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교환학생에 합격했다. 한국 학비를 내고 어학연수와 학점획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타쌍피의 천금 같은 기회를 얻고 뛸 듯이 기뻐서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고 다닌다. 심지어 기숙사도 좋은 기숙사로 배정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 가려고 하니 막막해서 가려고 하는 학교의 한인 학생회에 문의했는데, 공항에 데리러도 오고 생필품 사는데 차도 태워준다고 해서 안심하고 미국에 왔다정말로 차도 태워주고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했는데, 역시나 공짜는 없다. 어찌하다 보니 한인학생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가입비도 걷어가고 각종 행사비가 은근 나간다. 씨발 고기 몇 점하고 음료수 먹는데 왜 이렇게 많이 처받는 것인지


그리고 학생회장이란 놈이 나한테 꼬리치는 것 같다. 싫다. 드라마에서 보던 멋진 유학생 오빠들은 없고 죄다 후드티에 추리닝 걸치고 학교다니는 유학생 놈들 뿐이다. 돈만 많아서 돈을 길거리에 흘리고 다니는 놈들을 쳐다보는 것은 이리저리 힘든 일이다. 아마 저놈들과 친하게 지내면 21세기 최대의 경제학 괴담인 낙수효과를 체험하게 되겠지만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나도 그지가 아니니깐.


그리고 저놈들 주말마다 모여서 대마초를 핀다는 소문이 돌던데. 설마, 아니겠지?? 그렇게 나쁜애들 같지는 않은데. 내 학년이 학년이다 보니 3학년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완전 멘붕이다. 교수는 무슨 아웃사이더도 아니고 속사포 랩을 퍼붓는다. 그것도 영어로어학연수나 할 걸 잘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가 성적 떨어지나 몰라. 미국에서는 교수한테 성적 올려달라고도 못한다던데.



조기유학파


수년 간의 홈스테이(빈대생활) 혹은 기숙사생활(폐인생활)을 거쳐서 대학에 입학했다. 이제 한국에 가신 부모님도 자랑스러워 하시고 용돈도 두둑하게 보내주신다. 그런데 웬걸, 저기 서울 모대학에서 온 애들이 우루루 몰려온다. 교환학생이란다. 선배들이 다가와서 나보고 쟤네 좀 도와주란다. 차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난생 처음 보는 애들을 월마트에 태워줘야 한다니


1년 있다가 갈 애들인데 저렇게 잘해 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저 친구들이 모조리 학생회에 가입을 한다고 생각하니 저들 머리 위에 떠다니는 $ 모양과 숫자는 단순 허상이 아닌 것 같다. 곧 현금이 되어 누군가의 주머니에 꽂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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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형은 벌써부터 교환학생 누나 한 명한테 집적거린다고 소문이 파다하다. 아마 본인이 직접 낸 소문이겠지. 거 참 난봉꾼이 따로 없다. 저런 걸 엔조이라고 하던가그리고 지난 주부터 교회에 나온 어학연수하러 온 형이 자꾸 연락한다. 아마 차 태워 달라는 것이거나 도와달라는 것일 텐데 처음에는 우리를 쌩까고 아는 척도 안 하다가 갑자기 들러붙으니 짜증난다


너무 속보이는 거 아닌가다 꼴보기 싫다. 교환학생놈들은 자기 좋은 대학에서 왔다고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는데 그래봐야 우리 학교보다 세계랭킹도 딸리는 것들이그러나 사실 쟤네가 취업할 때 더 유리한 걸 잘 안다.




뭐 이런 상황이다. 서로 꼴보기 싫은. 서로 '좆도 없으면서 텃세 부리는 새끼들'과 '필요할 때만 도움찾는 새끼들'로 폄하하고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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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교환학생과 어학연수생은 한국에서의 학력과 경력으로 서열이 나뉘고. 그러나 이리저리 서로 싫어하다가 또 어느 순간 서로 필요에 의해 교류를 하고, 잘 지내다가도 또 싸우고. 개판이다 아주.


사실 왜 이렇게 서로 싸우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사람 좋은 데에도 딱히 이유가 없듯이 사람 싫은 데에도 딱히 이유가 없다그냥 멀리 집 떠나서 외롭게 사는데 누가 귀찮게 굴면 더 예민하게 구는 것 같기도 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와중에 돈 챙기는 집단도 있고, 진상도 있다.


한국에선 누가 진상을 떨면 쌩까고 안 보면 되지만 미국 한인사회에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이리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한인 학생회의 진상질은 내가 다니던 학교만의 일이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음 편엔 트윙키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교포사회에 대해 내가 아는 바를 상세히 적어 보겠다그리고 fob와 트윙키 식별법이 보너스로 따라붙을 예정이다.









해외불패 요제프K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