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Tomcat 추천7 비추천0

2014. 04. 07. 월요일

독투불패 Tomcat








이른바 북한이 청와대를 염탐하기 위해 내려보냈다는 무인기 사진입니다.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매끈하게 만들어진게 세련되어 보이시나요? 미국에서 알카에다 죽일 때 나오던 비행기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1.JPG



카메라


그럼 이 비행기를 머리부터 끝까지 한번 분석해 봅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카메라. 과연 어떤 카메라가 장착된 걸까요? 연합뉴스 기사(원문 링크)를 봅시다.


“파주 무인기에 탑재된 소형 디지털 카메라 몸체는 전문가용이 아닌 보급용이다. 그러나 24㎜ 광각 단렌즈가 사용됐다. 이 렌즈는 줌 기능이 없지만 촬영 각도가 84도로 넓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전경 촬영에 많이 사용하고 항공촬영에도 활용된다. 가격도 200만 원 이상대여서 특별한 목적을 가진 전문가가 아니면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JPG

북한이 보냈다는 정찰기(?)가 촬영한 관광사진... 할말이 없네요.




중앙일보 기사(원문 링크)를 보자.

“파주 추락 무인기는 일본제 캐논 550D DSR 카메라로 2D로 촬영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구글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며 일제 캐논 카메라로 개인이 원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뭐요??  광각렌즈로 정찰을 해?? 이걸 믿으라고?? 그럼 대체 뭔 생각으로 그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날려보낸 겁니까?


요즘은 아마추어들도 저런 허접한 건 무인기, 그것도 정찰기라고 어디 명함도 못 내밉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전 세계 아마추어 무인기들의 전당인 DIYdrone의 사진 앨범(링크)이라도 좀 보고 말을 하시면 좋겠네요.


아래는 촬영 영상을 3차원으로 매핑해서 지형지물을 재생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입니다. 뭐 어마어마한 정부기관에서 만들었을 것 같지만 그냥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무인기에 카메라 달아서 만들었다고 해요.


4.JPG



지금 아마추어 무인기의 수준이 이 정돕니다. 더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많지요. 근데 무려 탄도탄을 쏘아올리는 기술력이 있다는 북한이 만든 게 고작 RC 비행기에 구멍 뚫어서 DSLR 카메라 장착하는 수준이라고요?? 이게 말이 됩니까?



엔진


더 웃긴 건 엔진이죠.


5.JPG



무슨 구닥다리 RC비행기에서 가져온 듯한 우람한 엔진과 머플러의 모습입니다. 근데 이미 누군가가 저 머플러와 엔진의 출처를 분석하셨네요. 출처는 여깁니다.(링크)


6.JPG



하비킹이라는 홍콩을 베이스로한 RC전문 쇼핑몰(링크)이 있는데, RC인들 사이에서 하비킹을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많아도, 한 번만 이용해 본 사람은 없다는 유명한 사이트입니다.


7.JPG



이 부품은 머플러라고 하는 소음기입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좀 더 밝은 걸로 보아 거의 유사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RC엔진기를 해 보셨던 분들은 눈치채셨을 수 있지만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오른쪽의 부품에도 조그만 파이프가 보입니다. 이건 뭐냐면 엔진의 배기가스가 배출될 때 발생하는 압력을 연료통으로 보내서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도록 해주는 파이프입니다. 아래 그림을 한번 보시죠.


3.JPG



이렇게 연결이 되어야 밀봉된 연료통에서 연료가 엔진으로 잘 흘러 들어갑니다. 이게 없다면 공기 배출 구멍이 없는 팩에 든 음료수를 빨대로 아무리 빨아봤자 팩만 찌그러질 뿐, 음료가 잘 나오지 않는 것처럼 연료가 엔진으로 공급되지 않습니다.


8.JPG



그래서 이렇게 말랑말랑한 고무 호스로 연결이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북한에서 보냈다는 무인기에서, 고무 호스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추락의 충격으로 빠졌나? 딴 건 다 멀쩡한데 가벼운 고무 호스만 어디 빠지고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안테나


이것 외에도 말이 안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북한제 무인기의 엔진 외에 이번에는 그 바로 옆에 달려 있는 안테나에 대해서 분석해 보죠. 아래 사진에 표시된 겁니다.


9.JPG



만들려면 좀 제대로 만들지... 안테나가 장착된 위치를 보니 딱! 엔진 바로 뒤에 있네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안테나라는 물건을, 덜덜덜 떨리는 엔진 바로 옆에 장착할 이유는 특별이 없어 보입니다. 그럼 딴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


아래 사진들을 쭉 한번 보시죠.


10.JPG 11.JPG



보통은 저렇게들 달고 있습니다. 아예 날개 끝에 단다거나 동체 한가운데 등이죠. 왜냐구요? 엔진이라는 게 안테나 입장에서는 엄청난 잡음 발생기입니다. 실제로도 그렇고 상식적으로도 그렇죠. 안테나는 신호가 새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사 하나 정도로 붙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야들야들한 재질인 경우가 많죠.


근데 그 옆에서 엔진이란 놈이 발광을 하면 그 진동때문에 나사가 풀린다던지, 바람에 안테나가 꺾인다던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엔진 프로펠러 근처에는 안 다는 겁니다. 근데 이걸 전문가 나부랭이들이 무슨 송수신 장치가 어떻고 개소리들을 합니다.


만약에 정말 북한 기술자들이 이렇게 만들었다면 그냥 안타깝네요.



북한 무인기 각각의 기술적인 부분을 분석해 보았다면 이번에는 좀 더 정곡을 찔러보겠습니다. 처음 발견될 때만 해도 이렇게 깨끗했던 비행기가...


12.JPG



며칠 사이에 엄청 더럽혀졌네요?


13.JPG



배기구 근처도 아닌 저 왼쪽 날갯죽지의 그을음은 대체 어디서 난 걸까요? 뭐 지문 채취를 위해 그 까만 가루를 발랐을지 모르겠네요.


양보해서 그을음인지 지문 채취 자국인지는 넘어가고 그냥 질러 본다면, 한 마디로 이 돼지같이 생긴 못 생긴 비행기는 날 수 없을 겁니다! 왜냐구요? 아래 사진들을 일단 좀 감상해 보시죠.



14.JPG 
15.JPG 16.JPG 17.JPG  18.JPG 19.JPG 20.JPG



구글에서 Flying wing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비행기들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여객기랑 다르게 동체가 넓게 퍼져서 마치 날개인지 동체인지 모르게 전체가 날개형태인 비행기를 일컬어 Flying wing 혹은 전익기라 부릅니다. 


근데 전체적으로 비슷한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북한제 무인기는 뭔가 달라보입니다.


21.JPG



바로 저 꼬리날개!! 여러 세대에 걸쳐 만들어진 위의 전익기 형태를 보면 아무리 찾아봐도 이 비행기에 달린 것과 같은 커다란 수직꼬리날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그럴까요? 북한이 비행기를 설계하는 새로운 역학을 찾아내서?? 아니 그럼 항공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최신 기술을 동원해서 만들었다는 비행기들은 저런 날개가 없을까요?


그건 바로 전익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횡방향 불안정성과 프로펠러 후류의 영향때문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앞쪽에 프로펠러가 있으면 회전하면서 생기는 바람이 동체를 타고 회전하면서 꼬리날개를 때립니다. 그럼 당연히 때리는 방향으로 회전을 하겠죠? 이걸 막기 위해 수직꼬리날개에 보정해 주는 탭을 달기도 합니다.


22.JPG



실제로 장착되어있는 트림탭의 모습입니다.


23.JPG



근데 전익기라는 특성상, 꼬리날개가 없기때문에 옆방향의 외란에 쉽게 영향을 받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건 동체가 납작해서 모든 방향으로 바람이 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북한의 무인기처럼 수직꼬리날개를 무식하게 키우면 후류의 영향이 더욱 커져서 꼬리가 우측으로 밀리게 됩니다. 이때 수평을 잡아주는 꼬리날개도 없는 전익기는 그냥 밀리고 이걸 막으려고 날개를 비틀어서 롤링을 하면 나선형 회전에 들어갈 겁니다.


한마디로 전익기라는 놈은 그만큼 제어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비행기입니다.



만약 제가 무인기를 날려서 어딘가로 보내고 돌아오는 임무를 맡았다면 전익기는 가장 마지막에 선택했을 형태일 것입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비행을 하기도 뭔가 까다롭고 그만큼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에게 무언가를 싣고 어디를 다녀와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고 이 세상의 모든 형태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주어졌다면 그냥 짐 싣는 트럭을 만들고 말지, 굳이 위험한 오토바이나 스포츠카를 만들까요? 


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투불패 Tomcat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