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4. 09. 수요일
좌린
편집부 주 국토지리정보원 공간영상과에 문의 결과, 사진 만으로는 고도를 알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하여, 딴지 전속 찍사 좌린이 직접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며 계산해 봤다. |
가. 떡밥
1. "북한 추정 무인기가 촬영한 고도는 1∼1.5㎞로 알려졌는데 청와대에 근접하면서는 촬영 사진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고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 청와대 지붕 색상이 궁금하긴 했다
2.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 사양에 대해 '우리가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 100만 원 수준의 카메라였고, 렌즈도 최초 살 때 기본으로 붙어있는 50㎜ 사양'이라고 밝혔다."
국민들
헷갈리기보시기 좋으라고 잘 닦아서 공개해 드렸습니다
3. "무인기가 이날 촬영한 사진은 모두 190여 장이다. 무인기는 파주 일대에선 8초에 한 번 꼴로 사진을 찍다가 청와대에 접근하면서 4초에 한 번, 1초에 한 번으로 촬영 간격을 좁혔다. 비행 금지구역인 청와대 상공에서 재빨리 사진을 찍고 돌아가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조사팀의 판단이다. 무인기는 이후 다시 파주 방향으로 약 100분간 비행하다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우 정밀한 인터벌 촬영과 착륙(?) 세팅
4. "조사팀에 따르면 무인기는 24일 오전 8시부터 파주 인근에서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이어 통일로를 따라 약 300m 고도로 비행하며 약 20분 만에 청와대 인근에 도착했다. 이 지점부터 무인기는 점차 고도를 낮췄다. 조사팀 관계자는 '무인기가 촬영한 청와대 사진은 위성 사진보다 훨씬 자세한 수준이며 1m 이내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사진에서 대통령 숙소가 있는 관저까지 또렷이 구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00m 고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던 무인기가 청와대를 더 자세히 찍기 위해 고도를 낮췄기 때문에 고화질 촬영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동으로 조사단과 관계를 가진 자?
나. 물어보자 덥석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무인기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어느 측에서 던진 거든, 사주를 했든, 쿵짝이 통했든 날아오는 떡밥은 물지 않는 것이 상책인데 또 언제나 떡밥이라는 게 딱 물고싶은 걸로 용케 빚어 던져진단 말이지.
이외수 <완전변태>
3번 떡밥이야 뭐, "공대생을 쪼아서 550D 해킹 펌웨어를 만들었대요~" 하면 그만인거고.
50mm 번들이네, 24mm 단렌즈네, 1킬로 상공이네, 300미터 상공이네 하는 화각-고도 떡밥은 함 물어준다.
국방부에서 제공했다는 2014년 3월 24일 청와대 상공 촬영 사진.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사진은 컨트라스트를 높게 보정한 동일 버전이다.
구글 어스로 찾아본 청와대 상공. 2013년 3월 25일 촬영된 이미지라 표시되어 있다. 딱 일 년 차이가 난다.
비교를 위해 구글어스 캡처 화면을 국방부 제공 500px로 리사이즈 해봤다.
국방부 제공 사진은 구글 어스와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커브 보정.
(근데 조선일보 너네, 연평도 때도 그렇고 1면 사진 보정 너무 쎄게 하더라.)
일종의 다른그림찾기다. 틀린그림찾기는 틀린 말이고. 쎄게는 쎈 말이다. 좌측 하단 경복궁 경내 건물을 보면 구글 사진에서는 일부 건물을 덜 지었는데 무인기 사진에서는 다 지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어스 대비 1년 후 이맘 때 사진인 건 맞는 듯.
구글어스에서 대각선 거리를 재 본다. 대충 1.6Km
국방부 발표인지, 조사단 관계자 발표인지 "50mm다, 24mm다, 번들이다" 혼란이 많아서 세가지 화각에서 고도를 구해보기로 했다.
발표대로 50mm 렌즈 (환산 90mm)
보도대로 24mm 렌즈 (환산 35mm)
번들렌즈의 최대광각 18mm (환산 28mm)
화각표를 보고 대충 각도를 때려 넣었더니 28도, 63도, 75도가 나온다.
메모지에 대충 그려 물X심송님께 쪽지를 보내서 문의했다.
(미안합니다, 나 수학 전혀 못해요-_-;)
0.7초도 안 돼서 3.2Km, 1.3Km, 1.0Km라는 답이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꾸벅;
따라서 결론은...
캐논 EOS 550D에
50mm 단렌즈를 달았을 경우 3Km 상공
24mm 단렌즈를 달았을 경우 1.3km 상공
18mm로 찍었을 경우 1km 상공 (번들렌즈 최대 광각)
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는 거다.
와, 경우의 수까지 감안해서 계산해 주다니, 나님 존나 친절하다.
개인적으로는 가성비에 역점을 두고 연식 다 돼 가는 사격용 표적기에 550D 번들 세트 꽂아서 인터벌 촬영 펌웨어 깔고 18mm 광각으로 세팅 해 놓은 '개드립성 정찰기'라는 생각이 얼핏 들지만 역시 소설일 뿐이고.
혹시 국방부가 사진을 크롭해서 제공했다면 고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 떡밥 중 4번 300미터 운운하는 대목은 확실히 뻥. ('300 0ft를 300 m로 착각했다'는 식의 드립을 또 우려 먹을까봐 벌써부터 불안하다.)
여론이 '고고도에서 사진이 선명하게 나올 리가 없다' 식으로 나오니 대충 '그럼 저고도였지롱'이라는 식으로 응수했다는 인상을 풍긴다. 보안 관계상 숨길 거면 확실히 숨기고, 공개를 할 거면 꼼꼼하게 알려 줘야지 이런 식으로 민감한 시기에 온 국민을 과학 픽션 소설의 나래로 빠져들게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매우 나쁘다.
좋게 봐 주면 저질, 나쁘게 보면 문란.
사소한 데 잉여력 발휘하느라 배고프다.
끗~
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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